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297)
요리하는 소드마스터-297화(283/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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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몬스터 로드
생각해 보면 이상한 점은 몇 가지나 존재하고 있었다. 오클랜드 근방은 이상할 정도로 몬스터의 습격이 자주 일어났다.
특히 위험도가 높은 상위 등급 몬스터의 출현은 몇 개의 지부를 합친 수준이다.
케인첼이 카우보이로 활동하면서 토벌한 것만 해도 거의 세 자리 수에 달할 정도였다.
‘처음에는 신대륙에서는 그게 당연한 것인 줄 알았지.’
그렇지만 다른 지방의 상황을 듣자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크라켄은커녕 블랙 트롤이나 선더버드조차 매우 드물다고 한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몬스터 또한 어디까지나 생태계의 일부.
일종의 육식 동물이라고 할 수 있다. 나름대로 자신의 세력권을 가지고 그 안에서 왕으로 군림한다.
‘분명 레드우드는 예전부터 선더버드가 서식하던 장소였어. 그런데 거기에 검은 삼연성이 있다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지.’
선더버드 같은 경우는 비룡족 중에서 특히나 호전성이 높기로 유명하다.
원래라면 인간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극심한 영역 분쟁이 일어나야 정상이었다.
그 외에도 아무것도 없는 황야에 다량의 몬스터가 출몰하기도 했다.
아무리 이형의 생물이라 해도 갑자기 땅에서 튀어나오는 것은 아니다.
어미에게 잉태되어 태어나고, 무언가를 먹지 않으면 굶어 죽는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이상한 점은 수없이 많았다.
‘그래, 마치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그곳에 몰아넣은 것처럼 말이야.’
시 서펜트가 오크 그레이의 손에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마커스는 놀라워하면서도 묘하게 안도하는 표정을 지었다. 어쩌면 부하가 사라진 원인을 알게 되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약간 떨어진 장소에서 케인첼의 뒤를 따라오던 가웨인이 말했다.
“그런데 설마 원점이라고 할 수 있는 장소에 흑막이 숨어 있었을 줄이야. 하하, 그럼 대련을 할 때 실수로라도 머리를 날려 버렸으면 끝이었다는 거잖아?”
“그랬으면 숨기고 있던 힘을 드러냈겠죠. 악마 대공의 계약자 에이전트를 인간으로 생각하면 안 됩니다.”
“음, 분명 오스만에서 상대해 봤다고 했지?”
“네.”
무하마드는 스스로 몸을 벌레로 바꿔 불사에 가까운 생명력을 얻었다. 그에 더해 다른 인간을 자유롭게 조종하는 능력까지 손에 넣었다.
케인첼은 코앞으로 다가온 카우보이 오클랜드 지부의 건물을 바라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분명 녀석이 쓸 수 있는 능력은 몬스터에 대한 지배력만이 아닐 겁니다. 눈치채기 전에 제압하는 것이 중요해요.”
그렇기에 마커스에게도 익숙한 그레이와 그린의 모습으로 이곳을 방문한 것이다.
끼이익-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접수원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엇, 이건 로드 그레이와 로드 그린 아닙니까.”
“오크 돈 필요하다. 오크 싸운다.”
“으하하! 안 그래도 두 분이 안 계셔서 토벌 의뢰가 엄청 밀렸지 뭡니까.”
케인첼은 눈동자를 굴려 한쪽 구석에 놓여 있는 게시판을 바라보았다.
거기에는 목판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각종 의뢰서가 빼곡하게 꽂혀 있었다.
그저 케인첼과 가웨인이 한동안 자리를 비웠을 뿐이다. 그런데 갑자기 몬스터의 수가 불어난 것이다.
‘이것으로 완전히 확실해졌군. 마커스는 악마에게 얻은 능력을 이용해서 오클랜드 근방의 몬스터 수를 조절하고 있어. 그 목적은 분명…….’
접수원은 눈치 좋게도 어디선가 고급 와인까지 한 병 가지고 왔다.
“이거라도 드시면서 맡으실 의뢰를 고르고 계십시오. 바로 지부장님을 불러오겠습니다.”
“오크 바쁘다. 직접 만난다.”
“아, 그러시겠습니까? 그럼 안으로.”
케인첼과 가웨인은 오클랜드 지부에 소속되어 있는 수많은 카우보이 중에서 최고의 성과를 거뒀다.
언제부턴가 모든 의뢰는 접수원이 아닌 지점장을 통해 받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접수원은 아주 약간의 의심도 없이 케인첼과 가웨인을 지부장실로 안내했다.
그것은 마커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설마 눈앞에 있는 어수룩해 보이는 오크의 정체가 브리타니아의 영웅 칠 대 미덕이라고 상상이나 했겠는가.
“오, 왔는가. 그레이.”
“형! 지금입니다!”
케인첼은 가웨인에게 신호를 보냈다. 우선 뒤에 있는 접수원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이었다.
그와 동시에 가웨인은 질풍신뢰를 발동시켰다. 그러자 그의 몸이 한 줄기 바람으로 변했다.
일순간 선명한 녹색빛 섬광이 번뜩이는가 싶더니, 벽이 쩍 하고 갈라졌다.
쿠르르릉-!
그러자 뿌연 연기를 뿜어내며 천장이 무너져 내렸다. 얼마나 순식간에 일어난 일인지 접수원은 비명조차 지르지 못했다.
이것으로 지점장실은 완전히 밀실이 되었다.
두 오크의 돌발 행동에 마커스는 잔뜩 당황한 얼굴로 호들갑을 떨었다.
“……도대체 왜 이러나, 그레이. 혹시 내가 섭섭하게 한 것이라도 있는가? 내 원한다면 다음 의뢰부터는 자네들에게만 특별히 보수금을 2할 올려 주도록 하겠네.”
아무래도 낮은 보수 때문에 화난 것으로 생각한 모양이다.
케인첼 입장에서는 아주 잘된 일이었다. 몬스터 로드가 부하들을 부르기 전에 제압한다. 그것이 성공한다면 아무런 피해 없이 악마 대공의 계약자를 포획할 수 있을 것이다.
‘눈앞에 있는 것은 인간의 가죽을 뒤집어쓴 악마야. 그것을 명심해서 최대한…….’
그렇게 마음먹은 순간, 케인첼의 왼손에서 면이 뿜어져 나왔다.
상대의 움직임을 봉쇄하는 것에 특화된 넓적한 반달 모양의 파스타 라비올리.
그러자 마커스가 당황한 목소리로 외쳤다.
“부, 불만이 있으면 말로 하게나! 내 최대한 맞춰 주겠네!”
그 정체를 알지 못했다면 케인첼조차 깜빡 속았을 정도로 완벽한 연기였다.
“어떻게 해서든지 이 상황을 벗어나고 싶은 것은 알겠는데. 미안하지만 다 알고 찾아온 거야. 안드라스의 계약자 몬스터 로드.”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군. 그것보다 제대로 인간의 말을 할 수 있었으면서 지금까지는 왜 어수룩한 척을 한 건가?”
“그건 이런 뜻이야. 거짓된 그릇은 물방울로 돌아간다!”
그러자 케인첼이 뒤집어쓰고 있던 오크 그레이의 가죽이 사라졌다.
그곳에 나타난 것은 남자라도 반할 정도로 훤칠한 청년이었다.
“……!?”
마커스의 눈이 커졌다. 케인첼이 시 서펜트를 잡아 왔을 때 보여 주었던 것과 똑같은 표정이었다.
케인첼은 허리에 차고 있던 프라가라흐를 뽑아 들었다.
“이건 말이야. 동방에서 만들어진 성검 프라가라흐라고 하는데. 상위 십마라 해도 직격당하면 치명상을 입더라고.”
“설마 오스만 제국에 있던 무하마드를 쓰러트렸다는 요리하는 소드 마스터가 네, 네놈……!”
“정답.”
그러자 마커스가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
“크, 크흑, 크하하! 이거 내가 한 방 먹었군. 설마 악마의 눈마저 속일 정도로 완벽한 변장이라니.”
마커스의 표정은 여유로웠지만, 이미 승기는 케인첼에게 반쯤 넘어와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의 몸은 이미 파스타 면에 의해 완전히 포박당한 상태였다. 그것은 소드 마스터라 해도 쉽게 끊을 수 없을 정도로 질기다.
“그것보다 내 정체를 도대체 어떻게 알았지. 위장은 완벽했을 텐데.”
“그건 제임스의 몸에 심어 둔 몬스터 인자에게 물어보도록 하고.”
케인첼은 듀렌달을 양손으로 들고 이기어검을 발동시켰다.
그러자 등 뒤에서 일곱 자루로 늘어난 프라가라흐가 떠올랐다.
“―――이것으로 체크 메이트다.”
한줄기 섬광이 마커스의 몸을 꿰뚫었다.
* * *
오싹.
케인첼은 엄청난 적의가 뿜어져 나오는 것과 동시에 몸을 뒤로 날렸다.
어느새 마커스의 몸은 기분 나쁜 검은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가웨인이 신음을 흘렸다.
“저건 보이드 워커군.”
그것은 마계에서만 서식한다고 알려져 있는 그림자형 몬스터였다.
실체는 존재하지 않고 완전히 없애기 위해서는 대군마법이 필요하다고 한다.
검은 그림자 사이에서 기분 나쁜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킥, 키키, 키키킥! 무엇을 하고 계십니까. 그건 제 그림자입니다.”
“……?!”
여러 몬스터의 특성을 인자화시켜 인간의 몸에 싹트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몬스터 로드의 진정한 능력이었다.
동시에 마커스의 등 뒤에서 거대한 그림자가 튀어나왔다.
쿠쿠쿠쿠쿠쿠쿵-!
어마어마한 굉음과 함께 하늘에서 떨어진 검은 형체가 마치 운석처럼 오클랜드 지부를 초토화시켰다.
그것만으로도 부족한지 충돌 지점에서 터진 충격파가 근처에 있는 건물까지 몇 채나 무너트렸다.
‘저 말도 안 되는 위력은 도대체 뭐야?! 서, 설마…….’
5서클의 대군마법(對軍魔法) 익스플로젼도 저 정도는 아니었다.
케인첼은 본능적으로 저것이 수많은 몬스터의 특성이 합쳐져 만들어진 것임을 깨달았다.
마커스의 등 뒤에서 튀어나온 그림자가 마치 크라켄의 다리처럼 꿈틀대고 있었던 것이다.
그의 그림자는 시시각각 수많은 몬스터의 일부로 모습을 바꿨다.
와이번처럼 날개가 돋아났다가, 포 핸드 오우거처럼 추가로 두 개의 팔이 튀어나온다.
“크하하! 내 몸에 심어 둔 인자를 급히 발동시켰는데, 생각 이상으로 쓸 만하군. 이것이 바로 ‘몬스터 로드’의 진정한 능력이다!”
갑작스러운 괴물의 등장에 건물의 잔해에 깔려 있던 사람들이 비명을 질러 댔다.
“으아아아아! 저, 저게 뭐야!”
“그림자? 아, 아니 몬스터다!”
“사, 살려 줘! 누가 저것 좀 어떻게 해 줘!”
마커스의 몸에서 튀어나온 촉수가 근처에 널브러져 있던 사람들의 몸을 움켜쥐었다.
그제야 그림자 속에 파묻혀 있던 마커스의 얼굴을 본 사람의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지, 지부장님?!”
“미안하지만 봐 버린 이상 죽어라.”
촉수가 꿈틀거린다 싶더니 어마어마한 피 분수가 피어올랐다. 한순간에 오클랜드 지부는 전체가 지옥으로 변했다.
케인첼의 눈이 가늘어졌다. 마커스는 그림자만을 이용해서 여러 몬스터의 특질을 발휘하고 있었다. 만약 여전히 남아 있는 인간의 몸뚱이에 프라가라흐를 꽂아 넣을 수만 있으면 어렵지 않게 제압할 수 있을 것이다.
“킥,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겠군. 내 본체를 공격하겠다 이건가. 그렇지만 수많은 몬스터의 인자를 받아들인 이 몸에게 사각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흐으으읍……!”
마커스의 전신에서 뜨거운 증기가 모락모락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온도가 급격하게 올라갔다.
호흡을 하는 것만으로 주변의 환경을 변화시키는 것은 드래곤만이 가진 능력이었다.
마커스의 피부에 선홍색의 비늘이 돋아나고, 반쯤 벗겨진 머리카락 사이로 뿔이 튀어나왔다.
겉모습만 보면 영락없는 하프 드래곤이다.
‘서, 설마 드래곤의 인자까지 가지고 있다는 거야?!’
물론 특징 일부를 빌려 온 것일 뿐, 완전히 그 몬스터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드래곤이 숨을 들이마시는 이유는 하나뿐이지 않은가.
전신에 충만한 마나를 자신의 속성으로 물들여 발사하는 최강의 일격 드래곤 브레스.
비록 원본에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그 위력은 방금 전의 일격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것이다.
케인첼은 양손으로 듀렌달을 움켜쥐었다.
어느새 마커스의 입에서 입김이 아닌 불길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여기서 조금이라도 더 시간을 주었다가는 되돌릴 수 없는 일이 벌어질 것이다.
그것만은 어떻게 해서든 막아야 한다.
크롸롸롸롸롸롸-!!!
그렇지만 마커스가 한발 빨랐다.
케인첼은 상대의 입에서 어마어마한 불꽃이 뿜어져 나오는 것을 보며 반사적으로 알리오 올리오를 발동시켰다.
상대의 공격을 막기 위해서가 아니다. V자 형태로 오러의 벽을 세워 오히려 브레스를 자신의 몸 앞에 집중시킨다.
― 화염 저항력(97.1%)
어느새 거의 100%에 가깝게 오른 저항력이 그의 몸을 지켜 주고 있었다.
그렇지만 상대는 드래곤의 힘을 사용하는 남자. 그렇기에 조금이라도 브레스의 위력을 내릴 필요가 있었다.
케인첼은 손을 뻗어 듀렌달을 움켜쥐었다. 사용자의 오러를 극한의 냉기로 바꿔 주는 대영웅 롤랑의 검.
이것을 이용하면 설령 진짜 레드 드래곤의 브레스라 해도 막아 낼 수 있다.
“셔벗-!”
케인첼의 입에서 시동어가 튀어나온 순간, 극염의 불길이 케인첼의 몸을 덮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