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smic Heavenly Demon 3077 RAW novel - Chapter (302)
우주천마 3077 우주천마-303화(303/349)
45. 은원청산 Payback (4)
45. 은원청산 Payback (4) – 어썸 그 자체.
일반적인 퇴법(腿法)의 발차기 초식과 독리생사박의 전교퇴의 차이는 그 타격 방식에 기인한다.
상대를 ‘차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몸에 ‘꽂는 것’에 가까운 발차기. 세령이 익히고 있던 상승무공인 금시천소무에서 따온 초식, 전교퇴는 물어뜯는 발차기라는 이름에 걸맞게 육식동물의 아래턱 같은 맹렬한 기세로 남궁천의 턱 밑을 노렸다.
검을 마주댄 상태에서 무릎의 탄력만으로 튕겨 올린 다리의 첨단에 담긴 위력과 관통력은 어지간한 정권의 파괴력조차 가볍게 상회하는 레벨이다. 아무리 호신의와 호신강기로 버텨낸다 하더라도 지금의 일격을 맞고 버티는 것은 불가능하리라.
‘이런 실수를······!’
남궁천의 눈동자에 다급함이 깃든다. 흉폭한 일격이 턱 바로 밑까지 파고들었으나, 이를 피할 방법을 도저히 떠올릴 수 없었다.
실력이 엇비슷한 고수들 사이의 대결 중에 한순간의 방심으로 승부가 나버리는 일은 생각보다 잦은 일.
그러한 무림의 상식을 세가에서 누누이 교육받았음에도 이런 틈을 보이다니. 남궁천은 낭패감을 느끼며 스스로를 자책했다.
그러나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다. 비록 목숨이 걸린 생사결은 아닐지언정, 승부 중에는 되든 안 되든 모든 수단을 써 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막는 것은 불가능하며, 완전히 피하는 것 또한 불가능하다.
하면 최선의 수는 가능한 한 받을 데미지를 줄이는 것뿐이었다.
“끄-.”
남궁천은 척추가 비틀리는 고통을 감내하며 억지로 고개를 뒤로 젖히고, 어금니가 부서질 기세로 턱을 꽉 다문 채 다가올 충격에 대비했다. 아래턱이 박살나는 것은 어쩔 수 없을지언정 뇌까지 데미지가 가는 것만큼은 최대한 막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그때, 별안간 새하얀 섬광이 두 사람의 사이로 파고들었다.
“윽?!”
맹렬한 기세로 날아온 것은 그리 낯설지 않은 새하얀 백청강 재질의 부채살. 강기까지는 아니라도 한껏 기를 머금은 철선이 남궁천의 턱을 꿰뚫을 기세로 올려치는 세령의 발 옆에 정확하게 틀어박혔다.
‘이런 씨-!’
빠악! 누구의 몸에서 난 것인지 알 수 없는 파열음과 함께 세령과 남궁천의 몸이 동시에 회전했다.
그런 두 사람의 모습 사이에 차이가 있다면, 남궁천은 백덤블링을 하는 것처럼 공중에 떠올라 크게 뒤로 도는 반면 세령은 팽이와 같이 옆으로 빠르게 돈다는 것이었다.
“커헉!”
한 박자 늦게 짧고 굵은 비명소리가 들렸다. 그 비명소리가 누구의 것인지는 구태여 고민할 것도 없었다.
세령이 속으로 혀를 찼다.
‘맞진 맞았지만······정타는 아니야.’
남궁천의 아래턱을 맞추긴 맞췄으되, 빗맞췄다. 제갈희의 철선이 전교퇴의 궤도를 옆으로 틀어버린 탓이다.
두 빌어먹을 연놈들이 누가 콤비 아니랄까봐 타이밍을 참 거지같이도 잘 맞추는구나. 세령이 이를 악물었다.
하지만 아직 주도권은 그녀에게 있었다.
마무리는 짓지 못했을지언정, 이대로 보내줄 수는 없다. 세령은 그대로 회전에 가속을 더하며 검을 휘둘렀다.
그녀의 검이 노리는 목표는 검을 든 남궁천의 오른손. 아래턱의 충격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남궁천이 그녀의 검을 피할 수는 없으리라.
그렇게 생각했다.
부욱 하고 살가죽이 찢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나 세령의 검이 가른 손은 검을 쥔 오른쪽이 아닌, 왼쪽의 손이었다.
‘미친 새끼, 그 상황에서 왼손을 대신 희생 시킨다고?!’
남궁세가의 검수(劍手)는 심장보다도 검을 쥔 손을 더 중요히 여긴다더니, 과연 명불허전이다. 가히 척수반사 레벨로 새겨진 듯한, 절로 소름이 돋는 반응이었다.
마음 같아선 이대로 따라붙어 제대로 끝장을 내고 싶었다. 한순간 왼손을 희생해 시간을 벌긴 했지만, 전교퇴의 충격이 남아있는 상태로 그녀의 검을 계속 받아내는 것은 불가능할 테니까.
하지만 세령은 그럴 수 없었다. 처음 그녀의 전교퇴를 방해했던 철선을 따라, 우윳빛 강기를 머금은 십여 개의 부채살들이 그녀를 노리고 날아오는 중이기 때문이었다.
씁 어쩔 수 없지. 남궁천에 대한 미련을 깔끔하게 털어낸 세령은 되려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부채살들을 향해, 그리고 그 너머에 있는 제갈희를 향해 달려들었다.
“강모어선술(罡母馭扇術)? 그 정도 수준으론 어림없지!”
비록 목진이 상대했던 백룡대의 천선군주 제갈무준에 견줄 정도는 아니지만, 진연십삼투와 만천뇌우를 익힌 세령의 키네시스 어검술에 대한 조예는 결코 얕지 않다.
아무리 제갈세가의 무공이 상승의 절기라고는 하지만 제갈희의 미숙한 실력으로 펼치는 강모어선술 따위로는 그녀를 막을 수 없었다.
스치기라도 하면 호신강기고 나발이고 살덩이채로 뜯겨나갈 것이 분명한 톱날 같은 강기를 머금은 부채살들.
그러나 그들을 마주 보며 질주하는 세령의 눈은 여느 때보다도 냉정하게 번뜩이고 있었다.
‘보인다.’
허점이.
과거에는 감히 파훼하려는 엄두조차 낼 수 없었건만, 이제는 그녀의 두 눈에 똑똑히 보였다.
딸깍. 하고 그녀의 머릿속에서 스위치가 바뀌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디폴트 값으로 설정되어 있던 전광보(電光步)가 뇌흔보(雷痕步)로 스위칭 됨과 동시에 세령의 움직임이 일변한다.
하늘을 가르는 번갯불이 움직이는 것처럼 불규칙한 궤적을 따라 움직이는 세령의 발걸음.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부채살들을 향해 세령의 검이 어지러이 춤을 췄다.
‘사간팔식(四間八式).’
원래는 맨손으로 펼쳐야 할 초식이지만, 어차피 무기는 손의 연장에 불과하니 검으로 펼치지 못하리란 법은 없지 않나.
물론 세령의 성취가 권각술의 정수(精髓)를 검으로 펼칠 정도로 고수인 것은 아니다. 사간팔식이라는 것이 워낙에 간결한 무리(武理)를 품은 초식인데다가 목진의 도움을 받았기에 가능한 일이었으니까.
하지만 아무렴 어떠한가. 어찌 되었건 써먹을 수만 있으면 그만인 것을.
세령에게는 오직 그것만이 중요했다.
카카캉! 요란한 소리와 함께 제갈희가 쏘아낸 부채살들이 사방으로 튕겨 나간다. 아무리 강기를 둘렀다 한들, 품고 있는 기에 한계가 있으니 준 노심 급 내공 드라이브의 출력을 고스란히 유지하는 세령의 강기를 당해낼 수 없는 것이다.
본래 제갈세가의 강모어선술은 키네시스 어검술의 제한된 파괴력을 쇄거강기의 절삭력과 무수한 숫자로 보완하는 무공. 제갈희의 키네시스 어검술이 아무리 정교하다고 한들 운용할 수 있는 절대적인 숫자 자체가 부족한 이상 이와 같은 결과는 처음부터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익!”
살기마저 느껴질 정도로 사나운 눈을 한 채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세령을 보며, 제갈희가 이를 악물었다. 강모어선술이 맥없이 파훼당한 이상 그녀에게 남은 수단은 근접전 뿐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남궁천의 도움 없이 근접전으로 세령을 쓰러트릴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양손에 쥔 백청강 철선들을 펼쳤다.
이길 확률이 희박하다는 것은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에게 항복이라는 선택지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녀는 제갈의 이름을 짊어진 세가의 직계. 승산이 희박하다 한들 그 이름을 짊어진 채 무력하게 무릎을 꿇을 수는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른 이도 아니고 세령에게 패배를 인정한다는 것이 죽기보다 싫었다.
차라리 장난감처럼 농락당하다 쓰러질지언정, 저 여자에게 무릎을 꿇고 굴욕적으로 용서를 구할 수는 없었다.
‘차라리 죽는 게 낫지.’
붉은 피가 흐를 정도로 아랫입술을 세게 깨문 제갈희가 다시금 우주미리보를 전개하며 달려들었다.
이번에 만들어진 분신은 넷. 여전히 어느 쪽이 본체인지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상관없다.
남궁천이 잠시 리타이어당한 지금이라면, 그 정도는 검만 가지고도 감당할 수 있으니까.
“하!”
섬뢰사독검식(閃雷蛇獨劍式)의 절초인 사월섬뢰(倳月閃雷). 뱀과 같은 기이한 궤적을 그리는 세령의 쾌속한 찌르기가 단번에 가장 가까운 제갈희의 어깨를 꿰뚫었다.
‘분신.’
혹시나 싶었는데 역시나다. 아무렴 그 졸렬한 제갈희가 첫 수부터 본신으로 나서겠는가. 세령의 입가가 조소로 비틀렸다.
세령의 검에 꿰뚫린 첫 번째 분신의 형체가 흐트러지기 시작할 때쯤 또 다른 제갈희가 세령을 스치듯 지나가며 허리를 긁는다. 이미 그 움직임을 인지하고 있던 세령은 허리를 틀어 백색 강기를 휘감은 부채를 아슬아슬하게 피했다.
지나친 쪽의 제갈희는 잠시 제쳐두고, 세령은 다시 정면을 보았다. 이번에는 두 명의 제갈희들이 동시에 그녀의 얼굴과 팔다리를 노리고 부채를 휘두르고 있었다.
‘저년 면상을 계속 보고 있자니까 좀 엿 같네.’
세령은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자신의 얼굴과 팔다리를 노리는 부채들 사이로 한걸음 발을 내딛었다.
과거와는 달리, 세령은 더 이상 눈앞에 닥친 공격에 두려움을 품지 않았다. 그건 철군자 황보륭과의 생사결 이후에 그녀가 얻은 깨달음이었다.
죽음을 품은 칼날조차 담대한 마음가짐으로 맞설 수 있게 되었는데, 하물며 살초조차 아닌 초식에 두려움을 가질까.
“익-!”
자신을 향해 쇄도하는 철선은 두 쌍. 뇌흔보를 밟으며 둘의 사이로 파고드는 세령의 움직임에 초식의 연계가 꼬인 제갈희의 눈가가 찡그려졌다.
두 명의 제갈희 사이로 파고든 세령이 크게 몸을 회전시키며 검을 휘둘렀다. 강맹한 기세의, 그렇기에 쇄거강기가 아니면 막을 수 없을 일격이었다.
두 제갈희 모두 세령의 일격을 막는 시늉을 했으나, 세령의 검은 아무런 저항 없이 둘의 몸을 가르고 지나갔다. 양쪽 모두 분신이라는 뜻이었다.
그러면 결국 남은 것은 하나밖에 없다.
처음 지나쳤던 두 번째 제갈희. 세령이 자신을 향해 곧게 부채를 찔러오는 본체를 눈에 담았다.
세령의 눈이 번뜩였다.
‘너구나.’
그녀가 막 자세를 바로하고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제갈희를 향해 마주 검을 휘두르던 순간이었다.
아무런 전조 없이 그녀의 머리 위에서 또 한 명의 제갈희가 나타난 것은.
“하앗-!”
한껏 기세를 담은 기합성과 함께 ‘진짜’ 제갈희가 쇄거강기를 두른 부채를 활짝 펴고 세령의 머리 위를 내려찍었다.
온 몸의 내공과 힘을 모조리 끌어모은, 전력을 담은 일격.
설령 세령이 검을 비틀어 그녀의 공격을 막으려고 해도 급조한 방어로는 이 일격을 막을 수 없으리라.
그것이 바로 제갈희의 노림수였다.
적어도, 조금 전 자신의 수를 내보이지 않았었다면 말이다.
콰드득 하는 소리와 함께 제갈희의 쌍수철선이 세령의 머리위에서 멈췄다. 전기톱처럼 움직이는 쇄거강기는 붉디붉은 검강에 막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하.”
미리 알고 있었다는 듯, 유려한 움직임으로 검의 궤적을 비틀어 공격을 막아낸 세령은 놀란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제갈희를 향해 노골적인 비웃음을 던졌다.
보란 듯이 흑동의 경지에 도달했음을 보여줬으면서 또다시 그 수를 써먹다니. 이런 양심 없는 년이 있나.
그녀는 처음부터 네 명 모두가 분신이 아닐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제갈희의 쇄거강기를 막아선 채, 세령이 눈으로 물었다.
– 내가 병신도 아니고, 두 번이나 당하겠냐?
제갈희 또한 눈으로 답했다.
– 당연히 아니겠지.
뭐?
제갈희의 눈을 마주한 세령은 직감했다.
아직 그녀의 노림수는 하나가 더 남아있었다는 것을.
언뜻 경악한 듯 보였던 제갈희의 눈은 어느새 기이하리만치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세령이 왼쪽 허벅지로부터 불에 데인 듯 화끈한 통증을 느낀 것은 바로 그 직후의 일이었다.
“윽?!”
‘분신이, 아니라고······?’
하지만 생각을 이어나갈 여유는 없다. 한쪽 다리의 힘이 빠지자 머리를 누르는 제갈희의 쇄거강기가 그녀의 어깨를 갈아버릴 기세로 내려오고 있었으니까.
콰드득. 암석을 갈아내는 듯한 진동과 함께 쇄거강기가 붉은 검강을 파고든다.
준 노심 급 내공 드라이브의 압도적인 출력으로 버티는 데에도 슬슬 한계가 다가온 것이다.
‘빠져나갈 틈 같은 건 없어.’
제갈희의 입꼬리에 회심의 미소가 걸렸다.
힘이 부족하면 전략과 전술로 그 부족함을 채우는 것이 제갈의 정신일지니. 대결의 시작부터 흑동의 경지를 내보였던 것은 애초부터 이 마지막 노림수를 위한 포석이었던 셈이었다.
치열한 공방 속에서도 세심하게 판을 짜올려 만들어낸 외통수.
그야말로, 지극히 제갈세가의 무인다운 싸움법이었다.
‘죽이진 않아도, 팔 한 짝은 내줘야 할 거야······!’
제갈희는 내공 드라이브의 출력을 더욱 끌어올렸다.
세령의 다리 한쪽이 부상을 당했으니, 이대로 힘 싸움으로 들어가면 그녀의 승리다. 제갈희는 그녀의 마지막 노림수가 통한 순간에 이미 승부가 났음을 확신했다.
‘내가 이겼어······!’
엄연히 자신보다 강한 고수를 상대로 얻어낸 값진 승리. 이것이야말로 제갈의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성과가 아닌가.
이를 악물며 버티는 세령의 얼굴을 보며 그녀의 얼굴이 희열에 젖었다.
그리고 그 방심이, 백선무희 제갈희의 결정적인 패착이었다.
푸욱.
“아?”
별안간 제 어깨에서 느껴지는, 전혀 예상치 못한 소름 끼치는 감촉. 제갈희의 입에서 저도 모르게 바보 같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그녀가 상황을 파악하려 들기도 전에, 세령의 검은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하!”
힘이 빠진 부채 쪽은 밀어내고, 반대쪽은 힘을 빼고 잡아당긴다. 이제는 익숙해진 태극의 묘리가 그녀의 검을 통해 펼쳐졌다.
과거 목진이 가볍게 지도해주었던 이후로 틈틈이 연습해온 무리(武理). 이미 세령이 펼치는 태극은 본가인 무당파의 고수와도 자웅을 겨룰 수 있을 정도로 깊이 숙달되어 있었다.
‘안 돼!’
뒤늦게 정신을 차린 제갈희는 어떻게든 세령의 수법에 대응하기 위해 철선을 비틀었다.
그러나 양팔이 멀쩡했어도 힘들었을 일을 한쪽 팔로 할 수 있을 리가. 제대로 된 저항 하나 하지 못한 채, 제갈희는 세령의 검놀림에 양손의 철선을 놓쳐버리고 말았다.
‘아.’
이긴 줄 알았건만, 결국 져버리고 말았다. 제갈희의 얼굴이 절망으로 물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알지 못했다.
적어도 지금만큼은, 그녀에게 승패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세령의 왼팔이 사냥감을 옥죄듯 제갈희의 팔을 엮으며 타고 올라갔다. 금나술인 독리속박(毒彲束縛)이었다.
제갈희의 멀쩡한 팔을 봉한 채 자신에게 깊숙이 끌어당긴 세령이 그녀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내가, 보험 하나 없는 줄 알았냐?”
제갈희가 무언가를 대답할 틈은 없었다. 세령은 애초에 그럴 여유를 줄 생각이 없었으니까.
그녀는 주저 없이 멀쩡한 다리를 들어 제갈희의 명치에 무릎차기를 꽂아넣었다.
콰악!
“하악?!”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끊어질 듯한 숨소리와 함께 제갈희의 허리가 활처럼 휘었다.
옭아맨 팔을 푼 세령은 고통에 꿈틀거리는 제갈희의 몸을 툭 밀었다. 지나친 고통에 숨조차 쉬어지지 않는지, 강제로 일으켜 세워진 제갈희의 눈은 초점조차 제대로 맞지 않고 있었다.
세령은 그런 제갈희의 모습을 보고 활짝 웃으며 주먹을 치켜들었다.
“하 시발, 이 날만을 기다렸다.”
개년아.
무술도 뭣도 아닌, 지극히 원시적인 주먹질이 제갈희의 아름다운 얼굴에 틀어박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