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98)
요리하는 소드마스터-98화(98/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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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장 찬란한 영광의 길
“······후아.”
자신도 모르게 니뮤에의 입에서 한숨이 새어 나왔다.
처음으로 먹어본 고기의 맛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놀라웠다.
잘 구워진 고기는 씹을 때마다 진한 육즙이 배어나온다.
케인첼이 만든 콩고기 스테이크는 그것을 거의 완벽하게 재현해 냈다.
그 뿐인가.
말린 버섯과 견과류를 조합해 동물성 지방 특유의 감칠맛까지 표현하는데 성공했다.
니뮤에는 수십 년 동안 수많은 채식 요리들을 먹어왔다. 콩, 버섯, 견과류, 올리브유. 전부 엘프에게도 익숙한 식재료들이었다.
“그것들로 어떻게 이런 맛을 만들어 낸 걸까요······.”
얼굴이 흥분으로 달아올랐다는 것조차 모른 채. 니뮤에는 나이프와 포크를 움직였다.
훈제 소시지 맛을 더한 매콤한 콩 요리도 맛있었다. 그렇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콩의 형태가 남아 있었다. 입에 넣었을 때의 식감 또한 콩이었다.
그런데 콩고기는 수준이 달랐다.
입 안 가득 퍼지는 진한 육즙의 감칠맛은 콩만으로는 만들어 낼 수 없다.
두 입 째 먹자 육즙의 정체를 알아 낼 수 있었다.
“익힌 양파에 버섯과 견과류를 볶아 그 맛을 더해줬군요. 이런 음식은 처음 먹어봐요.”
게다가 잘 구운 빵의 생지부분을 먹는 것 같은 쫄깃한 식감. 이것만은 어떻게 만들어냈는지 알 수 없었다.
하나씩 떼어놓고 보면 익숙한 것들.
그렇지만 그것을 조합해 새로운 맛을 창조해 내는 발상은 엘프로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눈앞에 있는 한 접시의 요리를 완성해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이 들어갔을까.
인간들과 함께하며 니뮤에는 줄곧 굶주려왔다.
그런 자신을 위해 이런 멋진 요리를 만들어 주다니······.
― 배가 고프시면, 저번에 드셨던 콩 요리라도 만들어 드립니까?
그저 자신을 비웃기 위해 한 말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말 그대로의 의미였을 줄이야.
니뮤에의 길쭉한 귀가 잘 익은 사과처럼 빨갛게 변했다.
게다가 콩고기 스테이크는 단순히 콩으로 고기를 만든 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요리로서의 완성도 또한 엄청났다.
“마치 콩고기에 담겨 있는 수많은 맛이 위에 뿌려져 있는 상큼한 소스로 인해 차분하게 정돈되는 느낌이에요.”
만약 맛이 진한 소스를 사용했다면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졌으리라.
가니쉬로 나온 담백하게 구운 버섯 역시 그것만 먹어도 충분할 정도로 맛있었다.
요리의 조연이라는 것이 슬플 정도였다.
제법 많아 보였던 콩고기 스테이크가 어느새 눈앞에서 사라져 있었다.
니뮤에는 부끄럽다는 듯 말했다.
“하, 한 접시만 더 구워 주실 수 있을까요······.”
“배가 많이 고프셨나 보군요. 그럼 지금 바로 한 장 더 구워 드릴 테니,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고기를 먹는 엘프를 볼 수 있을 거란 말에 멀찍이 떨어져서 구경하고 있던 용병들이 입가를 문질렀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턱이 흥건해질 정도로 침이 고여 있었다.
“무슨 엘프가 저렇게 고기를 맛있게 먹는담.”
“콩으로 만들었다고 하잖아. 그런데 어떤 마술을 부리면 콩으로 저렇게 감쪽같이 만들 수 있을까.”
“안되겠다. 가서 먹던 거나 마저 먹어야지.”
“젠장, 무슨 콩고기가 진짜 고기보다 더 맛있게 보이지.”
평소의 니뮤에였으면 당장 칼을 뽑아들어 용병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으리라.
그렇지만 지금은 기분 좋은 얼굴로 스테이크를 굽고 있는 케인첼의 뒷모습을 바라볼 뿐이었다.
고고한 엘프 검사가 아닌, 사랑에 빠진 소녀에 가까운 눈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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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뮤에는 소식하는 엘프답지 않게 커다란 콩고기 스테이크를 세 덩이나 먹어치웠다.
그리고 만족한 얼굴로 케인첼에게 고개를 가볍게 숙이며 인사를 했다.
“정말 맛있었어요. 어떻게 이 보답을 드려야 할지······.”
“그럼 다음에는 니뮤에님이 엘프족의 요리를 해 주시는 것이 어떨까요? 엘프족은 채식 요리의 달인이라고 들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꼭 먹어보고 싶습니다.”
다른 종족의 음식을 먹는 것은 분명 미식 스킬의 성장에 엄청난 도움이 되리라.
그것을 기대하고 한 말이었는데 아무래도 엘프에게는 그것이 다른 의미로 들린 모양이었다.
“예? 제가 한 요리 말인가요? 설마 제가 직접 키운 채소가 먹고 싶다거나······.”
“니뮤에님이 키운 채소라. 그거 정말 맛있을 것 같군요. 기회가 된다면 꼭 먹어보고 싶습니다.”
그러자 니뮤에의 얼굴이 화악 하고 붉어졌다.
엘프족에는 신뢰하는 동료나 평생을 함께할 반려에게 직접 키운 채소로 음식을 만들어 대접하는 풍습이 있다.
정성들여 식물을 키우면 거기에 자신의 일부가 깃든다고 믿기 때문이었다.
즉 직접 키운 채소를 먹고 싶다는 것은 거의 프로포즈에 가까운 의미였다.
물론 눈앞에 있는 인간이 그런 의미로 말한 것이 아님은 알고 있었다.
그는 같은 엘프가 아닌 인간이니까.
그렇지만 묘하게 설레는 것은 어째서일까?
“그럼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아.”
니뮤에는 도망치듯 마차 안으로 사라졌다.
자신이 얼마나 엄청난 말을 했는지 모르는 케인첼은 머리를 긁적였다.
“흐음. 요리 실력에 자신이 없으신가.”
어쨌든 니뮤에가 콩고기 스테이크를 마음에 들어 하는 것만은 분명해 보였다.
케인첼은 아까 전부터 엄청나게 흔들리고 있는 조마경을 움켜쥐었다.
이것은 오러 소드를 얻었을 때 이상의 반응.
[5성급 요리 ‘완벽하게 고기의 맛을 재현한 콩고기 스테이크’가 완성되었습니다.] [손님이 당신에게 홀딱 빠졌습니다.]‘음? 무언가 조금 달라진 것 같은데?’
그렇지만 워낙 빠르게 다음 내용이 떠오르는 바람에 무엇이 달라졌는지는 확인 할 수 없었다.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요리를 만들었습니다.] [새로운 메뉴를 떠올리는 센스가 ‘브릴리언트 로드’ 스킬에 녹아들었습니다.] [‘브릴리언트 로드’가 생성 되었습니다.]“드디어 새로운 요리 스킬이!”
케인첼은 떨리는 손으로 조마경을 움켜쥐었다.
허니버터 샌드위치, 와일드 덕, 그리고 보석 아이스크림을 먹어 주었던 수많은 손님들.
그들에 대한 기억이 손끝에 잡힐 정도로 생생하게 떠올랐다.
하나의 요리가 만들어낸 기적 같은 일들.
그것들이 모여 찬란하게 빛나는 별을 만들어냈다.
케인첼은 그것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러자 조마경에 새롭게 얻은 요리 스킬의 이름이 떠올랐다.
[브릴리언트 로드 : ★]지금까지 얻었던 다른 스킬과는 달리 아무런 설명도 적혀있지 않은 심플한 모습.
이름만으로는 그 능력을 짐작하기 어려웠다.
“······조리대로 가서 실험해 보자.”
케인첼은 콩고기 스테이크를 만들고 남은 재료들을 바라보며 브릴리언트 로드 스킬을 발동시켰다.
그러자 요리를 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눈앞에 떠올랐다.
감자를 사용한 요리를 하고 있는 수십 명의 케인첼.
너무나 놀라운 광경에 자신도 모르게 눈을 부릅떴다.
‘······감자 하나로 이토록 많은 요리를 할 수 있다니······.’
이번에는 식재료에 식용유와 소금을 추가한 후 브릴리언트 로드를 사용해 보았다.
그러자 눈앞에 떠오른 케인첼의 수가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케인첼은 땀을 뻘뻘 흘리며 감자를 튀기고 있는 케인첼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것은 수십 년 동안 감자를 튀겨온 케인첼이었다.
케인첼은 그가 가진 최적화된 감자튀김 레시피를 얻을 수 있었다.
‘최대한 바삭한 감자튀김을 만들기 위해서는 총 3번에 걸쳐 물기를 제거해 줘야 해. 먼저 끓는 물에 한번 삶아주는 거야. 그럼 감자 안의 수분이 밖으로 빠져나오게 되지. 그리고 튀길 때는 두 번 튀겨야 해.’
분명 알고 있던 내용이었다.
그렇지만 마치 수십 년 동안 감자를 튀겨왔던 것처럼 생생한 감각이 손끝에 느껴졌다.
케인첼은 자신도 모르게 눈앞에 쌓여 있는 감자의 껍질을 벗겼다.
그리고 능숙하게 그것을 튀기기 시작했다.
치이이이익!
기름의 온도를 확인할 필요도 없었다. 자신은 이와 같은 일을 수 십 년 동안 해 왔으니까.
“······.”
지금 손을 움직이는 것은 방금 전까지 콩고기 스테이크를 만들고 있던 케인첼이 아니었다.
평생 동안 감자를 튀겨온 케인첼이었다.
어느새 케인첼의 눈앞에는 노릇하게 익은 감자튀김이 놓여 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침이 고였다.
“······이걸 내가?”
감자를 튀겨 소금을 뿌렸을 뿐인 너무나 간단한 요리.
그런데 겉은 바삭하고 안은 부드럽다.
그제야 브릴리언트 로드가 보여준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이건 내가 만들 수 있는 최고의 감자튀김 레시피야.”
수없이 많은 가능성 속에는 평생 감자만을 튀겨온 케인첼이 존재하고 있다.
브릴리언트 로드를 사용하면 그가 가진 레시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은 미래를 보는 능력, 미래시未來示나 마찬가지였다.
케인첼의 손이 흥분으로 부들부들 떨렸다. 지금은 레시피만을 얻을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만약 브릴리언트 로드의 숙련도가 오른다면 어떻게 될까.
어쩌면 미래의 자신이 가지게 될 경험마저 손에 넣을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찬란한 영광의 길.”
그 이름이 가진 의미가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브릴리언트 로드를 식재료에 사용한다면 최적화된 레시피를 얻을 수 있다.
그런데 이걸 검술에 사용하면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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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아벨의 도움이 필요했다.
케인첼은 시간이 날 때면 아벨과 함께 대련을 하곤 했다. 일곱 개의 칼날을 자유롭게 다루는 아벨은 상대하기 까다로운 상대였다.
검 하나로 공격과 방어를 동시에 하는 것이다.
공방의 밸런스를 조절하는 것으로 어떤 때는 최강의 창이. 어떤 때는 최강의 방패가 된다.
그것을 뚫기 위해서는 압도적인 힘으로 찍어 눌러야 한다.
“일곱 개의 칼날!”
아벨은 모든 칼날을 공격에 동원하며 엄청난 기세로 케인첼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평소라면 거리를 벌려 상대의 간격에서 멀어지는 것만이 유일한 상대법이었다.
그렇지만 상대를 쓰러트릴 수 있는 길은 분명 존재하고 있었다.
지이이잉-!
브릴리언트 로드를 발동시키자 선명하게 빛나는 빛의 길이 보였다.
상대의 공격을 종이 한 장 차이로 피하며 공격을 적중 시킬 수 있는 유일한 검로.
‘가장 바깥쪽에 있는 칼날을 튕겨내면 옆에 있던 칼날이 빈자리를 메꾸기 위해 이동하지. 그 찰나의 순간이 아벨의 방어를 뚫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야.’
아벨의 검은 눈으로는 도저히 쫓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고 날카롭다.
그렇지만 거기에는 분명히 상대를 이길 수 있는 길이 존재하고 있었다.
케인첼은 조용히 눈앞에서 빛나고 있는 검로를 따라 검을 휘둘렀다.
챙!
아벨은 방금 전까지 쥐고 있던 검이 저 멀리 날아가는 모습을 보며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 큰 소리로 한숨을 내 쉬고는 말했다.
“너와 처음으로 대련을 시작한지 고작 반년이 지났다. 그런데 벌써 에나토스 크시포스의 약점을 찾아내다니.”
아벨은 살짝 부어오른 손목을 주무르며 말을 이었다.
“에나토스 크시포스는 휘두르는 검을 여러 개로 늘리는 말도 안 되는 검술이지. 그렇지만 휘두르는 손은 하나다. 중심이 되는 축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카터스 가에서는 그것을 끝없이 변화시키는 것으로 약점이 노출되는 것을 막아냈다. 그런데 그것까지 간파당할 줄이야. 앞으로 너랑 싸우려면 축을 알더라도 노리지 못하도록 더욱 빠른 공격이 필요하겠군. 가령 여덟 번째 칼날이라거나.”
그런 말을 하며 아벨은 씨익 웃었다.
비록 대련에서는 졌지만 조금도 불쾌하지 않았다.
“여덟 번째 칼날이라······. 그거 무시무시한데. 이러다가 서른도 되기 전에 에나토스 크시포스를 10성까지 사용하게 되는 거 아니야?”
“그랬으면 좋겠군.”
브릴리언트 로드를 사용하는 것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피곤했다. 아마도 엄청난 정신력을 소모하는 것이리라.
‘하루에 두 번······. 아니, 무리하면 세 번 까지는 되려나.’
최적화된 레시피와 최적화된 검로.
이제부터 케인첼은 그것들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어디까지 볼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조금 더 테스트가 필요하리라.
그렇지만 지금까지 확인한 것만으로도 이건 사기였다.
그것도 엄청나게.
대련을 마치고 땀을 닦고 있던 아벨이 입가에 손가락을 가져다 댔다.
“케인첼. 혹시 말발굽 소리 들리지 않나.”
어느새 두 사람의 주변에는 짙은 어둠이 내려앉아 있었다. 용병들이 피워둔 모닥불만이 유일한 광원이었다.
“말발굽 소리?”
“그래. 적어도 열은 넘는다. 그것도 군마를 탄 것인지 매우 무겁군. 행수에게 말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케인첼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말발굽 소리는 명백하게 자신들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이런 늦은 시간에 찾아오는 손님이 과연 누구일까.
무장한 누군가가 접근한다는 말을 들은 알프레도 행수가 눈을 크게 떴다.
“군마를 탄 사람들이 이곳으로 다가오고 있단 말입니까? 그러고 보니, 아까부터 땅에 미약한 진동이 느껴지는 것이······. 그나마 도적은 아닌 것 같아 다행입니다.”
용병들은 긴장한 표정으로 짙은 어둠으로 가려진 공간을 바라보았다.
이제는 엘프가 아니더라도 느껴질 정도로 말발굽 소리가 가까이 다가와 있었다.
그때 전령으로 보이는 남자가 외쳤다.
“겨우 쫓아왔군. 브리타니아의 상인들은 들어라. 프히들리 전하가 당신들을 만나고 싶어 한다. 모두 예를 갖추고 전하를 뵐 준비를 하도록 하라!”
“프히들리?”
모여 있던 일행들은 눈을 크게 떴다.
프히들리는 도이칠랜드의 삼왕자로 엄청난 야망가였다.
그런 그가 왜 일개 상인에 불과한 자신들을 만나고자 한단 말인가.
찬란한 영광의 길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