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253)
요리하는 소드마스터-253화(239/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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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케인첼 반 지스타드 공?!”
“사, 살았다……!”
와이번 라이더를 상대로 고전하고 있던 기사들 사이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소드 마스터는 혼자서 전황 전체를 바꿔 버릴 수 있는 조커 같은 존재.
분명 하늘을 날아다니는 야만인 따위는 순식간에 도륙해 버리리라.
그렇지만 케인첼의 움직임은 조심스러웠다.
‘고도를 높였어. 저래서는 저쪽도 공격을 맞추기 힘들 텐데, 명백히 내 제면(製麵)을 경계하고 있는 거야.’
오크들은 갑작스런 기습에도 당황하지 않고 유동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다른 사람의 말과는 달리 야만인이 아니다. 확실히 전략을 이해하고, 최선에 가까운 수를 선택한다.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던 쿤담이 케인첼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간단히 설명해 주었다.
“……이렇게 된 겁니다. 하여간 조심하십시오, 지스타드 공. 후방에 있는 오크가 이상한 술법을 사용합니다.”
“그런데 오랜만에 만났다고는 해도 너무 딱딱한 거 아니야? 그냥 예전처럼 편하게 불러 줘.”
“알겠습니다. 케인첼.”
쿤담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떠올랐다.
양성소 시절부터 소드 마스터가 되고 나서까지 여전히 한결같은 친구였다.
“하여간 설마 여기에 이안 스승님까지 계실 줄은 몰랐네. 부담을 덜어 드리기 위해서라도 최대한 빨리 움직여야겠는데.”
장거리 견제가 가능한 쫄면이 있다 해도 창공을 누비는 와이번 라이더의 움직임을 전부 막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더욱 움직이기 어렵게 해 줘야지? 극세면으로 간다……!’
케인첼은 눈앞에 구현화된 오러의 덩어리를 붙잡았다. 그리고 양쪽으로 힘을 줘서 잡아당기자 쭈욱 하고 늘어난다.
그것을 10번 반복해 주자 1,024가닥의 극세면이 완성되었다.
케인첼의 손가락이 움직이자 무의 탑과 지면 사이에 가늘고 긴 다리가 만들어졌다.
‘역시 제멋대로 날뛰는 참새를 잡는 데는 극세면이 최고라니까!’
보이지 않는 함정이 만들어진 것도 모른 채. 와이번 라이더들은 케인첼의 공격이 잦아들자 반격을 준비했다.
“게르마!”
“게르마! 크롸쉬, 게르마!”
‘도대체 무슨 소리야? 비숍, 혹시 오크어 해석할 수 있어?’
그러자 케인첼의 왼쪽 어깨에서 끈적거리는 촉수가 튀어나왔다.
― 이 몸을 누구라고 생각하나, 파트너. 그 정도쯤은 실로 간단한 일이지.
촉수가 케인첼의 머리를 감싸는가 싶더니, 인정사정없이 귓속으로 파고들었다.
“전사의 명예를 걸고, 이 전투에 승리를!”
“승리를!”
‘오, 해석된다! 역시 비숍이 최고라니까!’
― 만약 대화가 필요하면 젤리로 입술을 만들어라. 동시통역을 해 주도록 하지.
“이, 이상한 촉수가 튀어나와서 케인첼 공을 잡아먹으려고 한다!”
“젠장 아르곤의 야만인 놈들아 비겁하다! 저런 사술까지 쓰다니!”
아무래도 옆에서 싸우고 있던 기사들에게 이상한 오해를 산 것 같았다.
케인첼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하늘을 비행하고 있는 와이번 라이더를 바라보았다.
“용맹한 동지들이여! 저 검은 머리 기사를 집중적으로 공격해라! 반드시 전사의 성지를 탈환해야 한다! 모든 것은 일족의 독립을 위해서!”
안 그래도 뿜어져 나오는 기백이 다른 오크보다 몇 배는 강했다.
거기에 오크어를 해석할 수 있게 되자 확신이 섰다.
‘저놈이 대장이군.’
오크 대장은 여전히 케인첼이 자신들의 대화를 알아듣지 못한다고 착각하고 있었다.
그 틈을 노려야 한다.
케인첼은 그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며 듀렌달을 움켜쥐었다.
‘그물을 쳐 놨으면 슬슬 떡밥을 뿌려 볼까.’
“쫄면……!”
일부러 가장 낮게 날고 있는 와이번 라이더의 발밑을 향해 쫄면을 쏘아 댔다.
그러자 오크 대장이 신이 나서 외쳐 댔다.
“상대의 공격 범위는 대략 55미터! 그것보다 높이 날면 닿지 않는다! 가라, 용맹한 전사들이여!”
“전사에게 명예로운 죽음을!”
케인첼의 전력을 확인한 와이번 라이더는 훨씬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 주었다.
그러나 빠른 속도는 그대로 자신의 목을 옭아매는 굴레가 되었다.
“꾸에에에엑!”
눈을 부릅떠야만 보일 정도로 가느다란 극세면. 그렇지만 그 강도는 결코 약하지 않다.
극세면에 걸린 와이번 라이더의 몸이 땅으로 추락하자, 케인첼은 그것을 놓치지 않고 외쳤다.
“낙마……. 아니, 낙룡한 녀석부터 집중적으로 공격하십시오!”
“우와아아아아! 죽어라, 이 아르곤의 야만인 놈들……!”
그렇게 운 없이 극세면에 걸린 오크는 기사들의 오러 소드에 꼬치구이 신세가 되었다.
케인첼은 이 기세를 그대로 밀어붙이기로 했다.
숨겨 놓았던 비장의 무기 프라가라흐를 꺼내 이기어검을 발동시켰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함정을 경계하느라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와이번 라이더를 향해 몸을 날렸다.
피이이이잉――!
하늘을 수놓는 검무 앞에 녀석은 아무것도 해 보지 못하고 땅으로 추락했다.
‘우선 하나!’
만약 와이번 라이더가 모르가나처럼 극세면의 존재를 감지했다면 이런 식으로 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흐음. 역시 극세면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케인첼은 얼마 전부터 극세면을 조금 더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었다.
가느다란 실.
그것도 오러 소드로 간단히 잘리는 정도로는 활용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
카오스를 상대로 써먹었던 수천 가닥을 전부 쫄면으로 만드는 그런 획기적인 기술이 필요하다.
‘……그건 아쉽게도 드라큘라의 피가 다 떨어져서 이제는 쓸 수 없지.’
일단은 거미줄 형태로 엮는 것을 시험해 보았다.
그런데 명확한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아 좀처럼 완성되지 않고 있었다.
‘그건 나중에 천천히 연습해 보기로 하고, 우선은 지금 있는 무기를 최대한 활용해서 남은 오크를 상대해야 해.’
케인첼이 또다시 한 기의 와이번 라이더를 격추시키자, 오크 대장이 명백하게 당황한 목소리로 외쳤다.
“잠시 후퇴해라! 함정이다!”
“어딜 도망치려고. 미안하지만 들어올 때는 자유지만 나갈 때는 아니라는 말 몰라? 그럼, 양파 검술……!”
일곱 자루로 늘어난 프라가라흐가 대기를 찢어발기며 엄청난 속도로 쏘아졌다.
오러가 깃든 검은 그것이 설령 강철이라 해도 간단히 잘라 낸다.
아무리 두꺼운 비늘을 가진 와이번이라 해도 그 앞에서는 다진 고기나 마찬가지.
와이번의 목과 함께 오크의 한쪽 팔을 베어 낸 케인첼은 다음 사냥감을 향해 몸을 날렸다.
그렇지만 오크 대장 또한 와이번에 앉아서 구경만 하고 있지는 않았다.
“더 이상 동지가 당하는 것을 두고 보지 않겠다! 라이징 스트라이크!”
그러자 마치 바다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푸른 오러가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오크 전사가 들고 있던 거대한 도끼가 해일을 일으켰다.
이미 피하기에는 늦었다.
쏘아진 충격파만으로 공간이 찢어발겨질 정도의 위력. 애초에 막고 자시고 할 공격이 아니다.
‘젠장, 젤리……!’
그러자 케인첼의 어깨에서 촉수가 튀어나와 무의 탑의 한쪽 벽에 들러붙었다.
케인첼은 그것이 줄어드는 탄성을 이용해 단숨에 진각을 밟았다.
마치 한순간에 몸이 사라진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의 속도.
거의 순간 이동에 가까운 움직임이었다.
쿠구구궁――!
동시에 오크 대장이 던진 도끼가 대지에 박히며 엄청난 먼지가 피어올랐다.
케인첼은 방금 전까지 자신이 서 있던 장소가 완전히 파괴된 것을 보고 혀를 내둘렀다.
‘미친…….’
땅에 부딪칠 때 터져 나온 충격파만으로 기사들이 입고 있던 갑옷이 종이처럼 구겨졌을 정도였다.
만약 피하는 것이 0.1초만 늦었어도 방어고 뭐고, 그대로 핏덩이로 변했으리라.
누군가가 경악 섞인 비명을 터트렸다.
“이, 이건 오, 오러 블레이드잖아?! 설마 소드 마스터 오크라고……?!”
“말도 안 돼! 젠장 꿈이라면 당장 깨란 말이야!”
쿠웅-!
오크 대장이 와이번에서 뛰어내려 대지에 섰다. 가까이서 보니 더욱 말이 안 되는 체구였다.
3미터에 가까운 거구와 입고 있는 갑옷이 터질 것처럼 부풀어 오른 근육.
더욱 무서운 것은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엄청난 오러였다.
오크 대장은 케인첼을 바라보며 씨익 웃었다.
“설마 이 몸의 미스틱 아츠 ‘라이징 스트라이크’를 피할 줄은 몰랐군. 비록 인간이지만 정말 강한 전사다. 본격적인 일기토에 앞서, 가볍게 통성명이라도 하는 것이 어떤가. 본인은 위대한 천둥도끼의 계승자 그란 카락이라고 한다.”
유창한 대륙 공용어였다.
역시 오크어를 사용한 것은 자신들의 전략을 들키지 않기 위해서이리라.
케인첼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지스타드 영지의 군주 케인첼이다.”
“그렇군. 단신으로 위대한 전사를 세 명이나 쓰러트린 그대의 용맹은 내 결코 잊지 않으마. 그럼 결판을 짓도록 하지. 오너라, 토니투르스.”
그러자 땅속 깊은 곳에 파묻혀 있던 도끼가 그란 카락의 손으로 돌아갔다.
‘설마 프라가라흐처럼 고유 스킬이 붙은 무기인가?’
케인첼의 눈동자가 서늘하게 가라앉았다. 오크 소드 마스터에 놀라고 있을 여유가 없었다.
애초에 오러가 인간만의 전유물인 것도 아니지 않은가.
그란 카락의 오러 블레이드는 압둘라의 술탄 마늘이 생각날 정도로 엄청난 위력을 보여 주었다.
패도적인 성향의 오크답게 파괴력 하나에 특화된 공격.
월등히 인간보다 강한 신체 능력을 지닌 오크. 거기에 오러 블레이드까지 사용하는 적이었다.
‘강해지기 위해 찾아온 장소에서 설마 저런 괴물을 상대하게 될 줄이야.’
케인첼은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 * *
여전히 와이번을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고 있던 오크 주술사가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바위의 정령이여, 그란 카락에게 그대와 같은 단단함을 내리소서……!”
그러자 그란 카락의 몸에 푸르스름한 기운이 덧씌워졌다. 아무래도 석궁을 막아 낸 것과 같은 주술인 것 같았다.
그렇지만 그란 카락은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사람만한 도끼를 한 손으로 쥐며 외쳤다.
“슬루프……! 감히 신성한 일기토를 모욕하는가! 당장 신체 강화의 술을 끊어라! 이 몸은 본신의 힘만으로 싸울 것이다!”
“……알겠습니다. 위대한 전사 카락이여.”
아무래도 그란은 단순히 이름 앞에 붙는 칭호 비슷한 것인 모양이다.
카락은 만족스런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군. 그럼 먼저 가도록 하지.”
토니투르스를 양손으로 쥔 채 그대로 휘두르자, 공간이 반으로 갈라지며 엄청난 충격파가 뿜어져 나왔다.
크가가가각-!
‘그렇다면 더블 부스터……!’
케인첼의 전신에서 오러가 폭발하듯 뿜어져 나왔다. 잔재주 따위는 필요 없는 힘과 힘의 대결.
상대가 회심의 공격을 간단히 막아 내자 카락의 입술이 기괴하게 뒤틀렸다.
“설마 본인과 힘겨루기를 할 수 있는 능력자가 있는 줄은 몰랐군.”
그렇지만 여유롭게 말하는 카락과는 달리, 케인첼은 전신의 근육이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뭐가 이렇게 강해!?’
레벨이 99로 오르며 케인첼은 그 누구를 상대로도 팔씨름에서 지지 않을 체력과 근력을 손에 넣었다.
그런데 카락의 힘은 그 이상이었다.
‘이게 넘을 수 없는 종족의 차이라는 건가.’
케인첼은 최대한 여유로운 척 대답했다.
“그게 말이야.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잘 먹었더니 힘이 세지더라고.”
“크하핫! 볼수록 마음에 드는 전사로군. 적으로 만난 것이 아쉬울 뿐이다.”
검과 도끼를 맞댄 채 한동안 대치 상태를 유지하던 케인첼은 카락의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나도 당신 같은 수다쟁이 오크는 처음이야. 그럼 제대로 가 보도록 하지. 이기어검……!”
“본인의 몸에 깃들라, 천둥도끼의 힘이여!”
케인첼의 허리에서 일곱 자루의 프라가라흐가 쏘아지는 것과 동시에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휘몰아쳤다.
아니, 그렇게 느껴질 정도의 속도로 카락의 몸이 움직이고 있었다.
도끼를 좌로 휘두르며 프라가라흐 한 자루를 파괴한다. 그대로 이어지는 사선 베기가 또 하나의 검을 지운다.
카락은 완벽하게 이기어검을 상대하고 있었다.
‘……설마 내가 와이번 라이더를 상대로 이기어검을 사용한 것을 보고 그 파훼법을 알아낸 거야?!’
몇 자루의 이기어검이 그의 몸을 스치고 지나갔지만, 치명상을 입힐 정도는 아니었다.
전신에서 피를 뿜어 대면서도 그 기세가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더 강해졌다.
무식할 정도로 패도적인 전투 방식.
카락은 케인첼과의 거리가 약간 벌어지자 또다시 오러 블레이드를 사용할 준비를 시작했다.
‘좋아, 그렇다면…….’
강자와의 싸움은 언제나 피를 끓게 만든다. 케인첼의 뇌리에 지금 사용할 수 있는 최강의 일격이 떠올랐다.
‘……그것으로 간다.’
“천둥도끼! 눈앞의 적을 분쇄하는 철퇴가 되어라! 라이징 스트라이크……!”
“피쉬 앤드 칩스……!”
두 오러 블레이드가 격돌하자,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섬광이 휘몰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