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294)
요리하는 소드마스터-294화(28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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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욱-!
제임스의 한쪽 팔은 스스로의 힘을 감당하지 못하고 반쯤 붕괴하고 있었다.
그리고 남은 한쪽도 이것으로 더 이상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완벽하게 전투 불능 상태에 빠진 것이다.
케인첼은 제임스의 목에 칼날을 겨누며 말했다.
“목숨까지 빼앗지는 않도록 하지. 어차피 해오름 부족을 해방시키는 것으로 이쪽의 역할은 끝이니까.”
그렇지만 제임스의 전의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그에게 있어 오크는 가축이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무참히 패배한 것도 모자라 목숨을 구걸하는 신세가 된 것이다.
“젠장! 뚫린 입이라고 제멋대로 지껄이는구나! 나는 아직 지지 않았다! 전신의 살을 갈기갈기 찢어서 씹어 먹어 주마!”
격노한 제임스의 전신에서 증기와도 같은 오러가 뿜어져 나왔다.
“크아아아아악-!”
어느새 그의 눈동자는 흰자위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새빨갛게 충혈되어 있었다.
극도의 분노 때문에 실핏줄이 전부 터진 것이다.
케인첼은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저건 완전 몬스터잖아?’
언데드는 살아 있는 존재에 대한 절대적인 적의를 보인다. 광화한 몬스터 또한 큰 부상을 입더라도 상대를 물어뜯기 위해 입을 벌린다.
눈앞에 있는 제임스 밴 잭슨의 모습은 그런 몬스터와 너무나 닮아 있었다.
변화는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빠직-
제임스의 몸이 꿈틀댄다 싶더니 그의 피부에서 비늘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안 그래도 울퉁불퉁했던 근육이 폭발하는 것처럼 부풀어 올랐다.
“GRRRRRRRR-!”
어느새 그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소리가 몬스터의 울음소리로 바뀌었다.
‘젠장, 저게 도대체 뭐야?’
인간이 몬스터로 변하다니.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들어 본 적 없는 일이었다.
대답을 기대하지 않고 내던진 물음에 친절하게도 비숍이 답을 해 주었다.
― 저 반응…….
‘뭐야, 비숍. 짚이는 데라도 있어?’
― ……아무리 봐도 격세 유전으로 보이는군. 유전자에 각인되어 있는 정보가 무언가의 이유로 밖으로 표출되는 것이다.
케인첼은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소드 마스터 중에는 혈통에 잠들어 있는 선조의 능력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로엔그린의 광익이나 율리우스 콘라드의 염제 또한 같은 방식으로 얻은 것이다.
보통 그것을 ‘고유 스킬’이라고 부른다.
그렇지만 격세 유전으로 전해지는 것은 대상이 가진 능력뿐이다.
외형까지 변하는 경우는 없다.
‘그런데 그게 실제로 일어난 건가.’
게다가 이상한 점은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제임스였던 몬스터의 피부는 아무리 봐도 트롤의 것이었으며. 이마에는 미노타우르스의 뿔이 돋아나 있다.
한동안 아르곤에서 카우보이 일을 했던 케인첼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특징들이다.
그렇지만 여러 개가 합쳐지자 마치 생명의 연금술사 멀린이 만든 키메라를 보는 것 같았다.
― 미안하지만 파트너. 저건 키메라가 아니다. 특히 생명의 연금술사 놈들은 키메라를 조각상 같은 예술 작품으로 생각하지. 저렇게 먹다 남은 음식을 한데 모아 끓인 것 같은 괴이한 몸뚱이는 만들지 않는다.
케인첼은 타르타로스와 에레보스의 외형을 떠올리며 대답했다.
‘그게 예술 작품이라고? 도대체 저거랑 무슨 차이가 있다는 거야?’
― 다르다! 파트너가 이해하기 쉽게 말하자면 에멘탈 치즈와 리코타 치즈 정도의 차이라고 할 수 있지.
‘무슨 뜻인지 알 것 같긴 한데. 역겨운 것은 마찬가지잖아.’
어느새 제임스의 몸은 인간이었던 부분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몬스터화되어 있었다.
당연하다는 것처럼 몸에 나 있던 부상 또한 전부 사라졌다.
‘저건 트롤의 재생력이 작용한 건가. 그렇다는 것은 미노타우르스의 괴력까지 가지고 있다고 봐야겠네.’
소드 마스터의 몸에 몬스터의 능력이 깃들었다니.
소름이 돋을 정도로 끔찍한 혼종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갈 곳을 잃은 오러가 제멋대로 날뛰고 있다는 점이었다.
오러 블레이드는 사용하지 못한다. 그것은 본능만으로 움직이는 몬스터가 다룰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갑자기 케인첼의 어깨에서 촉수가 쭈욱 하고 튀어나왔다.
그 앞부분에는 동그란 눈알이 달려 있었는데, 아무래도 몬스터로 변한 제임스의 몸에 흥미가 동한 모양이다.
― 가능하면 시체 정도는 남겨 줄 수 있겠나. 조사해 보면 저렇게 변한 원인을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알았어. 죽일 생각은 없었지만, 저런 괴물로 변한 이상 활개 치고 다니게 할 수는 없지.’
제임스는 피처럼 붉게 변한 눈동자로 케인첼을 노려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발리스타에서 쏘아진 쇠뇌처럼 몸을 날렸다.
스치기라도 했다가는 전신이 갈기갈기 찢길 정도로 강한 돌진!
땅을 박차는 순간 바닥이 터져 나가면서 충격파가 퍼져 나갔다. 말도 안 되는 속도였다.
아무래도 제멋대로 날뛰는 오러와 몬스터로 변한 육체가 무언가 상승 작용이라도 일으키고 있는 모양이다.
그 속도는 폴른 스타로 어디에서 공격해 올지 감지했음에도 피할 수 없을 정도였다.
콰드드득-!
미노타우르스의 발굽으로 변한 제임스의 주먹이 케인첼의 복부에 틀어박혔다.
자신도 모르게 죽음을 직감했을 정도로 강력한 공격이었다.
수련의 탑에서 쌓은 경험이 없었다면 분명 제대로 반응하지 못했을 것이다.
알리오 올리오.
케인첼의 몸을 감싸고 있는 강철의 벽 중에서 두 장이 방금 전의 일격으로 박살 났다.
몬스터로 변하며 강해진 것은 속도뿐만이 아니다.
스스로의 육체를 파괴할 정도로 넘쳐 나는 오러를 바탕으로 뿜어져 나오는 괴력.
그것은 인간의 몸에 깃든 것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
제대로 방어했음에도 내장이 뒤틀리는 것 같은 고통이 느껴졌다.
만약 막지 못했다면 핏덩어리로 변했으리라.
‘젠장, 더블 부스터!’
한순간 양쪽 다리와 허리에 욱여넣은 오러가 케인첼의 반응 속도를 한계까지 끌어 올렸다.
거기에 폴른 스타까지 더해지자 가까스로 제임스의 움직임에 대응할 수 있게 되었다.
알리오 올리오에 맞고 튕겨져 나간 충격파가 그대로 케인첼이 등지고 있는 협곡을 박살 냈다.
그곳에 있던 병사들은 결국 발리스타째로 흙더미에 파묻혔다.
“으아아아악!”
“사, 살려 줘! 다, 다리가 부러졌어!”
“젠장 도대체 뭐야! 제임스 대공은 어디 가고 저런 괴물이 나타난 거지!?”
케인첼은 입술을 깨물었다. 설마 이런 식으로 자신의 부하를 죽일 줄이야.
눈앞에 있는 것은 제임스가 아니다. 그저 제임스 밴 잭슨이었던 괴물일 뿐이다.
후우웅-!
괴물이 발굽을 휘두르자 협곡으로 생겨난 흙먼지가 밀려날 정도로 엄청난 풍압이 휘몰아쳤다.
케인첼은 괴물의 공격을 막아 내는 대신 미리 절벽에 박아 두었던 파스타 면을 당겼다.
그 탄력을 이용해서 엄청난 속도로 상대와의 거리를 벌릴 수 있었다.
“GRRYYYYYY-!”
뜻 모를 울부짖음과 함께 괴물이 케인첼을 향해 달려들었다.
케인첼은 회수해 두었던 프라가라흐에 상대를 쓰러트리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 그러자 찬란한 광채와 함께 이기어검이 발동했다.
푸욱 하는 소리와 함께 일곱 자루의 프라가라흐가 괴물의 몸뚱이를 꿰뚫었다.
끔찍한 고통으로 괴물의 얼굴이 일그러지며 발광을 하기 시작했다.
몸이 뒤틀리고 마구잡이로 휘두른 발굽이 땅을 내려찍는다. 그때마다 지진이라도 일어난 것처럼 먼지구름이 피어올랐다.
‘트롤의 재생력, 미노타우르스의 괴력, 거기에 저건…….’
괴물의 몸에서 파직 하면서 전기가 올라오고 있었다. 아무래도 크라켄의 특성 또한 지니고 있는 것 같았다.
그렇지만 괴물의 공격 방식은 상대를 향해 무식하게 돌진을 하는 것뿐이다.
아무리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해도 익숙해지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다.
― 만약 놈이 여전히 인간의 이성을 유지하고 있었으면 상상만 해도 끔찍하군.
케인첼은 동의한다는 것처럼 고개를 끄덕이며 종이 한 장 차이로 돌진하는 괴물의 발굽을 피했다.
‘이거 완전 투우군.’
투스카나 연합국에서는 오랫동안 굶겨서 성나게 한 황소와 인간의 대결을 즐기곤 한다. 그때 사용하는 것이 붉은 천과 작살이었다. 투우사는 천을 흔들어 황소를 도발한 후, 심장을 찔러 죽이는 것이다.
지금 케인첼이 하고 있는 것은 그것과 거의 유사한 일이었다.
상대의 돌진을 피하며 그 몸에 프라가라흐를 꽂아 넣는다. 치명상을 입지 않는 것으로 보아 몸에 악마가 깃든 것은 아니었다.
‘정확한 것은 조사해 보면 나오겠지. 일단 이 전투에 집중한다!’
괴물을 상대하는 데 가장 까다로운 것은 실로 어마어마한 재생력이었다.
몬스터의 능력에 신체를 활성화시키는 오러가 더해지자 그 시너지가 엄청났다.
‘잠깐만.’
케인첼의 눈에 이채가 떠올랐다. 드라큘라의 피를 전부 써 버린 후, 잊고 있었던 어느 스킬이 떠올랐던 것이다.
블러드 드레인을 사용하면 상대에게 상처를 입히는 것으로 오러를 흡수할 수 있다.
게다가 상대는 소드 마스터. 분명 보유하고 있는 오러 또한 엄청 많을 것이다.
‘좋았어. 자, 그럼 다음 일격에 모든 것을 건다!’
케인첼은 자세를 잡고 괴물이 또다시 돌진해 오는 것을 기다렸다.
“GRRRR-!”
짧은 포효와 함께 3m에 달하는 거구로 변한 괴물이 몸을 날렸다. 케인첼은 그 짧은 틈을 놓치지 않았다.
“이거나 먹어라! 피쉬 앤드 칩스!”
프라가라흐가 상대를 꿰뚫는 순간, 양파 검술을 발동시킨다.
도합 열네 자루의 검이 엄청난 속도로 괴물의 몸을 난도질하기 시작했다.
[블러드 드레인(★★★)이 발동했습니다.] [상대의 피를 흡수하여 영구적으로 오러가 3,112 증가했습니다.]…….
….
[엄청난 양의 오러를 획득했습니다.] [블러드 드레인(★★★★)의 숙련도가 올랐습니다.]‘오옷?!’
케인첼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3성의 블러드 드레인으로 얻을 수 있는 오러는 한 번에 30이 한계다. 그런데 엄청난 난타가 가능한 피쉬 앤드 칩스 덕분에 순식간에 다량의 오러를 획득했다.
아무리 몬스터라 해도 체내에 지니고 있는 피의 양은 한정되어 있는 법이다.
보통 혈액의 3할 정도를 잃으면 죽는다고 한다.
‘대충 3성 블러드 드레인의 효율을 바탕으로 계산해 보면 저놈이 보유하고 있는 오러의 총량이 10만이 넘는다는 거잖아? 완전 괴물 아니야?’
케인첼은 아쉬움에 입맛을 다셨다.
피를 완전히 흡수할 수 있는 블러드 드레인 10성이었다면 낭비 없이 10배는 얻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것은 뱀파이어로 변하지 않고서는 도달할 수 없는 경지였다.
‘어쨌든 이것으로 오러의 총량이 3만을 넘었군. 아직이야. 아직 부족해.’
오러는 많을수록 좋다.
단순히 스킬을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는 것뿐만 아니라, 더욱 많은 것을 할 수 있게 된다.
3할의 피와 오러를 잃은 괴물은 결국 재생 능력을 상실했다. 그리고 출혈 과다로 정신을 잃고 그대로 뒤로 쓰러졌다.
그 모습을 보고 케인첼은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오랜만에 아주 잘 먹었네.”
* * *
몇 기의 와이번 라이더가 부상을 입긴 했지만, 대부분이 무사히 해오름 부족에 도착할 수 있었다.
분명 지금쯤 손수 만든 치즈를 동족들에게 먹여 주고 있겠지. 낙인에서 벗어나 기뻐하는 모습을 직접 보고 싶기는 했지만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있었다.
그때 침투로에 있는 발리스타를 전부 때려 부순 가웨인이 케인첼의 곁으로 다가왔다.
“오, 후배. 무사히 적의 대빵을 쓰러트린……. 으엑, 그 괴물은 도대체 뭐야!?”
가웨인의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거기에 있는 것은 몬스터도 아니고 인간도 아닌 이형의 괴물이었다.
케인첼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대답했다.
“확실히 좀 역겹게 생기긴 했네요.”
“넌 어째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다?”
“생명의 연금술사 멀린 덕분에 아주 다채로운 키메라를 상대로 싸워 봤거든요. 형도 금방 익숙해질 겁니다.”
“됐거든.”
케인첼은 가웨인에게 괴물의 정체를 간단하게 설명해 주었다.
“……음. 그러니까 이게 햄프셔의 영주이자 합중국 아르곤의 대공 중 한 명인 제임스 밴 잭슨이라고?”
“네. 싸우다가 갑자기 몬스터로 변했어요.”
“흐음……. 인간이 몬스터가 되다니. 그런 건 처음 듣는데. 키메라의 일종 아니야?”
“그건 아니라던데요. 지금 조사를 하고 있으니 곧 결과가 나올 겁니다.”
괴물의 몸에는 점액질의 무언가가 잔뜩 달라붙어 있었다.
케인첼에게 기생하고 있는 슬라임 호문쿨루스 비숍의 일부였다.
만약 연금술적인 무언가가 관여하고 있다면 금방 알아낼 수 있다고 한다.
저게 무어냐고 물어보는 가웨인에게는 마도구의 일종이라고 둘러댔다.
괴물의 사체에 대한 조사는 1시간이 넘게 계속되었다. 가웨인이 지루하다며 늘어지게 하품을 할 때쯤에야 비숍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파트너……. 지금부터 정신 똑바로 차리고 들어라. 합중국 아르곤에서 생각보다 더 끔찍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
케인첼의 눈이 커졌다. 아무래도 비숍이 괴물의 정체를 알아낸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