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smic Heavenly Demon 3077 RAW novel - Chapter (103)
우주천마 3077-102화(103/349)
17. 북해무림 Frozen Northern Galaxy (1)
17. 북해무림 Frozen Northern Galaxy (1) – 육참골단
무림인이 새로운 내공 드라이브에 적응하는 데에는 얼마나 걸릴까?
무림맹 산하 연구기관의 연구에 따르면 적응기간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인은 바로 내공 드라이브의 출력이다.
메인 내공 드라이브로서는 하급 등급이라 할 수 있는 엡실론-제타 급 내공 드라이브는 평균 3개월에서 길어야 1년 정도인 데 반해 중급인 감마-델타 급 내공 드라이브는 평균 반년에서 2년 정도, 상급인 알파-베타 급 내공 드라이브는 완전히 적응하기까지 적게는 1년에서 길게는 5년까지도 걸린다고 한다.
그에 반해 준 무림인인 강호노동자 혹은 저잣거리의 시정잡배들이나 끼고 다닌다는 인식이 있는 최하급 등급인 에타-요타 등급까지 가면 완전 적응까지 반년도 안 걸리는 경우가 대부분. 내공 드라이브의 출력이 강하면 강할수록 그것을 컨트롤하는 무인의 숙련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렇게까지 적응기간이 차이가 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무인의 재능.
이는 비무림인들에게 막연히 알려진 것과는 달리 무공이라는 것이 단지 내공 드라이브나 내공통합운용시스템 QIOS를 따라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파일럿, 즉 무인의 센스에 따라 그 위력이 천차만별로 갈리기 때문이다.
애초에 전부 시스템이 다 떠먹여 주는 것이 무공이라면 굳이 수련이 필요할 리가 없다. 혈도를 따라 흐르는 내공의 운용을 완전히 이해하고, 그것들을 초식과 상황에 따라 제 몸의 일부처럼 사용하는 것을 반복적인 수련으로 완전히 체득하는 것이 바로 현대 무림에서 말하는 무공수련의 핵심이다.
그러니 초식과 내공에 대한 재능이 뛰어날수록 새로운 내공 드라이브에 빠르게 적용하는 게 당연한 이치. 강호에 떠도는 소문으로는 뛰어난 재능을 가진 이들은 상급의 내공 드라이브에 적응하는 데에도 고작 수개월밖에 걸리지 않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은 도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한다는 말인가?
“······내가 알기로는 분명히 이제 막 새 내공 드라이브를 달았을 텐데.”
세령과 몇 번이고 공수를 교환한 비오르는 당혹스러움을 숨길 수 없었다.
그녀가 펼치는 무공이, 이제 막 내공 드라이브를 새로 교체한 이의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던 것이다.
물론 벌써부터 내공 드라이브에 온전히 적응한 것은 아니다. 몇 번 손을 섞은 것에 불과함에도 내공의 흐름이 초식과 약간씩 어긋난다거나, 때때로 내공 드라이브의 출력을 제어하지 못하는 모습들이 보이곤 했으니까.
다만 부족한 디테일을 세령 자신의 임기응변과 내공 드라이브의 막대한 출력으로 보완하고 있기에 어떻게든 그와 동수를 이룰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결코 일반적인 케이스라는 것은 아니었다. 애초에 내공 드라이브를 새로 달자마자 실전에 바로 써먹을 수 있다는 것부터가 상식적으로 말이나 되는 이야기던가.
비오르 또한 방계나마 제갈세가의 일원으로서 보고 들은 게 적지 않다. 그리고 그가 알기로, 눈앞에 있는 세령과 같이 말도 안 되는 적응능력을 보인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오늘 단 거 맞아. 비오르의 물음에 세령이 우드득 소리가 나게 목을 풀며 대답했다.
“신기하지? 새 드라이브 달고도 이렇게 잘 써먹는 거.”
“어떻게 된 거지? 적응기간을 가질 여유가 있을 리 없는데.”
내가 예습을 좀 오래 했거든. 세령이 피식 웃었다.
“내가 이 날을 얼마나 기다려 왔는지 니들은 모르겠지. 그동안 구려터진 리퍼비시 엡실론 드라이브를 달고 다니면서 하루도 빠짐없이 시뮬레이터를 돌리면서 상급 내공 드라이브를 쓰는 법을 수련했는데, 이 정도는 해야 하지 않겠어?”
“······.”
비오르는 입을 다물었지만, 그 눈에 숨겨진 의구심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녀의 말마따나 미리 시뮬레이터를 통해 수련했다면 적응기간을 조금 앞당긴다는 게 불가능한 것은 아니긴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저 정도의 성취를 설명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아니면 그녀의 재능이 그만큼 대단한 것이던지.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만 비오르는 떠오르는 생각을 애써 부정했다. 십 수 년을 초라한 이류검객으로 살아왔던 눈앞의 여인이 그런 천고의 재능을 타고났다는 건 믿을 수 없는, 그리고 믿고 싶지 않은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아무렴 천고의 기재이든 아니든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어차피 이곳에서 죽게 될 운명인데. 비오르는 세령의 말에 대답하는 대신 다시금 거대한 강철 손을 나란히 들어 올리며 그의 무공인 분쇄참륙조(分碎斬戮爪)의 기수식을 펼쳤다.
마치 고대에 유행했던 서부극 영화에 나오는 총잡이의 결투 전 준비 자세를 연상시키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마냥 당장에라도 열 개의 칼날손톱이 튀어나올 것 같은 자세. 이미 한 차례 맞붙어본 자세에 세령이 마른침을 삼키며 검을 겨누었다.
처음의 기습으로 치명상을 입혔기에 위력이 반감되긴 했지만, 그럼에도 한순간에 그녀의 목숨을 앗아가기엔 충분할 정도로 위협적인 무공이다. 애초에 아무리 최상급 내공 드라이브를 장착했다 한들 A+급 무인이란 존재부터가 결코 가벼이 볼 수 있는 상대는 아니었다.
‘어쩐다.’
세령은 긴장을 풀지 않고 비오르를 노려보며 생각했다.
거리를 벌려 도망가는 것은 하책이다. 칼날손톱의 사정거리는 일반 검과 비교할 수 없는 만큼 어설프게 거리를 벌리는 것은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였다.
그에 반해 상책이라 함은 비오르가 초식을 펼친 뒤에 맞서는 것이다. 이제 막 내공 드라이브를 이식한 탓에 약간 버겁긴 하지만 부상 때문에 제 힘을 내지 못하는 것은 저쪽도 마찬가지. 상대의 초식들을 받아내며 차근차근 데미지를 누적시킨다면 어렵지 않게 승리를 거둘 수 있으리라.
그러나 그건 그녀의 성격에 맞는 방식이 아니었다.
가진 건 쥐뿔도 없는 그녀가 지금 이 자리까지 온 것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을 선호하는 성격 덕분 아니던가. 이깟 일에 쫄아서 소극적으로 움직이는 성격이라면 과거 철시귀옹을 상대로 분전하는 것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물론 합리적인 이유도 충분했다.
아직 상황을 온전히 파악한 건 아니지만, 이곳 직념공방에 적들이 쳐들어온 시점에서 대충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고 있을 정도로 바보는 아니다. 잔챙이들을 모조리 때려잡긴 했지만 언제 적의 증원이 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느긋하게 수십 합을 주고받을 시간이 있을 리가.
뿐만 아니라 아직 안정되지 않은 내공 드라이브를 무리하게 혹사시키는 것도 현명한 선택은 아니다. 결국 살기 위해선 위험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단판 승부를 내야만 했다.
그렇기 때문에 세령은 상책이 아닌 중책, 그러니까 비오르가 공격하기 전에 먼저 달려드는 것을 택한 것이다.
“하!”
짧고 단호한 기합성과 함께 세령이 번개처럼 돌진하며 검을 찌른다. 그다지 특출 난 것 없이 간결한 초식. 하지만 강력한 내공 드라이브의 출력을 제어해야 하는 이상 그 단순함은 오히려 장점이 되고 있었다.
“어딜!”
허를 찌르는 갑작스런 선공이었지만 고작 이 정도에 빈틈을 보이면 베테랑 무림인이 아니다. 비오르는 조금도 당황한 기색 없이 곧바로 왼 손의 칼날손톱들을 발사했다.
세령의 검로를 옭아매는 것이 셋, 그리고 그녀의 급소를 노리는 것이 둘. 흉흉한 기세를 머금고 날아드는 칼날손톱들에 맞서 들어올린 세령의 검에 붉은 검기가 피어올랐다.
‘바로 이거지!’
꿈에도 그리던 광경에 비오르의 초식이 눈앞까지 다가와 있는데도 불구하고 세령이 속으로 탄성을 내질렀다. 여태까진 처참하게 약한 내공 드라이브 출력 때문에 있는 듯 없는 듯 중요한 순간에나 필살기처럼 사용하던 검기다.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넘쳐흐르는 내공 때문에 검에 맺힌 기가 진해지다 못해 실처럼 꼬이며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고 있지 않은가.
검기상인(劒氣傷人)의 경지에서 이를 수 있는 최고의 경지인 검사(劍絲). 비록 아직 깨달음을 얻지는 못했기에 검강을 펼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검기를 다루는 데 있어서는 그 수준이 완숙한 경지에 이르렀다는 증거였다.
그리고 비오르의 공격을 감당하기엔 그 정도면 충분했다.
“흡!”
유리로 쇠를 치는 듯한 날카로운 소음과 함께 하나의 칼날손톱이 튕겨나가고, 그 반동으로 세령의 검 또한 튕겨나간다. 세령의 전투력이 급증했다지만 비오르 또한 악군방의 부방주 자리에 오른 A+급의 무인. 그의 칼날손톱에 담긴 내공 또한 상당한 수준이었다. 모르긴 몰라도 내공 드라이브를 교체하기 전이었다면 이 한 번의 접전으로 검이 부러졌으리라.
‘이제 하나!’
검은 부러지지 않았다. 그리고 고작 검을 튕겨낸 정도로는 그녀를 막을 수 없다. 세령이 튕겨나가는 검에 내공을 주입하며 강제로 손목을 비틀자 검의 궤적이 다시 반전했다. 이름도 기억 못할, 어디선가 주워온 근본 없는 무공의 묘리를 억지로 응용한 탓에 혈도가 비명을 질렀지만 압도적인 출력의 내공이 그를 가능하게 했다.
투로를 바꾼 검의 끝이 노리는 것은 두 번째 칼날손톱. 그와 동시에 세령의 상체가 눕혀질 듯 뒤로 접혀진다. 고대로부터 내려온 저잣거리 무공인 철판교(鐵板橋)의 응용이었다. 단순하고 투박한 신법이지만 그것을 펼치는 타이밍은 더없이 적절했다. 목젖을 노리고 날아오는 칼날손톱을 완벽히 피할 수 있었으니까. 그녀의 검이 두 번째, 그리고 세 번째 칼날손톱을 쳐낸 것은 바로 그 직후였다.
따당! 하고 연달아 두 번의 소음이 더 터져나왔다. 이제 남은 것은 그녀의 복부를 노리는 마지막 한 개 뿐이었다. 예상외의 선전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던 비오르의 눈동자에 확신이 들어앉았다.
‘고작 그런 삼류 무공으로 여기까지 한 건 대단하지만······!’
아무리 잘 사용해 봐야 결국 삼류, 이류의 무공일 뿐이다. 철판교의 문제점은 적의 공격을 피한 뒤에 후속 공격까지는 대응할 수 없다는 것. 최대한 몸을 비틀어 본다 해도 이미 지척에 이른 칼날손톱까지는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세령이 취한 행동은 그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과감했다.
검을 쥐고 있지 않은 왼손. 그 손을 대뜸 칼날손톱을 향해 들이댄 것이다.
“큭!”
“왕언니!?”
눈 깜짝할 새 튀어오르는 피보라에 순자가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낭패한 기색을 보인 건 세령이 아니라 비오르 쪽이었다.
‘얕다!’
피가 튀었지만 상한 건 겉뿐이다. 무지막지하게 내공을 때려 넣은 손에 불완전한 수기(手氣)가 맺히며 칼날손톱을 빗겨 막은 것이다.
‘이득.’
세령의 입가가 삐뚜름히 올라갔다. 고작 왼손의 얕은 외상 정도로 치명상을 막았다면 수지맞는 장사였다.
제대로 정돈되지 못한 거친 내공의 흐름 때문에 왼팔의 혈도가 비명을 지르고 있었지만 세령은 그 고통을 가뿐히 이겨냈다. 싸구려 내공 드라이브의 내공도 거칠긴 매한가지였으니까. 없는 내공을 쥐어짜내는 고통에 비하면야 이 정도는 그럭저럭 참을 만 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제 고작 손 하나를 넘었을 뿐, 아직 비오르에겐 오른손이 남아있었다. 맹금류의 발톱과 같은 형태를 한 크고 날카로운 손이 대기를 찢으며 지척까지 다가온 세령을 향해 날아들었다.
‘이번에야말로!’
사람의 몸 따위는 한 손에 잡아 쥘 정도로 거대한 금속 의수를 이 거리에서 피할 수는 없다. 고수도 아닌 그녀가 이쑤시개처럼 얇은 검으로 막아낼 수도 없다. 반동으로 걸레짝이 된 왼손을 쓸 수도 없다.
그래서, 세령은 검을 버렸다.
“뭣!”
맥없이 위로 던져지는 검의 모습에 비오르가 처음으로 당황을 숨기지 못했다. 검수가 검을 버리는 건 강호의 상식 밖의 일이기 때문이었다.
세령의 눈은 웃고 있었다. 그녀의 눈이 말하고 있었다.
‘내가 언제 칼잽이랬냐?’
검을 버려 자유로워진 오른손의 장타가 그대로 가속을 더해 비오르의 손 안으로 빨려들어간다.
거대한 금속의수에 비하면 턱없이 가냘픈 여인의 팔. 하지만 그 차이를 메우는 것이 바로 무공의 힘이니.
기교 따윈 없는 단순한 장법을 토대로 과거 목진에게 주워들었던 암경(暗勁)의 묘리를 섞어 폭발적인 내공을 담아 내지른다. 쩌엉 하는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의 팔이 반대 방향으로 튕겨나갔다.
“큭!”
팔에서 올라오는 고통에 세령이 이를 악물었다. 이 한 번의 교환에서 손해가 더 큰 것은 그녀 쪽이었다. 아무리 내공 드라이브가 좋다 해도 기본적인 기량 차이는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웃었다.
이제 두 사람 사이에 방해물은 없었으니까.
피투성이의 왼손이 비오르의 어깨를 단단히 옭아맨다. 비오르의 칼날 손톱들은 아직 회수되고 있는 상태. 숨결이 닿을 듯 가까이 온 세령의 입가가 비열한 미소를 지었다.
“뒤져.”
서로 간에 양 팔이 봉인된 상황이지만 그녀에겐 아직 비장의 무기가 남아있었다.
그녀가 익힌 근본 없는 무공들 중 몇 안 되는 상승무공임과 동시에, 이렇게 초근접 거리에서나 쓸 수 있는 유일한 무공인 금시천소무(金翅天嘯武). 세령의 무릎이 번개 같은 속도로 비오르의 복부 속으로 파고들었다.
그리고 그 무릎이 노리는 곳은 바로, 조금 전 칼침을 놓았던 복부의 관통상.
“끄아악!”
처음으로 고통에 가득 찬 비명소리가 터져 나왔다. 프로 중의 프로인 비오르조차 차마 그 고통을 감당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세령은 그 잠깐의 틈을 놓칠 만큼 자비롭지 않았다.
삶과 죽음이 갈리는 생사투에서 고상하게 체면치례를 하는 것이야말로 미련하기 그지없는 짓이다. 승리하고 살아남는 것이 곧 강자(强者)의 자격이며, 이 비정한 강호무림의 유일무이한 계율이 아니던가.
제대로 안정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혹사시킨 내공 드라이브가 비명을 질러댔다. 하지만 세령은 추호도 멈출 생각이 없었다. 적어도 그녀가 봐온 이들 중, 그런 사치를 부리는 이들은 예외 없이 죽어 나자빠져 왔으니까.
두 번, 세 번, 네 번. 그 짧은 시간에 척추를 부러트릴 기세로 연달아 틀어박히는 세령의 무릎. 상처가 뭉개지며 연신 배가되는 고통에 비오르는 대응은커녕 비명조차 지를 수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비오르의 몸에서 힘이 빠진 순간. 세령은 그와 거리를 벌리며 손을 뻗었다. 막 공중에서 낙하하는 그녀의 검이 그 손에 빨려 들어가듯 안착했다.
그리고 그것으로 끝이었다.
세령이 한 바퀴 몸을 돌리며 그대로 비오르의 목을 베었으니까.
“······후.”
아슬아슬했네. 분수처럼 뿜어지는 피를 피해 뒤로 몸을 물린 세령이 긴장을 풀고 털썩 주저앉았다. 뒤늦게 순자가 그녀를 향해 걱정스러운 얼굴로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헤헤.”
그녀는 제 단전을 내려다보며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트렸다.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온 힘을 다해 무공을 펼쳐본 것은.
세령은 그것이 기뻐 웃음을 멈출 수 없었다.
<아래 정보)들은 굳이 읽지 않아도 스토리 진행에 지장이 없는 잡다한 설정놀음입니다. 흐름이 끊기는 것을 원하지 않으신다면 읽지 않으셔도 무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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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일반적으로 내공 드라이브는 알파/베타 등급을 상급, 감마/델타 등급을 중급, 엡실론/제타 등급을 하급으로 분류한다. 절대고수들이 쓰는 노심급은 예외로 친다. 에타/세타/요타 등급의 내공 드라이브도 존재하지만, 보통은 등급 외 분류의 최하급으로 분류하며 뒷골목 시정잡배나 내공으로 육체를 강화시키는 강호노동자들이나 사용하고 실전에선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저정도 등급의 내공 드라이브를 장착하느니 조금 비싸더라도 외장형 드라이브가 더 출력이 좋기 때문이다.
정보) 과거 세령의 일행이었던 로버트가 사용하는 외장형 내공 드라이브는 제타 급이다.
정보) 세령의 내공 드라이브는 엡실론 마이너스 급으로 한 번 반품된 이력이 있는 리퍼비시 제품이다. 출력이 일반 엡실론 등급보다 약한 마이너스 급인데, 리퍼비시 제품이라 안그래도 약한 출력이 불규칙하기까지 하다. 이런 개판인 물건을 지금까지 잘 써먹은 세령은 저도 모르게 내공을 컨트롤하는 실력이 고수급에 가까워져서 새 내공 드라이브를 사용하는데도 어느 정도 써먹을 수 있었다.
정보) 세령이 새 내공 드라이브를 어떻게든 실전에 써먹을 수 있는 건 본인의 뛰어난 재능과 내공 컨트롤 능력, 그리고 시뮬레이션 학습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물이다.
정보) 내공 드라이브를 교체한 뒤에 바로 내공 드라이브를 사용할 수 있는 건 아니고, 장기간의 적응기간을 거쳐야 한다. 일반적으로 상급 내공 드라이브는 이 적응기간이 최소 반년에서 길게는 수년까지 걸린다. 무공에 대한 재능이 부족한 경우는 아예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서 개나소나 상급 내공 드라이브를 달 수 있는 건 아니다.
정보) 비오르의 무공인 분쇄참륙조는 칼날손톱을 쏘아내는 특성 상 근거리보단 중장거리의 전투에 적합한 무공이다. 물론 비교적 불리하다 뿐이지 어설픈 무공실력으로는 근거리여도 그를 이길 수 없다.
정보) 세령은 이미 검기가 실처럼 유형화 되어 보이는 검사의 경지에 올라간 지 오래였다. 다만 내공 드라이브의 출력 때문에 알지 못했을 뿐이다. 검기를 쓰는 무인이 검사의 경지에 이르는 데에는 그렇게까지 큰 깨달음이 필요하진 않지만, 검강을 펼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정보) 세령은 검을 주력으로 쓰긴 하지만 워낙 잡다하게 무공을 익힌지라 권각술도 상당한 편이다. 그녀의 몇 안 되는 무공들은 대체로 근본도 없고 일류무공이라 할 수 없는 애매한 무공들이 대부분이다. 상승무공도 몇 가지 보유하곤 있지만, 내공 드라이브의 출력 때문에 펼칠 수 있는 무공은 극히 제한적이다.
정보) 세령은 무공에 대한 이해력 자체는 뛰어난 편이기에 그간 근본 없는 무공들을 적재적소에 써먹거나 제멋대로 커스터마이즈해서 사용해 왔다. 사실 원칙상으론 무공 저작권법에 걸려 현상금이 붙기 마련이지만, 현실적으론 유명 문파의 무공이 아닌 이상 낭인들은 대부분 알음알음 무공들을 개조해서 사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정보) 금시천소무(金翅天嘯武)는 낮은 성능의 내공 드라이브에도 불구하고 세령이 펼칠 수 있는 몇 안 되는 상승무공으로, 수천년 전 지구의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성행했던 고대 무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무공이다. 중원에선 잘 쓰지 않는 팔꿈치와 무릎을 주력으로 사용하는 이 무공은 원래 신공 소리를 들을 만큼 대단한 무공이었지만, 무공의 절반 이상이 소실되어 세령이 이 무공을 입수했을 때에는 초근접 거리에서 사용하는 초식만이 남아있었다. 비록 소실된 것은 드넓은 우주 어딘가를 떠돌고 있겠지만 그 일부만으로도 상승무공으로 분류하기에 충분한 위력을 가지고 있다.
정보) 냉정하게 말해서 세령의 무공은 내공 드라이브에 완전히 적응했다는 전제 하에 비오르와 간신히 겨룰 수 있는 수준에 불과하다. 그런 그녀가 채 적응하지도 못한 내공 드라이브로 비오르에게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첫 기습으로 상당한 부상을 입혔고, 실내였기에 비오르의 장기인 중장거리 전투를 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