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smic Heavenly Demon 3077 RAW novel - Chapter (47)
우주천마 3077-46화(47/349)
8. 적색경보 Orbital Strike Alert (6) – 2권 분량 끝
8. 적색경보 Orbital Strike Alert (6) – 멸망의 노래
이번 편에는 2권분량 완료 공지와 더불어 그간 지적해주신 부분들에 대한 답변이 있습니다>
삑.
– 일등 집행관으로부터 위원회에게. 긴급 보고. 행성 내 시설 중 행성간 워프 미사일 사일로의 존재를 다수 확인. 불법 개조 드로이드의 대규모 폭주 확인. 3번 작전안에서 6-Alt작전안으로 변경을 통보한다.
– 위원회로부터 일등 집행관에게. 확인. 행성간 워프 미사일 사일로의 파괴를 최우선으로 지정할 것. 6-Alt 작전안에 의거해 이머전시 트랙 규정을 따라 국지적 궤도폭격 사용을 허가. 이후 작전은 현장 지휘관의 판단에 일임함.
목진이 아테나의 우주선에 도착했을 때, 이미 그녀는 출발 준비를 마치고 우주선의 부조종사를 향해 이것저것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본선에 임무 완료 B케이스라고 보고해. 2번 타겟은 확보했대?”
“네. 저항은 좀 있었지만 피해 없이 확보했다고 합니다.”
“좋아. 집행만 하면 되겠네. 상황은?”
“폭주 드로이드들에 의해 도시구획의 65퍼센트가 다운된 상태입니다. 거주구 손상도가 작전시행 기준치를 한참 넘었습니다.”
“그래? 민간인들 대피는 완료했어?”
“확인하겠습니다. 생존자 대비 94퍼센트 시민의 구조선 대피 확인. 역시 작전시행 기준치 내 안정권입니다.”
“94퍼센트면나쁘지 않네. 아직 대피 못 한 인원들은 뭐야?”
“생사불명이거나 위치 특정이 어려운 경우입니다. 위치가 확인된 생존자는 전원 구출했습니다.”
“추가 구출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쯧. 어쩔 수 없나.”
아테나가 머리를 긁적이며 중얼거렸다. 집행위원회의 결정까지 나온 마당에, 한정된 자원으로 남은 이들을 하나하나 챙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목진은 두 사람의 대화를 들으며 인상을 찌푸렸다. 그들의 말을 정확히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대략적인 느낌만으로도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알 것 같았다.
그들은 지금, 이 도시에 있는 수많은 일반인들의 생명을 저울질하고 있었다. 그것도 매우 계산적으로.
그것은 사뭇 기괴한 광경이었다. 목진은 피부 밑을 스믈스믈 기어다니는 불쾌감을 느꼈다.
감정 없이 사람을 죽이는 살수는 지독한 훈련을 통해 감정을 죽인 것이다.
힘없는 이들을 학살하는 마인은 단지 혈기에 미쳐 제정신이 아닌 것이다.
사람을 죽이는 데 도가 튼 망나니는 자신의 일에 익숙해진 것이다.
하지만 저들은 달랐다.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고 길거리의 돌멩이와 같은 사물로 취급하는 듯한, 인간으로서 무언가 결여된 듯한 태도. 그들의 이상성이 불러일으키는 역한 기분을 애써 억누르며, 목진이 옆에 선 용적산에게 전음으로 물었다.
– 저들의 심성이 소름끼치게 괴이하네. 인류정부라는 곳에서 나온 이들은 다들 저러한가?
목진의 전음에 용적산은 눈을 깜박였다.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마주한 듯한 반응이었다. 왠지 모르게 잠시 어물거리던 그는, 이내 처음 해보는 듯 어색한 전음으로 대답했다.
– 정부의 집행요원들은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사사로운 감정에 얽매이지 않고 공권력을 집행해야 하니까요.
‘사사로운 감정, 이라······.’
사람의 생사를 염려하는 것이 어쩌다 사사로운 감정이라는 평을 듣게 된 것일까. 학문을 닦진 않았어도 기본적인 사서삼경 정도는 읽은 목진으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는 이야기였다. 칼과 힘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무림인이라면 모를까, 나랏일을 한다는 이들이 어찌 저런 소리를 한다는 말인가.
그런 목진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테나는 우주선이 떠오른 뒤에도 그들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바쁘게 지시를 내릴 뿐이었다.
“행성간통신 차폐장 확인하고.”
“확실합니다. 더블체크 했어요.”
“좋아. 안전고도에 도달하면 보고해.”
“네.”
휘우. 가볍게 한숨을 내쉰 아테나가 그제야 목진 일행을 돌아봤다.
“아, 거기 계속 서있었어요? 쏘리, 보시다시피 이 일도 그렇게 한가한 일은 아니라서요.”
“공무 때문이니 신경 쓰실 것 없습니다. 그런데 작전시행이라면 설마 ······.”
용적산이 굳은 표정으로 말끝을 흐렸다. 덩달아 세령의 얼굴이 한층 창백해졌다.
우주무림에서 적잖은 세월동안 수많은 사건사고를 경험하며 무림교류부의 집행관이 하는 일을 봐 온 용적산이다. 그런 그가 작금의 돌아가는 상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짐작하지 못할 리 없었다.
“뭐, 짐작하는 그게 맞을 거에요.”
아테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맙소사······.”
용적산이 침음성을 흘렸다.
궤도폭격(Orbital Strike). 무림교류부와 그를 움직이는 인류정부가 휘두르는 절대적인 힘.
강호를 살아가며 실제로 보게 될 일은 거의 없겠지만, 그 존재만으로도 일개 개인을 압도시키기에는 충분하고도 남는다. 심지어 직접 겪어본 경험이 있는 세령은 PTSD라도 재발했는지 거의 까무러칠 기세였다.
아테나는 태연한 어조로 말했다.
“조사 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리첼 아카몬드가 수십 년 동안 버나르도 전 소장의 비호 아래에서 인류정부의 눈을 피해 행성지표 밑을 개미굴처럼 개조했더라고요.”
“하지만 궤도폭격은 지난 십수년 동안 시행된 일이 없지 않습니까?”
“소규모이긴 해도, 행성간 워프 미사일 사일로가 발견되었어요.”
아테나의 말에 용적산이 입을 다물었다. 아마도 그들이 이 행성에 강하할 때처럼 미사일에 강시들을 탑재해 사출시키는 용도이겠지만, 행성간 워프 미사일 사일로라는 것은 그렇게 간단하게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행성간 워프 미사일은 워프를 통해 타 행성에 직접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투발수단으로, 인류정부에서도 눈이 뒤집힐 정도로 매우 민감한 군용기술이다. 기술 자체는 그리 난이도가 높지는 않지만 실제로 구현한다면 인류정부의 감시망에 걸리는 즉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파괴할 만큼 관리가 철저한 일급 관리기술이었다.
아마 리첼은 버나르도 소장의 영향력을 믿고 미사일 투발용이 아니라 단순히 강시군단을 각 문파에 직접 강습시킬 용도라는 명분을 내세웠겠지만, 조금만 개수하면 강시군단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대량학살무기의 발사대로 사용될 수 있는 만큼 참작될 여지는 전무했다.
아마 인류정부에서 민간인의 희생조차 감수하며 무리하게 궤도폭격을 지시한 데에는 이 워프 미사일 사일로의 존재를 알았기 때문일 것이다.
“발견된 사일로는 감시중이지만, 언제 다른 숨겨진 사일로가 튀어나올지는 알 수 없어요. 느긋하게 조사할 시간 같은 건 없다는이야기죠. 그나마 다행인 건 여기가 거주행성이 아니라 폐기장 행성인 점이랄까. 오랫동안 시간과 자원을 들여가며 뒷처리를 하느니 그냥 한번 싹 쓸어버리는 쪽이 효율적이죠.”
어떤 위험이 자리하고 있을지 모르는 방대한 지하시설은 안정적인 철거에만 수십 년이 필요하고, 군의 기술과 관련이 있는 이상 아무에게나 맡길 수도 없다. 차라리 보이는 시설이란 시설을 전부 다 파괴한 뒤 도시를 재건하는 쪽이 훨씬 경제적이었다.
사소하지만 강시도 문제고요. 그녀가 덧붙였다.
“폐기판정된 드로이드들을 모조리 개조해서 그 수가 백만 이상. 대 EMP코팅을 해서 EMP도 소용없고, 루트 권한을 아예 영구폐쇄시켜서 해킹도 소용없는데 다른 방법이 있겠어요?”
그녀의 말은 지극히 효율적이고, 지극히 냉정했다. 그녀는 세령 쪽을 흘긋 돌아봤다.
“거기 당가 아가씨는 웬만하면 안 보는 게 낫겠죠? 밖이 안보이는 선실 하나 빌려줄 테니까 거기 들어가 있어요.”
“호의에 감사드려요.”
세령을 대신해 순자가 꾸벅 고개를 숙였다. 오퍼레이터에게 경로와 암호키를 전송받은 그녀는 세령의 소매를 잡아끌었다.
“왕언니, 가요.”
“후우······.”
제대로 대답도 못할 만큼 심각한 상태. 가볍게 혀를 찬 목진이 그녀의 등 뒤 명문혈(命門穴)에 손을 가져다 대고 가볍게 진기를 불어넣었다.
“마음의 문제이니 해줄 수 있는 것이 몇 없구나. 그래도 기초적인 보신 정도는 될 것이다. 주화입마에 빠지지 않도록 잘 보살펴주거라.”
“감사합니다. 목진 님.”
목진에게도 감사를 담아 꾸벅 고개를 숙인 그녀는 세령을 부축하며 천천히 함교에서 빠져나갔다.
무슨 생각인지 모를 시선으로 세령의 등 뒤를 바라보던 아테나는 이번엔 목진과 용적산에게 시선을 돌렸다.
“흠, 그쪽 두 분은 괜찮겠어요? 좀 시끄러울 텐데.”
“궤도폭격은 이전에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염화쾌검 소저는 순자 소저와 둘이 있게 두는 게 낫겠지요.”
두 사람의 시선이 이번엔 목진에게 향했다. 목진이 말했다.
“그 궤도폭격이란 것이 무엇이길래 저 아이가 저리도 두려워하는지 한번 견식해보고자 하오만.”
“뭐, 그쪽 분 입장에선 궁금하기도 하겠지. 옛날 고대시대 기준에선 좀 충격적일 수도 있으니 마음의 준비는 해요.”
“명심하리다.”
그 정도로는 안 될 텐데. 태연한 목진의 대답에 아테나가 살짝 입가를 씰룩였다.
하지만 그녀는 굳이 말을 덧붙이지 않았다.
그 서천검후를 어린아이 다루듯 가볍게 꺾을 정도로 대단한 무공을 지닌, 세상에 두려울 것 하나 없는 고대인. 그런 그에게 인류정부가 지닌 강대한 힘을 각인시킬 퍼포먼스로 궤도폭격만큼 좋은 방법은 없었으니까.
“집행관님. 안전고도 진입 확인했습니다.”
그런 그녀의 등 뒤에서 부조종사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테나가 그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사전준비 끝났어?”
“네. 집행위원회의 허가 확인. 현장 지휘관인 집행관님의 허가절차만 남았습니다.”
아테나가 조금 전과는 달리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함교의 중앙으로 향했다. 조금 전과는 달리 놀라울 정도로 진지한 표정. 목진은 호기심어린 얼굴을 숨기지 않은 채 콕핏을 통해 함교 의 밖을 바라봤다.
‘궤도폭격이란 것이 대저 무엇을 말하는 것이길래.’
폭(爆)이라는 말이 들어가니만큼 그가 살던 시대의 벽력탄(霹靂彈) 같은 화탄의 일종일 가능성이 높다. 헌데 대관절 그 폭발이 얼마나 대단하기에 군대를 일으켜도 모자랄 이 답도 없는 상황의 해결책으로 내놓을 정도라는 말인가. 과거, 제아무리 벽력탄이라 한들 자신의 털끝조차 건드리지 못한다 자부하던 목진으로서는 호기심이 피어오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는, 고작 농경시대를 살아온 것이 전부였던 고대인은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전쟁의 광기를 흠뻑 들이마신 인류의 기술발전이 도대체 어느 영역까지 도달해 있는지.
함교의 중앙에 선 아테나가 통신을 열었다. 집행관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사사로운 인간의 감정을 완전히 배제한, 심판자의 얼굴과 목소리였다.
“현장 지휘관인 아테나 카푸르 일등 집행관이 임시 지휘부에서 알린다. 집행위원회와 인류정부 중앙행정부의 허가를 받아, 지금부터 각기 배정된 목표에 따라 본 행성에 국지적 궤도폭격을 집행한다. 탄두는 타이푼 타입. 폭격 시간과 단계는 각각 클래스 B로 조정. 심부 지하시설이 있는 지역에 한정해 메테오 타입, 클래스 A로 설정한다.”
– 전 함선 준비 완료되었습니다.
스크린으로 보이는 탄두 장전 완료 보고와 통신으로부터 들려오는 최종 보고.
이윽고, 그녀의 입이 종말을 선고했다.
집행 실시.
천지가 개벽한다.
그것은 그렇게밖에 설명할 수 없었다.
신이 지상에 천벌을 내린다면 이러할까. 행성 대기를 뒤덮는 적갈색 구름의 바다를 가르는 거대한 빛의 기둥은 장엄함을 넘어 일말의 신성함마도 느껴질 정도였다. 하물며 그것이 단지 하나가 아니라 여럿이라면 더더욱.
감히 상상하기도 힘들 만큼 거대한 그 기둥은 저 위의 우주공간에서부터 뻗어나와 도시의 중앙을 꿰뚫었다.
전함의 축퇴 노심이 만들어내는 막대한 에너지를 품은 이온캐논. 빛의 기둥이 집어삼킨 도시 중앙의 빌딩과 주변 건물들이 붉게 달궈지며 녹아내리기 시작한다.
그것은 차라리 지진이나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에 가까웠다. 사람이든 개미든 똑같이 거역할 수 없는, 오로지 하늘의 뜻으로만 피할 수 있는 자연재해.
하지만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수많은, 그리고 거대한 강철의 탄두들이 빛의 기둥을 가르며 지상으로 낙하한다. 사전 작업이 끝난 뒤, 진정한 의미의 궤도폭격이 시작된 것이다.
구구구궁-.
수만 피트 위의 하늘에 떠 있는 우주선까지 그 충격이 전해질 정도로 커다란 폭발이었다. 우주선의 실드를 뚫고 들어온 일련의 충격파에 우주선이 한 차례 휘청였다.
이온캐논의 무지막지한 열과 압력을 견뎌내며 지상까지 도달한 탄두들이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며 거대한 화염의 폭풍을 만들어내고, 그런 폭발 속을 뒤따라 들어간 탄두들이 연쇄폭발을 일으키며 폭발의 규모를 배가시킨다.
도시 전체를 집어삼키고도 탐욕스럽게 그 크기를 불려나가는 거대한 화염의 폭풍. 도시를, 대지를, 그리고 하늘조차 먹어치우는 탐욕스러운 붉은 괴물은 그 끝을 모르는 아귀처럼 세상을 삼키고 있었다.
문자 그대로, 세계가 비명을 지르고 있다. 그것은 목진으로서도 난생 처음 목도하는 광경이었다.
하지만 인간이 만들어낸 강철의 배는 끊임없이, 그리고 묵묵하게 폭풍 속으로 멸망의 화탄을 쏟아붓고 있었다. 마치 이것으로는 부족하다는 듯이.
별이, 세상이 죽어간다.
불지옥으로 변한 지상을 내려다보는 목진의 손이 가늘게 떨렸다. 그는 그제야 그가 살아가던 천하, 지구가 어째서 그리 황량한 폐허로 변했는지 그제야 깨달을 수 있었다.
그가 스스로를 봉인한 뒤, 사람들은 천하를 무너트릴 힘을 찾아낸 것도 모자라 결국은 그것을 제 것으로 만들고야 만 것이다.
목진은 세령이 어째서 그리 인류정부를 두려워하고 있었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무공의 유무를 떠나, 저것은 감히 사람의 힘으로 대적할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저것은 일개 개인에게 사용하는 종류의 무기가 아니다. 저것은 사람이 아니라 천하 자체를 겨누고 사용하는 무기다.
천마의 자리에 오르고 난 뒤 처음으로, 목진은 두려움을 느끼며 불타오르는 세상을 눈에 담았다.
그것은 분명, 천하에 대한 사형집행이었다.
2권 끝
2020.08.01 수정완료
그동안 이래저래 호불호가 많이 엇갈렸던 2권, 화산-백만강시 파트가 끝났습니다. 다음 에피소드는 이번과는 달리 일단은 비교적 스케일이 작은 에피소드로 이어질 예정입니다.
아래는 이번의, 그리고 앞으로의 연재에 대한 몇 가지 자잘한 공지입니다.
1. 이번 에피소드에 대하여.
이번 에피소드는 개인적으로 아쉬운 에피소드였네요. 좀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제가 판단을 잘못해서 독자분들께 실망을 안겨드린 것 같아 죄송할 따름입니다.
사실 이번 에피소드 진입 때 독자분들도 어느 정도는 눈치채셨겠지만, 이번 에피소드는 원래 3권 분량의 에피소드로 기획한 에피소드였습니다. 원래는 마교 지부와 천령상단 소단주 에피소드가 2권 분량의 에피소드 겸 목진과 나찰즈의 유대를 좀 더 끈끈하게 하는 다지기 에피소드였죠.
댓글들의 반응을 보고 다소 심심하게(목진의 활약이 별로 안 나오는) 진행될 해당 에피소드가 1권의 높은 텐션에 비해 좋지 못한 반응을 얻을 것 같아서, 과감하게 원래 계획했던 에피소드를 제외하고 좀 더 스케일이 크고 많은 분들이 지적했던 내공 드라이브 관련 설정도 들어가는 이 에피소드를 2권 분량으로 가져왔습니다.
하지만 본래 스토리 구상에서 무리하게 가져왔기에 캐릭터간의 관계나 개연성, 전개 등에서 생긴 문제들을 수습하지 못했네요. 이미 연재를 시작한 상황이라 원래의 스토리대로 갈아엎을 수도 없었고……. 스토리 짜는 실력이 부족한 것을 감안하지 않고 근시안적인 마인드로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른 제 잘못입니다.
이번 에피소드의 무리한 전개에 대한 합당한 비판은 달게 받고 반성하겠습니다. 앞으로는 눈앞의 성적에 휘둘리지 않고 원래 계획했던 템포를 따라 곧게 걸어야겠네요. 그래도 일단 쓴 글이니만큼, 앞으로 글을 진행하면서 조금씩 수정을 가해 좀 더 부드럽게 다듬을 예정입니다.
2. 주인공의 먼치킨성과 성격에 대하여.
많은 독자분들이 지적해주신 부분입니다.
거두절미하고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저는 현재의 기조를 바꿀 생각이 없습니다.
첫번째, 주인공의 먼치킨성에 대한 부분입니다. ‘천마에 생사경인데 너무 약하다.’ ‘결국 우주정부보다 약한데 생사경이 의미가 있나’ ‘무림고수인 주인공인데 당하기만 한다’ 등의 반응이 많이 보였습니다.
이를 위해 말씀드리자면, 주인공은 분명 설정상 우주 최정상급의(사실상 가장 강한) 무인이 맞습니다. 설정상으로는 먼치킨이 맞다는 의미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이 글이 먼치킨 성향의 글이라는 글은 아닙니다. 이 글에서 분명 주인공은 강하고, 때때로 결정적인 순간에 대단한 무공으로 상황을 종결시키긴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상황을 주도하며 매사를 강한 무공으로만 해결하지는 않습니다. 쉽게 말해, 독자분들이 원하는 사이다 전개는 꼭 필요한 부분이 아니라면 그리 많이 드릴 수 없습니다.
그런 식으로 모든 문제를 호쾌하게 해결하는 글은 물론 쓸 수 있고, 실제로 성적도 더 잘 나올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이 우주천마를 구상할 때 그런 식의 글로 구상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 생각은 변하지 않을 겁니다. 굳이 그렇게까지 하는 이유를 대자면, 스토리를 구상하는 제가 재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우주정부와의 파워 밸런스 문제에 대한 부분에선, 미리 말씀드리자면 과거 무협에서도 대부분의 경우에는 공권력이 더 강했습니다. 다만 그것이 대놓고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죠. 이 글에서도 이번 에피소드와 같이 일부 에피소드를 제외하면 인류정부의 직접적인 무력은 등장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이런 설정은 이 글의 근간과 관련된 부분이기 때문에 바꿀 생각도, 바꿀 수도 없습니다. 때문에 제 글에서 주인공이 태양을 가르고 별을 부수면서 우주전함들을 일소하는 장면은 나오지 않을 예정입니다.
덧붙여, 저는 정상급 무림고수인, 그리고 마교교주인 주인공이라 해도 모든 적의 술책을 간파하고 해결하는 전개를 넣고 싶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제가 재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물며 옛날 시대여도 가끔 술책에 당하는데, 이 시대는 당시 기준으로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기술들을 다섯 살 꼬마아이도 사용하는 31세기입니다. 물론 앞으로 상식을 쌓아가면서 조금씩 익숙해지긴 할 겁니다. 하지만 당한 뒤에 대처하면 모를까, 31세기의 무림에서 쓰는 술책을 미리 간파하는 전개는 없습니다.
두번째로, 주인공의 성향에 대한 부분은 보통 ‘천마인데 천마답지 않다’라는 부분입니다. 이 부분은 이전에도 한 번 언급을 했었지만, 저는 ‘천마답다’의 기준을 ‘마음에 안 드는 건 모두 힘으로 억누르는 오만함’에 두지 않고 ‘누구보다 강한 무공과 그 자신의 무공에 대한 오만한 프라이드’에 두고 있습니다. 때문에 조금 마음에 안 드는 일이 있다고 해서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기존의 익숙한 천마의 이미지를 차용하고싶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의 마교는 목진의 시대 시점에서도 ‘피도 눈물도 없고 이기려면 무슨 사악한 수단이든 마구 쓰는 나쁜놈들’보다는 ‘힘쎄고 마공도 쓰고 난폭하고 하긴 하지만 그대로 아주 개새끼들은 아닌 좀 과격한 무림문파’에 가깝습니다.
덧붙여, 주인공은 사술 같은거 모릅니다. 주인공은 잡기술 대신 천마신공 익히기도 바빴습니다.
주인공은 마교의 무공을 익혔으나 원래부터 마교의 인물이 아닌 외인 출신의 천마이고, 생사경에 올라 마공의 마성을 이겨냈다는 언급이 있었습니다. 때문에 지금의 주인공의 성격은 제 글 내에서 딱히 천마답지 않은 것은 아니며, 그러므로 주인공의 성격은 바뀌지 않을 예정입니다.
각 경지와 그에 따른 무공에 대한 댓글도 있었지만, 그 부분은 따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무공 경지에 대한 묘사는 작품마다 모두 다르기에, 이 글에서는 이렇게 설정했구나. 하고 넘어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3. 연재주기에 대하여
이 부분은 독자분들께 죄송할 따름입니다. 스토리를 구상하는 저나 글을 쓰는 제 동생이나 완전히 글에 집중할 여건이 되지 않기 때문에 연재주기를 주 5회로 맞추는 것은 어렵네요. 가볍게 시작한 글이 과분한 기회를 얻어서… 특히 이번주는 이런저런 이유로 조금 더 연재가 힘들었던 것도 있었고요.
아예 한 권 분량씩 끊어서 한번에 다 푸는 방식도 생각해봤는데… 일단 계약을 한 이상 그렇게 하는 건 어렵지 않을까요? 애초에 그러면 거의 1~2개월동안 연중이 되는 셈이기도 하고요. 아예 한 에피소드가 끝날 때마다 전체쪽지를 날리는 방법도 생각은 해 봤는데, 독자분들이 귀찮아하실 것 같기도 합니다.
연재주기 문제는 저로써는 어떻게 답을 드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연재중단 없이 느리더라도 꾸준히 쓰겠다는 약속을 드리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인 것 같네요.
정보)
궤도폭격 작전시행 기준치는 도시 손상률 40%, 민간인 대피 80% 이상이 기준이다. 무림교류부의 집행관은 민간인 보호를 되도록 우선하긴 하지만, 리스크가 일정 레벨 이상을 넘어가면 민간인의 희생을 감수한다.
용적산을 포함해 이 세상의 무림인들은 전음을 쓸 줄 모른다. 통신기가 있는데 뭐하러? 라는 입장이다. 다만 전음이 그렇게까지 어려운 신기는 아니이기 때문에 용적산 정도면 곧잘 따라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아테나를 포함해 집행부서의 요원들은 기본적으로 유전기술의 조작과 철저한 세뇌교육을 통해 사람의 목숨을 숫자로 보도록 동정심을 거세한다. 대의를 위해 때로는 인간의 존엄을 무시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궤도폭격시에는 정보 통제를 위해 행성간통신 차폐장을 설치한다. 인류정부의 집행부서가 민간인 희생을 어느 정도 용인하는 것은 암암리에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직접 영상 등으로 공개되는 것은 인류정부의 이미지에 타격이 크기 때문이다.
용적산은 과거 궤도폭격을 목격한 적이 두 번 있다. 한 번은 멀리서 본 소규모 폭격이었고, 한 번은 우주공간에서 본 대규모 폭격이었다.
행성간 워프 미사일은 21세기의 ICBM과 비슷한 느낌으로, 매우 민감한 군용기술이다.
아테나는 민간인에 대한 동정심은 없지만, 세령을 독방으로 안내할 만큼의 배려심은 있다.
성에서 알 수 있든, 아테나 카푸르 집행관은 인도계의 인종이다.
타이푼 타입 궤도폭격 탄두는 수소폭탄과 비슷한 메커니즘을 사용해 열과 폭풍으로 지상을 일소하는 탄두이다. 메테오 타입 탄두는 원리는 같지만 탄두 끝에 관통모듈을 달아 지상 아래로 뚫고 들어가 폭발을 일으켜 지하시설을 파괴하는 탄두이다.
폭격 시간과 단계는 전술 목적에 따라 C~A클래스로 나뉜다. Ex클래스는 전함이 가진 모든 투발수단을 쏟아붓는 총공격에 해당한다.
궤도폭격의 메커니즘은 전함 노심을 이용한 이온캐논 사격을 통해 시계를 확보하고 중간 장애물을 제거하며, 그 가운데로 특수제작한 탄두를 연달아 투하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특수제작된 탄두는 이온캐논의 열과 압력을 버티며 지상까지 도달하고, 계산된 결과에 의해 지상 바로 위, 혹은 지하에서 폭발한다. 이때 이온캐논의 열과 압력으로 인해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고, 탄두는 폭발하게 된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투입되는 탄두들이 마찬가지로 열과 압력 속에서 연쇄폭발을 일으키며 폭심지 주변을 모두 일소하는 화염폭풍을 형성하게 된다.
설령 생사경에 다다른 목진이라 해도 궤도폭격을 ‘정면’에서 받아낸다면 살아남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