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237)
요리하는 소드마스터-237화(223/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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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입구에 걸려 있는 지도를 가리키자 산토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인간의 시야로는 발견하기 힘든 위치에 붙어 있는 것을 용케도 찾아냈구먼. 맞네. 센트럴 지하철로는 투스카나 연합국까지 뚫려 있지.”
“제가 믿을 만한 상회를 알고 있습니다. 그들을 통한다면 충분한 양의 닭고기를 구할 수 있죠. 산토스 님은 운송 수단만 준비해 주세요.”
게다가 지하철로를 통과하는 동안 저온 숙성까지 시킬 수 있다.
설마 거기까지 생각하고 지하철로를 빌려 달라고 했단 말인가…….
산토스는 케인첼의 열정에 다시 한 번 감탄했다.
이 정도면 요리에 대해서만은 신뢰할 수 있는 남자라는 확신이 들었다.
“확실히 투스카나 연합국에서 활동하는 상회를 통하면 충분한 양의 닭고기를 구할 수 있겠군. ……그런데 그곳으로 이어진 지하철로에 조금 큰 문제가 있네.”
“문제라니요?”
“그게 말이네…….”
그리고는 마치 터널 전체가 무너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큰 한숨을 내쉬었다.
안 그래도 마침 그 문제 때문에 일족 전체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중이었다.
“지하를 달리는 광산차는 분명 최고의 운송 수단이라고 할 수 있네. 그것을 운용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 무엇인지 아나? 바로 그놈의 지긋지긋한 샌드 웜이라네. 그 거대한 몸을 이용해 기껏 만들어 놓은 터널을 부수고 다니거든.”
그래서 드워프 전사들의 주 임무가 바로 일족의 안전을 위협하는 샌드 웜을 사냥하는 것이었다.
높은 체력과 직접 만든 무구로 무장한 그들의 전력은 소드 나이트 이상이었다.
샌드 웜은 커다란 바위마저 단숨에 박살 낼 정도로 엄청난 턱 힘을 지닌 몬스터.
그렇지만 할버트를 휘두르는 수십 명의 드워프 전사 앞에서는 샌드백으로 변한다.
“그렇게 얻은 샌드 웜 고기는 독도 있고, 누린내가 심해서 맛이 없네. 그래도 고기를 구하기 힘든 오스만 제국에서는 소중한 단백질 보충원이지.”
그때, 아벨이 입맛을 다시는 모습이 산토스의 시야에 포착되었다.
오스만 태생이라면 몰라도 눈처럼 새하얀 피부를 지닌 소녀가 어째서 샌드 웜 고기에 반응하는 것일까?
“하여간 반년 전까지만 해도 간혹 나타나는 샌드 웜을 충분히 처리할 수 있었어. 그런데 이변이 일어나기 시작했어. 갑자기 세 배쯤 큰 놈들이 아주 그냥 떼로 몰려서 출몰하기 시작한 거네. 그래서 그쪽 철로는 도저히 출입할 수 없는 상태가 된 거지.”
“자이언트 샌드 웜 말이군요. 마침 잘됐네요.”
“그게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 오스만과의 거래만으로는 광산에서 필요한 모든 물자를 구할 수 없네! 지금 우회로를 파기 위해 일족이 얼마나 고생하고 있는지 알고 있기는 하나?!”
자이언트 샌드 웜은 사막에서 가장 위험한 몬스터 중 하나였다.
놈의 출몰은 해일이나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에 필적하는 피해를 끼친다.
그동안은 일반 샌드 웜에 비해 출현 빈도가 매우 낮아, 어느 정도 대비를 할 수 있었다.
그러다가 그 패턴이 깨진 지금은 몹시 곤란해졌다.
그런데 잘되었다고? 지금 놀리는 건가?
“그런 뜻이 아니고요. 자이언트 샌드 웜은 잘만 요리하면 진짜 맛있는 고기가 되거든요. 마침 식량도 부족하신 것 같은데 그거나 잡아서 나눠 먹죠?”
“……잠깐만. 내가 낮술을 먹은 것도 아닌데 무언가 잘못 들은 것 같군. 다시 한 번만 말해 줄 수 있겠나?”
“그러니까 자이언트 샌드 웜 고기가 정말 맛있다고요. 랍스타와 비슷하면서도, 향신료를 넣고 삶아 주기만 해도 엄청나게 농후한 맛이 나는데 아주 그냥…….”
“……그러니까 자네는 그 흉포한 대형 몬스터의 고기를 먹어 보았단 말인가?”
케인첼은 이미 드래곤 고기까지 요리해 본 적이 있었다.
그에 비하면 자이언트 샌드 웜은 조금 희귀한 식재료일 뿐이다.
아벨이 블루마운틴과 함께 먹었던 스테이크를 떠올리며 중얼거렸다.
어느새 입가가 침으로 흥건했다.
“음……. 확실히 케인첼이 구워 준 자이언트 샌드 웜 스테이크는 정말 맛있었지. 개인적으로는 코카트리스로 만든 양념 치킨 쪽이 더 취향이지만.”
“코카트리스까지?!”
눈을 씻고 봐도 농담을 하는 얼굴이 아니었다.
설마 그 무시무시한 사막의 폭군을 한낱 식재료 취급하는 사람이 있을 줄이야.
산토스는 엄청나게 많은 식은땀을 흘리며 물었다.
“자이언트 샌드 웜 고기가 맛있다는 것은 백 보 양보해서 믿어 주겠네. 그런데 거기에서 기다리고 있는 놈은 요리하기 좋게 손질해 놓은 식재료가 아니지 않나. 도대체 어찌 잡을 셈인가?”
“이것만 있으면 자이언트 샌드 웜은 그저 좋은 단백질 공급원일 뿐이죠.”
케인첼은 프라가라흐를 꺼내 들고 고급 검술 이기어검을 시전해 보였다. 찬란한 오러를 머금은 검이 의지를 가진 것처럼 움직이자 산토스의 얼굴이 새하얗게 변했다.
“……그것은 오러 블레이드 아닌가?! 자, 자네는 도대체…….”
“아무래도 소개가 조금 부족했나 보군요. 브리타니아 북부의 치안을 맡고 있는 근면의 소드 마스터 케인첼 반 지스타드라고 합니다.”
산토스는 터져 나오려는 비명을 억지로 참아야 했다.
젊은 나이에 명장이라 불리기에 충분한 요리 실력을 지닌 것으로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그런데 설마 검의 극의에 달한 자라는 소드 마스터였을 줄이야?!
“오, 불카누스시여……. 설마 소드 마스터를 눈앞에 두고 그딴 헛소리를 지껄였다니…….”
“그럼 오늘 저녁은 자이언트 샌드 웜 스테이크 어떠세요? 아 참, 오늘 얻는 고기는 전부 제 겁니다. 뭐, 산토스 님의 구역에서 잡은 것이니 소유권을 주장하신다면 반 마리 정도는 드릴게요.”
“……괜찮네! 내가 무슨 염치로 소유권을 주장하겠나! 잡아 주는 것만으로 충분하네!”
케인첼의 눈이 빛났다.
자이언트 샌드 웜은 천 년 동안 몬스터를 키워 온 드라큘라조차 한 마리밖에 가지고 있지 않았던 놈이다.
그 희귀한 몬스터가 확인된 것만 무려 세 마리나 된다고 한다.
한동안은 몬스터 요리를 만들 재료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리라.
생각지도 못한 수확에 케인첼의 몸이 부르르 떨렸다.
그리고 케인첼의 말대로 산토스는 그날 저녁에 자이언트 샌드 웜 스테이크를 먹을 수 있었다.
반년이 넘게 그를 괴롭혔던 몬스터 고기의 맛은 가히 최고였다.
* * *
예상치 못한 수확은 자이언트 샌드 웜 고기를 잔뜩 얻은 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이미 샌드 웜 고기에 익숙해져 있던 드워프들은 구워지기가 무섭게 스테이크를 먹어 치웠다.
“……이 엄청난 풍미는 도대체 뭐시여?! 어제 먹었던 고기는 이거에 비하면 신발 밑창이나 마찬가지여!”
“스테이크도 좋지만, 이 매콤하면서 바삭한 치킨을 먹어 보라고. 도대체 어떻게 구우면 이런 맛이 날 수 있는 건지 모르겠다니까?!”
“오오! 블랙 핸드가 십 년 만에 벨트를 풀었어! 저건 진짜 맛있는 음식을 먹었을 때만 보여 주는 거라고!”
“크윽……! 낮 동안 뜨거운 열기에 달구어졌던 몸에 얼음장같이 시원한 맥주가 들어가니 눈물이 나올 것 같구먼……. 젠장, 너무 맛있어…….”
[6성급 요리 ‘자이언트 샌드 웜의 특성이 담긴 스테이크’를 먹은 손님들이 매우 만족해합니다.] [6성급 요리 ‘겉은 바삭, 속은 촉촉한 탄두리 치킨’을 먹은 손님이 그 엄청난 맛에 경악합니다.]두 가지 모두 케인첼이 만든 요리의 포로가 되기에 충분한 맛이었다.
분명 이거라면 고기 전쟁의 판도를 완전히 뒤바꿔 버릴 수 있으리라.
그렇지만 산토스는 탄두리 치킨이 가진 치명적인 단점을 알아차렸다.
“후, 다시 먹어도 정말 맛있군. 그렇지만 이 맛을 오스만 전체에 알리려면 적어도 오백 개 이상의 노점이 필요할 거네. 자네 혼자서 그것을 전부 관리할 수 있겠나?”
일족의 대표답게 날카로운 지적이었다.
1차 가공은 케인첼이 한다고 해도 최종적인 완성은 드워프의 손을 거쳐야 한다.
일정한 맛을 내기 위해서는 조금 다른 레시피가 필요했다.
“그러면 역시 프라이드치킨이 낫겠군요. 대량으로 밑 준비를 해 둔 것을 가져다가 튀기기만 하면 되니까요.”
그러자 산토스가 가슴을 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정도라면 우리에게 맡겨 주게나. 불과 기름 모두 드워프에게 있어 친구나 마찬가지네. 그것을 사용한 튀김이라면 자네 정도는 아니더라도 그럭저럭 먹을 만하게 될 걸세.”
게다가 매콤 달콤한 양념을 입히는 것으로 비장의 무기인 양념 치킨으로 변한다.
만들어야 할 것이 정해졌다면 더 이상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그럼 아벨은 연합국에 있는 상단과의 거래를 맡아 줘.”
“알았다. 마침 얼마 전부터 콜라의 생산량이 50% 늘었으니 그것을 미끼로 던져 주면 되겠지.”
“역시 네가 도와주니까 정말 든든하다.”
“친구 사이에 이 정도 가지고 뭘 그러나. 다만……. 아, 아니다. 이건 나중에 기회가 되면 따로 이야기하도록 하지.”
연합국으로 떠나는 아벨을 배웅해 준 케인첼은 오스만 제국에서 구한 닭 이천 마리의 밑 준비를 시작했다.
갖은 향신료와 소금, 그리고 마늘 가루로 염장한 닭고기를 광산차에 싣는다.
그리고 진공 상태를 유지한 채 저온 숙성시켜 주면 프라이드치킨을 만들 준비가 끝난다.
한 번에 20마리가 들어가니 같은 작업을 100번쯤 반복해야 한다.
그 모든 작업이 끝났을 때, 조마경이 갑자기 알림을 보냈다.
띠링-
…….
….
[진공 저항력이 대폭 상승합니다.(+27.1%)]‘뭐야, 새로운 요리 스킬에 저항력까지 얻었다고?!’
케인첼은 마른침을 삼키며 새롭게 얻은 스킬의 이름을 입에 담았다.
“……수비드.”
[수비드 : 1/5]* 식재료의 맛을 보존한 경험이 부족하여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또다시 슬롯을 채워야 하는 스킬이었다.
지금까지 같은 방식으로 획득했던 스킬은 총 3가지.
오러 소드와 블레이드, 그리고 브릴리언트 로드까지.
전부 다른 요리 스킬에 비해 말도 안 되게 성능이 좋은 것뿐이었다.
‘설명으로 봐서는 분명 무언가를 보존하는 능력 같은데……. 만약 지금 떠오른 그거라면 말도 안 되는 스킬인데?’
아무래도 이번 사건이 끝나면 보존식에 대해 자세히 알아봐야 할 것 같았다.
‘그런데 진공 저항력은 도대체 뭐지?’
문자 그대로 해석해 보자면 공기가 없는 장소에서 버틸 수 있는 능력이었다.
케인첼은 혹시나 해서 작은 보울에 물을 가득 담아 그 안에 머리를 넣어 보았다.
아무리 소드 마스터라 해도 물속에서 버틸 수 있는 것은 3~4분 정도가 한계다.
그렇지만 10분이 지나도록 조금도 숨이 차지 않았다.
아직 저항력이 낮은데도 이 정도였다. 다른 것처럼 90% 가까이 오른다면 아예 물속에서 살아도 되지 않을까?
‘완전 말 그대로 대박이네.’
이미 화염과 맹독 저항력은 높아질 대로 높아져 있었다. 최근에는 한 달 동안 죽어라 요리를 해야 0.1%나 오를까.
그에 비해 새롭게 얻은 진공 저항력은 닭을 몇 마리 손질하는 것으로 쑥쑥 늘어난다.
‘말 그대로 기적의 치맥이군. 이제부터는 치느님이라고 불러야겠는걸?’
저항력 올리는 재미에 케인첼은 2천 마리나 되는 치킨의 밑 준비를 순식간에 끝낼 수 있었다.
그 사이 산토스는 다른 드워프와 함께 500개의 이동식 노점을 만들었다.
그것은 배가 터지도록 치킨을 먹을 수 있다는 말에 엄청난 속도로 완성되었다.
“자! 이제 마지막으로 치킨을 튀길 수 있는 장비만 설치하면 되네! 조금만 더 힘을 내세나!”
“오우! 오우! 오우!”
그렇게 앞으로 3주 동안 오스만 전체에 수많은 전설을 만들어 나갈 드워프제 치맥 노점이 완성되었다.
케인첼이 먼저 치킨을 튀기는 시범을 보여 주자, 500개의 눈동자가 반짝거렸다.
“먼저 저온 숙성시킨 닭고기를 우유에 담가 둡니다. 그래야 속살이 더욱 부드러워지죠. 그리고 가루 재료를 골고루 묻혀서 200도로 달군 기름에 튀기는 겁니다. 이미 한 번 익혀 주었기 때문에 짧은 시간 동안 2번 튀기는 것이 중요해요. 그래야 더욱 바삭하거든요.”
요리 시범을 지켜보고 있던 드워프들이 자신도 모르게 군침을 삼켰다.
연한 갈색의 튀김옷은 보기만 해도 바삭해 보였고, 고소한 냄새를 풍기고 있다.
게다가 분명 저 안에는 촉촉하면서 부드러운 속살이 들어 있겠지.
“대충 이렇게 튀기면 됩니다. 참 쉽죠?”
그들의 연습을 도와준 것은 견습 셰프 아수라였다.
매일 밤마다 다양한 것을 튀겨서 그런지 그의 실력은 수준급이었다.
“오, 제발! 나는 당신의 하나입니다!”
“도대체 뭐라고 하는 거야?!”
태어나면서부터 불에 익숙한 드워프답게 그들은 순식간에 프라이드치킨을 만드는 기술을 습득했다.
그리고 신밧드 술탄의 선언이 있은 지 정확히 3일째.
기적을 튀기는 500개의 치맥 노점이 완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