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smic Heavenly Demon 3077 RAW novel - Chapter (341)
우주천마 3077 우주천마-342화(342/349)
우주천마 3077 342화
50. 최종무곡 Final Dance (3) – 너희가 왜 여기서 나와?
제갈세가 부지 안쪽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전통적인 고대 양식 풍으로 지어진 전각(殿閣). 목진 일행을 인도하며 그 앞까지 도착한 제갈지원이 일행을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와룡전(臥龍)이오. 태상가주님이 기다리고 계시지.”
“흐음.”
가만히 전각을 응시하던 목진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는 전각을 향해 시선을 고정시킨 채 제갈지원에게 물었다.
“승룡제 외에도 다른 이들이 있더냐?”
“······그렇소. 어찌 아시었소?”
그의 물음에 제갈지원이 조금 놀란 표정을 지으며 되물었다. 단순히 호위나 사용인 같은 이들에 대해 말하는 것이라고 하기엔 유별난 반응이었다.
“느껴지는구나.”
목진은 그런 제갈지원의 물음에 전각 안쪽을 들여다보는 듯한 시선을 유지한 채 담담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여기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확신하지 못했으나, 이렇게 문전에 도달하니 확실히 익숙한 기운들이 자리하고 있는 것을 알겠다.”
“······익숙한 기운들이요?”
세령의 물음에 목진이 그제야 시선을 돌려 그녀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용가와 서천검후, 그리고 땡중이다.”
“네······?”
일행과 인연이 있는 절대고수들인 용적산과 김연화, 아수라 붓다를 이르는 말. 그 말을 들은 세령의 눈이 크게 벌어졌다. 복수행과는 아무런 인연이 없는 건 물론 정파라는 입장과 일행의 지인이라는 입장을 감안한다면 이런 자리가 썩 불편하게 여겨질 이들이기 때문이었다.
세령이 설명을 요구하는 듯한 눈으로 제갈지원을 바라보았다. 와룡전에 머물고 있는 세 절대고수들과 세령 일행의 친분을 알고 있던 제갈지원은 그녀의 시선에 차분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태상가주님이 이번 생사결의 입회인으로 그분들을 초청하셨소.”
“그게 무슨······.”
승룡제 제갈현이 그들을 생사결의 입회인으로 초청했다는, 도저히 의도를 알 수 없는 대답에 세령이 인상을 썼다. 그러나 그녀가 제갈지원에게 추가적인 설명을 요구하기도 전에 목진이 먼저 입을 열었다.
“교활한 자로군.”
하필 자신과 친분이 있는 세 절대고수들을 입회인 신분으로 초청한 제갈현의 목적. 그간의 경험으로 그것이 무엇인지 파악한 목진의 입가가 미세하게 비틀렸다.
“제가 죽더라도 나와 제갈세가가 부딪히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나름의 안배를 한 것이렷다.”
제갈현의 노림수는 공적으로는 정파의 고수이자 사적으로는 목진과도 친분이 있는 그들이라면 생사결의 승패에 관계없이 목진과 제갈세가가 충돌하는 것을 막아줄 것이라 여긴 것. 하긴 서천검후 김연화와 만화검존 용적산이 과거의 일로 목진과 친분이 생겼다는 일은 딱히 비밀스런 일도 아니었던 만큼 제갈세가에서도 어렵지 않게 파악했으리라.
그러나 제갈지원은 표정 하나 바뀌지 않은 채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그런 이유도 없지는 않소. 허나, 태상가주님께서 그들을 초청한 진정한 이유는 같은 정파의 일원으로서 이 일의 마무리를 원만히 짓고자 함이외다.”
우리가 은원이 깊긴 하나 그 뿌리는 같으니 말이오. 제갈지원이 세령을 돌아보며 나직하게 말했다.
비록 단순히 깊다고만 표현할 수 없는 은원이 생기긴 했지만,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결국 같은 정파의 길을 걷는 동지. 아무리 사적으로는 세령을 좋게 여길 수 없지만, 제갈세가의 가주라는 공적인 입장에서는 이 복수행의 결과가 어찌 되건 깔끔하게 끝마무리를 지을 필요가 있었다.
“태상가주께서 그들을 입회인으로서 초청한 것은 그분들이 당 소협과도 인연이 있으며, 정파의 웃어른들이기 때문이오. 그분들이라면 이 은원의 끝을 잘 마무리해주시겠지.”
아, 물론 흑화괴불 대협은 따로 초대하지 않았음에도 찾아오신 것이오만. 제갈지원이 지나가는 것 같은 말투로 덧붙였다.
“쯧······과연 제갈의 수장다운 지모로다.”
목진이 작게 혀를 차며 중얼거렸다. 자신을 대비한 보험이라는 본 의도는 뻔히 보였지만, 제갈지원이 내세운 명분 또한 충분히 그럴 듯하기 때문이었다.
“······뭐, 좋아요. 들어가죠.”
세령 또한 고개를 끄덕였다. 제갈지원이 내세운 명분이 그녀로서도 나쁘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었다.
제갈세가의 전성기를 이끈 승룡제 제갈현에 대한 세가 무인들의 존경심은 대단하다. 그러니 그에 대한 복수행이 끝나고 나면 당연히 제갈세가가 품을 적대감도 어마어마할 터. 그녀의 입장에서는 암만 목진이라는 최종병기가 있다고는 해도 기왕이면 정파의 어른들이 마무리를 중재해주는 쪽이 훨씬 덜 부담스러웠다.
“그럼, 안내하겠소.”
그렇게 말한 제갈지원이 와룡전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새하얀 백단목 장식들이 단아하고 고풍스러운 멋을 자아내는 너른 전각 안. 그 안에서 목진 일행을 맞이한 것은 제갈세가의 태상가주인 승룡제 제갈현과, 평소보다도 한층 더 진중한 얼굴로 한쪽에 자리하고 있는 세 절대고수들이었다.
“이렇게 직접 보는 것은 처음이구려. 이 대협. 본노는 제갈현이라 하외다.”
전각의 중앙에 선 채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제갈현은 세령에게 잠시 시선을 주었다가, 이내 목진을 향해 가볍게 읍했다.
늙고 주름진 얼굴과는 달리 똑바르게 허리를 펴고 선 그에게 보이는 것은 원숙한 무인의 풍모. 그는 지난날 검마와의 대결 이후 홀로그램으로 보았던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이목진이다.”
재미있는 꾀를 내었더구나. 목진이 한쪽에 자리하고 있는 용적산과 김연화, 아수라 붓다를 향해 흘긋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제갈현은 그런 목진의 말에 쓴웃음을 지었다.
“늙으면 닥친 일보다 그 뒤가 더 신경이 쓰이는 법이라오. 강호의 은원으로 서로에게 칼을 겨누게 되었으나, 영원히 그럴 수는 없는 법이지. 다행히 그분들께서 이 늙은이의 청을 외면하지 않고 이렇게들 초청에 응해주셨소이다.”
제갈현은 세 절대고수들을 향해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그들은 그의 인사에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서로에게 소개는 필요치 않겠지. 제갈현은 그들과 목진을 한 차례 돌아보며 말했다.
세 고수들 중 가장 연배와 무공이 높은 용적산이 그들을 대표해 목진과 세령을 향해 인사를 건넸다.
“선배, 그리고 세령 소협. 이렇게 다시 뵙게 되었군요.”
“그래. 간만에 다시 보는군. 다른 두 사람도 오랜만이고.”
목진은 연화와 아수라 붓다를 바라보며 가볍게 눈인사를 건넸다. 입장이 입장인 탓에 살짝 묘한 분위기로 마주 인사를 건네는 두 사람의 모습에 목진이 피식 웃었다.
‘그렇게 신경쓸 거리도 아니거늘.’
목진은 다시 용적산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입을 열었다.
“가주로부터 대강 이야기를 들었네. 입장이 복잡할 터인데 수고가 많군.”
“저희에게도 나름의 입장이 있는지라.”
“알고 있네. 그러니 괘념치 마시게.”
제갈현의 초청을 받아 생사결에 입회하게 된 것을 두고 딱히 서운한 감정이 들거나 하진 않는다. 정파무림의 원로들인 그들에게는 그들의 역할 있는 법. 되려 복수행의 마무리를 짓는 일에 친분이 있는 그들이 나서주면 세령에게도 득이 되면 득이 되었지 해가 될 만한 일은 아니었다.
“자네들은 자네들의 일을 하시게. 나와 세령이도 각자의 일을 할 것이니.”
“예.”
목진의 말에 한결 편안한 기색으로 대답한 용적산이 잠시 세령을 향해 응원의 시선을 보냈다. 입장이 입장인 터라 차마 어느 한쪽을 편드는 말을 할 수는 없었으나, 그와 다른 두 사람은 내심 알게 모르게 정이 든 세령의 건승을 바라고 있기 때문이었다.
목진은 그런 용적산으로부터 고개를 돌리고는 제갈현을 향해 말했다.
“나에 대한 것은 걱정할 필요 없다. 나는 오늘로 제갈세가에 대한 은원을 끝맺을 생각이니.”
목진의 말에 제갈현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소. ······썩 인상적이었더구려.”
천성단과 무후각의 무인들을 상대로 한 목진의 시위를 두고 한 말이었다.
“보고 있었더냐?”
“아니, 다만 이야기는 전해들었다오.”
제갈현의 주름진 눈가가 완만한 곡선을 그렸다.
그는 웃고 있었다.
목진이 물었다.
“어찌하여 웃고 있느냐.”
“그대가 제안을 받아들여 주었으니 웃어야지. 더 이상 이 늙은이의 실책으로 인해 세가의 젊은 동량들이 무익하게 죽어 나갈 일이 없어졌으니.”
기쁜 목소리로, 그리고 슬픈 목소리로 그가 대답했다.
자신의 실수로 생긴 참룡검제와 제갈세가의 은원을 자신이 거둘 수 있기에 기뻤고, 그렇게 희생된 백룡대와 그의 아들 제갈무준이 안타깝기에 슬펐다. 그렇기에 그의 목소리는 두 상반된 감정이 혼재된 복잡함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낮고 울적한 미소를 머금은 채 목진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그리고는 의아함이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
“헌데, 막상 이렇게 그대를 마주하고 보니 조금은 당혹스럽구려. 그대는 그대를 죽이려 한 내게 달리 원한을 품지 않은 듯 하오만.”
“원한이라.”
목진은 무심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런 사사로운 일 하나하나에 원한을 품어 무엇 하겠느냐. 다만 내가 내게 이빨을 들이댄 이의 명을 거두는 것은 다만 그것이 응당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사적인 원한은 품지 않되, 그저 해야 하기에 명을 거둔다. 라······.”
허어. 수라의 길을 걷는 이였구려. 제갈현이 탄식과도 같은 한숨을 내쉬었다. 오랜 세월 강호를 주유하며 갖은 인간군상들을 경험해 온 그는 그와 같이 말하는 이들이 어떤 이들인지 잘 알고 있었다.
제 앞을 막아서는 이들을 기계적으로 도살하며 그들이 흘린 피로 질척이는 길을 짓밟으며 나아가는 자들. 한번 누군가를 적으로 규정하면 그 어떤 협상도, 중재도 통하지 않는 부류이기에 단연코 이 무림에서 가장 경계해야 마땅한 이들이 바로 목진과 같은 이들이었다.
“의외로군. 그대와 같은 이들은 누군가와 연을 맺는 일이 드물건만, 하필 사천당가의 후예와 연이 닿다니.”
제갈현이 씁쓸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원래의 당세령이었다면 이 자리까지 오기는커녕 일평생 이류무인 수준을 전전하는 것으로 조용히 잊혀졌을 것이건만, 이 이목진이라는 이를 만나면서부터 모든 것이 뒤바뀌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이미 벌어진 일이다. 제갈현은 나직이 한숨을 내쉬는 것으로 안타까움을 털어냈다.
“······이 이상 논해봐야 의미없는 이야기겠지.”
어쨌든 목진이 제갈세가와 싸울 일은 없으니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셈이다. 그는 목진에게의 용건이 끝났다는 듯 그로부터 시선을 돌려 조용히 그를 노려보고 있는 세령을 바라봤다.
“다시 보는구나.”
세령이 살짝 미간을 구겼다.
“······우리가 만난 적이 있던가?”
“만난 적은 없느니라. 다만 오래 전 먼 발치에서 어렸던 널 본 적은 있었지.”
사천당가가 멸문하기 이전의 일을 두고 말하는 것이다. 그것을 깨달은 세령의 눈동자에 담긴 복수심이 한층 짙어졌다.
제갈현은 담담한 얼굴로 세령의 시선을 받아내며 말했다.
“······당가의 아이야. 너와 나 사이에는 해야 할 이야기가 남아있구나.”
그의 표정은 무표정했지만, 그의 목소리에는 희미한 감정의 편린이 묻어나온다. 그것이 한때 오랜 맹우였던 가문의 마지막 후예에 대한 동정인지, 아니면 이미 오래전에 끝난 일의 뒤처리에 대한 번거로움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이 은원의 결착을 짓기 전에 잠시 대화를 나누는 것이 좋겠지. 네가 이기면 너는 영원히 십칠 년 전의 이야기를 들을 수 없을 것이고, 내가 이기면 너는 마지막까지 그때의 일을 알지 못할 터이니.”
“······.”
무언가 네가 모르는 사정이 있다. 그러한 속뜻을 담은 제갈현의 말에 세령의 눈가가 와락 찡그려졌다.
“내가 알아야 할 건 다 알고 있는데.”
“허허, 세간에 떠도는 이야기들을 두고 말하는 것이냐? 당가가 멸문을 당할 적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소상히 알고 있는 것은 본노와 당대의 가주들 뿐이거늘.”
그리고 그들 중 살아있는 것은 나뿐이지. 제갈현은 세령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고민할 것도 없다는 듯 덧붙였다.
“하, 당신이 하는 말 중에서 진실이 얼마나 될지 알고?”
세령이 코웃음을 쳤다. 그 뒷사정이라는 게 궁금하지 않다면 거짓말이지만, 그의 말이 사실이라는 보장이 없지 않은가.
그러나 제갈현은 그녀가 그렇게 말할 거라는 걸 예상하고 있었는지 조금의 주저도 없이 곧바로 입을 열었다.
“어차피 오늘을 끝으로 오대세가와 사천당가의 은원은 끝을 맺을 터인데 구태여 거짓을 꾸밀 이유가 있겠느냐? 본노는 다만 사천당가의 마지막 핏줄인 네가 진실을 알 권리가 있다 생각하기에 이리 제안하는 것이다.”
“······.”
설득력이 있다. 세령이 가만히 입을 다물었다.
하기사 그가 옛이야기를 해봐야 하등 무슨 이득이 있을까. 설령 그가 제갈세가를 옹호하는 이야기를 한다 쳐도 어차피 사천당가의 멸문으로 인한 은원은 더 이어질 일이 없으니 별다른 의미는 없는 일이다.
“······좋아.”
잠시 생각에 잠겨있던 세령이 고개를 끄덕였다.
세령이 동의의 의사를 표하자 제갈현은 고개를 돌려 목진에게 말했다.
“잠시, 당가의 아이와 단둘이 이야기를 나누고 싶소만.”
“그리하거라.”
목진은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십칠 년 전의 사천당가가 축출된 일에 대해 약간의 호기심 정도는 있으나, 굳이 부득불 따라가 들을 정도의 일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생사결이 끝나고 나면 세령이가 어련히 이야기를 할 터.’
생사결의 승패는 쉽사리 속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목진은 동료로서 세령의 승리를 믿고 있었다.
그는 세령을 향해 염려하지 말라는 듯 가볍게 눈짓하며 말했다.
“다녀오거라. 나는 엄밀히 말해 외인이니, 이야기는 당사자들 끼리 하는 것이 맞겠지. 나는 순자와 여기에서 기다리고 있으마.”
가자. 목진은 걱정스런 표정으로 세령을 바라보는 순자를 이끌고 용적산 일행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가주, 잠시 다녀오도록 하겠소.”
제갈현 또한 제갈지원을 향해 살짝 고개를 숙여 인사한 뒤에 따라오라는 듯 와룡전 옆에 자리하고 있는 문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제갈현이 살짝 손을 까딱이자 문이 열리고 제법 넓은 방이 모습을 드러냈다.
“별실이니라. 방음은 철저하니 밖으로 이야기가 새어나갈 일은 걱정하지 말거라.”
여러 장식들로 꾸며진 와룡전과는 달리 딱 필요한 물건들만 있는 단촐한 방. 제갈현은 익숙한 발걸음으로 방 중앙에 자리하고 있는 의자를 향해 걸어가 앉았다. 세령은 자연스럽게 그의 맞은편 자리로 가서 앉았다.
제갈현은 두 사람 사이에 있는, 깨끗하게 비워진 탁자를 보며 말했다.
“마실 것과 다과를 내어놓는 것이 예의지만, 생사결을 앞두고 있으니 되려 예에 어긋나는 것이겠지. 양해를 부탁하마.”
“상관없어.”
우리가 시시콜콜 담소나 나눌 사이는 아니잖아. 세령이 냉랭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녀는 애초에 뭔갈 내놓는다 한들 입에 댈 생각도 없었다.
“그렇구나.”
맞는 말이지. 제갈현이 입꼬리를 비틀었다.
그는 손깍지를 끼고 탁자에 팔꿈치를 괴며 입을 열었다.
“그럼 이야기를 시작하마.”
그의 건조한 눈이 세령을 향했다. 그러나 그 눈은 그녀가 아닌, 먼 과거를 더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