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91)
요리하는 소드마스터-91화(9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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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빙고는 햇빛이 닿지 않는 지하에 위치하고 있다.
그럼에도 광원은 어스름한 빛을 내뿜고 있는 광구뿐이었다. 내부의 온도를 조금이라도 낮추고자 하는 의지가 느껴졌다.
케인첼은 먼저 광구를 노리고 검을 휘둘렀다.
쨍강-
무언가가 깨지는 소리와 함께 한치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진한 어둠이 찾아왔다.
“뭐, 뭐야!”
“누가 불을 껐어!”
“횃불! 횃불을 켜!”
갑작스런 기습에 상대가 당황한 사이. 케인첼은 폴른 스타를 발동시켰다.
그러자 적들이 있는 위치를 향해 찬란하게 빛나는 별이 내려앉았다.
‘전방 10m앞에 둘, 우측 기둥 뒤에 셋!’
예상대로 적의 수는 그리 많지 않았다.
케인첼은 복면인 이후로도 몇 명의 노점상 연맹원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지크의 활약으로 연맹원 대부분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아낼 수 있었다.
말 그대로 연맹원들은 시킨 것만 하는 체스 말이나 마찬가지였다.
결국 노점상 연맹과 알게디 백작이 칠죄신교와 내통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려면 그 중추를 사로잡아야 한다.
케인첼은 눈을 빛냈다.
외곽에 살짝 빠져 있는 남자가 노점상 연맹의 대표인 길버트이리라.
‘부스터!’
케인첼은 온몸에 퍼져 있는 오러를 허리와 어깨로 집중시켰다. 그러자 그곳에 있는 근육이 터질듯이 부풀어 올랐다.
지금 중요한 것은 적을 생포하는 일이다. 오러 소드를 쓸 수는 없다.
케인첼은 훈련용 가검을 휘둘렀다.
빠악-!
“끄아아아악!”
날이 서 있지 않은 가검은 쇠몽둥이나 마찬가지.
그럼에도 강화된 근육에서 터져 나온 괴력은 상대의 뼈를 부수고 근육을 파괴한다.
케인첼은 그대로 몸을 돌려 옆에 있는 남자를 향해 회심의 보디 블로를 날렸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공간에서 날아온 공격이 순식간에 두 명의 연맹원을 집어 삼켰다.
길버트의 대응은 빨랐다. 등불에 넣는 기름을 그대로 바닥에 던지곤 그 위에 불을 붙였다.
“이 틈에 다들 불을 붙여라!”
“예!”
주변을 둘러본 길버트의 눈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불이 나간 것은 채 5초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
그 사이 두 명의 연맹원이 거품을 물고 기절해 있었다.
보이지 않는 것은 상대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런데 도대체 어떤 마술을 부린 것일까.
케인첼을 바라본 길버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자신들을 습격한 것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인물이었다.
“······네놈은 베루스의 오너?”
“요즘 가게에 쥐새끼들이 들끓어서 말이지. 가만히 놔두었더니 기둥까지 갉아먹으려고 하더라고.”
베루스의 오너는 몇 달 전에 자유기사가 된 애송이라고 들었다. 그런데 어떻게 자신이 이곳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습격까지 한단 말인가.
“······서, 설마! 제이슨이 배신을?!”
“아, 그 복면 쓰고 이상한 짓 하던 사람 이름이 제이슨이었구나. 뭐, 그게 편하다면 그렇게 생각 해. 그렇지만 레시피를 훔치려던 대가는 치러야겠어. 분명 도둑질을 한 사람은 팔을 잘라도 된다고 하던가?”
“큭, 애송이 자식이······. 제법 실력에 자신이 있는 것 같지만 무덤에 제 발로 걸어온 셈이다! 그것을 발동 시켜라 폭스!”
그러자 길버트 옆에 서 있던 남자의 얼굴이 공포로 일그러졌다.
“기, 길버트님······. 그것만은······.”
“아앙? 체스 말 주제에 말이 많다! 지금 당장 팔에 있는 그것을 발동시키지 않으면 머리통을 날려 버릴 줄 알아!”
“끄, 끄으으윽······.”
얼굴이 새파랗게 변한 남자는 부들부들 떠는 손으로 한쪽 팔을 움켜쥐었다.
팔에 새겨져 있는 마법 각인을 사용해 광범위 화염 마법을 사용하려는 것이다.
‘머리에까지 마법 각인을 새겨 넣은 거야? 완전 미친놈들 아니야?!’
안타레스는 손가락 하나를 제물로 바치는 것으로 강력한 마법을 자유롭게 사용했다.
그런데 연맹원의 몸에 새겨져 있는 것은 조금 더 큰 제물을 요구하고 있었다.
명백하게 성능이 떨어지는 양산형.
게다가 괴로워하는 표정으로 보아 자신이 원해 새겨 넣은 것조차 아닌 것 같았다.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악질이었다.
케인첼은 자신을 바라보던 수련 기사들의 표정을 떠올리며 그것을 따라했다.
그러자 이상적일 정도로 완벽한 상대를 비웃는 표정이 만들어졌다.
“폭발 마법이라도 쓰려나 봐. 그런데 설마 여기가 어디인지 잊은 거야?”
“뭐, 뭣?!”
“몸에 새겨둔 그거 마법 각인이잖아. 신체를 재물로 바침으로서 강력한 마법을 발동 시킬 수 있지.”
“······.”
“같이 죽고 싶으면 발동시켜 보던가.”
길버트의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이곳에서 폭발 마법을 사용했다간 그대로 동굴이 무너져 생매장을 당하리라.
마법 각인을 새겨 넣은 부하와 함께 다니면 소드나이트 조차 무서워 할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 그 비장의 무기가 완벽하게 봉쇄당한 것이다.
그렇지만 길버트에게는 아직 숨겨둔 무기가 남아 있었다.
“설마 거기까지 생각하고 냉빙고를 선택한 건가. 이거 완벽하게 당했군. 아이스크림을 훔치는 것은 포기하도록 하지. 그리고 앞으로도 베루스에는 손을 대지 않겠다. 이 정도로 끝내는 것이 어떤가. 괜히 일이 커져봐야 그쪽에도 좋을 건 없을 텐데.”
“흐음. 확실히 평범한 노점상 주인이라면 그렇겠지. 하지만 당신들이 몸에 자랑스럽게 새기고 다니는 문신 말인데. 그거 안타레스가 새겨 준 거 맞지?”
“끄윽!”
길버트의 눈동자가 격렬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도대체 어떻게 그 사실을 알아냈냐고 묻는 것 같았다.
이렇게 된 이상 상대를 죽여 입을 막아야 한다.
어둠을 뚫고 누군가가 걸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절망으로 물들었던 길버트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알게디가 지원해준 돈으로 고용한 금급 용병들이 자신의 위기를 알아차리고 지원을 와 준 것이리라.
그런데 냉빙고 안으로 들어온 것은 전혀 예상 밖의 인물이었다.
아무리 봐도 아름다운 소녀로밖에 보이지 않는 여기사가 손을 털고 있었다.
“앞으로 용병을 고용할 때는 철저한 검증을 거치도록. 오러소드 조차 제대로 다루지 못하더군.”
케인첼은 아벨에게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보이곤 길버트에게 천천히 걸어갔다.
“밖에 대기시켜둔 부하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은데. 미안하지만 그들은 오지 않아.”
“으, 으아아아악!”
길버트의 얼굴에 진심어린 공포가 떠올랐다.
도대체 이놈들은 무엇이란 말인가.
무려 금급 용병 셋이 밖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그런데 채 5분도 되지 않아 그들을 전부 쓰러트렸다고?
“체스를 좋아하는 것 같으니까, 그쪽 취향에 맞춰 말해주도록 하지. 체크 메이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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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버트는 완벽하게 전의를 상실한 듯 보였다.
땅에 널브러진 연맹원들을 묶고 있던 아벨이 물었다.
“오러 소드는 쓰지 않기로 했잖은가. 아주 뼈가 박살이 났다.”
“안 썼어.”
“끄응. 오러 소드 없이 이 정도 위력이라······. 이안 교관이랑 친하게 지내더니 아주 괴물이 되었군.”
“혼자서 금급 용병 셋을 상대한 사람이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
아벨은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혔다.
“말했잖은가. 오러 소드조차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얼치기였다고.”
엘프의 혈통을 받아들인 아벨은 무서울 정도로 강해졌다.
검을 겨루면 동시에 일곱 명을 상대하는 기분이었다.
그런 아벨이기에 믿고 뒤를 맡길 수 있었다.
“이것으로 노점상 연맹은 와해될 거야. 칠죄신교와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 알려진다면 목숨을 부지하기도 힘들겠지.”
“그런데 정말 이번 사건의 뒤에 알게디 백작이 있다는 것이 사실인가?”
케인첼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냉빙고를 대여한 것은 알게디 백작이었다.
그와 칠죄신교 사이에는 아무런 연결점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어째서 알게디는 칠죄신교의 하수인인 노점상 연맹을 지원해 준 것일까.
“크롤트라의 영주가 어째서······.”
“어쩌면 그는 다시 한 번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바라고 있는 것이 아닐까?”
“무, 무슨 소리인가. 어째서 그런 극악무도한 짓을!”
“알게디 백작은 전쟁 물자를 공급하는 것으로 엄청난 이익을 거두었잖아. 전쟁은 그에게 있어 가문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였던 거야.”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확실히 그럴 수도 있겠군. 그럼 이번 사건의 배후로 알게디 백작을 잡아넣을 수는 있겠나.”
케인첼과 아벨은 알게디 백작이 빌린 냉빙고에서 칠죄신교의 하수인들을 사로잡았다.
그렇지만 알게디 백작은 모르는 일이라고 잡아 때면 그만이었다.
“따로 쓸 일이 있어 냉빙고를 빌렸을 뿐이라고 하겠지. 그럼 더 이상 추궁 할 수 없어.”
“심증은 있는데, 물증이 없는 상황이라는 건가. 앞으로가 문제로군.”
“그렇지만 길버트를 생포한 것으로 상황이 달라졌어. 심문하다보면 알게디 백작과 칠죄신교의 관계도 밝혀지지 않을까.”
“그랬으면 좋겠군. 특히 안타레스 그 자식은······.”
바로 그때, 사지를 포박해 둔 길버트의 몸이 격렬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웁! 우우우우우웁!”
그것은 다른 연맹원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온 몸에 뚫려있는 구멍을 통해 피가 줄줄 새어 나오고 있었다.
“끄으윽, 끄으으윽! 으, 으알게에디이!”
“크아아아아악!”
“사, 살려······! 으아아아악!”
순식간에 케인첼의 눈앞에 지옥이 펼쳐졌다. 길버트와 그 부하들은 고통에 몸부림치며 엄청난 비명을 질러댔다.
짐작 가는 이유는 한 가지 뿐이다.
길버트는 부하의 마법 각인을 마음대로 발동시킬 수 있는 것처럼 행동했다.
어쩌면 그와 같은 것이 자신의 몸에도 새겨져 있는 것이 아닐까.
케인첼은 입술을 깨물며 외쳤다.
“젠장, 마법 각인이 폭주한다! 아벨! 여기서 빠져나가야 해!”
“너, 넌!”
“바로 따라 갈 거야!”
어느새 길버트의 몸은 당장이라도 터질 것처럼 부풀어 있었다.
마법 각인을 새긴 안타라스의 악랄함에 치가 떨릴 정도였다.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은 없었다.
케인첼은 입술을 깨물며 부스터를 발동 시켰다. 1초라도 빨리 이곳을 빠져나가야 한다.
만약을 위해 머랭을 날려 아벨의 몸을 보호하게 했다.
이것으로 어느 정도의 폭발이라면 견딜 수 있으리라.
그리고 두 사람이 냉빙고를 빠져나간 순간. 마법 각인이 발동했다.
― 쿠우우우웅!
생각보다 폭발은 크지 않았다. 소유자의 입을 막기 위해 새긴 것이기 때문일까.
천장에 맺혀 있던 고드름이 두 사람을 덮쳤지만 머랭 덕분에 아무런 상처도 입지 않을 수 있었다.
“······.”
케인첼은 입술을 깨물며 냉빙고 안을 살펴보았다. 길버트와 그 부하들은 하나같이 머리가 터져 죽어 있었다.
“부하들을 체스 말 취급했으면서, 정작 자신 또한 체스 말이었다니······.”
너무나 허무한 최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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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세상에······.”
냉빙고 안에 벌어진 참상을 본 윌슨 시장은 그대로 뒤로 자빠졌다.
도저히 인간이 했다고는 믿겨지지 않은 광경이었다.
“······설마 노점상 연맹이 칠죄신교의 하수인이었다니······.”
칠죄신교는 전 국가적인 범죄자였다. 그들의 협력자들 또한 마찬가지의 취급을 받는다.
자신이 관리하는 도시에 그런 범죄자들이 활동하고 있었던 것이다.
만약 길버트가 죽지 않았다면 그 책임은 전부 시장인 윌슨이 져야했으리라.
“······저들의 시체에는 많은 것이 남아 있습니다. 최대한 엄중히 관리해야 합니다.”
윌슨 시장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죽은 자는 말이 없지만 그들의 몸에는 마법 각인의 흔적이 남아 있다.
그것을 연구하면 수수께끼에 쌓여 있는 마법 각인의 비밀이 풀릴지도 모른다.
모든 것이 한 사람의 자유 기사의 활약 덕분이었다.
“정말 감사합니다. 만약 케인첼 경이 없었으면······.”
“자유기사이자 시티즌의 시민으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입니다.”
“제, 제가 책임지고 명예시민 훈장을 반드시 목에 걸어 드리겠습니다.”
명예시민 훈장.
그것은 도시에 사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아주 명예로운 일이었다.
그렇지만 그것보다 훨씬 중요한 일이 남아 있었다.
알게디 백작이 칠죄신교의 협력자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앞으로 ‘알레한드로 알게디’와 대립하게 되리라.
아벨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케인첼을 바라보았다.
“케인첼. 알게디 백작의 사위가 누구인지는 알고 있나.”
케인첼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7대 미덕중에서 근면을 담당하고 있으며.
초급 검술만으로 소드마스터가 된 남자 멜리오트 산달폰.
그가 바로 알레한드로 알게디의 사위이자 최고의 후원자였다.
‘소드마스터라······.’
케인첼은 조용히 허리에 차고 있던 식칼을 어루만졌다.
소드나이트가 된 것 정도로 만족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
애초에 소드마스터를 목표로 식칼을 휘두르기 시작한 것이 아니던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빨리 오러 블레이드가 필요한 순간이 찾아왔다.
지금 이상으로 검술을.
아니, 요리 실력을 키워야 한다.
프렌치를 배워라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