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263)
요리하는 소드마스터-263화(249/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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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명의 악마 대공은 실질적으로 마계의 지배자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자신의 서열을 조금이라도 더 올리기 위해 기를 쓰고 인간의 영혼을 모은다.
그것이 악마가 힘을 기르는 가장 빠른 방법이었으니까.
그렇지만 상위 십마 중에는 유독 별종이 많았다. 검마 바싸고는 자신의 육신을 단련하는 것만으로 정점에 올랐으며.
시트리는 그저 술과 노래와 연극 같은 다양한 여흥을 즐길 뿐이었다.
그럼에도 상위 십마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아주 간단했다.
그녀가 나태의 왕 벨페고르의 하나뿐인 딸로 어마어마한 능력을 물려받았기 때문이다.
까악-
시트리는 따로 사도(使徒)를 만들지 않았다. 그녀는 인간계에 직접 관여하기보다는 그저 까마귀의 눈을 통해 바라볼 뿐이었다.
“엑스의 오러 블레이드는 아주 강하답니다. 가지고 있는 스킬조차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당신이라면 아주 상대하기 까다로울 거예요. 그러니까 만약 살아남는다면 제가 아주 좋은 선물을 드리도록 하지요. 후후후…….”
* * *
케인첼은 창공 기사단의 갑작스러운 습격에 조금도 당황하지 않았다.
마치 그 정도는 예상하고 있었다는 것처럼 애플민트에게 지시를 내렸다.
“애플민트 양. 미리 연습했던 대로 바람의 벽을 부탁드립니다.”
“……알았어요. 실피르!”
그러자 애플민트의 몸을 중심으로 폭풍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전투 전에 몬스터 고기로 만든 육포를 먹으면 일시적으로 오러의 양을 늘릴 수 있다.
케인첼은 이차원 주머니에 넣어 두었던 훈제 고기를 꺼내 씹었다.
‘음, 역시 사과나무로 훈제한 고기는 최고로군. 절대량이 낮았던 시련의 탑에서처럼 몇 배로 증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거라면 피쉬 앤드 칩스를 한 번 정도 더 사용할 수 있겠어.’
창공 기사단의 선두에서 부하들을 지휘하고 있던 엑스가 외쳤다.
“조심해라, 엘프 정령사다! 비행 고도를 높여라! 그리고 최대한 산개한다!”
엑스의 외침에 그리폰 라이더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매우 능숙한 것이 한두 번 연계해 본 솜씨가 아니었다.
그는 엘 아카드 정보국의 수장.
그곳에서 처리하는 정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타국의 전력이다.
그중에서도 핵심이 되는 것이 바로 소드 마스터였다. 칠 대 미덕의 능력 정도는 꿰고 있다는 뜻이다.
거기에는 케인첼에게 멀리 떨어진 상대를 공격할 수단이 없다는 것 또한 포함되어 있었다.
“케인첼 반 지스타드는 변칙적인 기술을 사용해 지금까지 연이어 강적을 쓰러트려 왔다. 허나 광범위한 범위를 일격에 섬멸하는 대군 스킬은 가지고 있지 않지. 산개해서 포위진을 짠다면 간단히 제압할 수 있다. 고트프리트 폐하의 명령이다! 절대 치명상을 입히지 말고 생포해라!”
게다가 상대는 수십 미터 상공을 날고 있었다.
예전 같았으면 그들이 대지 가까이 내려올 때까지 구경만 하고 있어야 했으리라.
그렇지만 케인첼에게는 시련의 탑에서 얻은 새로운 요리 스킬이 있었다.
“어딜 도망가! 나와라, 페투치니……!”
케인첼의 손에서 파스타 면을 닮은 오러가 튀어나왔다. 하늘을 날고 있는 상대를 붙잡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미리 애플민트와 작전을 짜 두었다.
“지금입니다!”
신호를 보내자, 애플민트의 주위에 모여들었던 바람이 한순간에 상승 기류로 바뀌었다.
케인첼은 그것을 놓치지 않고 페투치니를 적들을 향해 흘려보냈다.
그렇지만 엑스 또한 전신의 감각이 잘 벼려진 칼날처럼 날카로운 소드 마스터였다.
그는 자신들을 향해 날아오는 오러를 눈치채고는 입술을 비틀었다.
“하핫, 일국의 소드 마스터씩이나 되는 자가 이딴 느려 터진 공격이라니. 설마 이런 공격에 고트프리트 폐하의 친위 대장 엑스가 당할 거라 생각한 건가?! 전 비병은 들어라! 지금 당장 선회하라!”
“알겠습니다!”
확실히 페투치니가 날아가는 속도는 느렸다. 그렇지만 애초에 상대를 맞추기 위해 사용한 것이 아니었다.
케인첼의 시야에 수백 가닥의 페투치니가 마치 그물처럼 퍼진 모습이 포착되었다.
‘대충 저 정도 위치면 되겠군.’
“……플람베!”
그러자 페투치니의 한쪽 끝을 쥐고 있는 왼손이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그것은 애플민트가 불러온 폭풍을 타고 순식간에 페투치니에 옮겨 붙었다.
화르륵-!
엑스의 눈이 커졌다. 마치 기름이라도 끼얹은 것처럼 엄청난 속도로 불이 번지고 있었다.
순식간에 엄청난 크기의 불타는 그물이 만들어졌다.
케인첼이 손가락을 움직이자 하늘을 붉게 수놓고 있던 페투치니가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리폰은 사자의 몸통에 독수리의 머리와 날개와 앞발을 가진 몬스터. 지능이 높아 어릴 때부터 고기를 먹여 기르면 타고 다닐 수 있다.
그렇지만 와이번과는 달리 그리폰의 날개에는 깃털이 달려 있다.
케인첼은 바로 그것을 노리고 불타는 그물을 만든 것이다.
“너무 걱정하지 마. 겉만 살짝 그을려서 깃털만 조금 태울 거니까.”
고트프리트가 창공 기사단을 어떤 식으로 자신의 수하로 만든 것인지는 모른다.
그렇지만 그것을 해결한 후에는 오크 비병을 상대할 소중한 전력이 되어 주어야 한다. 최대한 부상을 입히지 않은 채 사로잡아야 했다.
그리폰 날개에 불이 붙은 것을 본 창공의 기사 단원들이 비명을 질렀다.
“으아악! 수잔나의 날개에 불이 붙었어!”
“젠장! 추락한다!”
엑스는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불꽃 채찍을 보고 이를 갈았다.
“감히, 이딴 애들 불장난 같은 기술로……! 허나 내게는 통하지 않는다!”
손을 내밀자, 어느새 그의 앞에는 거대한 바람의 창이 만들어져 있었다.
“스톰브링거……!”
엑스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것을 집어 던졌다.
쿠구구구구궁-!
공간을 찢어발기는 소리와 함께 근처에 있던 페투치니가 소멸했다.
그렇지만 이미 8할이 넘는 비병이 땅바닥으로 추락한 상태였다.
“큭.”
엑스가 가지고 있는 케인첼의 정보는 그란 카락과 싸웠을 때까지 뿐이다.
그 이후에는 한동안 모습을 감추는 바람에 더 이상 전투 데이터를 얻을 수 없었다.
“……젠장. 고작 반년 사이에 내 오러 블레이드에 필적한 기술을 익힐 줄이야.”
케인첼에 대한 정보가 오히려 그의 발목을 잡은 셈이었다.
결국 하늘을 날고 있어서는 상대를 쓰러트릴 수 없다고 판단한 엑스가 땅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입고 있는 망토를 벗자 사금 가루처럼 빛나는 머리카락이 모습을 드러냈다.
유난히 다른 기사보다 체격이 왜소했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거기에 서 있는 것은 몸에 찰싹 달라붙는 가죽 갑옷을 입은 여기사였다.
살짝 드러난 배는 군살 하나 없이 단단한 근육으로 가득했다.
몸매는 호리호리하지만 가녀리다는 느낌은 조금도 들지 않았다.
“고트프리트 폐하의 그림자. 시아나 폰 슐라이허다!”
본명을 댄다는 것은 케인첼을 한 사람의 기사로 인정한다는 뜻이었다. 케인첼 역시 가볍게 고개를 숙이는 것으로 기사의 예를 다했다.
“케인첼 반 지스타드입니다.”
“습격한 이유를 묻지 않는 건가.”
“대충 짐작 가니까요.”
“그렇다면 따로 설명을 할 필요는 없겠군. 그런데 도대체 반년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어떻게 이렇게 강해질 수 있지.”
“글쎄요.”
지금부터 싸울 상대에게 전력을 노출할 이유는 없었다. 케인첼은 양손으로 듀렌달을 쥐었다.
그와 동시에 시아나가 차고 있던 칼집에서 두 줄기의 섬광이 튀어나왔다.
그녀는 불과 바람이라는 완전히 다른 성질을 지닌 오러 블레이드의 소유자.
그래서인지 쌍검을 사용하고 있었다.
“흡!”
작은 신음과 함께 시아나가 케인첼의 눈앞에 나타났다. 정신을 집중하지 않으면 놓쳤을 속도였다.
그와 동시에 상하좌우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이 케인첼의 전방위에서 쏟아졌다.
캉! 카캉-!
카카캉! 캉!
시련의 탑에서 천 번의 죽음을 겪지 않았으면 분명 제대로 반응하지 못했으리라.
마치 동시에 열두 자루의 검을 다루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의 쾌검.
그렇지만 케인첼에게는 그것에 대응할 수 있는 스킬이 있었다.
“피쉬 앤드 칩스……!”
까가가가각!
일곱 자루로 늘어난 듀렌달과 프라가라흐가 시아나의 연쇄 참격을 상쇄하기 시작했다.
수십 미터 상공에서 추락하며 입은 부상에 신음을 흘리고 있던 기사들이 비명을 질렀다.
“……도대체 뭐야?! 속도에서 캡틴을 완전히 압도하고 있잖아……!”
“맙소사, 어떻게 저런 공격을…….”
까마귀의 눈을 통해 두 사람의 전투를 지켜보고 있던 악마 대공 시트리마저 감탄사를 토해 냈다.
“대단하네요. 바람의 오러 블레이드를 속도로 따라잡고 있어요.”
결국 시아나는 몰아치는 검의 폭풍을 견디지 못하고 한발 뒤로 물러났다.
“……큭.”
서둘러 재정비하려는 시아나를 향해 듀렌달이 무시무시한 냉기를 뿜어 댔다.
“이게 신검 듀렌달의 위력인가. 이건 예상대로군. 그렇다면 이번엔 이그니스 해머로 상대해 주도록 하지.”
시아나는 왼손에 쥐고 있는 검을 앞으로 뻗었다. 그러자 한순간에 이글거리는 거대한 철퇴로 변했다.
케인첼의 눈이 커졌다. 역시나 시이나의 오러 블레이드는 한 가지가 아니었다.
시아나의 입가에 회심의 미소가 떠올랐다.
“방금 했던 말을 돌려주도록 하지. 이건 좀 뜨거울 거다 애송아.”
그와 동시에 엄청난 기세로 타오르는 불길이 케인첼을 덮쳤다.
* * *
“……?!”
자신만만하던 시아나의 얼굴이 싸늘하게 얼어붙었다. 마치 귀신이라도 본 것 같은 표정이었다.
싸우고 있던 상대가 불의 오러 블레이드를 정통으로 맞고도 그을음조차 생기지 않은 것이다.
그나마 걸치고 있던 망토가 잿더미로 변한 것이 유일한 성과였다.
케인첼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아무래도 망토는 새로 사야겠군요.”
“큭, 이 자식…….”
현재 케인첼의 화염 저항력은 90을 훨씬 넘은 상태였다.
지옥의 겁화를 불러오는 절대 마법 헬파이어라도 맞지 않는 이상, 불에는 상처를 입지 않는다.
“……설마 이렇게까지 불에 강할 줄이야. 하지만 아직 내 공격은 끝나지 않았다!”
계속해서 회심의 일격이 막히자 시아나는 몹시 조급해했다. 어느새 그녀의 숨결은 상당히 거칠어져 있었다.
그녀의 오러 블레이드 풍림화산(風林火山)은 완전히 다른 네 가지 능력을 가지고 있다.
바람의 창을 만들어 신체의 스피드를 극한까지 끌어올리고. 화염의 철퇴를 만들어 맹렬하게 타오른다.
아직 사용하지 않은 능력이 두 개나 남았지만 이미 체력적으로 한계인 것 같았다.
“그러나 모든 것은 고트프리트 폐하를 위하여……! 어디 이것도 막아 보아라, 어스 퀘이크……!”
시아나는 들고 있는 검으로 땅을 내려찍으려 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어느새 그녀의 팔에는 수십 가닥의 파스타가 엉겨 붙어 있었던 것이다.
당황한 시아나는 구속을 풀기 위해 이그니스 해머를 만들어 내려고 했다.
그 순간 끈적거리는 점액질의 촉수가 그녀의 입을 틀어막았다.
풍림화산의 유일한 단점은 다른 속성으로 전환하는 데 영창(詠唱)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목숨을 건 싸움 도중에 말을 해서 상대의 이목을 흐린 것은 그 시간을 벌기 위해서였다.
시아나의 얼굴이 새하얗게 변했다. 자신의 죽음을 예감한 것이다.
죽는다. 이대로 있다가는 아무것도 해 보지 못하고 죽는다.
그렇지만 그녀의 사지는 파스타에 의해 묶여 있었고, 입은 젤리로 봉해져 있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절체절명의 위기.
“웁, 우우우웁……!”
“그럼 이번엔 이쪽에서 가도록 하죠.”
케인첼은 이차원 주머니에서 크고 아름다운 무언가를 꺼내 시아나의 입에 처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