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29)
요리하는 소드마스터-29화(29/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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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장 야생의 가르침
상업도시 시티즌은 10년 사이에 엄청난 발전을 한 도시였다.
그 와중에 무리하게 확장 공사를 한 덕에 전체적으로 미로 같은 뒷골목을 가지게 되었다.
웰라이드 백작의 집사 브래드와 미스랄급 용병 지크는 그곳을 뒤지며 후울에 대한 단서를 찾고 있었다.
지크는 상큼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는 정말 이 도시가 마음에 들어. 이런 끝내주는 뒷골목을 가지고 있는 덕분에 이렇게 마음껏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잖아?”
“히, 히익! 너, 이, 임마! 내, 내가 누구인줄 알아! 용병 조합장님이 가장 아끼는······!”
“아, 그 코찔찔이? 그놈한테 추적술 가르쳐 준게 나다, 새꺄.”
지크는 품속에서 회중시계를 꺼내 상대의 눈앞에 대고 흔들었다.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본 동급 용병이 눈을 부릅떴다.
“그, 그거 미, 미스랄······? 아니, 미, 미스랄급 용병이 왜 저한테 이러시는······.”
고용하기 위해선 성 하나를 살 돈을 주어야 한다는 이들.
미스랄급 용병은 자신이 특기로 한 분야에서는 어느 누구보다 뛰어난 전문가였다.
“이제 내 질문에 대답할 준비가 끝났어? 역시 이걸 보여주면 참 고분고분하게 말을 잘 듣는단 말이야. 아아, 저 고지식한 영감만 없었으면 이런 짓이나 저런 짓을 마음껏 해보는 건데.”
“크흠······.”
노집사 브래드가 헛기침을 했다. 지크는 계속해서 동급 용병을 심문했다.
“어릿광대 후울을 마지막으로 본게 너라면서? 그때 상황을 아주 자세하게 설명 해 봐. 기왕이면 기승전결 맞춰서 반전도 있게. 나는 그런 걸 참 좋아하거든.”
“마, 말할게! 말할 테니까 그 면도칼은 좀 치워 줘!”
결국 동급 용병은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털어 놓았다.
지크는 만족스런 미소를 지었다.
“아주 착하구나. 그래서 후울을 납치해 오라는 의뢰는 누구에게 받았지?”
“그, 그것만은 대답 할 수 없는 것 알잖아! 의뢰주를 노출 시켰다간 다시는 용병 일을 하지 못하게 된다고!”
“나는 분명 누구냐고 물었을 텐데?”
지크는 천천히 감고 있던 실눈을 떴다.
그러자 한기마저 느껴질 정도의 엄청난 살기가 동급 용병을 덮쳤다.
“······노점상 연맹······.”
“참 잘했어요. 그럼 이제 마무리를 지어 볼까?”
지크는 붉은 입술을 혀로 핥으며 들고 있던 면도칼을 동급 용병의 목에 가져다 댔다. 그리고 살며시 그었다.
“이, 이건 약속이! ······끄, 끄억······.”
결국 동급 용병은 거품을 물며 기절했다. 지크는 혀를 찼다.
“당신 너무 수염이 더럽잖아. 그걸 깔끔하게 다듬어 주려고 한 건데.”
사악, 사악.
면도칼을 쥔 손이 움직이자 동급 용병의 덥수룩한 수염이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지크는 순식간에 말끔해진 동급 용병을 바라보며 만족스런 표정을 지었다.
노집사 브래드가 물었다.
“죽이지 않아도 괜찮겠습니까?”
“와우! 영감님이 살벌한 말을 하네?”
“미스랄급 용병이 후울을 찾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 그 출처가 웰라이드 백작이라는 것이 밝혀질 겁니다. 죽은 자는 말이 없지 않습니까.”
지크는 생긋 웃으며 들고 있던 면도칼을 혀로 핥았다.
“걱정 마. 이 면도칼은 마도구거든. 메모리얼 커터. 상대방의 털을 자르는 것으로 그 털이 자라는데 걸리는 시간만큼의 기억을 없앨 수 있지.”
“세상에······, 그런 마도구가······.”
“저 정도 수염이면 적어도 두 달은 길렀을 거야. 후울과 만난 사실까지 싹 잊었을 걸.”
“과연, 심문, 추적의 전문가답게 대단한 도구를 들고 다니는군요.”
“키킥. 지금까지 내가 찾지 못한 사람은 없다고. 아, 혹시 젊은 베르테스의 슬픔이라는 소설 알아?”
“괴테 선생님의 소설 아닙니까. 엄청난 베스트셀러로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대단히 유행하고 있다더군요.”
“얼마 전에 그 소설의 주인공인 베르테스를 찾아 달라는 의뢰를 받았지 뭐야. 돈은 받았으니 일은 해 줘야겠고.”
“······설마 괴테 선생님을······, 아니, 괴테 선생님은 지금도 열심히 집필 활동을 하고 계실 텐데요. 그럼 도대체 어떻게 그 의뢰를 완수 하신 겁니까?”
“그건 말이야······.”
지크의 이야기를 들은 브래드의 등이 축축해졌다.
미스랄급 용병 중에 이상한 놈이 많다는 소문은 들은 적이 있었다.
그리고 직접 만나보니 눈앞에 있는 놈도 역시나 이상했다.
아니, 더 악질이었다.
아주 상쾌하게 미쳤으니까.
집사 브래드는 헛기침을 몇 번 하곤 물었다.
“그런데 만약 후울이 어릿광대 분장을 풀고 깊은 곳에 몸을 숨겼다면 어떻게 찾으실 생각입니까.”
“그런 대단한 요리 실력을 가진 남자가 과연 아무것도 안하고 숨어 지낼 수 있을 것 같아? 분명 어디선가 요리를 하고 있을 거야. 걱정 마. 내가 반년 안에 찾아 줄 테니까. 공주님을 깨우는 것은 왕자님에게 양보하고, 우리들은 사냥꾼 정도로 만족하자고.”
미스랄급 용병 지크프리드는 정말로 상쾌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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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탁을 들어주는 것은 어렵지 않은데. 정말 괜찮겠어?”
“물론이지. 아벨도 내가 만든 요리를 더 먹어보고 싶다고 했잖아.”
“그건 그렇지만. 흐음.”
아벨은 잠시 팔짱을 끼고 생각에 잠겼다.
그렇지만 이미 마음이 어느 정도 기운 것인지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카인 형에게 그렇게 말해 볼게.”
“······고맙다 아벨.”
케인첼은 아벨의 손을 잡고 마구 흔들었다. 이것으로 고든에게 요리를 배울 준비가 모두 끝났다.
“크, 크흠!”
아벨은 헛기침을 몇 번 하곤 전서구를 날리기 위해 기숙사로 돌아갔다.
다시 생각해도 완벽한 계획이었다.
스타니스 기사양성소에는 일 년에 두 번씩 아주 특별한 훈련을 한다.
무가의 가주를 초청해 그들의 무용담을 듣고 직접 검술 시범을 보거나 가볍게 대련을 한다.
이번에 초청 되는 것이 쿤담의 아버지와 아벨의 형이었다.
초청된 귀빈은 양성소에 있는 가족과 저녁식사를 함께 한다.
그때의 메뉴는 가능하면 원하는 것을 만들어 주는 것이 원칙이었다.
‘거기서 아벨이 내가 만든 요리를 먹고 싶다고 주문하는 거야. 그러면 적어도 고든 램볼튼에게 요리를 평가 받을 기회 정도는 얻을 수 있어.’
요즘 들어 고든은 전처럼 업무시간에 술을 마시는 일이 없어졌다. 그리고 부쩍 주방 출입이 늘었다.
마치 잃어버렸던 요리에 대한 열정을 되찾은 것 같이 보였다.
‘바뀐 이유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손님의 요구를 무시하지는 않을 거야.’
메뉴가 아닌, 만드는 사람을 지정한 주문.
그것을 받은 고든이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까.
케인첼은 조용히 때를 기다렸다.
그리고 며칠 후.
양파 껍질을 벗기고 있는데 고든의 호출이 떨어졌다.
주방으로 가자 고든이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었다.
이마에 깊게 패여 있는 주름이 그가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고든 셰프, 케인첼입니다.”
“왔군. 이번에 이곳에 초청되는 귀빈이 네가 만든 요리가 먹고 싶다고 했다더군. 혹시 짐작 가는 이유라도 있나.”
케인첼은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로 대답했다.
“저번 훈련에서 버터 감자를 만들어 줬는데 아무래도 마음에 들었던 것 같습니다. 아주 맛있게 먹더군요.”
“버터 감자?”
“예.”
고든은 감았던 눈을 뜨고 케인첼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마치 무언가 평가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손님이 요구한 이상 셰프는 그것에 최대한 응해 주어야 한다. 그렇지만 네가 만든 음식이 그 자리에 어울릴 지는 한번 테스트를 해 봐야겠다. 오늘 저녁까지 네가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요리를 만들어 보거라.”
“알겠습니다, 셰프.”
케인첼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사실 중요한 것은 귀빈을 위해 요리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그 과정에서 고든에게 요리를 평가받는 것에 있다.
‘계획대로다. 이것으로 내 요리에 무엇이 부족한지 알 수 있게 되었어.’
그러기 위해선 오늘 저녁까지 자신이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요리를 하는 것이 먼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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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식전 빵은 불주먹을 이용해 부풀린 반죽을 이용해 구웠다.
빵이 완성되자 조마경에 결과가 표시되었다.
그것을 본 케인첼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떠올랐다.
‘좋았어! 시작부터 4성!’
다음으론 메인 메뉴였다.
며칠 전에 만들어 둔 데미글라스 소스를 활용 할 수 있는 것으로 정했다.
뵈프 부르기뇽(Boeuf Bourguignon).
소고기 우둔살에 적포도주와 베이컨, 마늘, 월계수 잎, 로즈마리, 토마토, 당근, 샐러리, 양파, 버터를 넣고 뭉근한 불에 끓인 요리였다.
요리가 완성되기 직전 데미글라스 소스를 약간 넣어 깊은 맛을 더해주었다.
불 조절이 중요한 요리였지만 케인첼에게는 폴른 스타가 있었다.
거기에 버터를 발라 구운 생선 요리와 시금치 샐러드, 그리고 당근과 베이컨이 들어간 콘소메 수프를 끓였다.
디저트로는 수플레를 준비했다.
혼을 담아 만든 요리답게 전부 4성이었다.
케인첼은 완성된 요리들을 보며 웃었다.
이것이야 말로 지금 자신이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요리였다.
유일하게 확정적으로 5성급을 만들 수 있는 허니버터 샌드위치를 포함시켜 볼까도 싶었다.
‘······그건 그만두자. 허니버터 샌드위치는 내가 아니라 후울이 만드는 요리니까.’
그렇게 만들어진 코스 요리가 고든 램볼튼의 평가를 기다렸다.
고든은 늦지도 빠르지도 않은 정확한 시간에 주방으로 찾아왔다.
“이게 네가 만들 수 있는 최선인가?”
“예, 셰프.”
“이 음식은 뭐지?”
“당근과 베이컨이 들어간 콘소메 수프입니다.”
고든은 수프가 담긴 그릇을 들어 냄새를 맡아 보았다. 그리고 아주 적은 양을 먹어 보곤 말했다.
“들어간 소고기는 어떤 식으로 손질했지?”
“먼저 기름기를 제거하고 다져서 최대한 맑은 국물이 우러나오게 했습니다.”
“흐음······. 양파를 볶을 때 버터를 사용하지 않은 이유는?”
“뵈프 부르기뇽 전에 먹을 음식입니다. 너무 진한 맛은 좋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고든 램볼튼은 눈을 가늘게 뜨며 나머지 메뉴들도 같은 과정을 거쳐 평가를 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어린애 장난 같은 음식이나 만들더니. 이제는 제법 그럴 듯한 음식을 만들 수 있게 되었군.”
“······.”
고든의 입에서 나왔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극찬.
마치 소드마스터에게 자신의 검술이 인정을 받은 기분이었다.
그렇지만 고든의 평가는 아직 끝난 것이 아니었다.
“케인첼 반 지스타드.”
“예, 셰프.”
고든은 팔짱을 끼고 눈을 크게 떴다.
묘한 위압감이 느껴지는 얼굴이었다.
“네가 만든 것은 분명 그럭저럭 잘 만든 음식이다. 하지만 나는 분명 요리를 만들라고 했을 텐데. 저 요리라고 부를 수 없는 것들은 도대체 뭐지?”
케인첼은 침을 삼켰다.
분명 잘 만든 음식이라고 했지 않은가.
게다가 고든의 입에서 나온 평가는 대부분 호평이었다.
그런데 자신이 만든 것이 요리라고 부를 수 없다고?
“아무것도 모르는 표정이군. 요리를 시작한지 얼마나 되었지?”
“······3개월째입니다.”
“그럼 조리와 요리의 차이를 아직 배우지 못한 모양이군. 네가 만든 것은 그저 먹기 위한 음식일 뿐이다. 한 그릇의 요리가 되려면 아주 중요한 것이 하나 빠져 있다.”
고든은 케인첼에게 다가와 어깨를 움켜쥐었다.
“귀빈이 방문하는 것이 이주 후! 그때까지 너에게 한 그릇의 요리를 완성 시킬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마.”
“······!”
케인첼의 손이 떨렸다. 무엇보다 듣고 싶었던 말이었다.
“다만 그것을 위해선 아주 힘든 훈련을 거쳐야 한다. 그래도 괜찮은가? 분명 스테이크 굽는 법을 배웠을 때보다 몇 배는 더 힘들 거다. 그것에 도전할 각오가 되어 있으면 내 제안을 받아 들이거라. 싫으면 거절해도 좋다. 넌 주방 보조일 뿐이니, 귀빈에겐 양해를 구하고 내가 손수 요리를 해 주면 될 뿐이다.”
케인첼은 단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해 보겠습니다, 고든 셰프.”
그러자 고든이 씨익 웃었다.
마치 그런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보였다.
“그럼 주말까지 남은 삼일 동안 하루에 빵 한 덩어리와 양배추 수프 외에는 아무 것도 먹지 마라.”
“······즉 배를 최대한 비우란 말입니까?”
“그렇다. 그것 또한 한 그릇의 요리를 완성하기 위해 필요한 일이다.”
케인첼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 고든이 말하는 ‘한 그릇의 요리’ 안에는 중급 검술로 이어지는 무언가가 담겨 있으리라.
그런 확신과도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런데 도대체 무슨 내용이기에 삼 일이나 굶으라는 거야?’
야생의 가르침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