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42)
요리하는 소드마스터-42화(4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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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장 친구를 위한 요리
황색 기사 단원들은 사흘간의 대민 지원 겸 서바이벌 훈련이 끝나고 양성소로 복귀하고 있었다.
다행히 생제르맹에게 벗어날 수 있었던 아벨은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그런데 서바이벌 훈련은 도대체 어떤 식으로 평가 하는 거야? 구출 훈련이야 확실히 승패가 갈리니까 상관없었는데 이번엔 상당히 주관적인 내용이었잖아. 설마 고블린 섬멸전 때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 교관님이······.”
아벨은 이마에 손을 얹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다행히 매복해있는 교관은 없는 것 같았다.
“평가라면 우리가 직접 하게 될 거야.”
“아, 설마 투표?”
아벨의 예상대로 서바이벌 훈련의 평가는 황색 기사 단원의 손으로 이루어졌다.
이번 훈련에서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세 명의 이름을 적어서 내면 그 득표율로 등급이 정해진다.
보통 7~9표 정도를 획득하면 플래티넘을 받는다.
자신을 제외하고 전원이 이름을 적은 셈이니까.
“그러면 아무리 잘 해도 세이비어 등급은 받을 수 없겠네. 자기 이름을 적는 것은 금지 되어 있으니까. 아무리 많이 받아도 9표야.”
케인첼이 피식 웃었다.
“원래 플래티넘만 받아도 대단한 거야. 세이비어 등급은 세컨드 시즌을 통틀어서 한번만 받아도 대단한 등급 아니었냐.”
“아, 그랬지. 네가 자꾸 세이비어 등급을 받아 버리니 그게 당연한 것처럼 생각되더라고.”
이번 서바이벌 훈련에서 황색 기사단은 케인첼의 활약으로 매일같이 맛있는 음식을 배가 터지게 먹었다.
결국 투표에서 모든 사람이 투표용지에 케인첼의 이름을 적는 것이 확정인 상황.
그런데 투표용지를 펼치는 벅스 교관의 표정이 이상했다.
“이놈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투표지에 이딴 짓을 한 게냐!”
그러자 단원 한 명이 머리를 벅벅 긁으며 고백했다.
“죄송합니다, 교관님. 그런데 이번에 캡틴이 만들어준 요리가 너무 맛있어서 말입니다. 저도 모르게 캡틴의 이름을 전부 적어 버렸지 말입니다.”
“아, 저도요!”
“저도 그렇습니다!”
그렇게 총 30개의 득표 중에 케인첼의 이름이 15개나 튀어 나왔다.
벅스 교관이 혀를 찼다.
“생각해보니 같은 사람의 이름을 여러 번 적지 말라는 말을 깜빡했군. 그런데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도대체 어떤 등급을 줘야 할지 고민이다.”
그러자 아벨이 손을 번쩍 들었다.
“정해진 득표수보다 훨씬 많은 표를 얻었는데 역시 세이비어 등급을 줘야 하지 않을까요?”
“크흠. 다들 같은 생각인가?”
“물론입니다! 캡틴이 만든 와일드덕은 진짜 반칙이었습니다!”
그렇게 마치 당연하다는 것처럼 케인첼은 세 번째 세이비어 등급을 얻어냈다.
아벨과 웨이건은 5표씩을 받아 아깝게 골드 등급이었다.
그렇게 서바이벌 훈련이 끝나고 케인첼의 랭킹이 5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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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벌 훈련이 끝나고 일주일이 지났다.
케인첼은 본격적으로 주방에서 빵 만들기를 담당하게 되었다.
한 번에 수 백 명이 먹을 빵을 대량으로 구워야 한다.
빵을 반죽하며 동시에 발효를 시킬 수 있는 불주먹이 그 효율을 엄청나게 증가시켜 준다.
전에는 한 번에 잔뜩 구워둔 빵을 며칠 동안 써야 했다.
오랫동안 보관하기 위해 건빵처럼 딱딱하게 만들어진 빵.
그것을 수프에 적셔서 먹는 것이다.
그런데 케인첼이 제빵을 담당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드디어 갓 구운 빵을 먹을 수 있게 되었다.
말랑말랑하고 촉촉한 빵은 버터를 바를 필요도 없었다. 입에 넣는 순간 부드럽게 녹아 눈처럼 사라진다.
제도의 빵집에서나 맛볼 수 있을 줄 알았던 부드럽고 맛있는 빵을 양성소에서 먹을 수 있을 줄이야.
케인첼이 구운 빵의 인기는 날이 갈수록 높아졌다.
그렇게 일주일 정도가 지나자 드디어 제빵 레벨이 올라갔다.
[4성급 요리 ‘결이 살아 있는 크레센트 롤빵’이 완성되었습니다.] [빵을 반죽하는 실력이 뛰어납니다.] [손님이 당신이 만든 요리에 매우 만족해합니다.]·········.
······.
[제빵 레벨이 올랐습니다.]수백 개가 넘는 허니버터 샌드위치와 엄청난 양의 배식용 빵을 만들고서야 겨우 오른 제빵 레벨이었다.
‘역시 같은 등급의 요리를 만들어서는 레벨이 잘 오르지 않는구나.’
그나마 불주먹으로 발효 속도를 높이지 않았으면 훨씬 많은 시간이 필요했으리라.
‘어쨌든 이것으로 요리와 제빵이 둘 다 5성!’
물론 제빵 레벨이 5성이 되었다고 해서 만드는 빵이 전부 5성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빵을 만드는 숙련도가 오른 만큼 같은 빵을 만들어도 더 좋은 결과가 나오게 된다.
케인첼은 시험 삼아 만들고 있던 크레센트 롤빵을 하나 더 구워 보았다.
버터가 듬뿍 들어간 파삭파삭한 페이스트리로 특유의 초승달 모양 덕에 그런 이름으로 불린다.
크레센트 롤빵은 발효시킨 반죽을 여러 번 쌓아 굴려서 만든다.
완성된 빵을 오븐에서 꺼내자 껍질의 색깔부터가 달랐다.
“아인켈 셰프. 죄송하지만 잠시 맛 좀 봐주시겠어요?”
“크루아상이네요. 갓 구운 크루아상은 정말 맛있죠.”
케인첼은 갈리아 지방에서 크레센트 롤빵을 그렇게 부른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크루아상을 받아든 아인켈은 먼저 표면의 탄력을 확인했다.
“정말 잘 구워졌네요. 이렇게 맛있어 보이는 크루아상은 오랜만에 보는 것 같아요. 어디 맛은······. 오오! 빵을 이루고 있는 층이 드레스처럼 부드럽게 느껴져요오! 겉은 바삭거리고 속은 공기를 잔뜩 머금고 있어요! 뭐죠? 마치 입 안에서 무도회가 열리는 것 같은 기분이······.”
아인켈은 입을 감싸고 소리를 질렀다.
‘뭐가 입 안에서 무도회가 열린다는 거야? 듣는 내가 다 부끄럽네. 하여간 이것으로 내가 만드는 허니버터 샌드위치가 더욱 맛있어지겠어. 웰라이드 백작님이 좋아하시겠는데.’
본격적으로 주방 일을 맡게 되자 변한 것이 하나 더 있었다.
매일 밤마다 조프리에게 그릇 위를 풍성하게 해 주는 장식 법을 배우게 된 것이다.
“도대체 서바이벌 훈련에서 무슨 짓을 한 거요? 양성소를 방문하기로 한 귀족 나리들께서 케인첼 경이 만든 요리가 먹고 싶다고 난리외다. 거, 무슨 와일드덕? 그게 먹고 싶다던데.”
물론 그것은 야전요리였기에 양성소 안에서는 만들 수 없다. 정확히는 만들 수는 있으나 준비가 힘들다.
결국 평범한 코스요리를 만들어 귀빈들을 대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거기에 사용할 장식까지 케인첼이 직접 만들기로 한 것이다.
“음식은 눈으로 먹는다는 말까지 있수. 특히 디저트는 단순히 배를 채우기 위한 것이 아닌, 혀와 눈을 즐겁게 해 주어야 하외다. 먼저 시범을 보여드릴 테니 잘 보슈.”
조프리는 작은 과도를 들고 사과를 깎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접시 위에 꽃이 피어났고, 새가 날개 짓을 한다.
마치 조프리가 보석을 세공하는 장인이라도 된 것 같았다.
“지금까지 식재료를 다듬었던 것보다 훨씬 섬세한 손놀림이 필요할거요. 우선 가볍게 토끼부터 만들어 보슈.”
“예, 셰프.”
명장이 가진 번뜩이는 영감과 예술적 감각은 없었지만 그것을 보충해줄 장식 레벨이 있었다.
“겉에 소금물을 바르면 사과가 변색되는 것을 막을 수 있수다. 게다가 소금은 단맛을 더욱 잘 느껴지게 해준다우.”
“예, 셰프.”
그렇게 케인첼은 매일 밤마다 조프리에게 음식을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플레이팅 기술을 배웠다.
조프리는 제도에서 귀족들이 줄을 서서 먹을 정도로 아름다운 케이크를 만들던 파티시에.
그의 예술적 감각은 고든과 비슷할 정도였다.
순식간에 2성이었던 장식 레벨이 4성이 되었다.
아침과 저녁에는 주방에서 일을 하고 일과 시간에는 다른 수련 기사들과 함께 검을 휘두른다.
날이 쌓일수록 케인첼의 요리 솜씨는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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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졌습니다.”
“카터스 가의 에나토스 크시포스와 직접 검을 맞댈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아벨은 힘없이 검을 늘어트리곤 대련 상대에게 기사의 예를 표했다.
자신보다 상위 랭커에게 대련을 청할 수 있는 랭킹전.
루키 랭킹 3위의 도전장을 받은 아벨 카터스는 자신이 가진 모든 검술을 펼쳤지만 아깝게 패배했다.
한끝 차이였다.
마지막에 승부를 결정지은 것은 체력이었다.
아벨의 검을 다루는 센스는 쿤담과 비슷할 정도로 뛰어났다.
그러나 체력과 지구력이 떨어져 검을 오래 휘두를 수 없었다.
그것을 보충하기 위해 매일 아침마다 군장을 메고 산을 뛰어 다녔지만 좀처럼 체력이 붙지 않는다.
아벨의 눈이 케인첼의 모습을 찾았다.
케인첼은 연병장 구석에서 몸을 풀고 있었다. 만약 이번 랭킹전에서마저 이긴다면 루키 랭킹 4위가 된다.
오늘 막 3위가 된 자신의 바로 아래. 게다가 다음 랭킹전까지는 이렇다 할 훈련이 없다.
그렇다는 것은 다음 랭킹전에서 높은 확률로 아벨과 케인첼이 두 사람이 검을 맞대게 된다.
아벨은 고개를 숙이고 중얼거렸다.
“케인첼. 친구끼리 서로 후회가 남지 않게 제대로 한번 붙어 보자. 이건 별로고······. 지는 사람이 밥 쏘기다! 이것도 아니야. 너무 장난 같잖아. 젠장······. 케인첼에게 진다고 생각하면 전처럼 웃는 얼굴로 볼 수 없을 것 같아. 하아······.”
언젠가 이런 일이 벌어질 거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케인첼의 검술은 하루가 다르게 강해지고 있다.
제대로 된 상승 검법을 배우지 못한 것이 유일한 흠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새 케인첼은 카터스 가의 비전 검술을 자연스럽게 쓰고 있었다.
눈으로 보는 것으로 비전 검술에 담긴 심오한 묘리를 카피 한 것이 아닐까 싶었다.
그런 일이 가능한 것은 박애의 소드마스터 엘리자베스뿐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렇게 가까운 곳에 있었을 줄이야.
그리고 순식간에 케인첼의 랭킹전이 끝났다. 양파 검술을 쓸 필요도 없었다.
이미 검에 실린 무게부터가 달랐다.
그렇게 케인첼의 다음 랭킹전의 상대가 아벨로 확정되었다.
아벨은 어두워진 표정으로 고개를 떨어트렸다.
“어쩌면 아버님의 말이 옳았는지도 몰라······. 역시 나는 기사에······.”
그 말에 반박해서 스타니스 기사양성소에 들어 왔지만 자신의 한계만을 보았을 뿐이다.
털썩.
누군가가 아벨의 옆에 주저앉았다.
“······케인첼?”
방금 막 랭킹전을 승리로 마치고 돌아온 케인첼이었다.
아벨이 사무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축하해. 정말 깔끔한 일격이었어. 이거로 다음 랭킹전은 나랑 하겠네. 아, 재미없다. 분명 내가 질 거 아니야? 이렇게 된 거 그냥 양성소 그만두고 집에나······.”
케인첼은 말없이 아벨의 어깨를 붙잡았다.
그리고 한동안 아벨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마치 아벨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부 알고 있기라도 하는 것 같았다.
결국 아벨은 고개를 돌려 케인첼의 시선을 피했다. 그런 아벨의 귀에 케인첼의 무거운 목소리가 들렸다.
“소문으로 들어서 알고 있겠지만. 나는 반년 전까지만 해도 열등생이었어.”
“······.”
“지금 어떤 기분인지는 잘 알아. 내가 그랬으니까.”
“·········.”
“양성소에 오기 전에 카터스 가에 방문한 적이 있어. 그때 도장에서 네가 검을 휘두르고 있었지.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단순한 휘두르기 뿐이야. 그런데 아벨, 너의 검은 정말로 아름답더라. 그래서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 네 검을 동경하게 된 거야. 그리고 그때부터 매일 검을 휘두르는 것을 멈추지 않았지.”
“······우리가 만난 적이 있다고?”
“벌써 3년 전의 일이고, 스치듯 지나간 거라 기억하지 못하는 것도 당연해. 네가 이곳에 들어왔을 때 감사 인사를 하고 싶었어. 그렇지만 그때는 내가 아무리 검을 휘둘러도 레벨이 하나도 오르지 않는 열등생이라는 사실을 알고 난 뒤였지.”
“그래, 그랬구나. 그랬었던 거야······.”
“그래서 네가 친구가 되자고 했을 때 기뻤어. 내가 먼저 하고 싶었던 말이거든. 아벨. 나는 지금까지 네 등을 보며 검을 휘둘렀어. 이제야 옆에 나란히 설 수 있게 된 거야. 그러니까 양성소를 나간다는 말은 하지 말아 주었으면 해.”
“하아······. 그런 말까지 들으면 오기가 생기잖아. 쳇, 두고 봐. 다음 주까지 적어도 두 개 정도는 검을 더 뽑아 낼 테니까.”
어느새 아벨의 눈가가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케인첼은 그런 아벨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아니, 딱 하나 있었다.
“······아벨.”
“왜? 검 연습하러 가야 하니까 빨리 말해.”
“이번 주말에 시간 괜찮으면 만들어 주고 싶은 요리가 하나 있는데.”
“무슨 요리를?”
“너만을 위한 요리야. 그러니까 꼭 먹어 주었으면 해.”
아벨이 짓궂게 웃었다.
“멍청아. 그런 건 좀 마음이 풀린 다음에 말하라고.”
케인첼은 검을 쥐고 연병장을 빠져 나왔다.
이런 기분은 처음이었다.
지금까지는 자신을 위해 요리를 했다.
요리를 하는 것으로 검술이 강해지니까. 그것을 위해 식칼을 쥐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것은 아무 상관없었다.
그저 아벨이 자신이 만든 요리를 먹고 맛있다며 웃어주는 모습이 보고 싶었다.
처음으로 누군가를 위한 요리가 만들고 싶어졌다.
‘친구를 위한 요리······. 적어도 5성급은 되어야······. 아니야, 등급은 상관없어. 그저 아벨이 맛있다고 해 주면 그거로 충분 해.’
문득 케인첼의 뇌리에 어떤 식재료가 떠올랐다.
친구를 위한 요리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