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73)
요리하는 소드마스터-73화(73/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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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마한 면도칼만 목에 가져다 대도 대부분의 사람은 몸이 움츠러든다. 하물며 강철을 무처럼 썰어대는 오러 소드였다.
케인첼이 바닥에 패대기친 여자는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외쳤다.
“저는 수상한 사람이 아니에요! 미노 남작 영애, 에밀리라고 해요! 카, 칼을 거둬 주세요!”
타오르는 것 같은 붉은 머리의 여자는 몸매가 훤히 드러나 보이는 가죽옷을 입고 있었다.
원래라면 신분을 증명할 무언가가 필요한 상황. 그렇지만 케인첼은 미노 남작의 딸 에밀리와 어릴 적에 몇 번 만난 적이 있었다.
케인첼은 검을 거두고 조용히 손을 내밀었다.
“일어나십시오, 미노 영애.”
에밀리는 몸에 묻은 먼지를 털며 허리를 꾸벅 숙였다.
“죄송합니다. 훔쳐보려던 것이 아닌데······.”
그렇지만 마냥 긴장을 풀고 있을 수는 없었다.
에밀리는 기척을 숨기는 기술을 사용하고 있었다. 제법 실력이 뛰어나, 폴른 스타가 없었으면 그녀가 숨어 있다는 것을 몰랐으리라.
‘게다가 허리에는 단도 두 자루. 단순한 호신용으로는 보이지 않는데.’
묘한 긴장감이 흐르는 두 사람 사이로 퍼시발이 끼어들었다.
“허허······. 미노 영애께서 이런 누추한 곳까지 어연 일로 행차하셨습니까.”
“그게, 퍼시발님을 만나고 싶어서 왔어요. 여기라면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이야기를 할 수 있을 테니까요.”
“저도 미노 영주님께 세금을 내는 몸입니다. 언제라도 주점에 오면 만날 수 있지 않습니까.”
케인첼에 이어 퍼시발에게까지 의심의 눈초리를 받자 에밀리는 결심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당신들의 실력이 보고 싶었어요. 지금은 없어졌지만 하이랜더는 저기 밖에 있는 용병들과는 격이 다른 용병단이니까요.”
퍼시발은 깜짝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영애께서 크게 오해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오년 전에 영주님께 말씀드렸던 것처럼 저는 더 이상 용병일을 할 생각이 없습니다. 지금은 그저 평범한 주점 주인일 뿐입니다.”
“예? 그럼 여기 계신 분들이 하이랜더 용병단의 재건을 위해 모인 게······.”
“결단코 아닙니다.”
그제야 일행은 에밀리가 이러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퍼시발이 사람을 모으는 것을 보고 하이랜더 용병단이 다시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오해한 것이다.
에밀리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렇지만 여러분들은 돈을 벌기 위해 던전에 계신 것 아닌가요? 그렇다면 의뢰하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그러자 아벨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불쾌하군. 돈이 아니라 친구를 위해서다.”
“저는 더 강해지기 위해서 왔습니다.”
“에? 그, 그게······.”
에밀리가 기대한 대답은 전혀 엉뚱한 장소에서 들려왔다.
몬스터가 접근하면 울리는 발성 장애물을 설치하고 있던 지크가 손뼉을 치며 기뻐했다.
“새로운 의뢰라면 언제나 환영이에요! 역시 세상은 돈이 전부 아니겠어요! 웁! 우웁!”
깜짝 놀란 케인첼이 지크의 입을 틀어막았지만 이미 내던진 말을 주워 담을 수는 없다.
퍼시발이 일행을 대표해서 말했다.
“우선 의뢰의 내용이 무엇인지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용병이 아니므로 받아들일지 말지는 모두가 합의해서 정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도 괜찮으시겠습니까?”
“예, 괜찮아요. 그럼 여러분들에게 드릴 의뢰의 내용인데요······. 부디 던전에 숨어 있는 늑대인간을 잡아 주세요. 사례로는 백 골드를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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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흙먼지가 잔뜩 묻어서 그렇지 제법 귀여운 얼굴이었다.
“안 놀라세요?”
대답을 한 것은 케인첼이었다.
“여기에 웨어 울프가 있다는 것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거든요.”
“대, 대단해요! 지금까지 어떤 용병도 늑대 인간을 목격하지 못했는데 고작 하루만에······. 그런데 당신은 누구신가요?”
“일단은 여기 있는 사람들의 대표라고 해 두죠. 캡틴이라 부르시면 될 겁니다.”
일행은 케인첼이 어떠한 이유로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입을 맞춰 케인첼을 캡틴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래, 캡틴 말이 맞다.”
“저는 그냥 형님이라고 부를게요.”
“크, 크흠!”
에밀리는 간단하게 자신이 웨어 울프를 보게 된 사정을 설명했다. 그녀는 우연히 밤 산책을 나왔다가 던전 안에서 나오는 누군가를 목격했다고 한다.
“마치 조각처럼 아름다운 남자였어요. 한 가지 이상한 점은 새까만 망토로 몸을 덮고 있다는 점일까요. 그리고 저도 모르게 그 남자의 뒤를 따라갔어요. 그리고 보고 말았죠.”
그자의 정체는 라이칸스로프였다.
하늘에 떠 있는 만월의 빛을 받은 남자의 몸에 털이 돋아나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거대한 웨어 울프로 변했다.
“······그리고 깊은 잠에 빠져 있는 용병 몇 명의 몸을 움켜쥐고 다시 던전으로 사라졌어요.”
“분명 웨어 울프로 만들어 부하로 삼기 위해서 그랬을 겁니다. 던전 안에 막 웨어 울프가 된 것으로 보이는 놈들이 돌아다니더군요.”
전직 용병이었던 퍼시발이 끼어들었다.
아무리 용병이 돈에 미친 이들이라 해도 기본적인 동료 의식은 있다.
“그렇게 몇 명이나 자고 있던 용병이 사라졌으면 큰 난리가 났을 거요. 그런 소리는 못 들었소만.”
에밀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마침 용병단 내부에서 관리하고 있던 돈들이 같이 사라졌나 봐요. 그래서 야반도주를 한 줄 안 거죠.”
“흐음······.”
대량의 돈과 함께 용병 몇 명이 사라졌다. 거기서 불의의 사고로 행방불명되었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엄청난 수의 몬스터를 쓰러트리는 퍼시발님과 캡틴의 실력은 믿을 수 있어요. 늑대 인간이 던전 밖으로 나오면 분명 엄청난 일이 벌어질 거예요. 그 전에 그를 없애고 싶어요.”
에밀리의 말에서는 영지민들을 지키고자 하는 간절함이 느껴졌다.
‘분명 미노 남작은 용병단을 고용해서 영지 근처의 몬스터를 퇴치하고 있었어. 게다가 어차피 시리우스를 잡으려고 했잖아. 겸사겸사 돈까지 받을 수 있으니까 더 좋지.’
그렇지만 에밀리의 정체는 여전히 수수께끼였다. 귀족 영애라고 보기엔 너무나 능숙한 은, 엄페술. 게다가 날렵해 보이는 저 의상은 여도적들이 즐겨 입는 복장이었다.
에밀리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품속에 숨겨둔 여러 개의 주머니를 꺼냈다.
“공짜로 도와달라는 말은 하지 않겠어요. 여기 선금인 오십 골드에요.”
그것을 본 지크가 눈을 가늘게 떴다.
“호우! 영애께서 아주 좋은 취미를 가지고 계시네요.”
“예? 무, 무슨 말씀이시죠?”
지크는 주머니에서 파이프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그것을 한입 가득 빨아들이곤 말했다.
“영애는 두 가지 거짓말을 하고 있어요.”
순간, 지금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지크의 존재감이 폭발했다.
“저, 저는 아무것도 숨기지······.”
“과연 그럴까요? 우선 영애께선 우연히 던전에서 나오는 시리우스를 목격했다고 했어요. 그게 정말 가능한 일일까요? 근처에는 수많은 용병들이 천막을 치고 숙영을 하고 있어요. 그 사이를 단순히 밤 산책 삼아 지나간다? 명백히 모순이 존재하는 증언이에요. 반론 하실 부분 있으신가요?”
“······.”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가려고 했지만 용병들의 실종 사건이 흐지부지해 진 것은 대량의 돈이 사라졌기 때문이에요. 과연 시리우스가 거기까지 계산하고 움직였을까요? 사실은 전혀 별개의 사건이었던 것이 아닐까요?”
“······.”
“그럼 제가 내린 결론을 말씀드릴게요. 영애께서는 어떠한 이유로 많은 돈이 필요해졌어요. 그것을 손에 넣기 위해 용병들의 돈을 훔치기로 했어요. 그리고 원하던 목적은 쉽게 이룰 수 있었겠죠. 그런데 문제가 생겼어요. 라이칸스로프가 용병들 몇을 납치해 간 거죠. 원래라면 큰 난리가 났을 일이에요. 그런데 영애가 돈을 훔친 것과 맞물려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가 버렸어요. 이러다 또 다른 사람이 실종될지도 모른다. 그런 식으로 죄책감을 느끼고 계신 것이 아닌가요?”
모든 것이 그저 지크의 추측일 뿐이다.
모른다고 잡아 때면 더 이상 추궁은 불가능하리라.
그렇지만 에밀리는 그 정도로 낯짝이 두껍지 않았다.
“흑, 흐윽······. 흐아아아앙! 죄, 죄송해요!”
한동안 조용히 흐느끼던 에밀리는 모든 것을 털어 놓았다.
“던전 때문에 전부 엉망이 되었어요······.”
거대한 마력을 품은 던전은 수많은 몬스터들을 끌어들인다. 몬스터가 던전 안으로 무사히 들어가면 그나마 다행이다.
케인첼은 용병들끼리의 자리다툼으로 던전의 입구가 반쯤 봉쇄되었다는 것을 떠올렸다.
당연히 유입되는 몬스터의 수가 크게 줄어들었으리라.
“······결국 던전이 끌어들인 몬스터가 영지를 짓밟기 시작했어요. 아버지······. 미노 남작께서는 사비를 털어 다른 용병을 고용해 몬스터를 퇴치했지만 그것도 한계였죠······.”
가난한 시골 영주의 주머니에 돈이 있으면 얼마나 있을까.
결국 에밀리는 영지를 지킬 돈을 벌기 위해 용병들의 호주머니를 조금씩 털기 시작했다.
어차피 내야 할 세금도 내지 않는 이들이기에 크게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는 않았다고 한다.
문제는 라이칸스로프 시리우스의 등장부터였다.
“거기서부터는 지크프리드님의 말이 전부 맞아요. 저 때문에 늑대인간의 등장이라는 엄청난 사건이 묻혔어요. 전 그것을 해결할 방법을 찾다가 하이랜더의 단장인 퍼시발님이 다시 활동을 시작한 줄 알고 이렇게······.”
에밀리는 케인첼의 다리라도 잡을 기세로 매달렸다.
“캡틴! 제발 도와주세요! 용병의 돈을 훔쳤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팔이 잘릴 거예요!”
퍼시발이 무거운 눈빛으로 말했다.
“각오하고 하신 일 아닙니까?”
“······.”
목적이야 어쨌든 에밀리가 용병들의 돈을 훔친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정해진 세금을 내지 않은 용병들에게도 잘못은 있었다. 과연 어느 쪽이 옳은 것일까?
케인첼은 조용히 한숨을 쉬었다.
한 가지 다행인 점은 그녀가 자신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그랬으면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으리라.
“미노 남작 영애. 당신의 제안을 받아들이도록 하겠습니다. 허나 한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그것을 들은 에밀리는 한동안 멍한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결코 거절 할 수 없는 조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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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명이 된 일행은 엄청난 속도로 몬스터들을 쓰러트렸다.
그 와중에 에밀리는 거의 완벽하게 정찰병 역할을 수행해 주었다.
그녀의 은폐술은 코가 예민한 몬스터마저 속일 정도였다.
특수하게 제작된 가죽 옷을 입고 몬스터의 체액을 발라야 했지만 그 효과는 대단했다.
‘도대체 어디에서 저런 것들을 배운 거지?’
에밀리는 칠죄종 전쟁이 격화되고 전장이 브리타니아 북부로 바뀌자 먼 친척의 집으로 피신했다고 들었다.
그리고 십년 만에 다시 만난 에밀리는 완벽하게 도적의 기술을 익히고 있었다.
에밀리는 손가락에 묻은 소스를 핥으며 중얼거렸다.
“캡틴이 요리를 한다는 점이 하이랜더 용병단이랑 똑같네요. 정말 하이랜더 용병단 아니에요?”
“다 드셨으면 치우겠습니다.”
“아, 그건 제가 할게요!”
에밀리가 몬스터가 있는 위치를 알아 오면 오러 소드를 다룰 수 있는 넷이 그것을 처치한다.
양성소 시절부터 몇 번 합을 맞춰본 세 사람의 연계는 흠 잡을 곳이 없었다.
그리고 몬스터의 시체는 지크가 담당했다.
다른 부위는 일체 건드리지 않고 마정석만을 캐내는 기술이 일품이었다.
그렇게 5일이 지났다.
한발 먼저 소드나이트가 된 것은 쿤담이었다.
쿤담은 온몸이 땀에 흠뻑 젖어 있었지만 묘하게 상쾌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퍼시발이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
“몸에 쌓여 있는 노폐물이 땀을 통해 나오고 있는 거네. 소드나이트가 된 것을 축하하네.”
“감사합니다, 퍼시발님. 손끝에 잡힐 듯이 어렴풋하던 오러가 이제는 확실하게 느껴집니다.”
“내친김에 대련이라도 하겠나?”
“네, 기꺼이!”
쿤담이 정신을 집중하자 지금까지는 끝에만 불완전하게 맺히던 오러가 검 전체를 감쌌다.
이것이 진정한 오러 소드.
쿤담의 얼굴에 환희가 떠올랐다.
그렇지만 대놓고 기뻐 할 수는 없었다.
마정석에 담긴 오러를 흡수해 단숨에 소드나이트가 된 쿤담과는 달리 좀처럼 성과가 나오지 않은 사람이 있었다.
식탁에 앉아 스테이크를 썰고 있던 아벨이 작게 중얼거렸다.
“마정석에 담긴 마나를 흡수하려고 하면 몸이 격렬하게 거부 반응을 보이더군. 미안하다, 케인첼. 나 때문에 이렇게 일정이 늦어질 줄이야. 면목 없다.”
“아니야. 그러고 보니 분명 엘프의 혈통을 받아들인 뒤로 숲에서 마나가 더 잘 모인다고 했지?”
“음, 그랬던가.”
“분명 그랬어. 어쩌면 여기가 숲이 아니라 그런 걸지도 모르겠는데.”
“확실히 던전 안에서 있으면 금세 피곤해진다.”
케인첼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아벨이 소드나이트가 되는 것은 며칠 뒤로 미루어야 할 것 같았다.
현재까지 확인된 웨어 울프는 총 세 마리였다. 그 수가 더 늘어나기 전에 처리하는 편이 나으리라.
케인첼은 지하 3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바라보았다.
앞으로 사흘 후.
늑대 사냥의 밤이 찾아온다.
던전의 중심에서 고기를 굽다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