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46)
요리하는 소드마스터-46화(46/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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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고양이 여관에서 어릿광대 옷으로 갈아입은 케인첼은 웰라이드 백작의 저택으로 향했다.
나머지 짐은 여관 안에 두었지만 르벵이 담긴 상자만은 소중하게 챙겼다.
그것을 본 지크가 물었다.
“그게 허니버터 샌드위치를 더욱 맛있게 만들어 줄 비밀무기에요? 왠지 그런 상자가 보이면 막 열고 싶어지더라.”
“백작님이 구해준 천연 효모 르벵입니다. 앞으로는 이것으로 큐반 브레드를 만들어서 샌드위치에 사용하려고요.”
“에이······. 사람 머리라도 들어 있는 줄 알았잖아요. 전설의 요리법을 알고 있어서 마법으로 머리만 살려둔 다음에······.”
케인첼은 뒤따라오는 지크를 무시하고 걷는 속도를 높였다.
도대체 어떻게 살았기에 상자를 보고 그 안에 사람머리가 들어 있을 거란 상상을 하는 것일까.
“형니이이이임! 같이 가요오오오!”
저택에 도착하자 노집사 브래드가 공손하게 허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
“오셨습니까, 후울님. 허니버터 샌드위치를 만들 준비는 모두 끝내 두었습니다. 오늘부터 더욱 맛있는 샌드위치를 만들어 주신다고 하셔서 백작님이 몹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럼 바로 시작하도록 할까요.”
“예. 더 필요한 것 있으시면 무엇이라도 말씀해 주십시오.”
지금까지 만들어온 허니버터 샌드위치에는 바게트빵을 사용했다. 그렇지만 제대로 만든 큐반 브레드가 있으면 더욱 맛있는 샌드위치가 탄생하리라.
우선 시작은 바게트랑 똑같다. 르벵을 사용해서 반죽을 하고 그것을 발효시킨다.
그렇지만 큐반 브레드의 반죽에는 돼지의 지방으로 만든 라드를 사용한다.
‘뜨거운 물에 잘 녹여서 버터대신 사용하는 거야. 그러면 아주 기름진 빵이 만들어 지고, 그것이 허니버터 샌드위치의 맛을 한계까지 끌어 올려주는 거지.’
큐반 브레드를 굽기 위해선 바게트빵을 구울 때보다 높은 온도의 오븐이 필요하다.
케인첼은 반죽이 부푸는 동안 지크에게 더욱 완벽한 어릿광대가 되는 법을 배웠다.
“어릿광대라면 판토마임 정도는 하실 줄 알아야죠! 몸짓만으로 자신이 어릿광대라는 사실을 증명 할 수 있어야 해요!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넘어 질 줄 알아야 진정한 어릿광대가 될 수 있는 거예요오오오!”
지크에게 변장의 기술을 배우자 더욱 완벽한 용병과 어릿광대 연기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강의를 끝낸 지크가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았다.
“이제 형님의 삼류 용병 연기와 어릿광대 연기는 거의 완벽해요. 다만 아직 발성이 부족합니다. 이건 연습만으로는 힘들어요. 사람이 많은 장소에선 항상 그들이 어떤 식으로 말하는지 귀 기울여서 들을 필요가 있어요. 아, 슬슬 반죽이 다 부푼 것 같으니 나머지는 다음 주에 할까요.”
지크는 주방 구석에 놓아둔 의자에 앉아 고개를 숙였다. 자기 할 일을 다 마쳤으니 이제 쉬겠다는 뜻.
‘정말 팔자 좋은 사람이네.’
케인첼은 한숨을 내쉬며 본격적으로 허니버터 샌드위치를 만들기 시작했다.
라드가 들어간 큐반 브레드는 허니버터를 발라 구우면 엄청나게 바삭해진다.
‘게다가 돼지고기로 만든 모조포크와 라드가 들어간 큐반 브레드는 정말 잘 어울린다고 하지. 자, 그럼 이것으로 완성!’
노점상에서 샌드위치를 만들 때보다 훨씬 빨라진 속도. 그 사이 올라간 요리 레벨과 스테이터스 때문이었다.
[5성급 요리 ‘풍미가 끝내주는 허니버터 샌드위치’가 완성 되었습니다.]‘무언가 변했어!’
보통 어떠한 특징을 지닌 요리가 만들어졌을 경우 이런 식으로 접두사가 붙곤 한다.
졸고 있던 지크가 허니버터 샌드위치 냄새를 맡고 잠에서 깼을 정도였다.
“이게 개량형인가요? 우, 우와! 냄새가 정말 끝내줘요! 형님, 형님! 한입만 먹어보면 안 될까요? 안 된다는 말씀 하지 마세요. 안 된다고 해도 먹을 테니까요!”
케인첼은 피식 웃으며 잘 구워진 허니버터 샌드위치를 내밀었다. 어차피 양은 넉넉하게 준비해 두었다.
달라진 것은 빵 뿐.
라드가 들어가 번들거리는 빵을 철판에 한 번 더 굽는다.
그러면 바게트빵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풍미를 가진 허니버터 샌드위치가 완성된다.
바삭-!
“우오오오오오옷! 빵과 돼지고기가 마치 사이좋은 연인처럼 찰싹 달라붙어 있어요오오오! 거기에 달콤한 허니버터의 맛이 더해지니 이, 이것은 허니문······?”
지크프리드는 매주 한 개씩 케인첼이 만든 허니버터 샌드위치를 먹어왔다.
그런데 오늘 먹은 것은 지금까지 먹었던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지크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렇게 맛있습니까?”
“아, 아뇨. 예전에 헤어졌던 애인이 생각나서 그만······.”
“······지크 씨에게도 그런 과거가 있었군요.”
“예. 돈 많은 상인이랑 바람이 나서 제 손으로 직접.”
“거기까지만 듣죠.”
묘하게 신이 난 지크를 무시한 채 케인첼은 프렐리아가 먹을 허니버터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하루에 3개씩 먹어야 하니 일주일이면 총 21개가 필요하다.
‘다른 음식을 만들어 주고 싶지만 5성이 만들어질 확률은 이게 제일 높으니까 어쩔 수 없지.’
조금 더 요리 실력이 올라가면 다른 메뉴도 만들어 주고 싶었다. 분명 아주 맛있게 먹어 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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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라이드 백작은 하루의 대부분을 프렐리아의 침실에서 생활했다. 즉 이곳이 백작의 집무실을 겸하고 있는 것이다.
그 사이 프렐리아의 상태는 제법 좋아져 있었다.
꾸준히 허니버터 샌드위치를 먹었기 때문일까?
정신을 차리는 시간도 5분에서 10분으로 두 배가 되었다.
“그렇지만 아직 너무 짧아······. 하루에 단 30분만 제정신으로 돌아 올 수 있다는 것은 정말 가혹한 일이지······.”
그리고 프렐리아에게 작은 취미가 생겼다. 이야기책을 읽는 것이었다.
잠이 들면 그 전의 기억은 대부분 사라진다.
그래서 백작은 짧은 이야기가 수록된 책을 닥치는 대로 모았다.
10분 동안 읽을 수 있는 양은 한정되어 있으니까.
“······적어도 한 시간만이라도 깨어 있을 수 있으면 좀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을 텐데······.”
따스한 햇볕을 받으며 꽃이 피어 있는 정원을 산책하거나. 다른 영애들과 티타임을 가질 수도 있다. 이 세상에는 즐거운 일이 너무나 많이 있다.
그런데 프렐리아에게 주어진 것은 정말로 작은 것 뿐.
― 괜찮아요, 아버님. 저는 이 정도로도 충분히 행복하답니다.
잠들어 있는 프렐리아가 마치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똑똑.
“백작님 후울이 허니버터 샌드위치를 가져 왔습니다.”
“들어와도 좋다.”
그러자 어릿광대 복장을 한 케인첼이 허니버터 샌드위치를 들고 방 안으로 들어왔다.
“평소보다 훨씬 냄새가 좋군.”
“예, 백작님. 저번에 구해다 주신 르벵을 이용한 반죽에 라드를 넣어 큐반 브레드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백작님 것도 같이 가져 왔으니 먼저 맛을 보시죠.”
“흐음. 큐반 브레드라. 어디······.”
큐반 허니버터 샌드위치를 입에 넣자 백작의 움직임이 멈췄다.
분명 속에 든 재료는 그대로였지만 빵을 바꾼 것만으로 놀랄 정도로 맛이 좋아져 있다.
“이러다 나까지 중독 될 것 같군. 이거라면 분명 프렐리아도 아주 좋아 해 줄 거네.”
백작은 샌드위치를 들고 프렐리아의 입으로 가져갔다.
“하암······.”
샌드위치를 순식간에 전부 먹어치운 프렐리아는 귀여운 하품과 함께 눈을 떴다.
그리고 조용히 케인첼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항상 맛있는 샌드위치를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후울.”
프렐리아의 미소는 남자라면 누구라도 한눈에 반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케인첼은 애써 태연한 척 허리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맛있게 드셔주셔서 제가 더 기쁩니다. 프렐리아 영애.”
“그렇지만 슬슬 그대가 만든 다른 음식도 먹어보고 싶어요. 분명 맛있겠죠?”
케인첼은 조용히 백작을 바라보았다. 백작은 훈훈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프렐리아가 위해서라면 평생을 바쳐 키운 상회를 포기하라고 해도 웃을 수 있는 남자가 백작이었다.
“그럼 프렐리아. 오늘도 네가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책을 잔뜩 구해다 두었단다. 조금 긴 이야기가 보고 싶겠지만 우선 이 정도로 참아 주렴.”
“예, 항상 감사해요. 아버님.”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평소라면 잠들 시간이 훌쩍 지났지만 여전히 프렐리아의 눈동자는 초롱초롱했다.
“오늘은 조금 긴 이야기도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오, 오오. 프, 프렐리아······. 네가 이렇게 오래 깨어 있을 수 있다니······.”
결국 프렐리아는 무려 1시간 동안이나 제 정신을 유지 했다.
읽고 싶었던 이야기책을 잔뜩 읽은 프렐리아는 만족스런 표정으로 잠들었다.
백작은 프렐리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점점 프렐리아가 잠에서 깨어나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어. 그런데 오늘은 유독 긴 시간을 깨어 있었네. 분명 자네가 만든 개량형 허니버터 샌드위치 때문이겠지.”
“아마 그럴 겁니다.”
“후······. 볼수록 놀랍군. 자네가 해낸 것은 어떤 마력과 신성력을 동원해도 불가능 했던 일이네.”
케인첼은 조용히 미소 지었다. 자신의 요리를 먹고 이토록 기뻐해 주는 사람이 있다. 그것이 엄청난 만족감을 주었다.
“백작님. 전에 제가 원하는 것이라면 어떠한 것이라도 들어주겠다고 하셨지요.”
“그랬네.”
“여전히 같은 생각이십니까?”
“나는 귀족이기 이전에 상인일세. 물건을 매입하면서 제값을 쳐 주지 않으면 그 사람과는 오래 거래하기 힘들지. 자네가 내게 팔고 있는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프렐리아의 시간이네. 고작 금화 몇 개 정도로는 그 값을 매길 수 없다고 생각하네.”
케인첼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부탁이라기 보단 제안을 하나 할까 합니다.”
“제안?”
“분명 백작님에게도 이익이 될 거래라는 뜻입니다. 앞으로 프렐리아 영애의 수면 시간은 더욱 줄어들게 될 겁니다. 그러면 영애에게도 호위 기사가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흐음······. 맞는 말이군. 언제까지 내가 곁에 붙어 있을 수는 없을 테니까.”
“제가 프렐리아 영애에게 아주 잘 어울리는 수련 기사를 한 명 알고 있습니다.”
그러자 웰라이드 백작의 눈빛이 변했다. 부탁이 아니라 거래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일까.
아버지가 아니라 상인의 눈으로 돌아와 있었다.
웰라이드 백작은 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만약 프렐리아가 앞으로도 계속 세 시간씩 깨어 있을 수 있다면 사교모임이나 무도회에도 나갈 수 있게 되겠지. 자네가 추천하려는 수련 기사가 그런 곳에 레이디를 에스코트 할 수 있는 자인가?”
케인첼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소드나이트는?”
“이르면 내년. 그리고 늦어도 삼년 안에는 될 겁니다.”
“허허. 자네가 참 대단한 사람을 알고 있군. 그 정도의 수련 기사가 무가도 아니고, 일개 상인의 딸을 위해 일해 줄까 싶은데.”
프렐리아의 기사가 되는 것은 평생 승진길이 막힌다는 뜻.
그렇지만 아벨이 원하는 것은 누군가를 위한 삶이지 권력이 아니다.
“예. 분명 아주 기뻐 할 겁니다.”
웰라이드 백작은 신음을 흘렸다. 너무 좋은 조건이었기에 오히려 더 고민이 된다.
게다가 마지막까지 걸리는 점이 있었다.
“이건 상인이 아니라 아버지로서 걱정 되서 하는 말이네만. 아무래도 프렐리아는 하루의 대부분을 잠들어 있네. 아무리 자네가 추천하는 기사라 해도 외간 남자를 딸의 곁에 두기엔 좀 그렇지 않겠나.”
“그럴 걱정 하실 필요 없습니다. 제가 추천할 수련 기사는 그······. 고자입니다.”
“뭐?”
“······성 불구자란 뜻입니다. 환관 같은 거라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케인첼은 조용히 손가락으로 무언가를 자르는 시늉을 했다.
그것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은 백작의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남자라면 생각하기만 해도 끔찍한 일 아닌가.
“······.”
물론 그런 식으로 물리적인 거세를 당한 것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아벨의 상태를 이해시키기엔 아주 적절한 행동이었다.
계산을 마친 웰라이드 백작은 손을 내밀었다.
거래가 성사 되었다는 뜻.
“그런 사람이 있으면 내 천금을 줘서라도 꼭 고용하고 싶군. 언제 만나 볼 수 있겠나.”
“거기서 한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스타니스 기사양성소에 아벨 카터스라는 수련 기사와 면접을 보고 싶다고 신청해 주십시오. 그리고 그 일정은 아벨 카터스가 원할 때 진행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 정도는 어렵지 않지. 그런데 카터스라면 그 아홉 개의 칼날로 유명한 무가 아닌가. 게다가 성불구자라면 안심하고 딸을 맡길 수 있네. 허허······ 내가 원하는 모든 조건을 갖춘 기사를 이토록 쉽게 찾다니······.”
케인첼은 빙긋 웃었다.
이제 헥토르와 세크리파이스 파이어의 이단 심문관이 양성소를 방문하는 날을 맞춰 아벨을 이곳으로 보내면 끝이다.
‘이것으로 아벨의 정체가 드러날 걱정은 사라졌어. 게다가 후원자가 생기는 것으로 아벨의 입지가 올라가서 슈발리에 클래스로 진급하기 쉬워지지.’
아벨이 원하는 것을 프렐리아가.
그리고 프렐리아에게 필요한 것을 아벨이 가지고 있었다.
샌드위치 한 조각이 만들어준 인연.
“그리고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이번엔 부탁입니다.”
“내 딸을 달라는 것만 아니면 무엇이라도 들어주겠네.”
케인첼은 천천히 심호흡을 했다. 진짜 중요한 흥정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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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드래곤 나그니파는 긴 잠에서 깨어나 천천히 눈을 떴다.
“크롸롸롸롸롸롸!”
10년 정도 이어진 짧은 수면기.
그렇지만 완전히 잠에서 깨려면 아직 삼 개월 정도는 더 필요하다.
그리고 삼 개월이 지나 나그니파가 활동기에 돌입하면 백색 산맥을 둘러싼 인접 국가들은 비상사태를 맞이하게 된다.
우선 드래곤의 비호를 받기를 원하는 몬스터들이 백색 산맥으로 몰려온다.
게다가 화이트 드래곤 나그니파는 아직 어리다. 그러면서 어째서인지 부모의 보호를 받고 있지 않았다.
드래곤 슬레이어를 꿈꾸는 이들에겐 이상적인 먹잇감.
백색 산맥에 울려 퍼지는 나그니파의 웨이크닝 사운드는 마치 전쟁을 알리는 군가 같았다.
그리고 백색 산맥과 인접한 지스타드 남작령.
칠죄종 전쟁의 여파로 몰락해 버린 그곳에 또다시 수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오러 소드 #1 (무료 연재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