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smic Heavenly Demon 3077 RAW novel - Chapter (32)
우주천마 3077-31화(32/349)
6. 철시귀옹 Iron Zombie Necromancer (2)
6. 철시귀옹 Iron Zombie Necromancer (2) – 아 들어가면 큰일나죠 이거는
‘조졌다.’
세령이 이를 악물었다.
철시귀옹이라면 삼십년 전에도 악명을 떨쳤던 강시술의 대가로 정사대전 당시 구파일방의 주력부대를 홀로 저지했을 만큼 어마어마한 힘과 능력을 지닌 노괴다. 지금의 자신으로서는 무슨 짓을 해도 이길 수 없는 상대.
아니, 이기기는커녕 따돌리고 도망치는 것조차도 가능할까 말까다. 통신이 끊긴 순자가 무림맹이든 뭐든 지원군을 데리고 온다면야 조금 희망이 생기겠지만, 과연 그때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까.
고작 이런 곳에서 죽을 수는 없지. 세령의 눈이 삶의 의지로 활활 불타올랐다. 빌어먹을 원수놈들에게 복수도 해야 했고, 어디 한적한 행성에 정착하기 위해 돈도 벌어야 했다. 겨우 이런 늙은 영감탱이 하나에게 개죽음을 당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러나 호기로운 마음과는 달리, 그녀의 상태는 좋지 않았다. 탈골된 왼쪽 어깨야 맞추면 그만이라지만, 오른쪽 옆구리의 상태가 영 심상치 않은 것 같았다.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 수 있을까. 세령은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렸다.
드로이드 철강시를 이용한 강시술을 상대하기 가장 좋은 방법이라면 EMP등으로 술자와 강시 간의 연결을 끊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통신재밍까지 당했을 만큼 주변을 완전히 장악당한 상태에서는 불가능한 이야기. 결국 철강시를 직접 쓰러트려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렇다면 차선책을 택할 수밖에. 세령은 날카로운 눈으로 철시귀옹의 특제 철강시들을 노려봤다.
철강시는 그 근본이 로봇인데다 강시 전용으로 개조된 딱딱한 초식까지 구사하기 때문에 초식의 연계 사이에 빈틈이 꽤 있다. 그 틈을 노려 검기로 에너지 제너레이터나 중추 제어모듈을 파괴한다면 저 노괴의 철강시를 상대로도 승산이 있으리라. 철시귀옹의 눈치를 보며 탈골된 어깨를 끼워맞춘 세령이 초진동 블레이드를 고쳐쥐었다.
그때였다.
“읏?!”
갑자기 닥쳐온 관자놀이를 찌르는 듯한 통증. 세령은 갑작스런 고통에 신음을 흘리며 인상을 썼다. 철시귀옹이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호오, 나노머신 방화벽? 쓰는 무공이 영 보잘것 없기에 저잣거리의 낭인 나부랭이인 줄 알았거늘, 뿌리만큼은 제법 명가의 것인 모양이로구나.”
공기중에 나노머신 군체를 풀어 상대의 중추신경계를 무력화시키는 나노머신 독공은 그 제어술이 워낙 까다로워 익히기 어렵지만, 한번 익혀두면 어지간한 무인들은 번거롭게 손을 쓰지 않고 단번에 무력화시킬 수 있는 강력한 무공이다.
하지만 그런 편리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익히지 않는 데에는 이유가 있는 법. 대부분의 명문가나 대문파의 제자들은 QUIOS를 이식할 때 나노머신 방화벽 기능이 내장된 고급 모델을 장착하기 때문에 나노머신 독공이 통하지 않았다.
“그간 무림에 노부의 존재가 드러나지 않게 하느라 명가의 소체는 도통 구할 방도가 없었는데, 하늘이 노부를 돕는 모양이로고.”
철강시들을 상대할 때 펼치는 무공의 수준이 돈만 있으면 구할 수 있는 이류의 수준에 불과했기 때문에 별 것 아닌 잔챙이인 줄 알았건만 설마 나노머신 방화벽을 가지고 있을 줄이야. 세령을 보는 철시귀옹의 눈에 탐욕이 자리잡았다.
“지금 마음이 바뀌었느니라. 이렇게 된 이상 나의 대업(大業)에 너도 동참해 주어야겠다.”
“······절 살려주겠다는 말씀이십니까?”
세령이 재빨리 태도를 바꿨다. 어쩌면, 그의 편이 된 척을 한다면 자신을 죽이려 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적인 관측이 보였기 때문이다.
당장의 위기를 모면할 수만 있다면 기회는 언제든지 만들 수 있다. 세령은 훗날을 위해 당장 비굴하게 고개를 숙이는 것이 전혀 수치스럽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생각은 그저 망상에 불과했다.
“그렇게 되겠지, 호스트용 생강시(生僵尸)가 되긴 하겠지만 말이다.”
철시귀옹이 빙그레 웃었다. 그의 새까만 눈동자가 불길하게 번들거렸다.
“니미, 그럼 그렇지.”
혹시나 했던 내가 등신이지 세령이 바닥에 침을 뱉으며 욕지기를 내뱉었다.
짤랑. 철시귀옹의 손에서 어느새 꺼냈는지 모를 방울이 울렸다. 늙은 노괴는 어둠 속의 누군가를 향해 명령을 내렸다.
“죽이지는 말고 산 채로 잡거라. 팔다리는 잘라도 상관 없느니.”
듣는이로 하여금 오금이 저릴 만큼 섬뜩한 명령. 세령이 이를 악물었다.
이걸 쓰고 싶진 않았는데. 세령은 어둠 속에서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철강시들을 보며 품속에서 작은 앰플을 꺼내 팔뚝에 꽂았다.
낭인시장에서 비밀리에 거래되는 마약성 부스터다. 내공과의 궁합이 맞지 않아 몸을 망치는 것은 물론이고 약효가 떨어지면 온갖 부작용이 일주일간 따라다니는 놈이라 최후의 수단으로 들고다니던 물건이었다.
하지만 죽는 것보단 나을 테니 아낄 이유는 없다. 세령이 어질거리는 머리를 한 차례 흔들어 털어냈다.
“후-.”
아드레날린을 포함한 각종 강화성분이 혈관을 돌자 세령의 심장이 미친듯이 두근거리고 온 몸의 감각이 확장된다. 빨간 실핏줄이 떠오른 그녀의 두 눈이 정면을 향했다.
아까 벤 종류의 철강시가 셋, 그리고 무슨 종류의 강시인지 모를 커다란 덩치가 하나. 세령은 초진동 블레이드를 작동시켰다. 덩치에겐 통하지 않아도 보통 철강시에겐 충분히 먹히는 물건이니 쓰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하!”
세령의 몸이 총알처럼 앞으로 쏘아졌다. 옆구리가 비명을 질렀지만 약물에 물든 세령은 그 고통마저 쾌감으로 받아들였다.
콰득. 빛살같이 빠른 그녀의 찌르기가 철강시 하나의 가슴 정중앙을 꿰뚫었다.
철강시의 등 뒤로 튀어나오는 검날. 철강시는 기능이 정지되는 와중에도 가슴을 관통한 검을 잡아 움직임을 봉쇄했지만, 초고속으로 진동하는 검날은 그런 철강시의 손을 몸통과 함께 그대로 베어냈다.
“한놈.”
횡으로 크게 베며 철강시의 가슴에서 검을 봅아낸 세령이 그대로 몸을 회전시키며 또다른 철강시의 허리를 베었다.
“두 노······칫!”
하지만 그런 그녀의 공격을 예상했다는 듯 막아서는 덩치의 팔. 세령은 놈이 검날을 틀어쥐기 전에 손목을 비틀었다. 기묘한 궤적을 그리며 관성의 법칙을 벗어난 움직임으로 덩치의 턱 밑을 향하는 검날. 순간적으로 검 끝에 맺힌 검기가 놈의 얼굴을 아래에서부터 올려그었다.
까드득!
‘통했다······!’
덩치의 얼굴에 세로로 그어지는 검흔을 본 세령이 눈을 빛냈다. 만약 검기가 아닌 검강이었다면 중추 제어모듈과 함께 놈의 얼굴을 세로로 쪼개버렸으리라.
짐승의 그것에 가깝게 극대화된 감각이 경종을 울리자 세령이 그대로 몸을 위로 띄웠다. 철강시 하나의 플라즈마 손톱이 아슬아슬하게 그녀의 부츠 끄트머리를 잘라내는 것이 느껴졌다. 세령은 놈의 정수리를 도려내며 다른 철강시의 공격을 빗겨냈다.
“두 놈!”
세령이 골목의 벽을 차고 머리 위로 높이 뛰었다. 그런 그녀를 따라 몸을 날리는 마지막 철강시와 아래에서 팔을 겨누는 덩치 큰 강시. 놈의 손바닥이 분리되며 포획용 전기그물탄이 세령과 철강시를 향해 날아왔다.
공중에서 철강시까지 상대하며 피할 여유는 없다. 세령은 날아오는 철강시의 손을 팔째로 잘라내며 정신을 집중했다.
전기그물을 형성하는 다섯 개의 손가락 탄두. 각성된 의식 속에서 느릿하게 날아오는 탄두들을 향해 세령이 검을 휘둘렀다. 위쪽 두 개의 탄두가 절단되며 그물망의 일부가 약해졌다. 세령은 눈을 질끈 감고 잘려진 철강시의 팔을 박차 그물망의 상단부로 몸을 날렸다.
파지지직!
세령이 전기불꽃 튀는 소리와 함께 바닥을 뒹굴었다. 아무리 약화되었다 한들 온 몸이 저릿거려 움직이기 어려울 텐데, 부스트로 각성한 상태인 세령은 비틀거리면서도 몸을 일으켰다. 약에 취해 고통조차 느끼지 못하는지 미소마저 머금고 있는 입가. 한번 머리를 흔든 세령이 사납게 웃으며 허세를 떨었다.
“정신 차리기 딱 좋네.”
하지만 그녀의 말에 반응해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쿵쿵쿵. 조금이라도 전기그물의 데미지가 남았을 때 제압하기 위해 덩치가 세령을 덮쳐들어갔다. 세령은 겁을 상실한 건지 검을 꼬나쥔 채 덩치를 향해 마주 달려갔다.
‘분명 연환철권(連環徹拳)을 쓰던 놈이었지.’
저 거대한 크기에 연환철권이라니. 미친놈인가. 기교를 포기한 대신 포탄과 같은 주먹들을 기관총처럼 쏘아대는 거대 철강시와 정면에서 맞붙는 건 자살행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얼굴 앞으로 양 손을 치켜올린 채 달려드는 덩치를 보며 세령이 이를 악물었다.
하지만 아직 비장의 수는 남아있다. 덩치를 향해 달려들던 세령의 몸이 아래로 푹 꺼졌다.
위잉. 바닥을 미끄러지며 하단을 노리는 세령을 노리고 여러발의 주먹이 내리꽂혔다. 그리고 그런 공격에 세령이 어떻게 대처했는가 하면.
막지도 피하지도 않고 그대로 받아들였다.
– ?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통과시켰다. 라고 말하는 것이 적절하리라.
뿌득 하는 작은 소리와 함께 철강시의 주먹을 맞고 부서진 작은 장치. 정교한 홀로그램으로 만들어진 세령의 디코이가 장치가 부서지면서 그대로 허깨비처럼 사라졌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덩치의 머리 위에서 세령의 조롱어린 목소리가 들렸다.
“머저리 새끼!”
공중에 뜬 세령의 검이 덩치의 머리 위 장갑의 틈새를 베어들어갔다.
하지만 그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비장의 수를 숨기고 있던 건 철강시 쪽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푸쉬식-!
“뭐?!”
검기를 머금은 세령의 검이 그 머리를 잘라내기 직전, 철강시의 어깨 위에서 폭발하듯 터져나오는 흰색 연기. 순간적으로 독을 의심한 세령은 검을 거두고 입을 막았지만, 그건 단순한 연막일 뿐이었다. 속았다는 것을 직감하고 다시 검을 휘두르려는 세령의 등 뒤를 또다른 그림자가 덮쳤다.
“아윽! 이 깡통새끼가!”
조금 전 팔을 잘라냈던 철강시와 함께 재차 바닥을 뒹군 세령이 검을 휘둘러 놈을 세로로 쪼갰다. 하지만 그 사이 이미 덩치 큰 철강시는 연막 속으로 몸을 숨긴 뒤였다.
낭패다. 사방이 흰 연기로 가득 차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시야 속에서 세령은 속으로 혀를 찼다. 그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무슨 수를 쓴 건지 아무런 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연기가 걷힐 때까지의 짧은 시간이 억겁처럼 길게 느껴졌다. 세령은 문득 오싹한 감각을 느끼며 몸을 숙였다.
“!”
후우웅!
연기를 가르며 세령의 상체가 있던 자리를 향해 꽂히는 묵직한 정권. 부스트의 각성 덕에 간신히 피할 수 있었던 세령의 머리카락 몇 가닥이 매서운 철강시의 주먹에 끊어졌다. 간담이 서늘해진 세령이 식은땀을 흘렸다.
방금은 운이 좋았을 뿐이다. 아직 다음, 그리고 그 다음의 공격도 있다. 그녀는 결단을 내려야만 했다.
‘씁, 어쩔 수 없지.’
방법은 하나 뿐이다. 놈이 공격하는 순간을 노리는 것. 세령이 이를 악물었다.
‘지금!’
세령은 안개를 헤치며 자신에게 날아오는 주먹을 향해 왼팔을 들어올이며 장법을 펼쳤다.
소름끼치는 소리와 함께 부러져나가는 그녀의 왼팔. 뼈와 근육이 부서지는, 왼팔에서 느껴지는 익숙하면서도 기괴한 감각을 받아들이며 세령의 검이 본능을 쫓아 연기 속을 꿰뚫었다.
콰직!
‘됐······다!’
세령의 검이 꿰뚫은 곳은 철강시의 안면부.
단단한 장갑으로 보호된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일점에 집중된 세령의 찌르기는 전면장갑의 이음새를 뚫고 그 안의 중추 제어모듈까지 닿은 것이다.
“후우. 후우.”
철강시가 터트린 연막이 걷히고, 기능이 정지한 철강시에서 검을 뽑은 세령이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몇번이고 땅을 굴러 찢어지고 지저분해진 옷에 묶은 머리는 산발이 된 지 오래이고, 철강시의 주먹을 정면에서 받은 왼팔은 엉망진창으로 망가져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붉은 안광만큼은 생기를 내뿜듯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잔챙이인 줄 알았더니 진흙 속에 파묻힌 보석이었는가.”
세 구의 철강시와 한 구의 강철강시를 완파시킨 세령을 보며 철시귀옹이 감탄의 목소리를 흘렸다. 절정의 고수조차 어렵지 않게 제압할 수 있을 정도의 전력이거늘, 아무리 자신이 직접 조종한 것이 아닌데다가 부스트의 도움도 받았다지만 고작 일류 언저리의 무인이 이렇게까지 선전할 줄이야.
“아깝구나. 제대로 된 사문을 만났다면 대성했을 것을.”
철시귀옹이 혀를 찼다. 보기만 했는데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제 실력에 비해 일천한 무공이 발을 잡는 경우인 것이다.
출력이 딸려 검기조차 제대로 뿜어내지 못해 골골대는 내공 드라이브와 낭인 시장에서 구했을 법한 근본 없는 검술. 그런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강화 철강시를 쓰러트릴 정도라니. 비록 적으로 만났으나 본신의 재능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는 것을 보니 무림의 선배로서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물론, 그렇다 해서 그녀를 소체로 생강시를 만들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노부가 너의 분투에 썩 감명을 받았으니, 그에 걸맞는 대우를 해 주어야겠지.”
철시귀옹이 손가락을 까딱 움직이자 그의 등 뒤에 시립해 있던 검붉은 드로이드 하나가 앞으로 나섰다.
마치 강화슈트를 입은 여성의 모습을 닮은, 철시귀옹의 드로이드는 검은색 프레임에 핏자국처럼 새겨진 붉은색 무늬가 새겨진 모습을 하고 있었다.
양산형 철강시와는 달리 오더 메이드로 만들어진 듯한 개성적인 외형. 철시귀옹이 다루는 구시대의 악명 높은 괴물인 묵혈강시(墨血僵尸)였다. 강화 합금으로 만들어진 바이저 속 붉은 눈동자가 차갑게 그녀를 노려보았다.
“초절정고수라도 감당하기 어려운 놈이다. 이 놈이 셋이 모이면 절대고수와도 붙어볼 만하지. 너 정도의 수준에는 과분한 놈이니 영광으로 알도록 하거라.”
“······썅.”
이딴 대우 필요없는데. 세령의 표정에 절망이 내려앉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포자기할 생각은 털끝만큼도 없다. 어떻게든 살기 위해 발버둥을 쳐야 기회가 보이지 않겠는가. 그 지저분한 밑바닥에서 살아남은 이는 그녀의 주변에 단 한 명도 없었다.
“좋아, 어디 한번 해 보자고······!”
슬슬 약효가 떨어지고 부작용이 나타날 때가 머지않았다. 세령은 애써 허세를 부리며 묵혈강시를 향해 검을 겨눴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아?”
초진동 블레이드의 검날이 그녀의 오른팔과 함께 잘려나갔다.
정보)
드로이드 철강시술은 여러 가지 공략법이 있다. 보통 EMP탄이 가장 많이 쓰이며, 그 외에도 직접 드로이드를 해킹하거나 술자를 찾아 작살낸다거나 아니면 나노머신을 쓰는 방법도 있다. 물론 철시귀옹은 나노머신 독공을 쓸 줄 알기 때문에 나노머신으로 드로이드의 통제권을 빼앗을 수는 없다.
철강시는 막강한 공격력과 속도, 인간으로선 불가능한 움직임이 가능한 반면 초식 간의 연계가 자유롭지 못하다.
강화 철강시 정도의 장갑이면 어설픈 검기 정도는 방어가 가능하다. 세령이 강화 철강시를 잡은 건 운이 좋아서이기도 하고, 본능적으로 장갑의 약한 부분을 제대로 공격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노머신 독공은 강력하지만 대충 나노머신 방화벽만 이식하면 파훼가 되기 때문에 인기가 별로 없다. 고생해서 익혀봐야 명문문파 출신한텐 안 통하는데 굳이 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철시귀옹은 생강시 제조용으로 멀쩡한 소체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편의를 위해 나노머신 독공을 익혔다.
나노머신 독공은 이름과 달리 치료용으로도 사용된다.
세령은 명가의 출신임에도 밑바닥 인생을 살았다.
철귀시옹은 정사대전 이후 살아있는 사람으로 호스트용 생강시를 만들어 세뇌시킨 뒤 그 생강시로 다시 철강시를 조종하는 트리 네트워크 강시술을 창안해 익혔다. 철강시와 달리 생강시를 조종하는 데에는 제한이 없기 때문에 일단 이론상으로는 강시의 조종에 제한이 없다.
세령과의 전투에서 철강시를 조종한 것은 철시귀옹이 아니라 생강시다. 철시귀옹이 직접 조종했다면 세령은 진작에 제압당했다.
마약성 부스터의 이름은 광폭정이다. 꽤 비싸지만 낭인들은 비상용으로 한개씩 챙기고 다닌다. 많이 복용하면 마약중독은 물론 발기부전과 생리불순, 약물성 탈모에 치질까지 온갖 부작용은 다 생긴다.
부스터 도핑은 기본적으로 무림에서 사용이 금지되어 있긴 하다. 그래도 목숨보다 중요하진 않기에 많이들 쓴다. 대형문파 부스터 스캔들은 잊을만 하면 나오는 무림의 단골 스캔들이다.
보통 철강시는 권법이나 조법을 주로 사용한다. 따로 무기를 쥐어주기엔 단가가 안 맞아서 그런다.
강화 철강시는 연막탄이나 전기그물탄 이외에도 이런저런 잡기능이 많다. 물론 멋진 자폭 기능도 있다.
연환철권의 뿌리는 복싱에 있다. 물론 복싱과는 많이 다르다. 화려한 변화는 없지만 빠르고 강한 직선공격 콤비네이션을 쉴새없이 몰아치는 게 특징이다.
세령이 가지고 있는 무공은 낭인시장에서 나름 값이 나가는 무공이지만 정식 사문에서 배우는 절기들과는 비교할 바가 못 된다. 내공 드라이브도 제대로 된 것이 아니라 출력이 약하다. 그럼에도 더 좋은 무공이나 내공 드라이브를 쓰지 않는 건, 지금까지 현상금 사냥꾼 일을 하면서 지금 있는 무공과 내공 드라이브로도 어떻게든 비빌 수 있기 때문이었다. 당연히, 세령의 재능이 뛰어난 덕분에 가능한 이야기다.
묵혈강시는 일류 드로이드 장인에게서 직접 오더 메이드로 제작한 특제다. 초절정고수조차 제압할 만큼 강한 대신 어마어마하게 비싸다. 철시귀옹은 과거 중견 전장을 산하에 세 개나 가지고 있었을 만큼 돈이 많은 금수저였지만 묵혈강시들을 만드는 데 전재산을 꼴아박았다.
묵혈강시의 외형이 여성형인 것은 철시귀옹의 취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