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309)
요리하는 소드마스터-309화(295/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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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여전히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뽀얀 국물을 입으로 가져갔다.
삼사탕은 백년독각사 고기 안에 찹쌀과 여러 영초를 넣고, 천년설삼과 갖은 영약을 함께 끓인 요리다.
그러면 천년설삼의 향과 맛이 고기에 배어들고, 기름은 찹쌀이 흡수한다.
만약 다른 식으로 요리했다면 만드는 과정에서 손실되는 부분이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접시 안에는 수많은 영약과 영초, 그리고 영물의 기운이 전부 담겨 있었다.
고기가 귀한 지방에서 원기를 보충하기 위해 고안해 낸 방식을 사용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뽀얀 국물에서는 여전히 뜨거운 김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것을 단숨에 들이켠다.
“……?!”
순간적으로 케인첼의 움직임이 멈췄다. 그만큼 삼사탕의 맛이 충격적이었던 것이다.
뱀 고기에서는 특유의 비린 맛이 난다. 그런데 그것이 산삼과 만나 너무도 향긋한 냄새로 바뀌어 있었다.
이 정도면 반천련에 소속된 고수들이 지금 당장 담을 넘을 기세로 몰려든 것도 이해가 갈 정도였다.
아니, 다이달로스의 미궁이 없었으면 칼을 뽑아 들고 덤벼들었을 것이다.
케인첼은 혀끝에 남아 있는 산삼의 향을 즐기며 스푼을 이용해 고기를 반으로 잘랐다.
어찌나 부드러운지 힘을 많이 줄 필요도 없었다.
“오옷……!”
그러자 그 안에 품고 있는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찹쌀밥이 모습을 드러냈다.
뱀 고기의 기름기를 듬뿍 머금어서인지 새하얀 진주처럼 반짝거린다.
같이 끓여 준 구엽자지선란의 열매가 백년독각사의 독기를 전부 흡수했는지 빵빵하게 부풀어 있었다.
아쉽지만 그건 먹을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렇지만 열매의 향은 새하얀 찹쌀밥에 고스란히 배어 있을 것이다.
‘원래는 고기부터 먹을 생각이었는데…….’
이미 눈에 들어온 이상 멈출 수는 없었다. 케인첼은 쫀득거리는 찹쌀밥을 떠서 입으로 가져갔다.
“으음……. 이거 진짜 장난 아니네?”
그저 고기의 기름기가 빠져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넣어 준 것뿐이었다.
그런데 국물을 적당히 머금은 찹쌀밥은 부드러우면서도 묘한 찰기가 있었다.
브리타니아에서는 접할 기회가 없는 신기한 식감. 그럼에도 너무나 맛있다.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독고천의 눈이 새빨갛게 변했다. 마치 주화입마에라도 걸린 것처럼 보이는 얼굴이었다.
“크흑, 이런 젠장. 괜히 구경한다고 했군……. 도대체 어떤 식으로 탕을 끓이면 고기 안에서 저렇게 맛있어 보이는 찹쌀밥이 나올 수가 있지?”
그렇지만 사실은 그저 먹고 싶은 것을 억지로 참고 있을 뿐이었다.
케인첼은 이번에는 요리의 메인 재료라고 할 수 있는 뱀 고기에 손을 뻗었다.
탕으로 끓이니 정말 닭고기와 거의 차이가 없는 모습이다.
‘마치 전신이 닭 날개로 되어 있는 것 같네. 그렇지만 맛은 어떨까?’
케인첼은 입안 가득 뱀 고기를 집어넣고 씹었다. 그리고 경악했다.
“……?!”
기름기가 빠져 야들야들하게 변한 속살과 쫄깃한 껍질의 맛이 동시에 느껴진다.
씹을 때마다 진한 육즙과 함께 고기에 배어든 산삼의 맛이 흘러나온다.
푹 고와서인지 미처 발라내지 못한 연골까지 그대로 먹을 수 있었다.
“으, 이건 도저히 멈출 수 없겠는데. 자,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먹어 보실까.”
케인첼은 팔을 걷어 올리고 맨손으로 뱀 고기를 찢었다.
우선 국물에 찹쌀밥을 섞어 준 후에 푹 삶아서 부드럽게 변한 산삼을 으깨 준다. 거기에 뱀 고기를 올려 입으로 가져갔다.
그것을 단숨에 삼키자 전신에 묘한 힘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영약과 영초, 그리고 영물의 기운이 담긴 요리가 소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지만 영기를 흡수하기 위해서라는 목적을 제외하고서도 너무나 맛있었다.
잠시도 먹는 것을 멈출 수 없을 정도였다.
뜨거운 탕을 먹어서인지 케인첼의 전신에서 비 오듯 땀이 쏟아져 내렸다.
그 모습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독고천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거, 검은 땀이라고……? 설마 지금까지 임독양맥조차 타통하지 않은 상태였단 말인가!?”
독고천이 놀란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었다. 초절정 고수의 몸은 대부분 임독양맥이 뚫려 있는 상태다.
그것은 내공이 지나다니는 통로의 일종으로 화기가 담긴 음식을 먹다 보면 점점 막히게 된다.
그래서 초절정 고수가 되기 위해서는 운기조식 등을 이용해 임독양맥을 넓혀 주어야 한다.
거기서 더 나아가 생사경의 고수가 되기 위해서는 목숨을 걸고 생사현관을 뚫어 주는 의식을 치러야 한다.
그러면 전신이 무공을 익히기에 최적인 상태로 변하게 되는데, 그것을 환골탈태(換骨奪胎)라고 부른다.
그것은 독고천조차 도달하지 못한 경지였다.
“믿어지지 않는군…….”
영약을 먹는다고 탁기에 막혀 있던 경맥이 뚫린다면 초절정 고수가 되지 못한 이가 어디 있겠는가.
영약에 담긴 기운을 흡수하기 위해서는 심법을 통해 자신에게 걸맞은 내공으로 정제해 주어야 한다.
그런데 그 모든 과정이 생략된 채, 그저 먹는 것만으로 자신의 것으로 만든 것이다.
“……도대체 본좌의 눈앞에서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단 말인가. 수천 년이 넘는 강호무림의 긴 역사 동안 저런 경우는…….”
경악한 것은 케인첼 역시 마찬가지였다.
눈앞이 어지러울 정도로 많은 상태창이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전부 읽는 것조차 불가능할 정도의 속도였다.
[?성급 요리 ‘영약만점 삼사탕’을 시식했습니다.] [미식 레벨의 영향으로 인해 ‘천년설삼’의 영기가 전신으로 퍼져 나갑니다.] [미식 레벨의 영향으로 인해 ‘천년하수오’의 영기가 전신으로 퍼져 나갑니다.]…….
….
….
[막혀 있던 ‘임독양맥’이 뚫리며, 전신에 영기가 차오릅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
….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엄청난 양의 경험치를 단 한 번의 식사로 획득한 것이다.
레벨이 단숨에 130으로 상승하며 벽에 가로막혀 있었던 스테이터스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케인첼은 아무 말도 못하고, 자신의 몸을 바라보았다.
마치 갓 태어난 것처럼 피부가 매끈하게 변해 있었다. 그러면서 힘이 넘친다.
‘도대체 뭐지? 내가 언제 부스터를 발동시켰나? ……자, 잠깐만!’
케인첼은 진각을 밟아 보았다. 그러자 오러의 폭풍이 휘몰아치며 엄청난 속도로 몸이 앞으로 쏘아져 나갔다.
따로 의식할 필요도 없이 전신의 근육에 딱 필요한 만큼 오러가 공급되고 있었다.
말 그대로 상시 부스터 상태가 된 것이다.
케인첼은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오옷! 이거 잘하면 트리플 부스터까지 가능하겠는데?’
놀라움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임독양맥의 타통으로 인해 절단 저항력(46.7%)이 새로운 스킬로 승화됩니다.] [‘초급 금강불괴’가 생성되었습니다.]금강불괴라면 코카트리스 양념 치킨을 먹으면 될 수 있는 특수 상태였다.
전신의 피부가 어느 정도의 충격은 그대로 튕겨 낼 정도로 단단해진다.
다만 절단 저항력이 낮아서인지 얻은 것이 초급 스킬이라는 점이 아쉬울 뿐이다.
‘게다가…….’
새롭게 스킬이 업그레이드된 것은 절단 저항력뿐만이 아니었다.
맹독 저항력은 상급 만독불침이 되었고. 화염 저항력은 상급 극열지옥으로 변했다.
케인첼의 변화를 가장 처음 감지한 것은 몸을 공유하고 있는 비숍이었다.
―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파트너! 순수하게 음식에 담긴 영기만으로 전신의 탁기를 몰아내다니! 말 그대로 전대미문의 일이로다!
‘……이게 그렇게 대단한 일이야? 난 그저 영약으로 요리를 해서 먹었을 뿐인데.’
― 대단하고말고! 이것으로 파트너는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초월자의 범주에 들 수 있게 되었다!
‘……초월자라고?’
― 그건 인간이 가진 수명에서 벗어난 자들을 말한다. 쉽게 말하자면 파트너는 그랜드 소드 마스터의 초입에 들어섰다고 할 수 있지.
‘……?!’
― 물론 완전히 생사경에 들어섰다고 하기에는 조금 부족하지만, 이것으로 앞으로 백 년은 젊음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운용할 수 있는 오러의 효율이 좋아졌다. 이제 간단한 스킬 정도는 하루 종일 써도 피로를 느끼지 않을 것이다.
‘오……. 그럼 양파 검술로 한 번에 수백 명이 아니라 수천 명이 먹을 식재료도 다듬을 수 있는 건가.’
― …….
확인해 보니 한 번에 다룰 수 있는 오러의 총량 또한 거의 3할 가까이 늘어나 있었다.
영약 삼사탕 한 그릇을 먹었을 뿐인데 이토록 놀라운 변화가 일어날 줄이야.
사실 독고천이 마늘 뿌리 다루듯 해서 그렇지, 거기에 들어간 영초 한 뿌리면 성 하나를 살 수 있는 보물이다.
게다가 미식 스킬의 영향으로 요리에 담긴 기운을 전부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그것은 암흑마신공을 10성까지 익힌 독고천조차 불가능한 일이었다.
케인첼은 어느새 텅 빈 냄비를 보며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윽, 조금 과식했나.”
아무래도 완전히 소화시키려면 족히 하루는 걸릴 것 같았다.
* * *
곤륜파 장문인 태을선사와, 암흑마제 독고천, 그리고 무당제일검 청운까지.
반천련의 핵심이라고 할 이들이 반상을 사이에 두고 둥글게 모여 있었다.
반천련 습격 사건 이후 사흘이 지났다.
황녀 달기가 무서운 점은 절대 직접 전면에 나서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저 남자를 유혹해 자신의 명령만을 따르는 노예로 만들어 마음대로 부릴 뿐이다.
유일한 예외라고 한다면, 반천련 소속 고수들을 홀리기 위해 나타났을 때 정도다.
이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남은 것은 파멸뿐이다. 하루라도 빨리 황궁을 탈환해야 했다.
그렇지만 아무 대책 없이 쳐들어가 봐야 달기에게 홀린 고수들과 싸우게 될 뿐이다.
절망적이라고 할 수 있는 상황.
거기서 케인첼이 만든 요리가 구미호에게 홀린 사람을 원래대로 돌릴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가장 먼저 입을 연 것은 무당제일검 청운이었다. 그는 반대편에 앉아 있는 케인첼을 바라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환골탈태에는 이르지 못 했다고 하나, 전신에 차 있던 탁기가 사라져 생기가 넘치는 모습.
“허허……. 뱀이 정력에 좋다더니 혈색부터 달라지셨소, 대협.”
“아, 덕분에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정말 맛있던데요.”
그러자 청운의 눈동자에 이채가 떠올랐다. 이것으로 눈앞에 있는 사내가 그 많은 영약과 영초를 전부 먹어 치운 것이 확실해졌다.
분명 지금 이 자리에 있는 누구라도 쉽게 승리를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졌으리라.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겠소. 크, 크흠. 얼마 전까지 노후가 달기 밑에 있었다는 것은 알고 있을 것이오. 그녀는 이미 금의위는 물론 수많은 고수들을 수하로 만들었소. 그 세력은 반천련이라 해도 정면에서는 싸울 수 없을 정도요.”
그런 말을 하며 청운은 무안한지 뒷머리를 긁적거렸다.
아무래도 달기의 미색에 빠져 무당파를 배신한 것이 부끄러운 모양이었다.
그러자 똑같이 달기의 노예가 되어 있었던 독고천이 팔짱을 낀 채 대답했다.
“흥, 남자로 태어난 이상 황녀의 유혹에 저항할 수 없다. 그것은 본좌가 보증하지. 그렇기에 앞으로의 작전에 있어 케인첼 대협이 만든 요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아무리 대협의 요리 실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바라보는 것만으로 상대를 충실한 수하로 만드는 황녀에게 대항할 수 있겠소? 도저히 속도를 따라갈 수 없을 것 같소만.”
청운의 지적은 아주 정확했다.
달기는 동시에 수십, 아니 수백 명이라 해도 홀릴 수 있었다.
그에 비해 케인첼이 만들 수 있는 요리는 한정되어 있지 않은가.
“물론 사방에 적이 깔려 있는 황도에서 느긋하게 요리를 하고 있을 생각은 없습니다.”
“그럼 요리를 어떻게 공급한단 말이오.”
“그거야 지금부터 보존식을 잔뜩 만들어서 챙겨 가면 되죠.”
“보존식……? 분명 맛있는 음식을 먹어야 제정신을 차릴 수 있다고 하지 않았소? 건량이나 벽곡단은 도저히 맛있다고는…….”
그러자 케인첼은 빙긋 웃으며 금속으로 된 작은 통을 하나 꺼내 내밀었다.
“그러실 줄 알고 미리 해결 방안을 준비해 놨죠.”
“……설마 안에 암기라도 들어 있는 것이오? 그렇지만 삼엄한 경비를 뚫고 황녀를 암살하는 것은 전설의 살성이라 해도 불가능한 일이오.”
“아, 통조림은 처음 보시는군요. 이 안에 음식을 담아 두는 겁니다.”
“토, 통조림?!”
케인첼은 빙긋 웃으며 왼손으로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청운이 들고 있던 통조림에 작은 불길이 내려앉았다.
그리고 순식간에 내용물이 익기 시작했다.
극열지옥 스킬을 얻은 후, 케인첼은 화기를 다루는 것에 더욱 능숙해졌다.
이제는 손에 닿지 않아도 눈에 보이는 위치에 있는 것이라면 간단히 데울 수 있었다.
따악-!
통조림의 뚜껑을 따자 매콤한 향기가 물씬 풍겼다. 청운의 눈이 묘하게 가늘어졌다. 그 안에 들어 있는 것이 너무나 맛있어 보이는 마파두부였기 때문이다.
청운이 알고 있는 보존식은 맛없는 건량이나 벽곡단 정도였다.
그런데 작은 통 안에 이런 훌륭한 요리를 담을 수 있다니.
“게다가 통조림은 삼매진화로 간단히 데울 수 있습니다. 이걸 잔뜩 만들어서 황녀에게 홀린 사람들에게 먹이는 겁니다.”
말 그대로 감탄밖에 나오지 않는 일이었다.
“허허……. 태을선사께서 대협을 귀인이라 부르는 이유를 알 것 같구려. 대협은 정말 중원을 구하기 위해 신께서 보내 주신 것 같소. 그런데 금속 통 안에 담긴 것이 마파두부라면 한 가지 문제가 있소. 달기의 수하가 된 고수 중 반수 이상은 승려요. 그들은 고기를 꺼린다오.”
구미호에게 홀린 것은 분노의 저주에 걸려 광전사가 된 것과는 다르다.
어디까지나 이성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맹목적으로 달기를 따르게 된다.
원래부터 싫어하거나 먹지 않는 음식은 입에 대지 않는다는 뜻이다.
“거기에 대해서는 이미 암흑마제 독고천 님에게 들었습니다. 그래서 마파두부로 준비한 것이고요.”
마파두부는 저민 고기, 고추, 산초, 두반장 등을 두부와 함께 볶은 사천요리다.
부드러운 두부의 맛과 식감을 보충해 주기 위해 고기가 들어가는데, 그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재료라고 할 수 있다.
“설마 이 마파두부는 고기를 넣지 않고 만든 것이오? 그래서야 무슨 맛으로…….”
케인첼은 빙긋 웃으며 뚜껑을 딴 마파두부 통조림을 내밀었다.
“우선 맛을 보시죠. 그럼 제 말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을 겁니다.”
“……허허.”
청운은 긴장한 표정으로 나무젓가락을 들어 올렸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저 평범해 보이는 마파두부였다. 그런데 도대체 거기에 무슨 비밀이 숨어 있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