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7)
요리하는 소드마스터-7화(7/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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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조마경에 케인첼의 현재 레벨과 스테이터스가 떠올랐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몇 줄 되지 않았던 항목에 많은 것들이 추가되어 있었다.
[케인첼 반 지스타드 – Lv3]– 체력(5), 민첩성(3), 근력(3), 손재주(3), 지력(7), 마력(2), 신성력(2)
– 화염 저항력(0.1%), 맹독 저항력(0.1%)
* 요리 레벨 : ★★★
* 미식 레벨 : ★
* 초급 검술 : ★★★★
* 무장 해제 : ★
아인켈이 만든 요리를 먹고 경험치를 흡수한 덕에 케인첼의 레벨은 3이 되어 있었다.
‘역시 이번에도 모든 스테이터스가 상승했어.’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성장해 나간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
검술에 상관없는 능력치는 제외하고 계산해도 엄청난 차이였다.
30레벨만 되어도 다른 사람이 100레벨이 되어야 얻을 수 있는 스테이터스를 가지게 되는 셈이다.
‘게다가 마력과 신성력도 덤으로 오르고.’
프리스트나 소서러가 들었으면 돌을 맞았을지도 모를 생각이다. 그 두 가지의 재능은 타고나지 않으면 가질 수 없는 스테이터스. 이런 생각 자체가 불경에 가깝다.
‘그럼 앞으로 한 달 동안 해야 할 일을 정리해 보자.’
기분 같아서는 고든에게 요리를 만드는 법 몇 가지만 배웠으면 좋겠는데······.
그렇지만 그것보다 더 급한 것이 있었다.
우선 많은 요리를 먹어 어느 정도 스테이터스를 확보해야 했다.
아무리 뛰어난 검술을 가지고 있다 해도 뒷받침 해줄 체력과 손재주가 없으면 제대로 검을 휘두를 수 없다.
빠른 속도로 적을 베어 넘기기 위해서는 민첩성이.
지구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체력이 필요하다.
게다가 무거운 갑옷을 입기 위해선 근력도 높아야 한다.
스테이터스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전속 트레이너까지 고용해서 운동을 하는 후보생도 있을 정도였다.
‘그냥 맛있는 음식을 먹기만 하면 모든 능력치가 균형 있게 오르니까 따로 관리 할 필요가 없네.’
자신도 모르게 어깨춤을 추기 시작한 케인첼이었다.
다음으론 검술이다.
‘중급으로 승급하기 위해선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해. 우선 초급 검술에 완전히 익숙해지는 것에 전념하도록 하자.’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식재료를 다듬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뜻.
‘손질해야 할 식재료는 얼마든지 있어. 아인켈에게 어느 정도 신뢰를 얻어 놨으니 앞으로 일거리를 받기 더욱 수월할 거야. 적어도 9성. 아니, 한 달 안에 10성까지 올리겠다는 각오로 하자.’
그렇게 한 달 동안 해야 할 일이 정해졌다.
케인첼은 식칼을 쥐고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당근과 감자를 향해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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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이 되자 조마경에 충전되어 있었던 마력이 완전히 사라졌다.
생각했던 것보다 반나절 이상 오래 갔다. 그동안 별로 쓰지 않아서일까.
마지막 순간 조마경은 초급 검술이 5성이 되었다는 알림을 보냈다.
3일 전까지만 해도 1성이었는데.
말 그대로 미친 레벨 업이었다.
마치 앞으로 한 달 동안 스테이터스를 확인 할 수 없다는 아쉬움을 달래 주기라도 하는 것 같았다.
주방 구석에서 새우잠을 잔 것이 다였지만 조금도 피곤하지 않을 정도였다.
케인첼은 400인분의 식재료를 손질한 식칼을 바라보았다. 날에 여러 이물질들이 묻어 있었다.
“하루 동안 고생했다.”
사용한 칼을 그대로 두면 녹이 슬고 날이 무뎌진다.
케인첼은 작업대에 놓여 있는 칼 가는 강철을 챙겨왔다.
요리용 식칼은 이 녀석을 이용해 예리도를 유지한다.
식칼의 날과 칼 가는 강철을 십자가처럼 교체시킨 후 싸악싸악 소리가 나도록 문질러 주었다.
그것을 몇 번 반복하자 식칼이 서늘한 예기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잘하고 있수다. 무딘 칼로 일하면 위험하니, 항상 칼을 날카롭게 유지해야 하는 거요.”
“조프리 셰프?”
“주방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말이유. 그런데 귀찮다고 막 다루는 사람이 너무 많은 거지.”
“습관이 되어서요.”
아무리 검을 휘둘러도 변하는 것은 없었다.
그렇지만 3년 동안 단 하루도 검을 소중히 다루지 않은 적이 없었다.
그것은 식칼이라도 마찬가지였다.
조프리는 고개를 숙여 케인첼에게 사과했다.
“도구를 다루는 모습을 보면 그 사람을 잘 알 수 있수다. 아무래도 내가 댁을 오해하고 있었던 것 같구려. 귀족이라는 선입견에 사람 그 자체를 보지 않으려 했수. 미안하오.”
고든에게 혼날 때도 보여주지 않은 모습이었다.
무안해진 케인첼은 조프리의 어깨를 잡고 일으켜 세웠다.
“괜찮습니다.”
“아니오! 분이 풀릴 때까지 때려도 좋수다! 아참. 일해야 하니 손은 봐주쇼.”
“아이고······.”
조프리가 자신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마음에 안 들어 하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은근히 괴롭힌다고 시킨 것이 결과적으로 무지하게 도움이 되었다.
그렇기에 별다른 말없이 잠자코 할 일을 했을 뿐이다.
아무래도 그것이 조프리의 양심을 자극한 것 같았다.
게다가 원래라면 셰프들이 했어야 할 400인분의 식재료 손질까지 대신 해 주었으니.
조프리는 귀족을 싫어하기는 했지만 고마움을 모를 정도로 얼굴 가죽이 두꺼운 사람은 아니었다.
결국 이렇게 사과를 하러 찾아왔고.
오히려 그것이 케인첼을 난처하게 만들었다.
‘난 그저 레벨을 올리려고 한 건데.’
그렇지만 오해를 풀어 줄 생각은 없었다. 이렇게 된 이상 하나라도 더 뽑아 먹어야 되지 않겠는가.
케인첼은 빙긋 웃으며 대답했다.
“저는 정말 괜찮습니다. 정 미안하시면 간단한 디저트라도 하나 만들어 주시죠.”
“그거로 괜찮겠수?”
“예. 대신 엄청 맛있는 놈으로 부탁드립니다.”
“오오! 알겠수다!”
조프리는 맡겨달라는 얼굴로 가슴을 치곤 주방으로 사라졌다.
귀족을 싫어하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 사람이 나쁜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조프리 셰프가 왜 귀족을 싫어하는지 궁금하신가요?”
“······허, 아인켈 셰프.”
케인첼은 순간 비명을 지르려다 가까스로 참아냈다.
여기서 일하는 셰프들은 몰래 뒤로 다가와 말을 거는 것이 특기인가!
물은 것도 아닌데 아인켈은 조프리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조프리 씨는 디저트를 전문으로 만드는 아주 실력 있는 셰프에요. 제도에서 커다란 케이크 가게를 운영하고 있을 정도였지요. 귀족들은 물론 왕녀에게도 인기가 있어 매일 줄을 서지 않으면 사지 못할 정도였어요. 그런데······.”
아인켈은 잠시 뜸을 들이더니 말을 이었다.
“너무 장사가 잘 되다보니 귀족 한 명이 가게를 탐내기 시작한 거예요. 결국 같이 일하던 셰프들을 매수하더니 가게를 통째로 빼앗겼지 뭐에요. 결국 일할 데가 없어 여기서 감자나 튀기게 된 거죠. 그래도 조프리 씨가 만든 케이크는 정말 맛있답니다. 꼭 드셔 보세요.”
케인첼은 속으로 신음을 삼켰다. 평생을 바쳐 일군 가게를 귀족에게 빼앗겼을 줄이야.
그 정도면 귀족의 그림자만 보여도 손이 떨릴 것이다.
그런데 귀족을 모시게 될 기사 후보생들에게 밥을 해주고 있으니 까칠한 것도 이해가 되었다.
“그런데 디저트를 잘 만든다 이거죠?”
“예에.”
순간 케인첼의 한쪽 입꼬리가 올라갔다. 디저트는 책으로 배우기 가장 힘든 분야 중 하나였다.
그런데 이렇게 가까이에 전문가가 있을 줄이야.
얼마나 기다렸을까.
조프리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접시를 들고 걸어왔다.
“자 조프리 특제 파운드케이크요. 생과일이 부족해서 말린 과일을 넣어 봤수. 생크림에 찍어 드쇼.”
“아,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
“거기 아인켈 당신한테 주려고 만든 거 아니유. 포크 치우쇼.”
“하하하······. 한 입만 먹을게요······.”
파운드케이크는 밀가루와 달걀 버터 설탕을 동일한 비율로 섞어 만든 반죽을 틀에 넣어 구운 케이크였다.
케인첼은 그것을 세 조각으로 잘랐다.
그러자 갓 구운 케이크 특유의 고소하고 달콤한 냄새가 났다. 순간 정신이 아찔해 질 정도였다.
‘어떻게 구우면 이런 향기가 나는 거지?’
“두 분도 같이 드실까요.”
“아, 그래도 되요?”
“흠······.”
결국 세 사람은 조프리가 구운 파운드케이크를 먹기 시작했다.
‘그럼 어디 조프리 셰프의 실력이 얼마나 되는지 맛보도록 하실까.’
케이크를 작게 잘라 입에 넣자 저절로 탄성이 흘러 나왔다.
‘빵과 비슷하지만 훨씬 부드러운 식감······. 게다가 이 은은한 단맛은 뭐지? 아, 술이다.
고든 셰프가 매일 마시는 럼주를 반죽에 섞은 거야.’
이번엔 생크림을 찍어 먹어 보았다. 요구르트로 만든 것인지 살짝 새콤한 맛이 났다.
그것이 파운드케이크의 부드러운 단맛과 어우러져 너무나 행복한 기분이 되었다.
“맛있군요.”
“역시 조프리 씨가 만든 케이크는 최고에요!”
이어지는 찬사에 조프리의 얼굴이 조금 붉어졌다.
“······뭐, 그렇게 맛있으면 가끔 생각나면 만들어 보겠수.”
그렇게 케인첼은 완벽하게 주방의 일원으로 녹아들었다.
물론 속으로는 어떻게 해야 조프리의 디저트 만드는 기술을 털어먹을까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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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에 실패한 군인은 용서해도 배식에 실패한 군인은 엄벌에 처하라는 말이 있다.
그 정도로 음식을 먹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케인첼은 마치 연금술의 비약을 조합하는 것처럼 신중하게 국자를 저었다.
그리고 정확히 1인분의 스튜를 떠서 접시에 담아 내밀었다.
“아이고. 하루 종일 공연 한다고 배고파 죽겠는데. 이거 먹고 배가 차겠어? 좋은 말로 할 때 더 담지?”
“이게 정량입니다.”
“아, 거기 커다란 고깃덩어리 떠다니네. 그거 좀 줘.”
“안됩니다.”
“쳇. 배식이 아주 벼슬이지 벼슬.”
삐에로 분장을 한 남자가 침을 뱉으며 자신의 자리로 걸어갔다.
케인첼은 한숨을 쉬었다.
갑자기 식당에 사람이 몰려들어 어쩔 수 없이 배식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피곤한 일이었다.
궁중악단 200명을 전부 상대하자 그대로 드러눕고 싶은 기분이었다.
뭐가 이렇게 해 달라는 것이 많은지.
주는 대로 먹으라고!
그렇게 외치고 싶은 것을 100번 정도 참은 것 같았다.
“에구. 또 한 무리 몰려오네. 슬슬 쉬려고 했더니.”
그런데 사람들 사이로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슈발리에 클래스의 기사 후보생이었다.
그는 배식을 하는것이 케인첼이라는 것을 보곤 휘파람을 불며 즐거워했다.
마치 재미난 장난감이라도 발견 한 것 같은 모습이었다.
“뭐야. 케인첼 아니야? 요즘 안 보인다 했더니 쥐새끼마냥 이런데 숨어 있었네?”
“······율리우스.”
기사 후보생은 빈센트의 오른팔이자 슈발리에 클래스 랭킹 2위인 율리우스 콘라드였다.
“킥킥킥. 국자 들고 있으니까 무지 잘 어울린다, 너. 아예 그 쪽으로 나서 보는 건 어때? 아니지. 네가 식칼을 쥐었다가는 손가락이 백개라도 모자랄 테니까.”
케인첼은 빙긋 웃으며 말했다.
“빈센트는 어디 갔나 봐.”
“응? 악단에 누구더라 유명한 배우랑 이야기 하고 있는데. 왜 한동안 안 쳐 맞고 사니까 그립냐?”
“아니. 역시 사자가 없으니까 여우가 왕 노릇하는구나 싶어서.”
순간 율리우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뭐? 저 열등생 자식이 지금 무슨 개소리를 지껄인 거지?
그리고 화가 난 것을 참을 정도로 율리우스의 인내심은 강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네놈의 분수를 알게 해 줘야겠군. 뭐하냐. 스튜 안 줘?”
그런 말을 하며 율리우스는 그릇을 내밀었다. 그곳에 정확히 1인분어치의 스튜를 담아 주는 것이 케인첼이 할 일이었다.
케인첼은 눈을 가늘게 뜨고 국자에 스튜를 떴다. 그것을 그릇에 옮겨 담는 순간이었다.
율리우스의 눈동자에 살기가 일어났다. 그리고 그대로 접시를 뒤집어 내용물을 케인첼에게 쏟으려 했다.
“키키키키키키킥! 역시 너는 이런 게······ 크억!”
순간 너무나 갑자기 일어난 일 때문에 율리우스는 비명을 질렀다.
케인첼이 국자를 휘둘러 그릇을 잡고 있는 율리우스의 손가락 끝을 때린 것이다.
갑작스런 공격에 율리우스는 그릇을 놓쳤고.
그 내용물은 그대로 몸으로 쏟아졌다.
“으아아아아! 뜨, 뜨거!”
“유, 율리우스!”
“무, 물! 누가 차가운 물을!”
“내, 내, 내 소오오오온!”
결국 율리우스는 손가락에 화상을 입고 냉수 찜질을 해야 했다.
그 모습을 보며 케인첼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모든 것이 어제 얻은 무장 해제 덕이었다.
‘즉 내 무기인 국자로 율리우스의 무기인 접시를 쳐서 파괴 시킨 거지. 이런 식으로도 응용 할 수 있구나.’
무장 해제 스킬의 덕분에 반사 신경을 초월해 엄청난 속도로 움직일 수 있었다.
다만, 스킬 레벨이 1성밖에 되지 않는다. 율리우스가 제대로 된 무기를 들고 있는 상태였다면 해제 시키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가 들고 있던 것은 접시.
무장 해제 1성으로도 충분했다.
“그러게 스튜가 뜨거우니 조심 했어야지. 손가락 힘이 그렇게 없어서 어디 검이나 제대로 쥐겠어?”
냉수 찜질이 끝난 율리우스가 불같이 화를 내기 시작했다.
“야, 이 열등생 자식아! 너 안 그래도 매운 맛을 보여주려고 했는데 기다려라. 다음 스테이터스 갱신 때 네놈한테 결투를 신청해 주마!”
선전 포고였다.
스테이터스 갱신 일에는 유일하게 후보생 간의 결투가 가능했다.
자신의 힘이 강해졌다는 것을 알면 그것을 과시하고 싶어지는 것이 보통.
그래서인지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던 후보생 간에 싸움이 일어나 큰 부상을 입게 되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
결국 싸우더라도 여러 사람이 보는 앞에서 싸우라는 뜻으로. 그날에만 결투를 허용하게 되었다.
케인첼에게 결투를 선포한 율리우스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저 팔푼이만 못한 얼간이가 자신과 싸울 수 있을 리 없다. 이제 질질 짜면서 제발 용서 해 달라고 빌겠지?
그런데 결과는 율리우스가 상상도 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케인첼은 천천히 율리우스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빙긋 웃으며 말했다.
“밥이나 한다고 무시하지 마라.”
“무, 무, 무슨!”
“결투를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이, 이자식이!”
그렇게 스타니스 기사양성소 역사상 최악의 열등생과.
슈발리에 클래스 랭킹 2위의 결투가 성사되었다.
그 사실이 모든 후보생의 귀에 들어가기 까지 채 하루도 걸리지 않았다.
끝내주는 스테이크를 굽는 방법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