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94)
요리하는 소드마스터-94화(94/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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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노는 신중한 표정으로 접시 위에 놓여 있는 음식을 바라보았다.
“이게 정말 이제 막 견습 티를 벗어났다는 셰프가 만든 요리인가······.”
거기에는 어린 양고기로 만든 소테가 놓여 있었다.
우유만 먹여 키운 양을 버터와 생크림을 듬뿍 넣고 구워낸다. 에피큐어의 간판격인 요리였다.
고기는 나이프를 쓸 필요도 없을 정도로 부드러웠고, 맛 또한 훌륭했다.
가니시를 장식하는 센스는 또 어떤가.
케인첼이 에피큐어에서 일하기 시작한지 고작 10일이 지났을 뿐이다.
그런데 마치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는 것처럼 순식간에 프렌치에 대해 배워 나갔다.
그것은 케인첼에게 요리와 미식 스킬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 사실을 모르는 브루노의 눈에는 케인첼이 엄청난 재능의 소유자로 보일 뿐이었다.
이 정도 실력이라면 하나의 파트를 담당하는 라인 셰프는 물론.
치프와 보조하며 레스토랑 전체를 책임지는 수 셰프를 맡겨도 될 것 같았다.
더욱 무서운 점은 케인첼의 요리 실력이 아직도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전수해 준 후에, 에피큐어를 맡기고 싶을 정도야······.”
그렇지만 브루노는 케인첼에게 무언가 다른 목표가 있음을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그것에 대해서 들을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브루노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꿈에도 모른 채.
케인첼은 향신료들을 잘게 썰어 부케가르니를 만들고 있었다.
샐러리, 대파, 파슬리 줄기, 월계수 잎, 타임 등을 굵은 실로 묶어 보관해 두었다가 조리 시에 사용하는 것이다.
어느새 케인첼은 애피타이저와 수프는 물론 몇 가지 디저트까지 담당하고 있었다.
케인첼의 실력이 단기간에 엄청나게 성장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물론 일할 사람이 부족하다는 점도 있었다.
브루노가 말했다.
“오늘 예약 손님은 두 팀입니다. 연어와 양고기를 삼 인분 씩 준비해 주세요.”
“예, 셰프.”
대답을 한 케인첼은 본격적으로 재료 준비를 시작했다. 물론 브루노가 요리하는 모습을 보는 것을 잊지 않았다.
‘소테로 생선을 조리할 때는 최대한 비린내를 줄이기 위해 나온 기름을 계속 버려줘야 하는구나. 대신 올리브유를 계속 끼얹어가며 최대한 생선이 균일하게 익을 수 있게 주의를 기울여야 해.’
셰프의 작은 손짓 하나에도 무언가 의미가 담겨 있다. 케인첼은 그것을 놓치지 않게 주의하며 브루노가 가진 프렌치 요리의 기법을 익혀나갔다.
에피큐어는 보통 예약제로 운영된다. 그렇지만 가끔 예약을 하지 않고 찾아오는 손님이 있었다.
“봉수아르, 손님. 안쪽 자리에 앉으시면 금방 물을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오후 늦게 에피큐어를 방문한 손님은 머리부터 두꺼운 망토를 두르고 있었다.
망토 안에서 새가 지저기는 것 같은 청명한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앉기 전에 이곳에서 제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을 팔고 있는지 먼저 듣고 싶어요.”
“혹시 가리시는 음식이 있으신 겁니까?”
“고기도 생선도 안 돼요.”
고기와 생선이 빠지면 만들 수 있는 음식의 가짓수가 엄청나게 줄어든다.
그렇지만 브루노는 오랫동안 레스토랑을 운영해온 사람답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혹시 우유나 계란은 괜찮으신지요.”
“그것들도 그다지······.”
브루노의 미간에 깊은 주름이 떠올랐다. 이토록 까다로운 입맛을 가진 손님은 드물다.
프렌치 요리는 야채를 볶을 때도 버터를 이용할 정도로 버터와 생크림을 많이 사용한다.
“죄송합니다, 손님. 아무래도 코스 요리는 힘들 것 같고. 단품으로 라따뚜이나 감자튀김은 어떠신지요.”
“그건 여기까지 오면서 질릴 정도로 많이 먹었어요. 다른 맛있는 요리가 먹고 싶어요. 불가능하다면 다른 가게로 갈게요.”
망토를 두른 손님은 이런 대접이 익숙한 것인지 그대로 몸을 돌렸다.
그리고 두꺼운 망토를 뚫고 꼬르륵, 하는 소리가 울렸다. 제법 오래 굶은 모양이었다.
그 소리를 들은 케인첼은 브루노를 향해 손짓했다.
“브루노 셰프. 괜찮으시면 제가 요리해 봐도 되겠습니까.”
“제법 까다로운 손님입니다. 괜찮겠습니까?”
케인첼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손님의 정체가 신경 쓰였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꼬르륵 소리와 함께 엄청난 오러가 느껴졌어.’
그 압박감은 소드마스터인 헥토르와 비슷할 정도였다. 마치 거대한 고목을 마주하고 있는 기분이었다.
“그럼 적어도 먹을 수 있게 만들어 주세요.”
손님은 혹여나 망토가 벗겨지기라도 할까 더욱 주의하며 에피큐어의 가장 구석에 있는 테이블에 앉았다.
어째서 엄청난 실력을 가진 사람이 이토록 철저하게 정체를 숨기고 있는 것일까.
궁금하기는 했지만 지금은 그저 한 사람의 손님일 뿐이다.
케인첼은 조용히 주방으로 향했다. 과연 저 손님은 자신의 요리를 먹고 어떤 감상을 남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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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와 생선, 그리고 버터와 달걀을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맛있는 요리라.’
어떤 셰프라도 쉽게 답을 낼 수 없는 주문이었다. 프렌치 요리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버터와 생크림을 빼고 무슨 요리를 한단 말인가.
그렇지만 케인첼의 절친한 친구인 아벨은 하프 엘프였다. 지금은 인간과 똑같이 고기를 먹을 수 있었지만 언제 식성이 바뀔지 모른다.
그때를 대비해서 몇 가지 메뉴를 준비해 두었다. 드디어 그것을 사용 할 때가 온 것이다.
케인첼은 커다란 냄비에 콩을 삶았다.
이것을 이용해 소시지 맛이 나는 야채 볶음을 만들 생각이었다.
먼저 달군 팬에 올리브유를 살짝 두른 후, 다진 양파를 천천히 볶기 시작했다.
양파의 색이 갈색으로 변하고. 진한 캐러맬 향이 느껴질 즈음 야채로 만든 부용을 한 스푼 넣어 준다.
그러자 야채만으로 만들었다고는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고소한 향이 풍기기 시작했다.
다진 고추와 마늘을 넣어주자 코가 매울 정도로 알싸한 향기가 더해졌다.
거기에 회향의 씨앗, 샐비어, 오레가노, 바질을 넣어 풍부한 맛이 나도록 했다.
콩과 함께 볶을 세이지 잎에는 미리 신선도 회복을 사용해 두었다.
그러자 반쯤 시들어 있던 세이지 잎이 방금 딴 것처럼 변했다.
‘콩이 잘 삶아졌군. 그럼 이제 소시지 맛을 내 볼까.’
케인첼은 미리 준비해 둔 훈제한 소금과 파프리카를 조리대 위에 올렸다.
이것들을 넣고 불 맛이 나도록 잘 볶아주면 콩에서 소시지 맛이 나게 된다.
와일드덕을 주방에서 만들 수 없을까 연구하다가 나온 성과였다.
치익! 치이이익!
본격적으로 팬에 콩을 넣고 볶기 시작하자, 마치 잘 훈제한 소시지를 굽는 것 같은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깜짝 놀란 브루노가 물었다.
“케인첼 셰프, 분명 손님이 고기나 생선은 싫어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잘 보세요. 콩입니다. 다만 훈제한 파프리카와 소금, 그리고 여러 향신료를 사용해 소시지 같은 맛을 낼 뿐이죠.”
“여러 맛을 조합해서 전혀 다른 맛을 낸다고요?”
케인첼은 국자에 잘 볶아진 콩을 올려 브루노에게 내밀었다.
브루노는 의심 섞인 시선으로 그것을 바라보았다. 분명 이것은 콩이었다. 그런데 왜 소시지 냄새가 나는 것일까.
코나 눈, 둘 중에 하나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결국 심판은 혀에게 맡기기로 했다.
브루노는 입 안에 콩을 집어넣고 씹었다.
“······분명 식감은 콩인데, 어떻게 소시지 맛이······.”
게다가 단순히 콩에서 소시지 맛이 나는 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었다.
눈을 감자 수많은 향신료들의 맛이 브루노의 미각을 자극했다.
“혹시 라따뚜이를 만들다 남은 부용을 사용하신 겁니까?”
케인첼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콩 요리는 순수하게 야채만을 사용해 만들었다.
“이제 옥수수 가루를 넣고 한 번 더 볶아 주면 완성입니다.”
“소시지 맛이 나는 콩이라니······. 게다가 맛있습니다. 만약 홀에 계신 손님이 한 번도 고기를 먹어보지 못했다면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 것 같군요.”
기대되는 것은 케인첼 또한 마찬가지였다.
고기와 생선을 먹을 수 없는 손님을 위해 소시지 맛이 나는 콩 요리를 만들었다.
과연 얼마나 많은 경험치가 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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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뮤에는 바람나무 일족의 첫 번째 검이었다. 엘프 여왕의 직속 호위대이자 세계수 이그드라실의 수호자.
그런 그녀가 이렇게 브리타니아를 횡단하는 여행을 나선 것은 일족의 운명이 걸린 큰 임무를 맡았기 때문이었다.
‘탐욕스런 인간놈들······.’
니뮤에는 자신도 모르게 허리에 차고 있던 검을 어루만졌다. 만약 자신의 정체가 들킬 위험에 처한다면 언제라도 그것을 뽑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바람나무 일족은 녹색 산맥을 지키기 위해 반년 가까이 칠죄종들의 진격을 막아냈다.
그 결과 수많은 인간들이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런데 인간들은 숲이 불타 엘프들의 힘이 약해지자 그들을 사로잡아 노예로 삼았다.
불사에 가까운 수명과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엘프를 원하는 사람들은 얼마든지 있었다.
결국 바람나무 일족은 녹색 산맥의 가장 깊은 곳으로 숨어야 했다.
인간이라면 치를 떠는 니뮤에가 인간의 도시에 찾아온 이유는 간단했다.
목적지에 가기 위해서는 국경을 넘어 도이칠랜드까지 가야 한다. 그것이 자신 혼자의 힘으로는 불가능했던 것이다.
니뮤에는 이곳에 살고 있는 하프 엘프가 동료의 목숨을 구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분명 도움을 요청하면 들어 주리라.
‘그나마 하프 엘프라면 믿을 수 있어.’
그를 찾기 위해 시티즌에 온지 삼일이 지났다. 그런데 또 다른 문제가 니뮤에를 괴롭게 했다.
엘프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육식을 하지 못한다. 어쩔 수 없이 감자튀김이나 야채수프 같은 것을 먹어야 했다. 그런데 거기에도 버터나 돼지기름 같은 것이 들어가는 것이다.
니뮤에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괴로운 상황이었다.
자신의 까다로운 주문을 웃으며 받아주는 사람은 드물다.
가지고 있는 금을 보여줘야 그제야 선심 쓰듯 요리를 내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결국 몇 군데의 레스토랑을 돌아다닌 끝에 에피큐어라는 가게까지 오게 되었다.
“자 주문하신 요리가 나왔습니다.”
“콩 요리네요.”
“필요한 것이 있으면 언제라도 불러 주십시오.”
겉으로 보면 흔히 먹을 수 있는 야채와 콩 볶음이었다. 그런데 냄새가 달랐다.
지금까지 이렇게 맛있을 것 같은 요리를 만난 적이 있었던가.
몇 번이나 확인해 보았지만 고기는 조금도 들어가지 않았다. 그렇다는 것은 단순히 야채만으로 만들었다는 뜻이다.
니뮤에는 스푼 가득 콩 요리를 떠서 입으로 가져갔다.
‘······마치 잘 익은 호두처럼 고소하면서 달콤한 맛이야. 뭐야, 이거 엄청 맛있잖아?’
게다가 묘하게 매콤한 맛이 나서 먹을수록 더 먹고 싶어졌다.
엘프들은 야채나 버섯을 요리하는데 있어서 인간보다 뛰어나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요리한 콩을 먹는 것은 처음이었다.
‘도대체 이 고소한 맛은······.’
그것이 고기의 맛이라는 것을 모르는 니뮤에의 입장에선 그저 놀라울 뿐.
니뮤에는 순식간에 콩 요리를 전부 비우곤 외쳤다.
“······한 접시만 더 주시겠어요.”
“예, 바로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결국 세 접시나 비우고 말았다.
니뮤에는 검에 있어서는 소드마스터에게 조차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이 요리를 만든 인간을 떠올리면 묘하게 진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인간 따위가 만든 요리를 이렇게 맛있게 먹다니······.’
그런데 아까 전부터 묘하게 가슴이 뛰고 있었다. 각종 향신료가 듬뿍 들어간 콩 요리를 먹었기 때문일까?
귀 끝까지 빨갛게 변해 도저히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여기 계산이요. 거스름돈은 필요 없어요.”
니뮤에는 테이블 위에 반짝이는 은화 하나를 올려둔 채 무언가에 쫓기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너무 맛있었어······. 또 먹고 싶다······. 으응? 내가 무슨 생각을 한 거지!’
자신이 고작해야 인간이 만든 요리를 먹고 한 눈에 반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콩 요리에 경악한 것은 니뮤에 뿐이 아니었다.
주방에서 조마경을 노려보고 있던 케인첼은 자신도 모르게 큰 소리를 지를 뻔 했다.
[5성급 요리 ‘엘프라도 반할 소시지 풍미 콩 요리’가 완성 되었습니다.] [손님이 당신이 만든 요리에 홀딱 빠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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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요리를 만들었습니다.] [새로운 메뉴를 떠올리는 센스가 ‘브릴리언트 로드’ 스킬에 녹아들었습니다.] [브릴리언트 로드 : 4/5]엘프의 첫 번째 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