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37)
요리하는 소드마스터-37화(37/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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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첼은 구출 1팀의 구성을 보고 버림패를 만드는 전략임을 깨달았다.
‘상대가 악수를 뒀어.’
황색 기사단은 폴른 스타의 활약으로 케인첼 혼자 적 전부를 상대하는 것이 가능한 상황.
즉 흑색 기사단의 패는 점점 약해지지만 황색 기사단은 계속 강한 패만 내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상대가 되지 않는다.
흑색 기사단은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매번 10분 정도를 사용했다.
‘그렇지만 그 신중함이 내가 폴른 스타를 사용할 여유를 만들어 주었지.’
“폴른 스타!”
케인첼은 랜드 마크 사이를 돌아다니며 구출 4팀이 어디를 통해 침입할지를 체크했다.
그런데 이미 침투 시간이 상당히 지난 상태.
어느 랜드 마크에도 흑색 가시단의 적의가 느껴지지 않았다.
‘이렇게 빨리 나에 대한 적의를 지울 수는 없어. 그렇다면 가능성은 두 가지 뿐이야.’
침입을 포기했거나 아니면 전혀 다른 루트를 사용하고 있거나.
구출 훈련은 실전과는 다르다.
미리 정해져 있는 랜드 마크를 통한 침입이 아니라면 인질을 구한다 해도 포인트를 얻지 못한다.
‘결국 버림패를 정말로 버리는 패로 쓴다는 뜻이잖아.’
점수를 딸 수 있는 단 한줌의 가능성마저 빼앗긴 채로 상대의 전력을 알기 위한 말로 사용된다.
입맛이 썼다.
열등생이었던 케인첼은 구출 훈련에서 매번 버림패 역할을 맡았다.
절대 포인트를 획득 할 수 없는 임무.
아무리 열심히 검을 휘둘러도 오르지 않던 레벨과 똑같다.
‘그 사람 좋은 쿤담이 버림패를 만들자는 말을 했을 리 없어. 분명 흑색 마이스터가 범인이겠지. 그렇게 폴른 스타의 능력이 보고 싶으면 원하는 대로 해 줄까.’
케인첼은 이동 범위를 랜드 마크 사이뿐이 아니라 성 전체로 확대시켰다.
수 십 년간 방치되어 있던 성은 구출 훈련을 하기 최적의 장소였다.
마치 산책이라도 하듯 느긋한 움직임.
그렇지만 30분도 되지 않아 구출 4팀을 찾아 낼 수 있었다.
그들은 고성 안에서는 보이지 않는 정원 쪽 발코니에 몸을 낮추고 숨어 있었다.
케인첼은 천천히 그곳을 향해 걸어가며 말했다.
“리빙 아머라도 나올 것 같이 으스스한 성이지?”
당연히 대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렇지만 케인첼은 조용히 말을 이어갔다.
“그런데 숨어 있으면 힘들지 않아? 밥은 먹고 다니냐.”
어느새 점심시간을 훌쩍 넘긴 시간.
야외 훈련인 만큼 전투 식량이 보급되지만 대부분이 맛없는 말린 감자나 육포 정도다.
요리를 해야 검술이 강해지는 케인첼에겐 아주 중요한 문제.
““······!””
벽 너머로 당황한 기색이 느껴졌다.
케인첼은 입술을 핥았다. 아무래도 대답을 들을 수는 없을 것 같다.
반대쪽 발코니에 또 하나의 적의가 느껴졌다.
‘상황을 지켜보기 위해 흑색 마이스터가 직접 움직이고 있다는 건가.’
마음에 들지 않는 놈.
버림패가 된 사람의 기분을 한 순간이라도 생각해 보았을까.
순간 흑색 마이스터의 심장을 덜컥하게 만들 아주 끝내주는 대사가 떠올랐다.
케인첼은 천천히 벽으로 다가가서 몸을 기댔다.
반대편에는 흑색 마이스터가 상황을 살피기 위해 귀를 기울이고 있으리라.
거기에 대고 아주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듯 말했다.
“캡틴보고 직접 오라고 해라, 흑색 마이스터.”
쿠웅!
발코니에 매달려 있는 무언가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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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 괴, 괴, 괴물! 괴물······!”
흑색 마이스터는 마치 혼이라도 나간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도저히 제대로 된 대답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은 모습이 아니다.
쿤담은 한숨을 내 쉬었다.
“아무래도 우리가 상대하고 있던 것이 정말 괴물이었던 모양입니다.”
애초에 쿤담은 팀의 승리를 위해서라 해도 버림패를 쓰는 것이 내키지 않았다.
흑색 마이스터가 강력하게 주장해서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을 뿐.
“이것으로 황색 기사단은 얻을 수 있는 거의 모든 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남은 것은 끝까지 인질을 사수하면 얻을 수 있는 10포인트와 쿤담과 흑색 마이스터가 가진 2포인트 뿐.
곧 구출 5팀이 돌입해야 하는 시간이 된다.
흑색 마이스터의 상태가 저래서야 가지고 있는 포인트를 사수하는 것은 어렵다.
“그렇지만 캡틴이 남아 있는 이상 아직 진 것이 아닙니다.”
스트라이더가 기사단의 무기, 마이스터가 머리라면 캡틴은 심장.
그는 목에 차고 있던 조마경을 꺼내 잠시 바라보았다.
[쿤담 – Lv35]거기에 검을 휘두르는 것에 특화된 스테이터스.
슈발리에 클래스에서 조차 드물다는 초급 검술 10성과 중급 검술 7성.
거기에 네 개의 상승 검법을 익힌 검의 천재.
“다른 것은 몰라도 검술만은 자신 있습니다.”
쿤담은 반쯤 정신이 나가 있는 흑색 마이스터를 의자에 앉힌 후 자리에서 일어났다.
며칠 전 스타니스 양성소에서 엄청난 이벤트가 있었다.
현 루키 1위인 쿤담과 현 슈발리에 1위인 빈센트의 결투.
두 사람의 검술 레벨은 마치 짜기라도 한 것처럼 똑같았다.
그렇지만 전체적인 능력치는 빈센트가 훨씬 높다.
구경꾼들은 오러 소드를 쓰지 않더라도 빈센트가 이길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검술은 조마경의 수치로만 대결하는 것이 아니다.
상대의 움직임을 포착하는 동체 시력. 거리를 재는 안목. 상대의 생각을 읽는 센스까지.
쿤담은 그 모든 것을 가지고 있었다.
결과는 호각.
두 사람은 악수를 하며 서로의 실력을 칭찬했다.
빈센트는 쿤담에게 언제라도 스벤 후작가를 찾아오라고 말했다.
스카우트 제안이었다.
그렇지만 쿤담은 웃으며 거절했다. 이미 스승을 정했다는 이유에서였다.
빈센트는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셨다.
쿤담은 7대 미덕의 일인이자 충의의 소드마스터 트리스탄을 떠올렸다.
사냥꾼이었던 쿤담에게 검의 재능을 발견한 트리스탄은 그를 기사의 길로 이끌었다.
트리스탄의 강력한 추천이 있었기에 평민인 쿤담이 기사 양성소에 들어 올 수 있었다.
그리고 겨우 반년 만에 쿤담은 자신이 검의 천재라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
쿤담에게 있어 트리스탄은 형이자 아버지이자 스승이었다.
“······저를 제자로 삼아준 스승님을 위해서라도 이런 곳에서 질 수 없지 않겠습니까.”
쿤담의 눈이 전의로 불타올랐다.
천천히 가장 가까운 랜드 마크로 걸어갔다.
그런데 지키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결국 쿤담은 중앙 홀까지 아무런 저항 없이 들어 갈 수 있었다.
그곳에 모습을 감추었던 황색 기사단 전원이 모여 있었다.
“전부 여기 계셨습니까.”
쿤담의 눈동자에 황색 기사단 케인첼의 모습이 들어왔다.
이 또한 황색 마이스터가 짠 작전의 일부가 분명하다.
“어떻게 된 일입니까. 구출팀이 한 명이라도 중앙 홀에 들어오면 더 이상 인질을 죽일 수 없지 않습니까.”
케인첼이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애초에 인질을 죽일 생각 없었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흑색 기사단이 가지고 있는 모든 포인트를 획득하는 것. 이제 남은 것은 캡틴 쿤담 뿐입니다. 당신을 쓰러트리기만 하면 인질 사수 포인트까지 전부 얻을 수 있는데 힘들게 밖에서 기다릴 필요가 없죠.”
케인첼은 최대한 사악해 보이도록 신경 쓰며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
물론 지금 한 것은 새빨간 거짓말.
사실은 엄청난 호인인 쿤담이 자신에게 적의를 품지 않았기 때문이다.
‘폴른 스타는 상대의 적의를 감지하는 스킬. 그렇지만 그 사실을 일부러 알려줄 필요는 없잖아?’
구출 훈련은 역할을 바꿔 한 번 더 진행된다.
쿤담의 움직임을 읽을 수 없다는 약점을 알려 줄 필요는 없다.
중앙 홀을 사수 하는 것은 캡틴을 포함해 3명.
그렇지만 황색 기사단은 전원이 포인트를 가지고 있었기에 그 중 누구라도 출전 할 수 있다.
‘숨바꼭질은 이제 끝이다. 마지막 승리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검이란 소리지.’
황색 기사단의 캡틴 아벨이 천천히 홀 중앙으로 걸어 나갔다.
그리고 자신에게 순서를 양보해 주어 고맙다는 듯 케인첼을 바라보며 한쪽 눈을 찡긋했다.
캡틴 아벨과 캡틴 쿤담은 서로 마주보며 기사의 예를 취했다.
“이렇게 싸울 수 있게 되어 영광입니다.”
“좋은 승부 부탁드리겠습니다.”
먼저 공격한 것은 아벨이었다. 진각을 밟으며 검을 휘둘렀다.
뿜어져 나온 것은 세 개의 칼날.
쿤담은 그것을 뒤로 조금 물러나는 것으로 너무나 쉽게 피했다.
“대단하군요. 이게 카터스 가에 전해져 내려오는 상승 검법 에나토스 크시포스입니까? 정말 동시에 세 개의 검이 공격해 오는 것 같습니다.”
아벨의 손끝이 떨렸다. 이렇게 쉽게 전력을 다한 공격을 피하다니?
형인 카인에게 지고 싶지 않아 검을 쥐었다.
자신 또한 카터스의 피를 이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
만약 검의 천재라 불리는 쿤담을 꺾으면 아버지가 자신을 보아 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 압도적인 실력 차이는 무엇이란 말인가.
자신은 루키 랭킹 2위였다. 손을 뻗으면 쿤담에게 닿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쿤담은 검을 세우고 아벨을 향해 달려들었다.
“이번엔 제가 먼저 가겠습니다. 임펙트!”
검에 담긴 모든 힘을 한 점에 집중시킨 강검 임펙트!
아벨은 이를 악물고 검을 들어 올렸다.
까앙-!
쿤담은 눈을 크게 떴다.
“검을 날려버릴 생각으로 찌른 공격입니다. 그런데 여전히 검을 쥐고 계실 줄이야. 정말 대단한 의지입니다.”
비꼬는 것이 아니라 정말 순수한 감탄.
그 사실을 알았기에 아벨은 더욱 절망했다.
“내, 내가 이렇게······.”
아벨은 간신히 검을 쥐고 있는 상태였다.
그렇지만 손가락이 이상한 방향으로 뒤틀려 있다.
이래선 다음 공격을 막지 못한다.
자신이 진다해도 아직 황색 기사단에는 두 명의 엔트리가 남아 있었다.
그렇지만 아벨은 자신 때문에 케인첼이 소중히 모아온 점수를 빼앗기는 것이 싫었다.
그리고 그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딱 하나 존재했다.
아벨은 숨을 고르고 검을 집어넣었다.
찢어진 손바닥에서 피가 뚝뚝 떨어졌다.
쿤담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항복하시는 겁니까? 이럴 경우 제가 포인트를 얻게 됩니다만.”
아벨은 왼손을 들어 잠시만 기다려 달라는 몸짓을 했다. 그리고 케인첼을 향해 다가왔다.
“케인첼······. 숨길 생각이었겠지만 나도 바보 아니야. 언제부터 그렇게 강해진 거야?”
“······.”
“이대로 쿤담과 싸워봐야 질 거야. 다음 엔트리가 케인첼이니 어떻게든 해 줄 거라 생각하지만 기왕이면 모든 점수를 얻고 싶잖아. 그렇지? 그러니까, 케인첼. 내 심장을 받아 줘.”
아벨의 눈가에 맺힌 물방울이 턱을 타고 흘러내렸다.
쿤담을 이길 수 없었던 분함. 자신의 무력함이 모두 녹아 있는 눈물이었다.
케인첼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벨이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는 알고 있었다.
아벨이 선언했다.
“지금부터 황색 기사단의 캡틴은 케인첼이다. 그러므로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내 모든 권한은 캡틴 케인첼이 넘겨받게 된다.”
그러자 황색 기사 단원들이 웅성거렸다.
“무슨 소리야? 갑자기 캡틴을 바꾼다고?”
“분명 캡틴은 기사단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
단원은 말을 멈추고 케인첼을 바라보았다.
어느 누구 하나 부정 할 수 없었다.
분명 지금 이 순간, 황색 기사단에서 가장 강한 것은 케인첼 반 지스타드였다.
“그, 그럼 캡틴 쿤담과의 결투는 어떻게 되는 거지?”
아벨은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그것 또한 지금부터 케인첼이 이어 받게 될 거야.”
그제야 단원들은 아벨이 어째서 케인첼에게 캡틴을 양도한 것인지 깨달았다.
이대로 싸우면 쿤담과의 대결은 진다. 소중한 포인트를 뺏기게 된다.
그것을 포기 할 수 없었던 아벨은 최후의 수단을 사용했다.
황색 마이스터 케인첼······.
아니, 캡틴 케인첼은 떨리고 있는 아벨의 어깨를 강하게 붙잡았다.
“이런 식으로 넘겨받았으니 절대 지면 안 될 것 같잖아.”
“······지지 마.”
“알아. 마침 검의 천재를 한 번 뛰어 넘어보고 싶었거든.”
천재를 뛰어넘어라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