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82)
요리하는 소드마스터-82화(8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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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즌에 있는 노점상에는 여러 길드의 이권이 얽혀 있었다.
애초에 자금줄을 대는 것이 도둑 길드다. 그들은 문제가 생기면 다소 불법적인 일이라도 망설이지 않고 사용한다.
“여러분, 혹서기 때의 일 기억하십니까?”
“어떻게 잊겠습니까. 허니버터인지 뭔지 때문에 떨어진 매출만 생각하면 아직도 자다가 식은땀을 흘리면서 깹니다.”
“다들 같은 생각일 겁니다. 그렇지만 역습의 기회가 찾아 왔습니다. 올해 겨울 축제는 역대급 규모가 될 거라고 합니다.”
“시장이 칼을 뽑았군요.”
“저번 축제에서 본 손해를 만회 할 수 있는 기가 막힌 아이디어가 있습니다.”
토론을 주도하고 있던 남자가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었다.
“오오, 길버트 씨의 아이디어라면 믿을 만하죠. 뜸 들이지 마시고 말씀해 보십시오.”
“혹시 아이스크림이라고 들어 보셨습니까?”
“그게 뭡니까?”
“저도 처음 듣습니다.”
“쯧쯧, 이렇게 요즘 세상 돌아가는 일에 어두워서야. 요즘 귀족 영애들 사이에서 그것 때문에 난리가 났습니다.”
“허어, 그렇습니까? 도대체 무슨 음식이기에 그럽니까?”
“정확히는 디저트입니다. 이름 그대로 생크림을 얼려 만든 것인데. 이게 아주 기가 막힌다고 합니다. 어떠십니까? 슬슬 감이 오셨습니까?”
“축제를 위해 세워둔 얼음 동상 옆에서 팔면······.”
“아주 끝내주는 돈벌이가 될 것 같지 않습니까.”
길버트의 말을 들은 노점상 주인들은 주머니를 가득 채운 은화를 떠올렸다.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떠오른다.
“흐흐, 흐흐흐······.”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길버트는 이미 며칠 전부터 아이스크림을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를 시도해 보았다.
그렇지만 그것이 좀처럼 쉽지 않았다.
“아이스크림은 입에 넣은 순간 부드럽게 녹는 느낌이 끝내주는 디저트라고 합니다. 그래서 얼음을 잔뜩 구해서 생크림을 얼려보려고 했습니다만 쉽지 않더군요.”
원탁에 앉아 있던 노점상 주인 한 명이 손을 들었다.
“얼음을 이용해서 크림을 차갑게 식히면 얼지 않겠습니까?”
“그것도 해 봤습니다. 그런데 얼음을 아무리 많이 넣어도 좀처럼 얼지 않더군요. 도대체 어떻게 얼린 것인지······.”
“그러면 마도구를 사용해 얼린 것이 아닐까요?”
길버트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후우······. 당연히 그것도 해 보았지요. 그런데 단숨에 얼어붙어서 도저히 그 부드러운 식감이 나오지 않더군요.”
얼음으로는 얼릴 수 없고, 마도구로는 너무 꽁꽁 얼어 버린다.
도대체 어떤 마술을 부려서 아이스크림을 만든 것일까.
그러자 모여 있던 노점상 주인 중 한 명이 비릿하게 웃었다.
“이럴 때는 역시 그 방법이 최고 아니겠습니까.”
“흐흐흐, 정말 못된 분이군요.”
“그러는 길버트 씨야 말로. 이렇게 될 줄 알고 이야기를 꺼낸 것이 아닙니까?”
길버트는 큰 소리로 웃었다.
“오, 정답입니다. 올해 겨울에는 아이스크림으로 떼돈을 벌어 봅시다.”
그러자 그에 호응하듯이 원탁에 앉아 있던 다른 노점상 주인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떼돈이라니, 좋군요! 하하하!”
원하는 레시피가 있으면 폭력과 협박을 사용해 빼앗는다.
마음에 들지 않는 가게가 있으면 용병들을 동원해서라도 망하게 한다.
그것이 시티즌에 있는 노점상 주인들의 장사하는 방법이었다.
상업도시 시티즌은 십년 만에 세배 가까이 몸집을 불렸다. 자연히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수많은 뒷골목을 가지게 되었다.
거기에는 도둑길드를 중심으로 수많은 범죄 조직들이 있었고.
노점상 주인 대부분이 그곳 출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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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금화 하나짜리 디저트라고?”
시티즌의 시장 윌슨은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부관을 바라보았다.
은화 몇 개면 최고급 음식점에서 풀코스 요리를 먹을 수 있다.
그런데 입가심용으로 먹는 디저트 하나에 1골드라니? 과연 제정신으로 하는 소리일까?
거듭된 실패로 이러다 잘리는 것이 아닐까 걱정 중이던 부관이 대답했다.
“삼주 전에 문을 연 베루스라는 가게가 있습니다. 그곳의 프리미엄 메뉴라고 합니다.”
“그게 잘 팔린다 이거지.”
“예.”
“그런데 왜 이제야 보고하나?”
“윽······. 죄송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반짝 유행인지, 정말 제대로 된 상품인지 알아보다보니 시간과 예산이······.”
“아니야 잘했어.”
윌슨은 귀족들의 주머니를 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고 있었다.
그는 귀금속상인 출신으로 귀족들을 상대로 오랫동안 장사를 해온 경험이 있었다.
전쟁이 격화되면 사람들은 값비싼 귀금속을 모으려는 경향을 보인다.
그것을 이용해 막대한 재산을 축적했고, 결국 상업도시의 시장까지 될 수 있었다.
부관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늦은 보고를 혼내려는 것이 아닌 모양이다.
“다른 디저트들은 저렴한 가격으로 팔면서 귀족들을 위한 프리미엄 메뉴 몇 개를 따로 파는 모양입니다. 그 중에서 아이스크림의 인기가 대단합니다.”
“이제 막 생긴 디저트 가게에 대한 소문이 어떻게 그렇게 빨리 퍼진 건지 궁금하군.”
“그게, 문을 연 첫날에 캐롤라인 대주교가 우연히 방문했는데. 그때 처음 맛본 아이스크림에 홀딱 반했다고 합니다.”
“대주교님이?”
그녀는 달콤한 음식을 좋아하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하루를 분 단위로 쪼개 써야 할 정도로 바쁘다.
“다른 디저트도 마음에 드는 것인지 삼일에 한번은 베루스에 찾아간답니다. 그때마다 원하는 디저트가 다 팔려 울상이라고 하더군요.”
“그녀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아보고. 성당에 방문할 일이 있으면 반드시 그것을 가지고 가도록 해라.”
“알겠습니다.”
윌슨은 뒷짐을 지고 일어나 시장실 안을 돌아다니며 중얼거렸다.
“가게를 열자마자 우연히 지나가던 캐롤라인 대주교가 방문해서 우연히 아이스크림을 주문하고, 그것에 홀딱 반할 확률이 얼마나 될 것 같나.”
“천운이 따랐다고 밖에······.”
“그러니까 자네가 일을 시키면 전부 실패하는 거야. 안 되겠군. 베루스라고 했지? 내일 한번 아이스크림이란 것을 먹어 보러 가자고.”
윌슨은 부관만 믿고 있다가 영입에 실패한 어릿광대 후울을 떠올렸다.
이번엔 직접 자신의 눈으로 보고 판단할 생각이었다.
그렇게 다음날 아침 윌슨은 부관과 한 사람의 호위기사만을 대동한 채 베루스에 방문했다.
그리고 한동안 할 말을 잃고 멍한 표정을 지어야 했다.
수십 대의 마차가 대로를 꽉 채우고 있었다.
마차 안에서 한숨 섞인 푸념이 흘러나왔다.
“후······! 오늘은 꼭 아이스크림을 살 수 있어야 할 텐데 걱정입니다.”
“그러게 말입니다. 저희 아가씨도 하루 종일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다고 아주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같은 사교 모임에 나오는 다른 영애들은 전부 먹어봤다면서 말입니다.”
“으윽, 저 마차는 게롤드 가······. 분명 어제도 아이스크림을 사 갔을 텐데 또 왔군요.”
“도대체 얼마나 맛있기에······.”
결국 윌슨은 마차를 돌려야 했다. 어림잡아 세어 봐도 이미 대기하고 있는 마차만 오십대 가까이 된다.
“부관.”
“예, 시장님.”
“오늘 야근 좀 해야겠어.”
“······알겠습니다.”
밤새 줄을 설 생각에 부관의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그런 그를 구해준 것은 전혀 엉뚱한 사람이었다.
“혹시 윌슨 시장님 아니십니까?”
그곳에 베루스의 오너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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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슨은 두 가지 사실에서 놀랐다. 베루스의 오너가 생각보다 젊어서 놀랐고. 그가 웰라이드 백작의 후원을 받고 있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놀랐다.
그렇지만 자유기사 출신이라는 것을 듣고서는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자유기사가 장사를 하는 것이 그리 드물지 않은가 보군요.”
윌슨은 상인으로 일하던 때의 기억을 더듬으며 대답했다.
“아무래도 기사도를 다하는 것에도 돈이 들기 마련 아니겠습니까. 대부분 오러 소드를 다루는데 미숙하다보니 이쪽에서 적성을 찾는 분들이 많이 계시더군요.”
베루스의 오너, 케인첼은 쓴웃음을 지었다.
아무래도 자신을 소드나이트가 되지 못한 떨거지 기사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뭐, 북부의 소문이 여기까지 도착하려면 한참 걸리겠지.’
눈앞에 있는 자유 기사가 늑대의 왕을 쓰러트린 소드나이트라는 것을 들으면 과연 무슨 표정을 지을까.
그렇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시장이 방문한 이 기회를 어떻게 하면 잘 살리는가였다.
케인첼은 이럴 때를 대비해서 항상 아이스크림을 여유롭게 만들어 둔다.
“맛이라도 보시죠. 보석 아이스크림입니다.”
“오오, 이것이······.”
“부관님 것도 있으니 천천히 드십시오.”
“헉, 제 것도 말입니까? 정말 감사히 먹겠습니다.”
무려 한 접시에 1골드짜리 디저트다. 쉽게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윌슨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접시에 담긴 구름 같은 솜사탕을 바라보았다.
그것을 살며시 걷어내자 너무나 아름다운 설산이 모습을 드러냈다.
먹기가 아까울 정도의 완성도.
도대체 얼마나 맛있기에 수많은 귀족 영애들이 이토록 열광하는 것일까.
윌슨은 조심스럽게 아이스크림을 떠서 입에 넣었다.
“······.”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자 어느새 접시가 텅 비어 있다.
옆을 보자 부관 또한 그리 다르지 않은 표정이었다.
“······세, 세상에. 이런 디저트가······.”
윌슨은 자리에서 일어나 케인첼의 손을 붙잡았다. 그리고 감동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런 디저트를 만드시는 분이 시티즌에 계시다는 것이 정말 큰 행운으로 느껴집니다. 정말 대단히 맛있었습니다. 이런 곳이 많아야 시티즌을 방문하는 손님들이 늘어나지 않겠습니까. 혹시 필요하신 것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케인첼은 지금이 그 이야기를 할 타이밍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마음에 드셨다니 다행이군요. 그런데 아무래도 이런 장사가 처음이라 걱정이 있습니다.”
윌슨은 여전히 아이스크림을 먹은 여운이 남은 것인지 묘하게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예? 무슨 걱정 말씀이십니까?”
쓸개라도 빼 달라고 하면 그대로 들어줄 것 같은 표정이었다.
“보통 장사를 하다보면 조금 거친 손님이 올 때가 있지 않습니까. 그럴 때 저도 모르게 칼을 뽑지나 않을지······.”
그러자 윌슨은 호쾌하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케인첼 경은 자유 기사 아니십니까. 기사도에 따라 행동하시면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을 겁니다.”
“그럴까요?”
케인첼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떠올랐다.
안 그래도 며칠 전부터 베루스 근처를 서성이는 수상한 그림자가 신경 쓰였다.
쓰레기통을 뒤지고 주방 안을 훔쳐본다.
분명 아이스크림의 레시피를 노리고 있는 것이리라.
시티즌에는 어느 곳보다 노점상이 발달해 있었다. 반대로 말하자면 제대로 된 음식점의 수가 턱없이 적다.
아무리 미식이 죄악으로 취급받는다곤 해도 이상할 정도였다.
조사해 보자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카르텔화 된 노점상들이 말도 못할 행패를 부리고 있었던 것이다.
‘맛있는 요리가 있으면 레시피를 훔쳐가고, 장사가 잘되는 집이 있으면 용병을 고용해서 행패를 부리고······. 이쯤 되면 완전 깡패 아니야?’
분명 후울을 습격한 용병들 또한 그들의 짓이리라.
‘그때는 도망쳐야 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고.’
케인첼은 조용히 허리에 차고 있는 미스랄제 검을 바라보았다.
오러 소드를 구현하는 것에 최적화 된 명검.
‘그들에게 여기에 있는 것이 그동안 짓밟았던 요리사와는 조금 다르다는 것을 알려 줘야겠지.’
윌슨 시장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눈치가 빨랐다.
그가 한 말은 기사도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검을 뽑아도 된다는 허가증이나 다름없었다.
한겨울의 아이스크림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