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50)
요리하는 소드마스터-50화(5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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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마리가 듬뿍 들어간 코코뱅이 추억의 음식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런데 아직 한 가지 문제가 남아 있었다.
‘그래서 그걸 어떻게 빈센트에게 먹이지?’
취사장의 메뉴를 코코뱅으로 바꾸는 것이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그렇지만 수백 명이 먹을 정도의 코코뱅을 만들기엔 재료가 부족했다.
브루노에게 받은 것은 기껏해야 2~3인분 정도 분량.
‘백작님에게 부탁해서 재료를 구하기엔 시간이 부족해······.’
그렇다면 남은 것은 상대가 직접 찾아오게 만드는 것 뿐이었다.
그리고 케인첼에겐 수많은 손님을 불러오게 만든 경험이 있었다.
“······오랜만에 후울이 등장할 차례군.”
케인첼의 어릿광대 흉내는 지크의 열성적인 지도 덕에 거의 완벽해져 있었다.
이제는 거리에서 공연을 해도 될 정도.
‘빈센트는 코코뱅을 만들 줄 아는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찾아가서 시식을 한다고 하지. 그러면 아주 조금만 소문을 퍼트려도 걸려들 거야.’
수련 기사들은 하루의 대부분을 양성소에서 보낸다. 그래서 아주 작은 소문이라도 순식간에 퍼진다.
먼저 루키들 중에 유독 발이 넓은 웨이건을 찾아가 적당히 지어낸 이야기를 했다.
“······외출을 나가서 대로를 걷고 있는데 이상한 어릿광대가 요리를 하고 있더라고. 간이 공연장에 냄비를 걸어두고 음식을 해서 팔고 있더라고······.”
“오오, 요리하는 어릿광대라니 재미있는 경험을 하셨군요! 그래서 무슨 요리였습니까?”
여기서는 잠시 뜸을 들여 주는 것이 좋다. 케인첼은 헛기침을 몇 번 하곤 말했다.
“갈리아 왕국에서 흔하게 먹는 코코뱅이란 요리였지. 그런데 아주 향이 독특해서 나도 모르게 동전을 내고 사 먹게 되더라. 그런데 엄청 맛있더라고.”
“케인첼 경! 아주 재미있는 경험을 하셨군요. 저도 외출 나갈 일이 있으면 꼭 어릿광대가 만든 코코뱅을 먹어봐야겠습니다.”
“코코뱅이야. 이름 착각하지 마.”
“하하! 제가 애도 아니고 그러겠습니까.”
웨이건은 뒷머리를 긁적이며 어딘가로 사라졌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으니 다른 사람에게 퍼트리러 가는 것이리라.
이제 오늘 저녁이면 양성소에 있는 모든 사람이 어릿광대가 만든 코코뱅을 먹고 싶어 하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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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인첼은 소문이 얼마나 무서운지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요리하는 어릿광대의 소문은 하루 만에 양성소 전체에 퍼졌다.
그 뿐 아니라 내용까지 상당히 바뀌어 있었다.
‘······소문만 들으면 무슨 전설의 요리사가 만든 환상의 요리라도 되는 줄 알겠다.’
당황한 것은 교관들이었다. 갑자기 외출 신청이 엄청나게 늘어난 것이다.
“교관님! 꼭 나가고 싶습니다! 저도 환상의 코코뱅이 먹고 싶어요!”
“외출증도 없으면서 무슨 외출인가! 승점이나 따고 와라!”
“으아아아악!”
정작 당사자는 여기 있는데 환상의 코코뱅을 먹었다는 증언이 계속해서 등장했다.
결국 소문은 빈센트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환상의 코코뱅?”
“그렇다니까! 요 며칠 사이 난리야. 엄청난 요리 실력을 가진 어릿광대가 근처에 있는 작은 마을들을 돌아다니며 판다고 하더라. 그런데 그 맛이 그냥 끝내준대.”
“흐음. 조금 더 자세히 들려주시겠습니까.”
빈센트가 미끼를 물었다는 사실을 전해들은 케인첼은 바로 준비를 시작했다.
3년 동안 쓰지 않고 모아둔 외출증은 충분하다.
오늘부터 일과가 끝나면 옆 마을 스프링필드로 가서 빈센트가 찾아오기를 기다리면 된다.
그리고 어릿광대 분장을 하고 기다린 지 이틀 만에 빈센트가 스프링필드로 찾아왔다.
사복을 입고 있었지만 귀족적인 외모에 화려한 금발을 한 빈센트는 멀리서도 알아 볼 수 있다.
“······여기에······.”
“아, 저 쪽에 가시면······.”
냄비가 걸려 있는 마차를 발견한 빈센트가 눈을 가늘게 뜨고 다가왔다.
빈센트는 눈앞에 있는 것이 어릿광대 분장을 한 케인첼이라는 것을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것 같았다.
“당신이 특이한 코코뱅을 만든다는 거리의 예인입니까?”
케인첼은 몸을 활처럼 휘게 한 후 팔을 부드럽게 움직이며 허리를 숙였다.
어릿광대들이 흔하게 하는 몸짓.
“어서 오십시오, 손님. 저, 후울의 공연에 와 주신 여러분, 환영합니다.”
“제가 보고 싶은 것은 공연이 아니라 코코뱅입니다. 돈은 얼마든지 드릴 테니 만들어 주시겠습니까.”
“하하! 히히! 후후! 헤헤! 호호! 저 후울은 실력이 미천하여 여러분을 즐겁게 해 드릴 공연은 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대신 조금 특별한 음식을 대접해 드리도록 하지요.”
그러자 빈센트가 만족스런 표정으로 팔짱을 꼈다.
“지금부터 보실 프로그램의 단원을 소개하겠습니다. 웃기지는 않지만 요리는 그럭저럭 하는 요리하는 어릿광대 후울!”
케인첼은 마치 누군가를 소개하는 것처럼 팔을 움직여 마차를 가리켰다.
그리고 게걸음으로 그곳으로 이동해 손뼉을 쳤다.
짝짝짝-!
“사실 저 혼잡니다! 하하! 히히! 후후! 헤헤! 호호!”
그리고 마치 서커스 공연이라도 하듯 과장된 몸짓으로 요리를 시작했다.
작은 양파로 저글링을 하기도 하고 생닭에 이름을 붙이더니 짧은 인형극까지 한다.
빈센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간혹 고개를 끄덕이곤 했다.
의외로 재밌게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쨔쟌! 이제 이것을 끓여주면 맛있는 코코뱅이 완성됩니다! 박수!”
짝짝짝······.
“하히후헤호! 손님은 제 공연이 별로 마음에 안 드시나 봅니다!”
“뭐 그럭저럭 볼만 합니다.”
“요리가 완성되려면 조금 시간이 걸리는데 그 동안 잠시 저 후울의 즐거운 카드점이라도 보시렵니까? 지금 만들고 있는 요리가 손님에게 어떤 의미를 갖게 될 것인지 점을 쳐 드리겠습니다.”
케인첼은 주머니에서 타로 카드 한 벌을 꺼내 테이블 위에 펼쳤다.
“마음에 드는 카드를 세 장 뽑아 주세요우!”
“······한다고 한 적 없는 것 같은데 말입니다. 뭐, 기다리기도 지루하니 해 보도록 하지요.”
빈센트는 귀찮은 표정으로 카드 세 장을 대충 골라 앞으로 밀었다.
여황제와, 여사제, 그리고 뒤집힌 연인이었다.
“이, 이, 이! 점, 점, 점! 궤! 는!”
케인첼은 그대로 뒤로 자빠지는 시늉을 했다.
“얼마나 대단한 결과가 나왔기에 그럽니까?”
“손님은 우선 여황제와 여사제, 그리고 연인의 리버스 카드를 뽑으셨습니다. 거기에 담긴 의미를 해석하면······.”
사실 무슨 카드를 뽑던 같은 말을 했을 것이다. 애초에 답은 미리 알고 있는 상태였으니까.
잔뜩 뜸을 들인 케인첼은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
“손님께서는 어렸을 적 어머니가 해 주신 음식의 맛을 잊지 못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아주 오랫동안 그것을 찾아다니고 있지 않았습니까?”
“······!”
빈센트는 마치 귀신이라도 만난 것처럼 눈을 부릅떴다.
“여황제 카드는 어머니를 말하고, 여사제는 그 존재가 당신에게 얼마나 소중했는지를 뜻합니다. 그리고 연인의 리버스는 상실을 뜻하지요. 아마도 아주 불행한 사고가 있었겠지요.”
“어, 어떻게 그것을······.”
“카드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자, 요리가 완성 되었습니다.”
케인첼은 브루노가 그랬던 것처럼 먼저 접시에 양파와 버섯을 담고 그 위에 수프를 가득 채웠다.
마지막으로 먹기 좋은 크기로 손질되어 있는 닭고기를 얹고 그 위에 파슬리를 뿌렸다.
“자, 나왔습니다. 어머니와의 추억이 담긴 코코뱅입니다.”
“······묻고 싶은 것이 잔뜩 있지만 우선 음식을 먹어보고 하도록 하지요.”
빈센트는 마치 무언가에 홀린 표정으로 스푼을 들고 코코뱅을 먹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수없이 먹어왔던 코코뱅과는 전혀 다른 풍미.
분명 이 향은······.
“······드디어 찾았군.”
코코뱅에서는 정신이 아찔할 정도로 강한 향이 풍겼다. 하지만 오히려 그것이 닭고기의 감칠맛을 더욱 증폭시켜 주었다.
돼지기름을 듬뿍 머금은 닭고기의 살은 푹 끓여 입에 넣자 그대로 녹아 사라질 정도.
수프를 듬뿍 머금어 그윽한 맛이 나는 양파는 그것만으로도 훌륭한 요리였다.
불에 구워 스모키한 향이 풍기는 버섯은 먹을수록 입맛이 당겼다.
빈센트가 빈 그릇을 내밀었다.
“한 그릇 더 주시겠습니까.”
“예, 여기 있습니다.”
또다시 순식간에 먹어치우곤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
“한 그릇만 더 부탁드리겠습니다.”
“예.”
빈센트는 그렇게 코코뱅을 네 그릇이나 비웠다.
그리고 냄비가 텅 비자 겨우 움직임을 멈추고 하늘을 바라보았다.
“아주 맛있었습니다. 그런데 당신이 만든 요리는 아주 특이한 향이 나더군요. 도대체 무슨 향신료를 쓰신 겁니까.”
케인첼은 씨익 웃었다.
냄비는 비었지만 거기에 담긴 마음까지 전부 먹어야 비로소 요리가 완성된다.
“로즈마리라는 향신료가 아주 잔뜩 들어갔습니다.”
“······로, 로즈마리? 자, 잠깐만. 도대체 무슨 소리지? 그런 이름의 향신료가 있다고?”
“예. 갈리아 왕국에서는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는 향신료지요. 향도 좋고 관상용, 식용, 약용, 미용제, 방부제 등으로도 쓸 수 있기에 아주 유용한 녀석입니다.”
빈센트의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무언가 짚이는 것이 있는 모양이다.
“······만약 로즈마리를 잔뜩 넣은 요리가 있다면 무슨 의미입니까?”
“로즈마리에는 기억력을 올려주는 효과가 있어서 아름다운 추억을 상징합니다. 그리고 언제까지나 자신을 생각해달라는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그, 그랬군······. 그래서 어머니가 그런 요리를······.”
빈센트의 몸이 무너졌다. 어떠한 순간에도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던 얼굴이 고통으로 일그러졌다.
로즈마리 부인이 만든 로즈마리 코코뱅.
거기에는 소중한 추억을 잊지 말아 달라는 부인의 마음이 담겨 있었다.
빈센트는 그것을 10년 만에 깨달았다.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전부 끝났어. 요리에 담긴 마음을 받아들일지 말지 정하는 것은 그것을 먹는 손님의 몫이니까.’
“그럼 여러분. 오늘의 공연은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어릿광대 후울.”
“예, 손님.”
“만들어 주신 음식은 정말 잘 먹었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신대로 아주 딱 들어맞는 점이더군요.”
“하하! 히히! 후후! 헤헤! 호호! 맛있게 먹어주는 손님의 미소야말로 제가 공연을 하는 이유지요!”
빈센트는 품에서 보석이 박힌 단검을 꺼내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코코뱅 값으로는 너무나 비싼 물건. 그렇지만 거리의 예인에겐 손님이 내민 것이 곧 공연의 대가가 된다.
“앞으로도 계속 이런 식으로 공연을 합니까?”
“저는 떠돌이 예인. 전 세계가 제 무대입니다.”
“아쉽군요. 또 먹고 싶었는데.”
“인연이 닿는다면 언젠가 꼭.”
빈센트는 조용히 뒤로 돌아 마을 밖을 향해 걸어갔다.
마치 무언가 큰 짐 하나를 덜어낸 것처럼 가벼워진 발걸음.
케인첼은 확신했다. 이건 성공이다.
분명 마지막 순간 빈센트의 얼굴에 떠오른 것은 미소였다. 얼어붙은 마음이 녹아내렸다.
떨리는 손으로 조마경을 꺼냈다. 아까 전부터 미칠 듯이 진동을 하고 있었다.
‘자, 와라!’
[5성급 요리 ‘추억의 코코뱅’이 완성되었습니다.] [손님이 당신의 요리에 감동했습니다.]·········.
······.
[요리를 통해 상대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는 것에 성공했습니다.] [마음을 움직이는 의지가 ‘오러 소드’ 스킬에 녹아들었습니다.]케인첼의 귀에 수많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 들었어? 또 유급했단다. 훈련은 똑같이 받는데 어떻게 아직도 레벨이 하나도 오르지 않을 수가 있지?
― 그래놓고선 입만 열었다 하면 거짓말이라니까. 뭐? 포이즌 고블린을 봤다고? 웃기지도 않아. 그런 희귀종이 왜 여기서 나오는데.
― 저렇게 되지 않으려면 열심히 해야지. 아아, 미리 중급 검술을 배워 와서 다행이다.
― 재능도 돈도 없으면서 무슨 기사가 되겠다고 난리인지. 야, 마나 연공법이나 연습하러 가자.
3년 동안 수없이 들어왔던 비아냥거림과 조롱.
그것들이 모여 하나의 별로 승화되기 시작했다.
케인첼은 감고 있던 눈을 떴다. 언제 뽑아든 것인지 검을 쥐고 있었다.
그리고······.
찬란하게 빛나는 무언가가 어둠을 뚫고 주변을 환하게 비추기 시작했다.
그토록 바라던 것이 케인첼의 오른손에 있었다.
어, 이게 이렇게 되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