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311)
요리하는 소드마스터-311화(297/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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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도 남명(南明).
동대륙의 패권을 손에 넣은 국가라 할 수 있는 대명제국의 수도이자, 지금에 와서는 완전히 구미호의 손아귀에 떨어진 장소.
지금부터 그곳을 탈환하기 위한 작전이 시작된다.
태을선사는 곤륜파에 집결해 있는 인원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 전부가 거대 문파를 대표하는 고수들.
“노부의 조력에 이렇게 정, 사를 막론하고 모여 주신 것을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소.”
그러자 암흑마제 독고천이 콧방귀를 뀌었다.
“흥, 마치 본좌가 영감의 부하가 된 것처럼 말하는군. 착각하지 마라! 아주 잠시 동안만 협력하고 있을 뿐이니까. 여의치 않으면 언제라도 뒤통수를 쳐 주도록 하지.”
“허허허. 역시 암흑마제라는 칭호를 받은 남자다운 패기구려. 믿고 뒤를 맡겨도 되겠소이다.”
케인첼은 그 말에 참지 못하고 픽 웃고야 말았다.
강호무림을 양분하며 오랫동안 싸워 온 두 집단이 반천련의 깃발 아래 하나로 모여 있었다.
자신은 거기에 아주 약간의 힘을 보탰을 뿐.
그래, 딱 마파두부 통조림만큼.
“그런데 케인첼 대협. 일정에 여유가 없었을 텐데, 준비는 전부 끝난 것이오?”
태백이 합류하고 이제 겨우 삼 일이 지났을 뿐이다. 황녀에게 홀려 충실한 종으로 변한 고수의 수는 추정하건대 약 삼천.
게다가 그 일부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반천련에 소속되어 있던 초절정 고수였다.
정면 승부로는 자멸밖에 되지 않는다. 결국 황도 탈환에 앞서 색욕의 주박을 풀어 주어야 한다.
그것을 위해서는 케인첼이 만든 통조림이 있어야 했지만, 과연 삼 일 동안 몇 개나 만들 수 있을까 싶었다.
두부 만들기는 다른 숙수의 도움을 받는다고 해도 요리는 케인첼 혼자 해야 한다.
기껏해야 하루에 300인분 정도가 한계일 것이다.
게다가 요리를 한다고 끝이 아니었다. 일일이 통조림 안에 넣고 밀봉 작업까지 해 주어야 한다.
그래서 태을선사가 예상한 통조림의 생산량은 약 천 개.
구하지 못한 고수는 최대한 생포할 생각이었지만, 여의치 않으면 죽일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평범한 사람을 기준으로 했을 때의 이야기였다.
“물론이죠.”
“후……. 대협에게 너무 큰 짐을 지운 것 같아 미안하구려. ……헉?! 바, 방금 뭐라고 그랬소?”
“다행히 방금 막 통조림 준비가 전부 끝났어요. 시간이 좀 남아서 넉넉하게 만들어 놨으니 부족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게 정말이오? 허, 허허…….”
케인첼은 씨익 웃으며 이차원 주머니에서 완성된 통조림을 꺼내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천 개가 넘는 통조림이 태을선사의 눈앞에 쌓였다. 그러고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었다.
“대충 오천 개 정도는 될 겁니다. 이 정도면 황녀에게 도달할 때까지 만나는 사람들의 주박은 전부 풀 수 있지 않을까요.”
“……이거 노부가 한 방 먹었구려. 대협의 말이 맞소. 황녀의 노예가 된 것은 무림인뿐만이 아니지……. 그토록 백성을 위해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으면서 잠시 잊고 있었구려.”
물론 통조림 5천 개가 있어도, 황녀의 노예가 된 이들의 주박을 전부 풀 수는 없다.
황도 남명에 거주하고 있는 수십만 명의 백성 중에 적어도 절반 이상이 그녀에게 홀려 있었으니까.
그렇기에 색욕의 매개체라고 할 수 있는 구미호 달기를 직접 상대해야 하는 것이다.
태을선사의 뒤에 서 있던 왕적삼이 앞으로 걸어 나오며 입을 열었다.
“그럼, 작전의 개요는 반천련의 군사(軍師)를 맡게 된 제가 설명하겠습니다.”
왕적삼은 술법에 능하고 오랫동안 금의위의 엽견으로 활동해 왔다.
결국 자연스럽게 황궁 탈환 작전의 총책임자를 맡게 된 것이다.
“우선 정면 승부는 최대한 피해야 합니다. 황도 남명은 북두성의 가호를 받고 있어서 술법사의 결계가 가장 강해지는 장소입니다. 쥐새끼 한 마리도 그들의 눈을 피해 내부로 잠입할 수는 없지요. 그리고 유일하게 그 결계가 약해지는 것이 삭월(朔月)이 뜨는 초하룻날뿐입니다. 바로 오늘입니다.”
물론 완벽한 준비를 위해 다음 달까지 기다리는 것도 방법 중 하나였다.
그렇지만 황녀 달기에게 또다시 한 달의 여유가 주어진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자칫 잘못하다간 제대로 싸워 보지도 못 하고 반천련이 와해되어 버릴 수도 있다.
“그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바로 오늘 움직여야 합니다. 정사연합……. 처음에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결국 이렇게 암흑마제 독고천 님을 필두로 수많은 마교의 고수들이 모여 주었지요.”
“흠.”
“마교는 강합니다. 그건 그동안 전쟁을 벌여 왔던 구파일방의 장문인들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겁니다. 그렇기에 이번 작전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아 주었으면 합니다. 황도 남명의 북부를 타격해 주십시오. 꼭 돌파할 필요는 없습니다. 술법사들의 이목만 끌어 주시면 됩니다.”
그러자 왕적삼의 의도를 파악한 독고천의 눈동자에 묘한 이채가 떠올랐다.
“미끼가 되어 달라는 뜻이군. 그사이 반대편에서 본대가 침입할 생각인가.”
“……예. 기왕이면 양동작전이라고 불러 주십시오. 혹시라도 불만이 있으시면 바꿔 드리겠습니다.”
“아니다. 그거라면 우리 애들이 아주 잘하는 일이지. 흐흐, 오랜만에 제대로 날뛰어 보겠군.”
왕적삼은 적어도 한쪽 팔이 날아가는 것 정도는 각오하고 있었다. 그런데 저렇게 순순히 받아들이다니.
그렇지만 하극상은 이제 시작일 뿐이었다. 왕적삼은 굳은 얼굴로 말을 이었다.
“그리고 가능하면 상대를 죽이기보다는 최대한 통조림을 먹이는 쪽으로 해 주셨으면 합니다.”
“흥……! 바라는 것도 정말 많군. 그건 본좌가 알아서 하도록 하마. 수호검.”
그러자 독고천의 뒤에 도열해 있던 남자가 고개를 들었다.
“존명.”
“통조림을 데우는 연습은 확실하게 해 두었겠지.”
“물론입니다.”
수호검은 잔뜩 쌓여 있는 통조림을 하나 꺼내 손에 쥐었다. 그리고 삼매진화를 발동시켰다.
그것은 기를 이용해 물건을 태우는 무공으로, 초절정의 경지에 올랐다는 증거였다.
“그오오오오……!”
수호검은 무려 3분 동안 정신을 통조림에 집중했다.
그리고 뚜껑을 열자 안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마파두부가 튀어나왔다.
“……허억……. 흐윽……. 여, 여기 있습니다.”
“그래, 아주 완벽하게 잘 데워졌군. 잘했다.”
“감사합니다. 후, 고작해야 통조림을 하나 데운 것으로 이렇게 못 미더운 모습을 보여 드려서 죄송합니다.”
“아니다. 네 삼매진화가 다른 놈들보다 훨씬 강하기 때문에 시험해 봤을 뿐이다. 이 정도면 안심하고 맡겨도 되겠군.”
통조림을 데우기 위해서는 화력을 아주 세심하게 조절해 주어야 한다.
마음껏 불꽃을 뿜어 댔다가는 순식간에 검게 탄 숯 덩어리가 될 테니까.
왕적삼은 잠시나마 독고천을 의심한 자신을 책망하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때, 다시 마교의 고수들에게 통조림을 나누어 주고 있던 케인첼이 입을 열었다.
“아 참, 깜빡할 뻔했군요.”
“또 무슨 일이지.”
“전원에게는 무리더라도 적어도 지휘관들끼리는 연락 수단을 붙여 두는 편이 좋을 것 같아서요.”
“흠. 설마 천리전음(千里傳音)이라도 쓸 줄 안다는 말이냐.”
“비슷한 겁니다.”
케인첼은 씨익 웃으며 손을 앞으로 뻗었다.
그러자 끈적거리는 점액질이 튀어나와 왕적삼과 청운, 그리고 독고천의 몸에 달라붙었다.
“……살기는 담겨 있지 않아서 피하지 않긴 했는데. 썩 유쾌한 기분은 아니군.”
“이건 앙트레라고 해서 서로의 신경망을 연결시키는 기술입니다. 속으로 생각하면 상대방에게 전달될 겁니다.”
그러자 무당제일검 청운이 턱수염을 쓰다듬으며 감탄했다.
“허허……. 케인첼 대협은 참으로 신기한 기술을 쓸 줄 아시는군요.”
“흥, 저 중늙은이와 정신을 공유해야 된다니. 몹시 불쾌하기 짝이 없군. 하지만 이번만 특별히 참아 주도록 하지.”
왕적삼은 한결 가벼워진 목소리로 말했다.
“하하. 싸우지들 마시고 사이좋게 영차영차 한 번씩 해 봅시다. 저부터 하겠습니다. 영!”
물론 그 대답은 어느 누구에게서도 돌아오지 않았다.
결국 왕적삼은 시무룩한 표정으로 고개를 떨어트려야 했다.
“……하여간 케인첼 대협은 청운 님과 함께 황녀를 상대해 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그런 중책을 맡아도 될까요?”
“그렇게 겸손해하실 필요 없습니다. 설마 제 눈이 옹이구멍이라도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며칠 전에 먹은 영약을 전부 자신의 내공으로 바꾸셨지 않습니까. 그 정도면 독고천 대협이라 해도 한 수 접어 줘야…….”
“크, 크흠. 들린다, 이 새끼야.”
“으악! 죄송합니다! 제가 전음이랑 착각을!”
독고천 역시 케인첼이 얼마나 강해졌는지는 은연중에 느끼고 있었다.
그렇기에 선선히 미끼 역할을 맡은 것이다.
케인첼은 왕적삼의 제안에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다 차려진 밥상에 스푼만 올리는 것 같아 죄송하지만, 해 볼 수밖에 없겠군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모든 준비를 끝마친 케인첼은 조용히 서쪽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황도 남명을 탈환하기 위한 반천련 최초, 최후의 사투가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 * *
암흑마제 독고천과 대부분의 반천련 고수들이 남명 북부를 타격하는 사이.
케인첼은 황궁 깊은 곳에 숨어 있는 황녀 달기에게 이어진 직통 루트를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어디에 적이 숨어 있을지 모르는 황도를 가로질러 가느니, 바로 위에서 뛰어내리는 편이 낫지 않겠는가.
왕적삼은 마치 날아다니는 성채로 보일 정도로 거대한 마이아의 본체에 혀를 내두르며 말했다.
“덕분에 이런 말도 안 되는 잠입을 할 수 있군요. 감사합니다, 어르신.”
― 아하하. 탑승료는 나중에 영단으로 받을 거니까 잊지 마. 그나마 태허무령단을 먹어서 이 정도로 장거리 비행이 가능……. 윽, 미안. 슬슬 변신이 풀리려고 하는데?
그러자 수천 미터 상공에 떠 있음에도 한눈에 다 들어오지 않는 남명의 모습을 보고 있던 케인첼이 비명을 질렀다.
“뭐라고요!? 아직 황궁에 도착하려면 한참 남았잖아요! 조금만 더 버텨 보세요!”
― 미안, 진짜 한계…….
그리고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마이아가 인간의 모습으로 변했다.
케인첼은 마나가 부족한 그녀를 위해 요리에 넣지 못한 영단을 전부 제공했다.
그럼에도 반나절 정도 본체로 돌아가는 것이 한계였던 모양이다.
아무래도 두 번이나 용언을 사용한 피로가 한 번에 몰려온 것이 아닐까.
결국 케인첼은 갑작스럽게 수천 미터 상공에서 떨어지게 되었다.
이대로 추락했다간 어디에 불시착하게 될지 모른다.
게다가 허공답보까지 가능한 무당제일검 청운이라면 몰라도, 왕적삼의 경공은 그다지 뛰어나지 못했다.
‘쳇, 라쟈냐……!’
제면 스킬을 발동시키자 케인첼의 주위에서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오러의 막이 생겨났다.
이것을 이용해 하강하는 속도를 줄이고, 원하는 장소에 착륙할 수 있으리라.
그만큼 엄청난 오러가 소모되었지만 지금에 와서는 그다지 부담되는 양도 아니었다.
라쟈냐에 감싸인 왕적삼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후……. 감사합니다, 귀인. 덕분에 살았습니다.”
일행 중에 주술이나 진법에 대처 가능한 것은 영약 먹은 마이아나 왕적삼뿐이다.
그렇기에 무슨 일이 있어도 그의 안전만은 확보해야 했다.
케인첼은 씩 웃으며 말했다.
“거기에 타고 있으면 황궁에 도착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럼 시간이 없어서 먼저 내려가 보겠습니다.”
“윽…….”
그와 동시에 케인첼의 몸이 엄청난 속도로 지면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마치 한 줄기의 벼락이라도 된 것 같은 모습.
쿠르르르릉……!
갑자기 하늘에서 찬란한 빛에 감싸인 무언가가 떨어져 내리자 황궁을 지키고 있던 금의위들 사이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뭐, 뭐야!? 안 그래도 북부 성문에 야적이 습격했다고 해서 난리가 났는데!”
당연히 그 정체는 수천 미터 상공에서 강하한 케인첼이었다.
이제 곧 결계가 파괴된 것을 알아차린 고수들이 이곳으로 몰려올 것이다.
그 전에 황궁 안으로 잠입해야 한다.
‘그렇지만 여기에 있는 사람들도 만만하지는 않지 않은가.’
케인첼은 당황한 금의위 병사들을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들고 있는 검에 은은한 오러가 맺혀 있는 것으로 보아 전원이 소드 나이트 이상이다.
게다가 그 수 또한 백 이상.
이 정도 되는 강자들을 고작해야 문지기로 쓰는 것은 전 세계를 통틀어 이곳뿐일 것이다.
‘……그러니 더더욱 빠르게 제압한다.’
끼이이이이잉……!
마치 케인첼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것처럼 등에 차고 있던 프라가라흐가 허공으로 떠올랐다.
그 정체를 알아본 누군가가 경악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이기어검이라고?! 설마 초, 초절정 고수……!”
“대충 비슷해. 그럼 네 차례다, 프라가라흐. 새롭게 얻은 스킬의 위엄을 보여 줘라.”
그러자 케인첼의 의지에 맞춰 프라가라흐가 엄청난 속도로 금의위를 향해 쏘아졌다.
거기에는 일대의 공간이 절규할 정도의 힘이 담겨 있었다.
스치기라도 했다간 전신이 갈기갈기 찢어지며 말 그대로 핏덩어리로 변하고야 말리라.
그렇지만 도저히 어찌할 수 있는 속도가 아니었다.
결국 죽음을 직감한 금의위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 그렇지만 그는 멀쩡했다.
“……어? 사, 살아 있네? 도, 도대체 무슨 일이!?”
“내, 내 검!”
“으아아악! 갑옷이……!”
그저 일곱 자루로 늘어난 프라가라흐가 일대를 한 번 스치고 지나갔을 뿐이다.
그런데 어느새 금의위들이 입고 있던 갑옷은 물론, 들고 있던 무기까지 전부 산산이 조각나 있었다.
한발 늦게 그곳에 도착한 청운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허허, 설마 저 많은 인원을 상대로 완벽하게 무장해제만 시키다니……. 신기에 가까운 재주구려. 거참 오래 살고 볼 일이오.”
케인첼은 어깨를 으쓱해 보인 후, 쏘아져 나갔던 프라가라흐에게 손짓을 했다.
그러자 너무나 여유롭게 케인첼의 왼손으로 돌아왔다.
“음, 역시 오러가 넉넉하니까 이기어검에 무장해제를 더할 수 있네. 이 정도면 다른 스킬도 조합할 수 있겠는데?”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시야의 한쪽 구석에 떠올라 있는 상태창을 바라보며 입술을 핥았다.
거기에는 일주일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진 스테이터스가 떠올라 있었다.
[케인첼 반 지스타드 – Lv130]― 체력(132), 민첩성(130), 근력(130), 손재주(130), 지력(134), 마력(129), 신성력(129)
― 오러(39,573/45,573)
이것이야말로 인간의 한계를 넘어 초월자의 문턱에 발을 디뎠다는 증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