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299)
요리하는 소드마스터-299화(285/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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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는 그저 마커스가 마지막으로 남긴 명령에 따라 적의를 뿜어 대며 돌진하고 있을 뿐이다.
제대로 된 진영을 이루기는커녕 대형 몬스터의 발길질에 작은 녀석들이 튕겨져 나갈 정도였다.
저래서야 불을 향해 달려드는 나방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렇지만 전력이 10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이상, 정면 승부로는 승산이 희박했다.
그렇기에 탈무스는 카락에게 최대한 적의 수를 줄이라고 명령했다.
그의 미스틱 아츠 라이징 스트라이크는 넓은 범위의 폭발을 일으킨다.
대군 마법처럼 다수의 적을 상대할 때 최고의 위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전사들이여! 지금부터 내가 길을 뚫겠다! 울부짖어라, 천둥도끼여! 네가 가진 진정한 힘을 해방할 때다!”
그러자 후욱, 하고 카락의 몸을 뒤덮고 있는 근육이 부풀어 올랐다.
폭력의 화신으로 변한 카락이 팔을 들어 올렸고.
“간다―――, 라이징 스트라이크!”
엄청난 포효와 함께 푸른 오러를 머금은 천둥도끼가 대지를 후려갈겼다.
쿠구구구구구궁-!
도끼가 직격한 지점을 중심으로 땅이 갈라지고, 지축이 뒤틀린다.
그 충격파만으로 놀 같은 소형 몬스터는 몸이 갈기갈기 찢어질 정도였다.
일격에 오십이 넘는 몬스터를 쓰러트린 카락은 땅을 박차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그리고 단숨에 몬스터의 파도를 향해 뛰어들었다.
안 그래도 강력한 각력이 오러로 인해 몇 배로 강화된 것이다.
낙하의 충격까지 더해진 착지는 투석기나 마찬가지였다. 카락의 발에 깔린 몬스터들의 머리통이 수박처럼 터져 나갔다.
거기서 또 한 번 라이징 스트라이크가 작렬했다.
그러자 지면에 마치 운석이라도 떨어진 것처럼 거대한 크리에이터가 만들어졌다.
카락은 최대한 화려하게 싸우고 있었다.
분명 지금 하고 있는 모든 행동이 결과적으로 아르곤에서 오크의 위상을 높여 줄 것이었다.
“전군 돌격! 한 마리도 이곳을 통과하게 두지 마라! 크라쉬!”
“게르마 크라쉬!”
대족장 아브힘의 고함 소리와 함께 후방에서 대기하고 있던 오크 전사들이 튀어나왔다.
놀이나 코볼트처럼 작은 놈들은 한 방에 머리가 깨져 널브러진다.
덩치가 큰 놈 역시 서너 방 얻어맞으면 몸이 추욱 하고 늘어졌다.
순식간에 오백에 가까운 몬스터가 시체가 되어 땅바닥을 나뒹굴었다.
오크 전사들 중에서도 몬스터 토벌의 최정예만이 모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 모습을 오클랜드 성에서 지켜보고 있던 병사들의 등이 축축해졌다.
“저, 저런 말도 안 되는 공격이라니……. 설마 오크 중에 소드 마스터가…….”
“……저 정도 위력이면 아무리 튼튼한 성채라도 순식간에 허물어질 거야. 설마 지금까지 저런 놈들을 상대로 전쟁을 한다고 설쳤단 말인가…….”
“멍청해서 할 줄 아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놈들인 줄 알았는데…….”
그렇지만 여전히 몬스터의 수는 많이 남아 있었다.
그때 하늘을 질주하고 있던 와이번 라이더들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지금이야말로 우리의 무서움을 보여 줄 때다! 다수의 몬스터가 밀집한 장소 위주로 번개 주머니를 투척하라!”
그러자 와이번 라이더들은 일제히 작은 천에 싸여 있는 무언가를 밑으로 던졌다.
번개 주머니는 땅에 떨어진 충격으로 터졌고. 그 순간 어마어마한 전격이 뿜어져 나왔다.
그것은 크라켄의 내장 기관을 오크 주술사들이 특수하게 가공하여 만든 무기였다.
평소에는 아군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기에 사용하지 않았던 물건이다.
그렇지만 지금 전장에 있는 오크 전사들은 전부 케인첼이 만든 크라켄 구이를 먹었다.
라텍스(Latex).
피부를 마치 고무처럼 탄력 있게 만들어 물리적인 충격을 경감시키고, 전격에 피해를 입지 않게 된다.
물론 그것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는 이번뿐이다.
그렇지만 지켜보고 있는 병사들은 번개 주머니를 오롯이 오크가 가진 무기로 생각할 것이다.
파지지직-!
수십 개의 번개 주머니가 일제히 터지며 전장을 하얗게 수놓는다. 물론 그것으로 몬스터를 일격에 죽일 수는 없다. 그저 잠시 몸을 마비시켜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 뿐이다.
그렇지만 숙련된 몬스터 사냥꾼인 오크 전사들에게 있어 그 정도면 충분하고도 남았다.
“게르마 크라쉬!”
오크들의 함성과 고통에 찬 몬스터의 신음이 난잡하게 뒤섞인다.
결국 전투가 벌어진 지 2시간이 지난 후.
드넓은 평원에 움직일 수 있는 몬스터는 한 마리도 남지 않았다.
문자 그대로의 대승리였다.
* * *
탈무스는 양손을 번쩍 들고 케인첼을 맞아 주었다.
“자네 말대로 크라켄 구이를 먹었더니 전기에 피해를 입지 않더군. 게다가 작은 충격 정도는 그대로 튕겨 내. 덕분에 거의 피해 없이 몬스터 군단의 섬멸을 마칠 수 있었네.”
특히 번개 주머니를 이용해 다수의 몬스터를 일시적으로 행동 불능으로 만드는 전략이 굉장히 유용했다.
아무리 오크 전사가 강하다 해도 몬스터 군단의 수가 10배 가까이 많았다.
크라켄 요리를 먹고 라텍스 상태가 되지 않았다면 이긴다고 해도 상당한 피해를 입었을 것이다.
“뭐, 저도 좋은 것을 배웠으니 서로 윈 윈 했다고 하죠.”
설마 요리에 쓰고 남은 크라켄 내장에 전기를 일으키는 능력이 있었을 줄이야.
‘브리타니아로 돌아가는 길에 몇 마리 잡아서 비축해 놓아야겠네.’
그 정도로는 만족할 수 없다는 것처럼, 탈무스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 몸을 은혜도 모르는 야만인으로 만들지 말게나. 자네를 위한 축하연이 준비되어 있네. 특히나 데이나가 아무쪼록 꼭 참석해 달라고 하더군.”
그러자 케인첼의 볼을 타고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매일같이 구혼을 하는 데이나를 떼어 놓기 위해 큰맘 먹고 정체까지 밝혔다. 그런데 그녀는 종족의 차이 정도는 아무 상관도 없다며 호쾌하게 웃어 댔다.
정 거슬리면 주술로 피부색만 회색으로 바꾸면 아무도 못 알아볼 거라며 장담했다.
“……아무래도 슬슬 브리타니아에 돌아가 봐야 할 것 같아서 말입니다.”
“후, 그런가. 자네 같은 영웅을 잡아 두기엔 내 딸이 매력이 부족한가 보군. 알겠네.”
“아하하…….”
역시나 수많은 오크 부족을 이끄는 대족장답게 케인첼의 의중을 정확히 꿰뚫어 보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오크 셰프들을 보지 않고 가도 되겠나.”
그러자 케인첼의 입술이 씰룩거렸다.
“그랬다가는 분명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것들이 잔뜩 생각날 겁니다. 그러다 보면 적어도 반년은 떠나지 못하겠죠. 그러니까 뒤를 부탁하겠습니다.”
결국 탈무스는 참지 못하고 배를 잡고 웃기 시작했다. 케인첼의 말에 담긴 의미를 이해한 것이다.
“으하하. 역시 자네는 최고야. 맞네. 겨우 한 번의 전투로 수백 년 동안 인간과 오크 사이에 쌓인 것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
어쩌면 그의 수명이 다하기 전에 완전한 독립을 이루는 것은 불가능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태산이 무너지는 것도 작은 균열부터 시작이지 않은가. 이 몸이 하지 못한 것은 카락이. 그리고 그 아들이 계속해서 이어 가겠지. 하나는 전체를 위해, 그리고 전체는 하나를 위해라는 말에는 그런 의미도 담겨 있는 것이라네.”
케인첼이 떠나려고 하자 전투의 뒤처리를 하고 있던 카락이 다가왔다.
그는 묘하게 그윽한 눈으로 한동안 케인첼을 바라보고는 불쑥 무언가를 내밀었다.
“이걸 받아 주겠나, 케인첼 반 지스타드.”
“…….”
그것은 몬스터의 피가 뚝뚝 떨어지는 엄청난 크기의 도끼였다.
프라가라흐처럼 고유 스킬을 지닌 보구, 천둥도끼.
그것을 닦지도 않고 내민 것이다. 호쾌한 성격의 오크다운 모습이었다.
케인첼은 마른침을 삼켰다.
천둥도끼는 신기라고 불릴 정도의 보구지만 과연 제대로 다룰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싶었다.
인간에 비해 기본적으로 체력과 근력 스테이터스가 높은 오크.
그중에서도 소드 마스터인 카락만이 겨우 들고 휘두를 수 있는 무기였다.
카락은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원래는 데이나와의 결혼 선물로 주려고 했는데. 정말 아쉽게 되었단 말이지.”
“…….”
카락은 천둥도끼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을 덧붙였다.
“이건 말이다. 거인족의 왕을 꿰뚫어 죽였다는 신기(神器)로 만든 물건이다. 크, 크흠. 확실히 인간이 다루기엔 심하게 크긴 하군. 마음에 들지 않으면 녹여서 말편자라도 만들어서 써라.”
그 순간 케인첼의 어깨에서 점액질의 무언가가 튀어나왔다. 비숍은 촉수의 끝을 혓바닥으로 바꾸고는 천둥도끼의 자루를 핥았다.
― 오옷, 이 이 맛은……!
‘무슨 소리야, 비숍. 너는 맛을 볼 줄 모르잖아.’
― ……크흑. 아픈 곳을 찌르는군. 하여간 파트너의 프라가라흐와 같은 재질이다. 마커스 놈이 이상하게 이것을 두려워하는 것 같더니 그런 이유에서였군.
케인첼의 눈이 커졌다.
안 그래도 프라가라흐 하나만으로는 수많은 악마 대공을 상대하는 데 한계를 느끼고 있었다.
거기에 천둥도끼가 더해지면 칠 대 미덕의 전력이 엄청나게 상승할 것이다.
그렇지만 문제는 과연 누가 이것을 다룰 수 있는가였다.
“그건 이 가웨인 님에게 맡기라고! 으헤헷! 뭐, 도끼는 조금 취향이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무려 고유 스킬까지 있는 놈이잖아.”
가웨인은 도대체 어디에서 튀어나왔는지 눈을 빛내며 천둥도끼에 볼을 비벼 댔다.
그리고 팔을 빙글빙글 돌리며 양손으로 도끼 자루를 움켜쥐고 힘을 주었다.
“끄으으으응……!”
그렇지만 천둥도끼는 약간의 미동만을 할 뿐 좀처럼 들 수 없었다.
“으아악! 이런, 젠장! 이거 완전 스타일 구기네. 이러면 나도 다 생각이 있다고. 제3식 유아독존(唯我獨尊)……!”
결국 오러 블레이드까지 발동시키고서야 천둥도끼를 들 수 있었다.
“……헉, 허억, 흐윽. 어떠냐, 케인첼. 가웨인 님에게 최고로 잘 어울리는……. 커, 커헉…….”
그렇지만 거기까지였다.
가웨인은 천둥도끼를 들어 올린 자세 그대로 뒤로 넘어졌다.
아무래도 마커스와의 격렬한 싸움으로 인해 오러가 고갈된 것 같았다.
케인첼의 눈이 가늘어졌다. 가웨인이 촐싹거리면서 증명해 보였듯 이것을 다룰 수 있는 인간은 없다. 그나마 멜리오트 정도나 어찌 다뤄 볼 수 있을까.
‘애초에 오크를 위해 만들어진 무기니 어쩔 수 없나.’
그 순간 케인첼의 뇌리에 무언가가 번개처럼 스치고 지나갔다.
‘잠깐만. 분명 녹여서 말편자라도 만들라고 했잖아?’
물론 신기를 말편자로 쓰는 멍청이는 없다. 그렇지만 천둥도끼로 다른 무기를 만든다면 어떨까.
적어도 세 자루. 검날만을 만든다면 다섯 자루는 나온다.
분명 앞으로 악마 대공과의 싸움에서 엄청난 전력이 되어 줄 것이다.
케인첼의 눈이 묵빛으로 번들거리는 도끼 자루에 꽂혔다.
‘음, 만들고 남으면……. 그러니까 남으면 말이지. 작은 냄비 하나 정도는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번개가 담겨 있는 신기니까 분명 튀김이 엄청 맛있게 될 거야.’
그렇지만 과연 신기를 녹여 새로운 신기를 만들 수 있는 대장장이가 얼마나 될까.
혹시나 싶어 물어보자 카락 역시 고개를 가로저었다.
“음, 천둥도끼를 만든 야장(冶匠)이라. 적어도 아르곤 대륙에는 그 정도 실력을 지닌 장인이 없다. 아, 그래. 분명 천둥도끼를 만든 사람이 ‘송’이라는 나라에 산다고 들은 것 같군.”
“……?!”
‘송’이라면 분명 브리타니아에서도 배를 타고 동쪽으로 몇 달을 항해해야 갈 수 있는 명나라의 전대 국호였다.
케인첼은 목걸이로 만들어서 걸고 있던 작은 머리 장식을 꺼냈다.
안 그래도 스승 적운의 뜻을 위해서라도 한 번쯤은 가야 하는 장소였다.
케인첼은 브리타니아의 수호신 칠 대 미덕이다.
개인적인 용무로 반년이 넘는 시간을 배 위에서 보낼 수는 없었다.
그렇지만 악마 대공과 맞설 무기를 만들기 위해서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옥으로 된 머리 장식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여기에는 적운의 마음이 담겨 있다.
‘이것으로 적운 스승님의 유품을 상아 아가씨에게 전할 수 있겠군.’
그렇지만 신대륙과 중앙 대륙만 해도 광활한 대양을 넘어야 한다.
그런데 거기서 또 동대륙으로 가기 위해서는 그 배에 가까운 시간이 필요하다.
거의 반년 가까이 배 위에서 생활해야 하는 것이다.
‘……그건 좀 싫은데.’
무엇보다 제대로 된 요리를 할 수 없다는 점이 컸다. 그때 카락이 케인첼의 곁으로 다가와 속삭였다.
“이제 와서 브리타니아로 떠나는 배를 구하기는 힘들겠군. 자네만 괜찮으면 와이번으로 데려다주지. 뭐, 해안가에 도착해서 화살 세례나 당하지 않으면 다행이겠지만 말이다.”
와이번을 타고 간다면 몇 배는 빨리 브리타니아에 도착할 수 있다. 그렇지만 와이번 또한 살아 있는 생물이다. 단숨에 동대륙까지 날아가는 것은 무리였다.
그때 구세주가 찾아왔다.
“이히히. 그거라면 나한테 맡기면 되잖아, 지스타드.”
‘이 방정맞은 목소리는 설마…….’
거기에는 지스타드 영지의 수호룡이 된 마그누스 바실레이아가 있었다.
본능적으로 그 정체를 알아차린 탈무스와 카락이 무릎을 꿇었다.
“위, 위대하신 종족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히히히. 그렇게 예의를 차릴 필요 없어. 어차피 바로 갈 건데 뭐. 그런데 지스타드. 분명 수호룡이 되어 주는 대신 매주 밀푀유 나베를 만들어 주기로 했잖아. 그런데 이렇게 오랫동안 자리를 비우면 어떻게 하냐.”
“……그거라면 오라클 양에게 부탁해 놨을 텐데요.”
“그녀가 만든 밀푀유도 맛있지만 역시 네가 만든 것이 최고거든.”
아무리 케인첼의 요리가 먹고 싶다고 해도 설마 신대륙까지 쫓아올 줄이야.
황당해하는 케인첼에게 마그누스가 실없는 미소와 함께 어깨를 으쓱거렸다.
“그건 농담이고. 지금 당장 동대륙으로 가야 할 일이 생겼어. 자세한 이야기는 가면서 하도록 하자.”
케인첼의 눈이 커졌다. 도대체 동대륙에 무슨 일이 일어났기에 카르마에 얽매여 마법조차 제대로 쓰지 못하는 마그누스가 대륙을 건너온 거란 말인가.
“……알겠습니다. 그럼 바로 출발하도록 하죠.”
케인첼은 갑작스런 드래곤의 등장에 굳어 있는 오크들을 보며 입맛을 다셨다.
이제는 완전히 정이 든 셰프들에게 제대로 된 작별 인사조차 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그렇지만 머지않아 자신이 알려 준 물과 불, 그리고 바람과 대지의 요리가 아르곤 전역으로 퍼질 것이다.
그것이 분명 아르곤인들의 몸에 있는 몬스터 인자를 없애 주겠지.
“그럼.”
케인첼은 마음속으로 신대륙에 작별 인사를 하며 마그누스의 등 뒤에 올라탔다.
갑자기 엄청난 크기의 드래곤이 나타나자 오클랜드 성채에서 작은 소란이 일어났다.
그렇지만 그건 남겨진 자들의 몫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