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30)
요리하는 소드마스터-30화(3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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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삼 일이라는 시간은 길었다.
아예 굶는 것도 아니고 매일 호밀빵과 양배추 수프를 먹어도 된다고 했다.
처음에는 어렵지 않게 버틸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양배추 수프 이거······. 완전 영애들이 살 빼려고 먹는 음식이잖아?’
고기는 닭 가슴살이 약간 들어갔을 뿐.
재료의 대부분이 야채였다.
그나마 이번 주의 일정이 상당히 여유롭게 짜여 있다는 점이 다행이었다.
곧 있을 서바이벌 훈련 전까지는 대부분 실내교육 위주.
케인첼이 배를 붙잡고 있자 아벨이 걱정스런 표정으로 물었다.
“어디 몸이라도 안 좋아? 며칠 째 식사도 제대로 안 하는 것 같고······. 음, 잠시만 기다려 봐. 신관을 불러서 축복이라도 걸아 달라고 할 테니.”
“······아, 괜찮아. 이번 주말에 아주 특별한 훈련이 예정되어 있거든. 이러는 건 그 준비.”
“특별한 훈련?”
“전부 황색 기사단을 위해 하는 일이야. 나도 앞으로 있을 훈련에서 높은 등급을 받고 싶으니까. 그 준비지.”
그러자 아벨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열심히 하는 것도 좋지만 쉴 땐 쉬자고. 하여간 곤란한 일이 있으면 언제라도 말해 줘. 마이스터 없이 앞으로 훈련을 어떻게 받으라고.”
케인첼은 아벨의 말 속에 담긴 진심을 읽을 수 있었다.
‘정말 나를 걱정하는가 보구나.’
케인첼의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가 떠올랐다.
처음으로 갖게 된 친구는 의외로 마음이 따뜻했다.
“고맙다, 아벨.”
세컨드 시즌은 단체전이다.
케인첼이 강해진다는 것은 기사단 전체의 전력이 늘어난다는 뜻.
‘황색 기사단······. 아니, 나를 걱정해 준 아벨을 위해서라도 조금이라도 더 강해 져야 해.’
그러기 위해선 이 미칠 듯 한 배고픔을 견뎌야 했다.
케인첼은 빈속을 채우기 위해 수통에 담긴 물을 마셨다.
꿀꺽꿀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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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든에게 요리를 배우기로 한 날이 되었다.
케인첼은 가벼운 옷을 입고 고든을 찾아갔다.
갑옷도 셰프복도 입지 말고 오라고 했다.
“약속대로 삼 일 간 정해진 음식만 먹었겠지.”
“예, 셰프.”
“원래는 아예 굶고 해야 하지만, 수련 기사에게 그럴 수 없으니 최소한의 식사는 하게 한 것이다.”
순간 케인첼의 얼굴에 황당함이 떠올랐다.
원래는 더 빡센 내용이라고?
고든은 턱을 만지며 말을 이었다.
“지금부터 너에게 한 그릇의 요리를 만들 수 있을 안목을 갖게 해 주마. 그것은 배고픔과 함께해야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
“예, 셰프!”
“도구는 컴뱃 나이프와 식칼 하나만을 챙겨라. 여러 용도로 써야 할 테니 가장 손에 익은 놈으로 고를 수 있도록.”
도대체 한 그릇의 요리를 완성하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일까.
그 답은 지금부터 찾아야 했다.
“따라와라.”
고든을 따라 간 곳은 케인첼에게 익숙한 장소였다.
“······여기는 서바이벌 교장 아닙니까.”
루키 클래스 수련 기사들이 다음으로 받게 되는 것이 바로 서바이벌 훈련이다.
기사는 아무것도 없는 야생에 떨어지더라도 강한 생명력과 의지로 살아남을 줄 알아야 한다.
그것에 대해 배우는 것이 서바이벌 훈련이었다.
‘나뭇잎을 모아 집을 만들고, 식수를 확보하고. 먹을 수 있는 식물을 채집하고, 동물을 사냥해 고기를 얻는 법을 배우지.’
검술이 아무리 강하다 해도 그것만으로 인간은 살아남을 수 없다.
특히 기사는 야전에서 다른 사람들을 이끄는 리더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의 의, 식, 주까지 해결해 주기 위해선 야생에서 살아남는 법을 완전히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벌써 여러 번 받은 훈련이야.’
게다가 유일하게 케인첼이 좋은 성적을 거둔 훈련이기도 했다.
가진 거라곤 몸뚱이 뿐이었던 케인첼은 어릴 때부터 숲을 누비며 살아왔다.
먹을 수 있는 식물이나 약초를 구분하는 법.
야생 동물을 사냥해 고기를 얻는 것 정도는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다.
‘야생에서는 뛰어난 검술보단 작은 트랩 하나를 만들 줄 아는 것이 더 도움이 되니까.’
“그럼 지금부터 한 그릇의 요리를 완성하는 법을 알려주마. 아니, 정확히 말하도록 하마. 알려주는 것은 야생이다. 제한 시간은 이틀. 이곳에서 음식이 아니라, 한 그릇의 요리를 완성해서 나에게 가지고 오거라. 그러면 너에게 귀빈을 대접할 요리를 만들게 해 주마.”
“······그럼 식칼을 챙기라고 한 이유는······.”
“그래. 요리를 하기 위해서지. 다른 재료는 일체 제공하지 않는다. 야생에서 구할 수 있는 모든 것이 식재료가 될 테니까.”
케인첼은 마른 침을 삼켰다.
말도 안 되는 미션이었다.
이곳은 서바이벌 훈련을 위해 만들어진 장소. 냇가에는 쉽게 잡을 수 있는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숲에는 들짐승이 뛰어다닌다.
숲을 뒤지면 어렵지 않게 먹을 수 있는 채소와 버섯 등을 채집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어디까지나 살아남기에 최적화된 장소일 뿐.
여기서 한 그릇의 요리를 완성하라니?
“······조리와 요리의 차이는 알려주시지 않는 겁니까.”
“답은 이곳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너무 어려운 것 같으니 작은 힌트를 주도록 하마. 지금 엄청나게 배가 고프지 않느냐. 그럼 무엇을 해야 하지?”
“음식을 먹어야 합니다.”
“그래. 그저 이곳을 조금 넓은 식료품 저장고라 생각하고 네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요리를 만들어 보거라. 기대하고 있으마.”
“예, 셰프.”
케인첼은 두 자루의 칼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고든의 말이 맞았다.
우선 뭐라도 먹지 않으면 위험 할 것 같았다.
더 굶었다간 뛰어다닐 힘도 없어질 테니까.
그 전에 최대한 많은 식재료를 확보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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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먹을 수 있겠어.”
케인첼은 나뭇잎을 엮어 만든 바구니 안에 나무 열매를 잔뜩 담았다.
그 안에는 갖가지 뿌리채소와 식용 버섯, 강에서 잡은 물고기가 담겨 있었다.
‘그럼 이번엔 덫을 놓아둔 장소에 가 볼까?’
그러자 운이 좋게도 작은 들짐승 한 마리가 올가미 덫에 걸려 있었다.
조미료로 쓸 수 있는 몇 가지 허브와 암염까지 한 덩이 구할 수 있었다.
와삭-!
케인첼은 나무 열매 하나를 우물거렸다.
모든 스테이터스가 상승한 덕분일까.
케인첼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빠르게 숲을 휘젓고 다닐 수 있었다.
‘몸이 가벼워. 이 정도면 하루 종일 뛰어 다녀도 괜찮겠는데.’
순식간에 엄청난 양의 식재료들을 구할 수 있었다.
어차피 이곳은 훈련용 교장. 갑자기 맹수가 습격할 것을 걱정할 필요도 없었다.
폴른 스타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니 더욱 여유로웠다.
“후······. 대충 재료 준비는 되었는데······. 문제는 아직 조리와 요리의 차이를 모른다는 거지.”
그때 잠시 잊고 있던 허기가 몰려왔다.
“아, 우선 뭐라도 먹고 생각해 보자!”
케인첼은 냇가로 가서 우선 모닥불부터 폈다.
숲속에서 주워온 낙엽과 마른 나무를 이용하자 어렵지 않게 불을 피울 수 있었다.
우선 암염을 뿌려둔 생선에 돌로 빻은 허브를 발라 비린내를 제거한다.
꼬치에 끼워서 굽자 순식간에 익어 기름이 뚝뚝 떨어졌다.
‘버섯과 나무 열매들도 마구 구워 보자고.’
그렇게 훌륭한 한 끼 식사가 탄생했다.
“역시 요리를 배워 두길 잘 했네. 밖에서도 이 정도 수준의 음식을 먹을 수 있다니.”
버터가 있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이곳은 야생. 그런 것까지 바랄 수는 없다.
케인첼은 순식간에 산더미 같았던 음식을 전부 먹어 치운 후, 배를 두들겼다.
“아······, 맛있었다.”
배가 부르자 생각을 할 여유가 생겼다.
어느새 하늘에는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은 별들이 떠 있다.
‘원래는 열심히 식재료를 찾아다니며 자연스럽게 얻을 깨달음이 있는 것 같은데. 이렇게 쉽게 끝내 버렸으니.’
케인첼은 입맛을 다셨다.
어릴 때부터 숲을 뛰어다니며 커왔기에 야생에 대해서는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거기에 무언가 놓친 것은 없을까.
“조리와 요리······. 도대체 무슨 차이가······.”
야생에는 먹을 수 있는 것들이 잔뜩 있다.
배가 고픈 케인첼은 그것들을 먹었다.
‘소금을 뿌려 익히고, 버섯을 꼬치에 끼워 굽고······. 먹기 위해 식재료를 가지고 음식을 만들었어. 조리를 한 거야. 그게 요리가 되려면 도대체 무엇이 빠져 있는 거지?’
케인첼은 시선을 이동해서 숲에 있는 모든 것들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고든은 분명 해답은 야생 안에 있다고 했다.
팍팍팍-!
작은 들짐승이 먹이를 찾기 위해 땅을 파헤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다시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왜애앵-!
화려하게 피어 있는 꽃 주위에는 꿀을 따기 위한 벌이 날아다녔다.
‘그래, 모두가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음식을 찾고 있어······. 나도 만약 서바이벌 기술이 없었으면 저렇게 무언가를 먹기 위해 필사적으로 음식을······.’
아!
순간 너무나 어이없을 정도로 간단하게 수수께끼의 실마리가 풀렸다.
케인첼의 눈동자에 꽃이 비쳤다. 아름다운 모습으로 벌을 유혹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잿빛 털을 가진 들짐승이 귀를 쫑긋거렸다.
맹수에게 몸을 숨기 위해 자신의 털 색깔을 바꾸는 녀석이었다.
이런 야생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들조차 자신을 치장하고 있었다. 그리고······.
분명 요리에도 그런 기술이 있었다.
케인첼은 자신도 모르게 외쳤다.
“······그래, 내가 만든 요리에 빠져 있던 것! 그건 플레이팅이잖아!”
음식을 그릇에 담는 기술을 뜻하는 단어였다.
지금까지는 그저 맛있게만 만들면 그것으로 요리에 필요한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그것만으론 요리에 필요한 과정 한 가지가 부족했다.
한 그릇의 요리가 완성되기 위해선 음식을 그릇에 담는 모양까지 신경 써야 한다.
나아가 코스 요리라면 내놓는 순서와 맛의 어우러짐 또한 고려하는 것이 플레이팅이다.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하자 지금까지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마구 떠올랐다.
“······별 것 아닌 요리도 담아내는 방식에 따라 최고급 요리처럼 보일 수 있어. 지금까지 내가 한 칼질은 그저 식재료를 다듬고 음식을 썰었을 뿐이잖아. 그래서 초급 검술밖에 오르지 않았던 거야.”
하지만 플레이팅에도 신경을 쓰면 어떻게 될까?
“담는 방식에 따라 같은 음식이라도 완전히 다른 요리처럼 보이게 할 수 있어. 그래, 마치 중급 검술처럼!”
케인첼의 입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어째서 이런 간단한 것을 지금까지 떠올리지 못했던 것일까.
지금까지 취사실에서 만든 음식에는 플레이팅을 할 필요가 없었다.
한 번에 잔뜩 만들어 배식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그것을 한 그릇에 옮겨 담기 위해선 플레이팅을 해 주어야 한다.
입술을 핥았다.
고든이 내민 수수께끼와 중급 검술의 실마리가 동시에 풀렸다.
“플레이팅······. 즉 장식 레벨을 올린다면 분명 중급 검술을 얻을 수 있을 거야.”
수수께끼가 풀린 이상 망설일 필요는 없었다.
지금부터 눈앞에 있는 식재료로 음식을 만든다.
플레이팅에 신경 쓰며 그릇에 담는 것으로 한 그릇의 요리가 완성된다.
그것을 고든에게 평가 받아 좋은 결과를 얻어 낸다면 분명······.
케인첼은 눈이 반짝였다.
이틀이 걸릴 거라고 했던 고든에게 반나절 만에 찾아낸 해답을 보여주자.
과연 어떤 표정을 지을까?
그의 말대로 해답은 야생 속에 있었다.
아니, 숲 속에서 자라온 케인첼은 이미 답을 알고 있었다. 그저 깨닫지 못했을 뿐.
케인첼은 식칼을 쥐었다.
이제부터가 본 게임이었다.
야생의 가르침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