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56)
요리하는 소드마스터-56화(56/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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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악한 수련 기사들 사이에서 그나마 평정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쿤담 뿐이었다.
“캡틴 케인첼······. 경은 볼 때마다 저를 놀라게 합니다. 어느새 저 앞을 달리고 있었을 줄이야. 하핫, 검의 천재라는 별명이 부끄러워지려고 합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계속 뒤쳐지고 있지는 않을 겁니다.”
어느새 쿤담의 눈에는 강해지고 싶다는 욕망이 떠올라 있었다.
쿤담은 이주 전부터 충의의 소드마스터에게 전수받은 마나 연공법에 매진하고 있었다.
분명 몇 달 안에 쿤담 또한 오러 소드를 구현해 내리라. 그것은 아벨 카터스 또한 마찬가지.
그들은 분명 순식간에 마나 연공법이 없는 케인첼을 따라잡으리라.
‘두 사람에게 뒤쳐지지 않으려면 앞으로 요리와 미식 레벨을 더 많이 올려야 해.’
요리를 시작하자, 동경의 대상이었던 이와 친구가 될 수 있었다.
등을 바라보기만 해야 했던 이들과 검을 맞댈 수 있게 되었다.
믿고 따를 수 있는 스승이 생겼다.
그 모든 것이 마치 기적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황금 기사단과의 섬멸전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이제 어느 한쪽이 전멸할 때까지 검을 겨루게 되리라.
그런데 모두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미안하지만 애들 장난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지.”
수풀을 헤치고 황금빛 갑옷을 입은 수련 기사들이 걸어왔다.
슈발리에 클래스 상위 5인이 모인 황금 기사단 전원이었다.
가장 앞에 서있는 것이 스트라이더인 더글라스였다.
지금부터 검을 겨루어야 할 상대에게 이렇게 한가하게 다가오다니.
명백하게 룰 위반.
쿤담이 목소리를 높였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선배님.”
“아아, 귀여운 후배들에겐 미안하지만 여기서 숨바꼭질이나 하고 있어서야 구경하고 계시는 각하가 지루하지 않겠어. 그러니까 아예 토너먼트 식으로 후딱 붙고 끝내 버리자고.”
“······이런 식으로 할 수는 없습니다. 정식으로 빌리 교관님에게 항의하겠습니다.”
그러자 더글라스가 킥킥 웃었다.
“뭐, 어때. 나는 운 좋은 누구처럼 소드마스터의 총애를 받고 있지 않거든. 썩은 동아줄이라도 보이면 죽자고 거기에 매달려야 되는 몸이란 말이지. 그런데 이런 좋은 기회가 나타난 거야.”
결국 더글라스의 말은 소드나이트가 된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는 것으로 헥토르의 관심을 받고 싶다는 것이다.
“자, 그럼 네가 먼저 할 거야?”
케인첼과 검을 맞댄 이후 쿤담은 한층 더 신중해졌다. 자세를 굽히더라도 이길 가능성이 높은 최선의 한 수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선배님과 검을 겨루는 것은 한 달만 기다려 주십시오.”
더글라스의 눈에 이채가 떠올랐다. 쿤담의 말은 한 달 안에 소드나이트가 되겠다는 선언이나 마찬가지였다.
케인첼은 쿤담의 눈에 떠오른 강해지고 싶다는 욕망을 알아차렸다.
‘너도 변했구나, 쿤담.’
어쩌면 자신이 천재의 각성을 도와 준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상관없었다. 먹어주는 사람이 있어야 비로소 요리를 만드는 의미가 생겨나지 않던가.
검술 또한 마찬가지였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쿤담을 위해서도 요리를 만들어 주고 싶었다.
그런 생각을 하며 케인첼은 앞으로 걸어 나왔다.
“그럼 선봉은 제가 맡도록 하겠습니다.”
“네가 그 유명한 케인첼이구나. 선배답게 선공은 양보하도록 하지. 오러 소드를 뽑아라. 아, 미안. 그런 거 할 줄 모르던가?”
신생 소드나이트 다운 자신감 넘치는 말투.
케인첼은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선배님의 배려에 감사드리며 그럼 먼저 공격하도록 하겠습니다.”
검을 뽑아들며 오러 소드를 발동시켰다. 그러자 전신에 오러가 퍼지는 감각이 느껴졌다.
지켜보고 있던 황금 기사 단원들이 비명을 질렀다.
“······어떻게 루키가 오러 소드를?!”
황금 기사 단원 다섯 명 중에서 소드 나이트는 세 명뿐.
즉 나머지 두 명은 눈앞에 있는 루키보다 뒤쳐진다는 소리였다.
그저 조롱과 비아냥의 대상일 뿐이었던 케인첼이 자신보다 강해졌다. 그 사실을 인정하지 못한 이들이 비명을 질렀다.
“여, 열등생 케인첼이 소드나이트라니······. 이, 이게 마, 말이! 으아아아아아!”
케인첼은 그들에겐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 지금은 눈앞에 있는 더글라스를 상대하는 것이 먼저다.
“오러 소드를 뽑으라고 한 것은 선배님 아닙니까. 저는 선배님 말을 잘 듣는 착한 후배거든요.”
“이 자식이······.”
더글라스 역시 기사양성소의 혹독한 훈련에서 살아남은 실력자.
기습에 가까운 케인첼의 일격을 침착하게 오러 소드를 발동시켜 막아냈다.
“······어떻게 오러 소드를 구현해 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소드나이트 사이에도 격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도록 하마.”
더글라스는 케인첼에게 제대로 된 마나 연공법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에 비해 더글라스는 이년 동안 연마한 마나 연공법 덕에 오러의 보유량이 상당했다.
장작을 많이 넣으면 불길이 강해지는 것과 마찬가지.
더글라스의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떠올랐다.
“원망하려면 제대로 된 마나 연공법 하나 남기지 않고 몰락해 버린 가문을 원망해라!”
순간, 케인첼의 눈이 서늘하게 가라앉았다.
까앙-!
그렇게 케인첼과 더글라스의 검이 맞부딪쳤다.
오러를 이용한 싸움의 막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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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글라스는 당황했다. 분명 오러의 총량에서는 자신이 앞서고 있었다.
소드나이트가 인간을 초월한 힘을 내는 것은 오러 소드를 구현해 내기 때문만이 아니다.
활성화된 오러의 양에 따라 강화되는 신체야 말로 소드나이트가 가진 진정한 무서움.
불을 태우기 위해서 연료가 필요하듯 활성화된 오러의 양에 따라 강함의 정도가 달라진다.
오러의 양은 명백하게 더글라스가 위.
그런데 몇 분 째 이어지고 있는 싸움의 결과는 호각――.
아니, 미세하게 케인첼 쪽이 앞서고 있었다.
‘말도 안 돼! 말도 안 돼! 말도 안 돼! 어떻게 저 놈의 검이 이렇게 빠르다니!’
더글라스는 피가 나올 정도로 눈을 부릅떴다.
케인첼이 쓰고 있는 것은 중급 검술이 아니었다. 베고 휘두르고 찌르는 검술의 기본기.
그런데 거기에 담긴 위력이 어마어마했다.
‘내가 배운 비전 검술은 쾌검과 강검이 합쳐진 최강의 검술······. 그런데 어째서 저 열등생의 하급 검술에 이렇게 밀리냔 말이다!’
더글라스의 얼굴에 절망이 떠올랐다. 케인첼의 검은 빠르고 날카로웠으며 그리고 강했다.
그렇지만 이대로 지고 있을 수는 없었다.
‘빌어먹을······! 이렇게 된 이상 부상을 각오하고 최강의 일격을 날린다!’
더글라스는 이를 악물고 상황을 한 방에 역전하기 위한 회심의 일격을 준비했다.
이미 이것은 훈련이 아니었다.
눈앞에서 검을 휘두르고 있는 녀석의 한쪽 팔이라도 날려 버리지 않으면 오늘 밤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할 것 같았다.
남아 있는 모든 오러를 동원해 강검에 강검을 더한다.
노리는 것은 상대의 어깨.
그렇지만 그것을 구경하고 있을 케인첼이 아니었다.
“양파 검술!”
두 개로 분리되는 검.
더글라스는 이를 악물고 준비하던 강검을 쾌검으로 변화 시켰다.
케인첼의 양파 검술은 너무나 간단하게 더글라스의 검에 막혔다.
‘이런 배우다 만 중급 검술로······. 뭐야, 왜 공격이 막혔는데 웃고 있지. 서, 설마······.’
순간 더글라스는 방금 전의 공격이 어째서 그토록 무력했는지 깨달았다.
거기에는 단 한줌의 오러도 실려 있지 않았다.
그렇다는 것은······.
그리고 그와 동시에 눈앞에 있던 케인첼의 모습이 사라졌다.
“······!”
더글라스는 눈을 부릅뜨고 사라진 케인첼의 흔적을 쫓았다. 그리고 결국 찾아낼 수 있었다.
케인첼은 한계까지 몸을 낮춘 채 비어 있는 복부에 주먹을 날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어째서인지 오른팔의 근육이 평소보다 몇 배로 부풀어 올라 있었다.
‘벼어어어엉시이이이인! 맨 주먹으로 오러로 강화된 몸을 타격해 봐야!’
더글라스는 케인첼이 검뿐만이 아니라 원하는 어디에라도 오러를 집중 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그것이 결정적인 실책이었다.
동시에 케인첼의 모든 오러가 실린 주먹이 더글라스의 복부를 강타했다.
― 퍼어어어억!
“커, 허으윽······. 크윽!”
너무나 경쾌한 소리와 함께 더글라스의 몸이 바닥을 굴렀다.
숨 쉬는 것도 잊은 채 두 사람의 대결을 보고 있던 사람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캐, 캡틴 케인첼이 이겼어!?”
“······게다가 마지막엔 검이 아니라 주먹으로 끝냈어. 도대체 어떻게······.”
당황한 것은 황금 기사 단원들도 마찬가지였다.
“더, 더글라스!”
“기절했어······.”
“도대체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분명 오러의 양은 더글라스가 훨씬 앞서고 있었는데, 어떻게!”
케인첼은 빙긋 웃으며 말했다.
“그러게 기초 체력 단련 좀 하지 그러셨습니까. 선배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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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첼의 도발에 머리끝까지 화가 난 슈발리에 한 명이 소리를 질렀다.
“······제, 젠장. 이번엔 내가!”
“아니, 제가 하겠습니다.”
목소리의 주인은 지금까지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빈센트였다.
“비, 빈센트 경! 저도 소드나이트입니다. 더글라스는 방심해서 저렇게 됐지만 저는 다릅니다. 제 모든 것을 걸고 저 건방진 자식을 쓰러트리겠습니다.”
“지금 방심이라고 하셨습니까?”
“그럼 무슨······.”
“오러가 담긴 검을 휘두를 때는 반사적으로 전신에 퍼져 있는 오러가 검에 집중됩니다. 그와 동시에 다른 곳의 방어는 다소 약해지게 되지요. 상대는 그것을 노리고 오러가 담기지 않은 검을 휘둘러 상대의 주의를 끈 후 비어 있는 복부를 노리고 주먹을 날린 겁니다. 게다가 끼고 있는 너클 가드에 미약하나마 오러를 입혀 상대의 방어를 뚫어냈습니다. 자유롭게 오러를 다룰 수 없으면 불가능한 공격 아닙니까?”
“큭······.”
“더글라스가 더 약했습니다. 그래서 진 겁니다.”
케인첼은 눈을 크게 떴다. 설마 저 빈센트가 저렇게 순순히 자신의 실력을 인정해 주다니.
빈센트는 여전히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눈으로 케인첼을 바라보았다.
“케인첼 반 지스타드. 아주 재미있는 기술을 배웠군요. 전신의 오러를 이용해 팔과 허리의 근육을 강화시킬 수 있을 줄이야. 그 정도 오러 컨트롤은 아버지정도나 되어야 가능 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주 재미있는 대결이 될 것 같군요.”
“······빈센트.”
“당신과 이렇게 싸우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된 이상 아버지가 보는 앞에서 당신을 쓰러트려 드리지요.”
케인첼은 입술을 핥았다.
드디어 빈센트와 싸운다.
3년 전부터 이어진 길었던 악연에 드디어 마침표를 찍는다.
그렇지만 빈센트는 강하다. 무엇보다 이안에게 전수 받은 부스터를 한번 본 것으로 완벽하게 간파해 냈다.
‘역시 스벤 가의 후계자다운 오러 감지 능력······. 더글라스 때 같은 기습은 통하지 않아. 그렇다면, 이거다······.’
케인첼의 뇌리에 빈센트를 이길 완벽한 계획이 떠올랐다.
빈센트와 싸워 이긴다. 그러면 비로소 스타니스 기사양성소를 떠날 모든 준비가 끝나는 것이다.
“더글라스처럼 선수를 양보하지는 않겠습니다. 바로 가도록 하죠.”
빈센트는 천천히 검을 뽑아 들었다. 그러자 너무도 선명한 오러가 검에 깃들었다.
지금부터 소드마스터 헥토르의 아들이자 최강의 수련기사라 불리는 빈센트와 싸운다.
케인첼은 검을 쥐고 있던 손에 힘을 주었다.
그때였다. 아주 가까운 곳에서 어마어마한 적의가 느껴졌다.
‘이건 빈센트의 것이 아니야. 도대체······.’
온 몸에 닭살이 돋아났다.
죽는다.
이대로 있으면 죽는다.
죽는다, 죽는다, 죽는다. 절대 살아남지 못한다.
케인첼은 반사적으로 빈센트를 향해 몸을 날리며 외쳤다.
“엎드려······! 공격 마법이다······!”
바람을 타고 손가락이 부러지는 소름끼치는 소리가 들렸다.
――콰득!
그와 동시에 어마어마한 폭발이 모여 있는 수련 기사들을 덮쳤다.
소드마스터의 위엄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