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32)
요리하는 소드마스터-32화(3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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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장 프렐리아
조마경은 연금鍊金의 연금술사 비숍이 만든 마도구 중에서 가장 유명한 물건이었다.
소유자의 스테이터스와 레벨, 그리고 스킬을 수치로 보여주는 아주 심플한 능력.
그렇지만 케인첼의 조마경은 무언가 달랐다.
‘내가 식칼을 쥔 이후, 조마경은 계속 이상한 내용을 보여줬어. 게다가 이 스킬트리라는 건 도대체 뭐야?’
[초급 검술이 중급으로 승급 가능한 상태입니다.]* 요리를 통해 강검, 쾌검, 환검, 변검 등 다양한 중급 검술의 묘리를 얻을 수 있습니다.
케인첼은 마른침을 삼켰다. 아벨이 쓰던 중급 검술의 엄청난 위력이 떠올랐다.
검을 한번 휘두르자 동시에 세 마리의 고블린이 쓰러졌다. 그것조차 완벽하게 익힌 중급 검술이 아니라고 한다.
그런데 중급 검술 밑에 또 하나의 스킬이 떠올라 있었다.
[초급 검술의 숙련도가 매우 높습니다.] [초급 검술의 한계를 뛰어넘은 초월이 가능합니다.]“이건 또 뭐야? 한계를 초월한 초급 검술?”
마치 근면의 소드마스터 멜리오트가 떠오르는 스킬이었다.
초급 검술만을 수련해 결국 소드마스터의 자리에 오른 남자.
그의 베기는 태산을 부수고, 찌르기는 강을 가른다.
케인첼은 눈을 가늘게 떴다.
초급 검술을 올릴 수 있는 한계는 10성으로 끝이었다.
‘하지만 내 검과 소문으로 들은 멜리오트의 검은 같은 초급 검술이라곤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차이가 났어. 그저 스테이터스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설마 초급 검술의 한계를 돌파한 단계가 존재하고 있었을 줄이야.
케인첼은 조마경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중급 검술과 초급 검술 극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는 건가.”
둘 중에 어느 것을 골라야 소드마스터에 가까워 질 수 있을까.
어느 쪽을 선택해도 확실하게 지금보다 강해 질 수 있다.
그렇기에 더욱 고르기 어렵다.
“······젠장. 둘 다 너무 좋잖아.”
제대로 된 상승 검법을 배울 수 없어 매일같이 검을 휘두르기만 하던 나날.
그런데 이런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될 줄이야.
마치 식재료의 맛을 극한까지 끌어올린 요리와, 화려하게 장식되어 너무나 맛있어 보이는 요리 중에서 하나를 고르라고 하는 것 같았다.
케인첼은 피식 웃었다.
초급 검술 극과 중급 검술을 선택해야 하는 순간에도 요리가 떠올리다니.
“그런데 겉보기도 화려하면서 식재료의 맛을 극한으로 끌어올린 요리로 만들면 안 되나? 고든 셰프도 요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맛이라고 했잖아. 모든 것이 전부 담겨 있어야 한 그릇의 요리가 완성되는 것처럼 초급 검술 극과 중급 검술을 동시에 익힐 수 있으면······.”
그러자 조마경에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내용이 떠올랐다.
[‘초급 검술 : 극’과 ‘중급 검술’을 동시에 소유하고 있는 경우 성장에 필요한 경험치가 두 배로 늘어납니다.]“어? 되네?”
한쪽 입꼬리가 올라갔다. 이렇게 쉽게 정답을 찾아 낼 줄이야.
‘그래! 어느 쪽도 포기 할 수 없으면 전부 올리면 그만이잖아!’
만약 고든의 한 마디가 없었으면 고민하다가 중급 검술을 택했으리라.
필요한 경험치가 두 배가 된다? 그 정도 패널티는 아무 것도 아니었다.
케인첼은 요리를 해서 검술 레벨을 올릴 수 있다.
그럼 지금보다 두 배로 만들면 끝나는 문제.
아무리 검을 휘둘러도 단 한줌의 경험치 조차 얻을 수 없었던 적이 있었다.
그럼에도 묵묵히 검을 휘둘렀다.
케인첼은 레벨만 올릴 수 있으면 아무리 힘든 노가다라 해도 웃으며 할 수 있었다.
게다가.
‘요즘엔 이상하게 요리를 하는 것이 즐겁단 말이야. 그럼 결정이네.’
케인첼은 조용히 중얼거렸다.
“역시 고민되면 둘 다 먹어야지.”
그러자 케인첼의 눈앞에 커다란 별이 떠올랐다.
[초급 검술이 한계를 돌파 했습니다.]* 초급 검술 : ★★★★★★★★★★★
별이 너무 많아 한 화면에 전부 들어오지 않을 정도였다.
열 한 개의 별. 10성의 한계를 돌파한 초급 검술 극.
그리고 오늘 고든에게 배운 플레이팅의 지식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음식을 더욱 아름답게, 더욱 맛있게 장식하는 기술.
[요리를 장식하는 기술이 ‘중급 검술’ 스킬로 승화 되었습니다.] [‘중급 검술’이 생성 되었습니다.]* 중급 검술 : ★
그저 바라보는 것밖에 할 수 없었던 중급 검술이었다.
겨우 1성.
그렇지만 앞으로는 요리를 하는 것으로 중급 검술의 경험치를 올릴 수 있으리라.
한계마저 돌파한 초급 검술 극.
새롭게 얻은 중급 검술.
그것들이 과연 케인첼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그렇지만 우선 내일 쓸 식재료를 다듬는 것이 먼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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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중급 검술을 얻기 위해선 상승 검법을 배워야 합니다. 여기 계시는 분들 대부분이 무가에 전해져 내려오는 검술을 익히고 계시죠?”
여기저기서 그렇다는 대답이 들려왔다.
케인첼은 입맛을 다셨다.
‘미안하지만 그런 것은 쥐뿔도 없었거든.’
지금 중급 검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남자가 아벨의 형인 카인 카터스였다.
기사보다는 귀족에 더 가까운 화려한 외모.
게다가 키 또한 아벨보다 머리 하나는 컸다.
“그럼 간단하게 카터스 가의 비전 검술 ‘에나토스 크시포스’를 보여드리도록 하죠. 아, 황색 기사단에는 제 동생 아벨이 있으니 이미 보신 분도 계시겠군요.”
카인은 연병장 구석에 놓여 있는 허수아비로 걸어갔다.
그리고 단숨에 검을 뽑아 휘둘렀다.
단 일격.
그와 동시에 일곱의 허수아비가 쓰러졌다.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저도 아직 일곱 개의 칼날 밖에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완전히 익힌다면 동시에 아홉의 적을 쓰러트릴 수 있게 되지요. 그렇듯 중급 검술은 레벨이 오를수록 그 특성이 강화됩니다······.”
한동안 중급 검술의 특성에 대해 설명하던 카인은 모여 있는 황색 기사 단원들을 바라보았다.
그의 시선이 케인첼에게 와서 멈췄다.
“혹시 쿤담 경입니까? 이번 기수에 검의 천재가 한 명 있다고 해서 꼭 뵙고 싶었거든요. 하하하. 고블린 섬멸전에서 혼자 백 마리가 넘는 고블린을 벤 것은 물론 족장까지 찾아서 쓰러트렸다면서요. 쿤담 경의 검술을 볼 기회를 주시겠습니까?”
가볍게 대련을 해 보자는 뜻이었다.
그러자 당황한 것은 아벨이었다.
“형님. 쿤담 경은 흑색 기사단이라고 말씀 드렸지 않습니까. 그 분은 황색 기사단의 마이스터인 케인첼 반 지스타드 경입니다.”
“아······, 이거 실례를 했군요. 이상하네요. 오늘 만난 루키 중에서 제일 강해 보여서 당연히 쿤담 경 인줄 알았지 뭡니까. 하하하!”
아벨은 케인첼의 옆구리를 찌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너무 기분 나빠 하지 마. 원래 저렇게 실없는 소리 하는 사람이 아닌데 이상하네. 어떻게 너랑 쿤담 경을 착각 할 수가 있지?”
“소드 나이트의 눈에는 쿤담 경이나 나나 다 비슷해 보여서 아닐까.”
“······그런가.”
결국 대련은 아벨과 카인의 형제 대결로 진행되었다.
세 개의 칼날과 일곱 개의 칼날의 싸움은 너무나 아름다워 감탄마저 나올 정도였다.
케인첼은 카인과 아벨의 대련을 보며 작은 동작 하나까지 눈동자에 새겨 넣었다.
카인은 중급 검술은 물론 오러 소드 마저 자유롭게 다루는 소드나이트.
그런 카인이 자신과 쿤담을 착각 했다.
쿤담은 양성소에 들어온 이후 단 한 번도 랭킹 1위를 놓치지 않은 검의 천재.
불쾌하기는커녕 기뻤다.
‘내가 그만큼 강해졌다는 거야.’
5분 가까이 진행된 형제의 대결은 결국 아벨의 항복으로 끝났다.
“헉······, 흐윽······ 허억······. 져, 졌습니다.”
“하하하 우리 귀여운 동생이 이제는 제법 그럴듯하게 검을 휘두를 수 있게 되었구나.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검만 봐도 울면서 도망쳤는데.”
“······그건 십 년도 더 전의 일 아닙니까.”
“알았어, 알았어. 아이고, 동생 기 좀 세워 주려고 일부러 살살 해 줬는데. 어떻게 한 번을 못 스치지. 그럼 그동안 못 다한 이야기는 저녁을 먹으면서 하자고.”
케인첼은 왜 아벨이 그토록 형을 싫어하는지 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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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대로 카인과 아벨이 먹을 저녁은 케인첼이 만들게 되었다.
5성급 창작 요리인 와일드 덕을 만들고 싶었지만 아인켈이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로 사정했다.
― 케인첼 경 제발 무난하게 만들어 주세요! 귀족한테 잘못 보였다간 제, 제, 제, 월급이!
‘와일드 덕을 만드는 즐거움은 서바이벌 훈련까지 미뤄두어야겠네.’
결국 메뉴는 무난하게 이미 고든에게 한번 평가를 받은 적 있었던 것들로 준비했다.
식전빵과 뵈프 부르기뇽(Boeuf Bourguignon).
거기에 당근과 베이컨이 들어간 콘소메 수프에 호두로 맛을 낸 샐러드.
대부분 4성급 요리였다.
게다가 식전빵은 무려 5성.
허니버터 샌드위치를 만들며 익힌 빵 만들기가 드디어 완전히 무르익은 모양이다.
케인첼이 있는 곳은 카인과 아벨이 식사를 하고 있는 바로 옆방이었다.
언제라도 귀빈이 셰프를 호출하면 그에 응하기 위해서였다.
벽을 넘어 카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벨. 도대체 뭐 하고 있는 거야. 분명 쿤담이랑 최대한 친해지라고 했잖아.”
“······형님. 쿤담 경은 경쟁하고 있는 다른 기사단의 캡틴입니다. 아무래도 친해 질 기회가······.”
“뭐야? 누가 너보고 검 들고 기사놀이나 하라고 양성소에 보내 준 줄 알아? 적어도 쓸만한 놈으로 다섯 정도는 친해져 두라고 했잖아. 곧 전쟁이 일어날 거다. 그전까지 최대한 많은 기사를 확보해 두어야 해.”
“전쟁은 십 년 전에 끝나지 않았습니까?”
“아이고······ 이렇게 순진해서야. 어디 가서 내 동생이라고 하고 다니지 마라. 칠죄종과 싸운 것은 말하자면 자연 재해지. 내가 말하는 전쟁은 인간 과 인간의 싸움이란다. 소문으로는 도이칠랜드의 털보 자식들이 드래곤 사냥을 준비하고 있다는 모양이야. 머지않아 기사들이 정말 필요해 질 때가 올 거야.”
벽 너머에서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케인첼은 마른침을 삼켰다.
‘이거 엄청난 내용을 들은 것 같은데······. 뭐? 곧 전쟁이 있을 거라고?’
카인이 저런 식으로 말할 정도면 대부분의 귀족들이 알고 있다는 뜻.
‘최근 유난히 양성소에 귀족들이 들락거린다 했더니, 가능성이 있는 수련 기사들을 점찍어 두려고 그랬던 거구나.’
케인첼이 열등생일 때에는 시선조차 주지 않던 귀족들.
그런데 훈련에서 세이비어 등급을 받았다는 것이 알려지자 상황이 달라졌다.
화려한 옷을 입은 귀족이 자신을 바라보며 교관에게 무언가를 묻는 모습이 종종 보이곤 했다.
머지않아 케인첼에게도 주군을 선택해야 할 순간이 찾아오리라.
‘뭐, 그 전에 우선 슈발리에 클래스로 올라가고. 오러 소드를 뽑는 것이 먼저겠지만.’
팔짱을 끼고 생각에 잠긴 케인첼의 귀에 카인의 경악에 찬 비명 소리가 들렸다.
“이, 이 빵은 도대체 뭐지? 말도 안 되게 부드러우면서 밀의 풍미가 그대로 느껴지는 것이······.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빵은 제도에서도 먹어 본 적 없는데······.”
“······.”
역시 5성급 빵답게 카인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은 것 같았다.
“양성소 많이 좋아졌네. 나 때는 말라비틀어진 호밀빵에 설익은 피시 앤드 칩스 같은 거나 나왔는데. 오, 이 수프도 맛있군. 빵을 찍어 먹으니 몸이 그대로 녹아내리는 것 같아. 어, 아벨. 넌 왜 안 먹냐. 이 정도면 요즘 유행하는 말이 뭐더라. 아, 그래. 백치 프렐리아가 감탄할 맛인데.”
몰래 카인과 아벨의 대화를 듣고 있던 케인첼은 깜짝 놀라 자신의 입을 틀어막아야 했다.
‘······프, 프렐리아? 분명 내가 만든 샌드위치를 맛있게 먹었던 영애 맞지? 그런데 백치? 아무리 봐도 정상으로 보였는데······.’
그 궁금증을 대신 풀어준 것은 아벨이었다.
“······백치 프렐리아가 누구입니까.”
“아, 너는 그런 소문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
무엇이 그리도 즐거운지 한동안 웃던 카인이 설명을 시작했다.
“프렐리아 영애는 그렉시아 웰라이드 백작의 하나뿐인 딸인데. 백작이 누구인지는 알지? 그 상인 백작 말이야.”
“······예.”
“그 딸이 엄청 예쁘긴 한데, 백치야. 머리를 다친 건지 하루 종일 잠만 자고 깨어 있을 때도 아무것도 못 한다더라. 그런데 길거리에서 파는 허스키 샌드위치인지 뭔지를 먹고 맛있다는 말을 했다나 봐. 그 이후 그 샌드위치가 엄청 유행한다고 하기에 한번 먹어볼까 했는데. 요즘엔 안 판다더라.”
‘허스키가 아니라 허니버터! 저거 내 이야기!’
케인첼은 소리라도 지르고 싶었지만 허벅지를 꼬집으며 겨우 참아냈다.
“물론 헛소문일 거야. 그게 백치 영애는 절대 말을 할 수 없거든. 왜인지 알아?”
“아뇨.”
카인의 목소리가 갑자기 엄청나게 작아졌다. 케인첼은 그것을 듣기 위해 모든 신경을 집중해야 했다.
“······가 아니라, 나태의 저주에 당해 그렇게 된······.”
쿵!
의자가 움직이는 소리에 뒷부분은 제대로 듣지 못했다.
그렇지만 ‘나태의 저주’라는 말만은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뭐, 뭐야······. 프렐리아 영애가 그 저주에? 아니, 잠이 좀 많아 보이긴 했어. 그렇지만 분명 멀쩡히 말을 잘 했잖아? 맛있다고 한 거 분명이 들었다고!’
케인첼의 몸이 떨렸다.
나태의 저주.
그것은 칠죄종이 남긴 나을 수 없는 상처이자 저주였다.
그리고 지스타드 가에 몰락을 가져온 원인 중 하나이기도 했다.
케인첼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한동안 어릿광대 옷을 입는 것은 하지 않으려 했다.
그렇지만 저런 말을 듣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자신이 만든 요리를 너무나 맛있게 먹어준 소녀 프렐리아.
그녀가 정말 나태의 저주에 걸린 것이 맞는지. 그리고 어떻게 말을 할 수 있게 된 것인지 확인해 봐야 했다.
케인첼은 눈을 빛냈다.
어둠으로 사라진 어릿광대 후울이 다시 등장해야 할 때가 되었다.
프렐리아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