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89)
요리하는 소드마스터-89화(89/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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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은 식재료부터 어떻게 해야겠군.’
남아 있는 재료들의 상태는 끔찍했다. 반쯤 썩어 진물마저 흘러나오고 있을 정도였다.
이런 것으로 요리를 했다간 맛은 둘째 치고 건강에 치명적인 문제가 생길 것 같았다.
그렇지만 케인첼에겐 이런 식재료라도 멀쩡하게 만들 수 있는 스킬이 있었다.
[신선도 회복 : ★★★★]― 오러를 사용해 식재료의 신선도를 네 단계 회복시킨다.
50에 근접한 신성력 덕분일까. 얻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스킬임에도 벌써 숙련도가 4성까지 올라 있었다.
신성력의 영향을 받는 신선도 회복과 효과 증폭. 그리고 마력의 영향을 받는 플람베와 머랭.
모두가 요리를 하는데 엄청나게 도움이 되는 스킬들.
‘마력과 신성력이 올라가니 마치 마법 같은 일이 가능해졌지.’
미식 스킬은 모든 스테이터스를 동시에 올려 준다. 그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최근 들어 온몸으로 느끼게 되었다.
케인첼은 조용히 손끝에 정신을 집중했다.
그러자 조리대 위에 쌓여 있던 식재료 위로 찬란한 빛이 쏟아져 내렸다.
저런 식재료로 어떻게 요리를 한단 말인가. 그런 눈빛을 보내고 있던 브루노가 경악했다.
마치 시간을 거꾸로 돌리기라도 한 것처럼 식재료들의 신선도가 회복되고 있었다.
“······회, 회복 마법이라도 쓰고 계신 겁니까?”
“마법이 아니라 오러입니다. 생명력 그 자체인 오러에는 이런 사용법도 있죠.”
“요리에 오러를 사용하다니······.”
4성의 신선도 회복으로도 모든 식재료를 원래대로 돌릴 수는 없었다. 그만큼 식재료들의 상태가 엉망이었다.
‘그래도 아스파라거스랑 근대, 팽이버섯 정도는 아주 쓸 만한데?’
어차피 파티 요리는 배를 채우기 위해서 먹는 것이 아니다.
이야기의 흥을 돋우거나 가벼운 술을 마실 때 곁들이는 정도가 어울린다.
결국 포크로 한입에 먹을 수 있게 만들어 지는 것이 대부분.
‘갈리아에서는 오르되브르라고 하던가?’
케인첼은 먼저 조리대 위에 아스파라거스를 올리고 팬을 달구기 시작했다.
그러자 부담스러운 눈빛을 보내고 있던 부르노가 입을 열었다.
“확실히 그 정도로 신선한 아스파라거스라면 올리브유를 뿌리고 굽기만 해도 맛있는 요리가 될 겁니다.”
아스파라거스는 왕실에서도 즐겨 먹을 정도로 귀족들에게 익숙한 식재료였다.
케인첼은 달군 팬에 아스파라거스를 통째로 올렸다.
다른 야채와 달리, 합 입 크기로 잘라내는 것은 먹기 전에 해 주는 편이 좋다.
그래야 입에 넣고 씹을 때 아삭한 식감이 살아난다.
2분 정도 굽자 겉이 노릇하게 익어가며 향긋한 냄새가 풍기기 시작했다.
“······팬의 열기를 조절하는 솜씨가 엄청나시군요. 마치 당신의 눈에는 온도가 보이는 것 같습니다.”
케인첼은 빙긋 웃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렇지만 그것을 간파해낸 브루노 셰프의 눈썰미 또한 대단했다.
이번에는 아스파라거스를 구웠던 팬을 이용해 베이컨을 굽기 시작했다.
소금에 절여 훈연한 베이컨은 쉽게 상하는 식재료가 아니다.
4성 신선도 회복만으로도 완벽한 상태로 돌아와 있었다.
“팬에 남아 있던 올리브유에 베이컨이 튀겨지는 냄새는 언제 맡아도 군침이 도는군요.”
케인첼은 시간을 오래 끌지 않았다. 이제 곧 본격적으로 무도회가 시작된다. 그 전에 요리를 적어도 두 종류는 완성해야 한다.
그것을 시식하는 것은 브루노의 몫이었다.
“부드럽고 아삭한 식감이 끝내주는군요. 게다가 짭쪼름한 그뤼에르 치즈와 베이컨 칩을 사용해서 아스파라거스에 부족한 맛과 풍미를 보충하는 센스가 얄미울 정돕니다.”
브루노는 엄지를 척 하고 내밀었다. 이대로 무도회장에 내놔도 충분하다는 뜻.
[4성급 요리 ‘근사한 아스파라거스 구이’가 완성되었습니다.]요리에 어떠한 특징이 있을 경우 이런 식으로 접두사가 붙곤 했다.
“그럼 먼저 이것을 시종에게 전해주고 오겠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쉽군요. 아스파라거스를 굽기 전에 소금물에 살짝 데쳤다면 식감이 더욱 좋아졌을 겁니다.”
“조언 감사합니다. 다음번에는 그렇게 해봐야겠군요.”
“후······. 그렇지만 이딴 식재료로 이 정도의 요리를 만들다니, 마치 기적 같이 느껴집니다.”
케인첼은 조용히 고개를 숙여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오랫동안 식칼을 쥐어온 베테랑 셰프의 조언이었다.
어째서 자신의 요리 레벨이 5성에서 멈춰 있는지 알 것 같았다.
순식간에 높아진 요리 실력에 비해 턱없이 경험이 부족하다. 어쩌면 요리 레벨을 올리기 위해서는 더욱 다양한 경험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며 케인첼은 다시 식칼을 쥐었다.
다음으로 만들 것은 팽이버섯을 구운 소고기로 감싼 한입 요리였다.
소고기를 굽는 것은 케인첼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요리법 중 하나였다.
케인첼은 이차원 주머니에 넣어 두었던 타임과 로즈마리를 꺼냈다.
준비되어 있는 허브가 없었으므로 비상용으로 가지고 다니던 것을 사용할 생각이었다.
두 종류의 허브를 깨끗이 씻어 마늘과 함께 곱게 다진다.
그것을 얇게 자른 소고기 등심에 바른 후, 마사지를 하듯 문지른다.
‘소고기는 너무 신선한 것보다는 적당히 숙성된 편이 맛이 더 좋지.’
허브가 소고기에 배어들도록 놓아둔 후, 슬라이스한 버섯을 굽기 시작했다.
그렇게 불 맛이 느껴지도록 살짝 구워진 버섯을 얇게 저민 소고기로 말아 주는 것이다.
‘이제 이걸 구우면 끝이지.’
뜨겁게 달아오른 팬 위에 버터를 듬뿍 넣어준 후, 소고기로 감싼 버섯을 올린다.
그러자 기분 좋은 소리와 함께 소고기가 익기 시작했다.
치이이익-!
소고기와 버섯이 익어가는 소리는 그 어떤 노래보다 감미롭게 들린다.
시종에게 접시를 건네주고 온 브루노가 눈을 크게 떴다.
“벌써 다음 요리를 만들고 계신 겁니까? 속도가 엄청나군요.”
“이제 플레이팅만 하면 완성입니다.”
케인첼이 요리를 배운 곳은 매일같이 수 백 명이 먹을 요리를 만들어야 하는 취사장이다.
무엇보다도 속도가 중요한 장소.
식재료를 손질하는 시간마저 아까워 양파 검술을 만들어내지 않았던가.
잘 구워진 버섯 소고기 구이를 스푼위에 올린다. 그 위에 머스타드 소스를 뿌린 후, 부추와 적근대를 곁들인다.
“자, 완성입니다.”
“그럼 맛을 봐도 되겠습니까?”
“예, 얼마든지요.”
요리는 한입씩 먹기 좋게 플레이팅 되어 있었다. 브루노는 스푼을 들어 그것을 입으로 가져갔다.
“······!”
브루노는 잠시 동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방금 전에 먹었던 아스파라거스 구이는 분명 맛있었다.
하지만 브루노는 그것을 더욱 맛있게 만들 방법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 요리는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살짝 구운 버섯을 소고기로 감싸 굽는다. 얼핏 보면 간단할 것 같지만 전혀 다른 두 재료를 이상적인 형태로 구워내는 것은 어렵다.
그런데 저 젊은 셰프는 그것을 너무나 훌륭하게 해냈다.
버섯을 감싼 고기에서는 갓 구워낸 고기 특유의 고소한 냄새가 풍겼다.
그것을 깨물자 육즙을 듬뿍 머금은 버섯이 입안에서 춤을 춘다.
도대체 어떤 식으로 구워야 이런 맛을 낼 수 있는 것일까.
고기를 굽는 실력만은 수십 년간 요리를 한 자신보다 뛰어날 지도 몰랐다.
한입 먹었을 뿐인데, 마치 풀코스를 먹은 것 같은 만족감.
“······정말 맛있군요. 그 말밖에 못하겠습니다.”
[5성급 요리 ‘팽이버섯을 채워 말은 소고기 구이’가 완성되었습니다.]조마경에 떠오른 메시지를 확인한 케인첼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가장 자신 있는 재료와 조리법을 사용해서인지 5성급 요리로 완성되었다.
“그럼 바로 다음 요리를 만들도록 하죠.”
“부탁드리겠습니다. 저는 접시 옮기는 것만 해도 바쁘겠군요.”
케인첼은 씨익 웃었다.
무도회는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
기다리고 있을 프렐리아에게는 미안하지만, 아직 주방에서 해야 할 일이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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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방 돌아온다며 주방으로 떠난 케인첼은 20분이 넘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어느새 무도회 장에는 경쾌한 왈츠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이곳저곳에서 레이디에게 춤을 청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매번 거절하는 것도 힘든 일. 결국 프렐리아는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아벨을 불렀다.
“아무래도 춤은 귀여운 기사님에게 부탁해야겠네요.”
그때 문이 열리며 음식이 담긴 접시를 든 시종들이 들어왔다.
춤에 정신이 팔려 있던 사람들은 음식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프렐리아만이 눈을 빛내며 음식이 놓여 있는 테이블로 다가갔다.
접시에 담겨 있는 것은 봄의 싱그러움을 그대로 담아낸 것 같은 아스파라거스 구이.
위에 뿌려져 있는 치즈와 베이컨이 너무나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프렐리아는 몇 달 동안이나 케인첼이 만든 요리를 먹어왔다.
본능적으로 이것을 누가 만들었는지 알아 차렸다.
살짝 벌어진 입술 사이로 장밋빛 한숨이 새어 나왔다.
“하아, 어디 계시나 했더니 또 요리를 하고 계셨네요.”
약간 떨어진 장소에서 프렐리아를 호위하고 있던 아벨이 가까이 다가왔다.
“이렇게 아름다운 레이디를 놔두고 요리나 하고 있다니. 나중에 잔소리라도 해줘야겠군.”
“뭐, 그래서 좋아하는 거지만요.”
“······무엇을 좋아한다고?”
“케인첼 경이 만든 요리 말이에요.”
“아, 요리 쪽인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려던 아벨은 깜짝 놀라며 움직임을 멈췄다.
‘왜 내가 안심하는 거지?’
프렐리아가 누구를 좋아하던 자신과는 아무 상관도 없지 않은가.
자신은 그녀의 호위 기사일 뿐이고, 케인첼과는 절친한 친구 사이였다.
두 사람이 좋은 관계가 된다면 오히려 축하해 줘야 하지 않은가.
프렐리아와 아벨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본 수련 기사들이 수군거렸다.
“저런 여기사가 있다는 말은 처음 들어보는데······.”
“프렐리아 영애도 정말 아름답지만, 저 여기사도 정말 예쁘다. 춤이라도 청해볼까?”
“말조심해. 가슴에 있는 훈장은 소드나이트의 증표라고. 네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야.”
“······쳇.”
마치 요정들의 군무인 엘펜리드가 펼쳐지고 있는 것 같았다.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봐야만 하는 수련 기사들의 가슴이 까맣게 타들어갔다.
“안 되겠다. 뭐라도 먹어야지.”
“그럴까. 마침 방금 전에 시종이 새 요리를 가져온 것 같은데. 이번엔 먹을 만했으면 좋겠다.”
어느새 테이블 위에는 다 식어버린 요리 대신 새로운 접시가 놓여 있었다.
“아스파라거스 구이인가······. 고기 없어? 고기?”
“무도회장이잖아. 보통은 이런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 밖에 없다고.”
불만이 가득한 눈으로 아스파라거스 구이를 바라보던 수련 기사는 옆에 놓여있는 포크를 집었다.
“이런 풀 쪼가리나 먹으려고 온 무도회가······.”
“왜 그래? 이것도 별로야?”
“······이거 무지 맛있어! 너도 먹어 봐!”
“야채를 구워서 치즈를 뿌렸을 뿐이잖아? 그게 맛있어 봐야······. 뭐야, 이거······. 진짜 맛있잖아!”
새로 들어온 요리가 무지하게 맛있다. 그 소문은 순식간에 무도회장에 퍼졌다.
요리가 놓여 있는 테이블 주위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그들은 순식간에 아스파라거스 구이를 전부 먹어치우곤, 다음번에 나올 요리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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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회장 구석에는 춤보다 다른 것에 더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그들 대부분이 상인이었다.
“방금 보셨습니까? 아주 아름다운 여기사가 프렐리아 영애와 함께 있더군요. 분명 호위 기사일 겁니다.”
“그건 앞으로 영애가 본격적으로 야외 활동을 시작한다는 뜻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요.”
“어쩌면 데릴사위가 아니라 딸에게 직접 상회를 물려주려고 준비하고 있는······.”
에델바이스 상회의 후계자는 프렐리아 뿐이다.
그녀와 결혼하는 남자는 백작가와 상회를 동시에 물려받게 된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백작이 데릴사위를 들일 거라 생각했다.
그렇지만 백작은 프렐리아가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주었고. 호위기사까지 붙여 주었다.
과연 프렐리아가 앞으로 무슨 일을 하게 될까. 상인들의 관심사는 온통 그녀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그렇지만 그런 토론은 그리 오래 이어지지 못했다.
테이블 쪽에 모여 있던 사람들이 갑자기 환호성을 질렀다.
아무래도 기다리던 두 번째 요리가 등장 한 것이리라.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군침이 돌 정도로 맛있는 냄새가 풍기기 시작했다.
늙은 상인이 중얼거렸다.
“요리 하나에 저렇게 기뻐하다니. 아직 젊군요.”
“꿀꺽······. 죄송합니다, 어르신. 이야기가 길어지니 입이 타는군요. 잠시 목 좀 축이고 오겠습니다.”
“와, 이거 냄새가 진짜······. 저도 잠시 일어나 보겠습니다.”
“······저도 잠시.”
“아예, 10분간 휴식 하도록 하죠?”
결국 늙은 상인 한 명만을 남기고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것은 상인들만이 아니었다.
춤을 추고 있던 귀족들도.
“어? 어디서 맛있는 냄새가······.”
즐겁게 웃고 떠들던 귀족 영애도.
“죄송해요. 잠시 샴페인 한잔만 가져 올게요.”
무도회장에 참석한 수많은 사람들은 무엇에 홀린 것처럼 테이블을 향해 다가왔다.
거기에는 케인첼이 만든 팽이버섯을 채워 말은 소고기 구이가 놓여 있었다.
폭주하는 마법각인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