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39)
요리하는 소드마스터-39화(39/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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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장 어떤 징조들
훈련 브리핑을 받으러 가자 이안 교관이 근력 운동을 하고 있었다.
“이두박근! 삼두박근! 삼각근! 상완이두근! 승모근!”
“······.”
이안은 커다란 거울에 비친 자신의 근육을 바라보며 감탄했다.
“역시 남자라면 근육! 그뉴육! 근육 만세!”
“······이안 교관님. 훈련 브리핑 시간입니다.”
팔 근육을 어루만지고 있던 이안은 그대로 몸을 돌리며 씨익 웃었다.
“어, 케인첼 왔냐. 오늘따라 내 근육들이 유난히 선명하게 인사를 하고 있는 것 같구만. 으하하!”
이안 교관은 목에 걸고 있는 수건으로 땀을 닦으며 말을 이었다.
“다른 교관들은 오러 소드니 오러 블레이드니 마나 연공법에만 신경 쓰고 있지! 하지만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드는 법이다! 너도 순도 높은 오러 소드를 갖고 싶으면 항상 신체 단련을 열심히 하도록 해라! 아니, 이미 하고 있구만! 그래! 복근이다! 남자의 복근은 생명줄과 같지! 하하하!”
“하하하!”
케인첼은 이안 교관의 분위기에 휩쓸려 어느새 복근 운동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이러려고 찾아 온 게 아니잖아!’
결국 30분이 지나서야 본격적인 브리핑을 들을 수 있었다.
“너한테 훈련 브리핑을 하는 날이 올 줄이야······. 이 형님, 감동했다!”
“브리핑이나 하시죠.”
“그래! 빨리 끝내고 런닝이나 하러 가야겠다. 가볍게 50키로 정도만 뛰어 볼까? 어쨌든 원래라면 서바이벌 훈련이 예정되어 있었다.”
“예.”
“그런데 양성소에서 하루거리에 있는 마을인 펠가에 전염병이 돌고 있다고 하는구나.”
그것은 일종의 대민지원이었다.
기사양성소에는 매우 강도 높은 훈련이 이루어진다.
훈련은 실전처럼, 실전은 훈련처럼 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
그래서 항상 우수한 의료진과 ‘축복’을 쓸 수 있는 주교급 성직자가 대기하고 있다.
그들은 훈련이 없을 때는 근처에 사는 병자들을 치료해 주곤 했다.
만약 전염병이 돌면 출장을 나가는 일도 있었다.
“결국 상부에서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일환으로 본 기사양성소가 보유하고 있는 주교 생제르맹을 보내 토지를 정화하도록 했다. 더 이상 전염병이 퍼지는 것은 막아야 하지 않겠냐. 그리고 그 호위로 현재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황색 기사단이 나가게 되었다.”
“보통 이런 경우는 슈발리에 클래스에서 지원하지 않습니까.”
“슈발리에와 시니어는 곧 있을 사열식 준비 때문에 바쁘다고 하더구나. 결국 교관 중에서 제일 짬이 안 되는 내가 담당하게 된 거지. 사실 쿤담에게 시키려고 했는데······, 좀 그렇더라.”
흑색 기사단의 캡틴 쿤담은 처음 겪는 패배에 며칠째 방안에 틀어박혀 있다고 한다.
익숙하지 않는 고통은 괴로운 법.
케인첼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렇지만 그것을 이겨내지 않고서야 성장은 없다.
‘그래도 쿤담이라면 금방 정신을 차리고 돌아오겠지. 확실한 목적을 가진 사람은 쉽게 꺾이지 않으니까.’
“그럼 서바이벌 훈련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그것도 같이 한다.”
“······잘 못 들었습니다?”
“같이 한다고!”
이안은 크게 한숨을 쉰 후 설명했다.
대민지원을 나가긴 해야 한다. 그렇다고 이번 주에 하기로 했던 서바이벌 훈련을 뒤로 미룰 수는 없다.
즉 대민 지원을 나가면서 서바이벌 훈련을 하라는 것이다.
“대민 지원은 총 사흘간 진행되지. 그런데 주어진 식량은 하루치 뿐! 나머지는 알아서 잘 구해서 요리해 먹으면 된다! 흠흠······.”
이안 교관이 미안한 표정으로 머리를 벅벅 긁었다.
부족한 식재료는 말 그대로 야생에서 보충하라는 것이다.
말이 안 되는 내용.
그나마 서바이벌 교장에는 미리 먹을 수 있는 야채를 심어 두고, 들짐승을 풀어 놓는다.
그런데도 제대로 요리하지 못해 며칠간 쫄쫄 굶는 경우가 대부분.
그런데 지금부터 갈 곳은 그런 것조차 없는 순도 100%의 야생이다.
“뭐, 정 안되겠으면 내가 상부에 보고해서 어떻게든 전투 식량 정도는 챙겨 갈 수 있게 해 주마.”
“괜찮습니다. 대신 요리 도구 몇 개랑 향신료 정도는 가지고 갈 수 있게 해 주시죠.”
“그거로 충분하겠냐?”
야생에서 식재료를 구하는 것 정도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게다가 도구만 있으면 밖에서 먹을 수 있을 거라곤 상상도 할 수 없는 것들을 만들 수 있다.
“아마 여기서 나오는 것보다 더 끝내주는 요리를 먹을 수 있을 겁니다.”
케인첼은 씨익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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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이 퍼진 펠가는 꼬박 한나절 이상 걸어야 도착 할 수 있는 장소에 있다.
성직자 생제르맹이 탄 마차는 새롭게 황색 기사단의 마이스터가 된 아벨 카터스가 끌었다.
마차에 타고 있는 생제르맹이 외쳤다.
“형제님! 우리 주 데우스의 말씀을 항상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분께서는 자신의 몸에 깃든 욕망을 스스로 떨쳐 내는 것으로 진정한 구세주로······.”
빛의 신 데우스는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스스로 인간의 모습을 하고 지상으로 내려왔다.
그렇지만 빛이 있는 곳에 어둠이 생기는 법.
인간의 모습을 한 데우스에게 욕망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 자체가 죄이면서 동시에 사람이 자기 스스로 지은 모든 죄의 근원이 되는 일곱 가지 죄악.
교만, 질투, 분노, 나태, 탐욕, 폭식, 색욕.
――칠죄종Seven Deadly Sins.
“결국 데우스님께서는 제자에게 배신당해 십자가에 못 박혀 다시 신으로 돌아가셨습니다! 그때 흘린 일곱 방울의 피에서 태어난 것이 칠죄종입니다! 그것을 멸할 수 있는 것은 데우스님에 대한 신성한 믿음뿐입니다!”
생제르맹은 하루 종일 데우스교의 교리에 대해 떠들기 시작했다.
결국 아벨이 백기를 들었다.
“주교님······.”
“예, 형제님!”
“이번 주말부터 꼭 교회에 나가도록 할 테니, 이제 그, 그만······.”
“하하하! 형제님에게 우리 주 데우스님의 축복이 내리길 빌겠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케인첼은 한숨을 쉬었다.
마차를 타고 가면 다리는 편할지 모른다.
그렇지만 사흘 동안 생제르맹이 떠들어 대는 것을 전부 들어야 한다.
‘어차피 제비로 뽑은 거니까 너무 원망하지 마, 아벨······.’
그런데 케인첼의 귀에 수련 기사들 사이에 도는 소문이 들렸다.
“그런데 도이칠랜드의 소문 들으셨습니까?”
도이칠랜드는 신성 브리타니아 제국에 인접한 강대국 중 하나였다.
다섯 명이나 되는 소드마스터를 보유하고 있는 군사 대국.
그 중 한 명은 삼십대의 젊은 나이로 소드마스터가 되었다고 한다.
“제 아버지가 정보부에 근무하고 있어서 들었는데 말입니다. 도이칠랜드의 삼왕자인 프히들리가 엄청난 야망가라고 하지 않습니까.”
“예. 왕위 계승권은 낮지만 언변만으로 엄청난 지지 세력을 끌어 모았다고 하더군요.”
“프히들리 왕자를 필두로 드래곤 사냥을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정말입니까?”
드래곤은 대륙에 존재하는 어떤 생물보다 강한 육체와 마법을 지닌 종족.
그만큼 역사를 통틀어 사냥에 성공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만약 드래곤 사냥에 성공한다면 단숨에 도이칠랜드는 대륙 최강국이 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그 공은 전부 프히들리 왕자의 것이 되겠지요.”
“그렇게 되면 결국 왕위는 그의 것이 되겠군요.”
“그렇지요.”
드래곤의 시체는 단 조각도 버릴 부분이 없을 정도로 엄청난 보물.
뼈와 가죽은 최고의 무기와 방어구를 만들 수 있다.
피는 모든 마도구의 성능을 몇 배로 끌어올리는 매개체로 쓰인다.
게다가 만약 드래곤하트를 얻게 된다면······.
“그런데 드래곤하트가 있으면 인간으로서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경지인 소드마스터 조차 뛰어 넘은 그랜드 소드마스터가 될 수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어쩌면 도이칠랜드는 그것을 노리고······. 허업! 제가 이런 말을 했다고 다른 사람에게 말하면 안 됩니다.”
그랜드 소드마스터.
수천 년간 이어진 대륙의 역사를 통틀어 그 경지에 이른 사람은 단 한명 뿐.
그렇지만 그 힘은 소드마스터조차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한다.
“······물론입니다. 만약 드래곤 사냥이 성공하면 대륙에 또 다시 피바람이 불기 시작할 겁니다. 인류 전체의 적이었던 칠죄종 전쟁과는 달리. 이번엔 인간끼리의 전쟁이 일어나겠지요. 그런데 일개 수련 기사가 대륙의 미래를 걱정해 봐야······.”
어느새 전쟁의 소문은 수련 기사들의 귀에까지 들어와 있었다.
케인첼은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수련 기사들 대부분이 귀족의 아들과 후계자들.
이곳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떠도는 소문에 대륙 전체의 정세가 담겨 있다.
케인첼은 생각에 잠겼다.
곧 또다시 전쟁이 일어난다. 그렇지만 일개 수련기사의 몸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러니 하루라도 빨리······.
그런데 드래곤은 무슨 맛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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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주위에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고서야 펠가에 도착 할 수 있었다.
마차에서 내린 생제르맹이 외쳤다.
“다들 모여서 ‘축복’을 받으십시오! 그러면 전염병에 걸리지 않을 겁니다!”
황색 기사 단원들은 오와 열을 맞춰 생제르맹의 앞에 섰다.
생제르맹이 기도를 시작했다.
“빛의 신 데우스님의 광휘여!”
그러자 손에 밝은 빛이 떠올랐다.
부정한 것을 없애는 성직자의 축복.
그것을 받으면 적어도 하루 동안은 질병이나 저주에 걸릴 걱정이 없어진다.
케인첼이 말했다.
“그럼 생제르맹 주교님은 마을 전체의 정화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생제르맹이 두 손을 모으며 케인첼에게 축복을 걸었다. 유난할 정도로 정성스런 몸짓.
“빛이 닿는 모든 곳에 데우스님의 축복이 내리길.”
“······과분한 축복이군요. 감사합니다.”
주방에서 처음 만난 이후 묘하게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아 부담스웠다.
그래도 축복은 경건한 마음으로 받은 케인첼이었다.
좋은 것이니까.
케인첼은 남은 수련 기사들에게 임무를 내렸다.
“그럼 웨이건은 마차에서 장작을 가지고 와서 모닥불을 지펴 주겠어?”
“예, 캡틴!”
불에는 부정한 것을 쫓는 힘이 있다.
이제부터 이곳이 펠가 정화를 위한 사령부 역할을 하게 된다.
“나머지 단원들은 생제르맹 주교님의 안전을 무엇보다 우선하면서 그를 호위하도록 한다. 그럼, 아벨. 내가 없는 동안 남은 단원들을 잘 부탁할게.”
원래 황색 기사단의 캡틴이었던 아벨이다.
걱정하지 않아도 잘하겠지.
“그런데 캡틴은?”
“혹시라도 생존자가 있지 않을까 해서 살펴보고 오려고.”
“그래? 너무 혼자 짊어지려고 하지 마. 상담이 필요하면 언제라도 말해. 이제 내가 황색 마이스터잖아.”
아벨이 쓸쓸한 표정으로 웃었다.
캡틴을 양보한 이후 항상 저런 얼굴이었다.
케인첼은 묘하게 가슴이 아팠다.
자신의 능력으로는 쿤담을 이길 수 없다며 눈물을 흘리던 아벨이 떠올랐다.
결국 쿤담을 이겼지만 아벨의 마음에는 큰 상처가 남았으리라.
아벨은 유일하게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이자 동료였다.
기운을 차릴 수 있도록 무언가를 해 주고 싶었다.
‘그렇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요리 뿐인데······. 그래, 훈련이 끝나면 아벨을 위해 끝내주는 요리를 만들어 주자. 그러면 또 맛있다면서 웃어 주겠지······.’
모든 단원에게 임무를 내린 케인첼은 검을 뽑아들고 펠가를 탐색하기 시작했다.
썩은 고기에서나 날 것 같은 악취가 풍겼다.
전염병이 돈 이후 마을에 살던 사람들은 전부 가까운 도시로 몸을 피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어쩌면 아직 사람이 남아 있을지 몰라. 그리고 폴른 스타를 사용하면 그런 사람들을 찾을 수 있지.’
이런 곳에 홀로 남겨진 사람은 분명 큰 절망과 적의를 가지게 되리라.
‘나에 대한 적의는 아니지만 그 정도로 큰 적의라면 읽을 수 있어.’
케인첼은 폴른 스타를 발동시켰다.
만약 이곳에 살아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들을 구하는 것 또한 기사의 역할.
마을을 수색하던 케인첼은 이상한 장소를 발견했다.
판자로 막혀 있었는데 그것을 들어 올리자 어딘가로 이어진 동굴이 나타났다.
‘뭐지, 고기 썩는 냄새가 강해졌어.’
케인첼은 허리에 차고 있던 횃불을 확인했다. 적어도 세 시간 정도는 쓸 수 있으리라.
‘들짐승 같은 것이 습격한다 해도 폴른 스타가 있으면 충분히 대비를 할 수 있어. 그럼 어디 한번······.’
동굴은 자연적으로 생긴 것인지 벽이 거칠었다.
케인첼은 천천히 동굴 안을 향해 나아갔다.
폴른 스타에는 아무런 적의도 감지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케인첼이 검을 휘두른 것은 엄청난 악취가 자신을 덮쳤기 때문이다.
부욱-!
검 끝에 무언가를 베는 감각이 느껴졌다.
어둠 속에 무언가가 있었다. 아니, 하나가 아니다. 여럿.
‘뭐지. 폴른 스타에는 아무것도······.’
케인첼의 등이 식은땀으로 축축해졌다.
천천히 횃불을 들어 자신을 덮친 것이 무엇인지 확인했다.
‘사람···. 아니, 사람이 아니다!’
그것은 온몸이 반쯤 썩은 시체였다.
자신의 공격으로 한쪽 팔이 잘린 것인지 데롱데롱 매달려 있다.
그럼에도 시체의 몸은 꿈틀거리며 움직였다.
시체가 몸을 일으켰다.
“그윽······. 그억······. 컥”
그리고 케인첼을 노리고 달려들었다.
“시체가! 젠장!”
당황한 케인첼은 검을 들어 올렸다.
이런 상황에서도 초급 검술 11성을 바탕으로 펼쳐지는 검술은 예리하면서도 날카롭다.
케인첼의 검이 움직이는 시체의 목을 갈랐다.
털썩-!
한쪽 팔이 잘렸음에도 멀쩡히 움직이던 시체. 그렇지만 목을 자르자 그것으로 끝이었다.
케인첼은 마른침을 삼켰다. 도저히 지금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생각해라 케인첼. 이 세상에 아무 원인도 없이 일어나는 현상은 없어.’
그때 이안에게 받은 브리핑의 내용이 떠올랐다.
‘등록되어 있는 펠가의 인구는 150명이었어. 그렇지만 피난을 온 사람은 백 명이 되지 않는다고 했지. 그럼 남은 사람은······.’
전염병에 걸려 죽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마을을 아무리 뒤져도 병에 걸려 죽은 시체는 없었다.
그렇다면 그 사라진 사람들이 전부······.
“그워어어어어!”
어둠을 타고 정체모를 무언가의 신음소리가 들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눈앞에 있는 저것을 설명할 수 있는 단어는 하나 뿐이었다.
살아있는 사람을 먹기 위해 죽음조차 거부하고 움직이는 이들 구울.
‘놈들은 분명 탐식의 왕이 죽으면서 전부 사라졌을 텐데?’
케인첼은 마른침을 삼키며 검을 움켜쥐었다.
지금 믿을 수 있는 것은 이것뿐이었다.
어떤 징조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