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smic Heavenly Demon 3077 RAW novel - Chapter (52)
우주천마 3077-51화(52/349)
9. 낭인시장 Rusty Ebay Tortuga (5)
9. 낭인시장 Rusty Ebay Tortuga (5) – 키 작은 애꾸눈 단주님
세령아. 목진이 나직하게 세령을 불렀다.
“어째 이 상황이 익숙한 것은 내 기분 탓이냐.”
“신기하네요. 저도 그런데. 이거 데자뷰인가?”
“현실 도피하지 말아요 왕언니.”
영혼 없는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세령을 가볍게 타박하며 순자가 주섬주섬 도킹 준비를 했다. 목진은 혀를 차며 콕핏 바로 앞의 거대한 우주선을 바라봤다.
그간 주워들은 게 있으니만큼 이제는 우주공간에서 싸우는 게 그리 현명한 선택이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지만, 그래도 이렇게 일방적으로 상대에게 붙들리는 상황에 처하는 것이 썩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다.
차라리 대놓고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할 적이라면 멀리서 강환을 던지거나 하는 식으로 싸우기라도 할 텐데, 상황을 보아하니 그건 또 아니라는 것이 문제였다.
“그래서, 저 여인은 누구더냐?”
“으음······그게 참 설명하기가 뭐한데요. ‘일단은’ 한솥밥 먹던 사이 같은 거에요.”
그건 또 무슨 어정쩡한 설명인지. 목진은 대단히 떨떠름한 표정으로 얼버무리는 세령에게 대답을 기대하는 대신 순자를 바라봤다.
“금사단이라는 작은 사파조직의 리더인 백사희에요. 왕언니가 어릴 때 몸을 의탁했던 보호자가 있는데, 그 보호자분의 딸이죠. 어릴 때 나름 친한 사이였다나.”
덧붙여 이번에 왕언니가 거하게 뒤통수를 쳐서 무공비급을 뜯어낸 상대이기도 하고요. 순자의 첨언에 세령이 빽 소리를 질렀다.
“친하긴 개뿔이! 그리고 저게 먼저 내 뒤통수를 깠어, 그러니까 정당방위라고!”
“허이구······.”
목진은 한심함을 담은 눈초리로 세령을 쳐다봤다. 이게 사파인지 정파인지. 사고방식 자체가 숫제 사파 종자들의 사고방식 그 자체였다.
어디를 봐도 정파인 오대세가의 여식다운 면은 찾아볼 수가 없는 모습. 그녀의 과거를 알기 이전이였다면 그냥 그러려니 했겠지만, 사천당가의 마지막 직계라는 것을 알고 보니 한숨이 절로 나오는 행실이었다.
이전에 스스로의 힘으로 오대세가에 대한 복수를 완수하겠다는 당문의 핏줄다운 포부를 듣지 않았다면 과연 저 행태를 보고 사천당가의 여식이라는 것을 인정할 수 있었을까. 목진은 그저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 뿐이었다.
“쯧······. 네 알아서 하거라. 자기가 벌인 일은 자기가 책임을 져야지. 보아하니 썩 사이가 좋아 보이는데 설마 죽기야 하겠느냐.”
“아 사이 안 좋다고요! 저 망할 년 성깔이면 우주공간에 알몸으로 내던질 거라니까?!”
“아 그래? 기대에 부응해 줘야겠네 그러면.”
쌰아앙. 뒤에서 들려온 미성에 세령이 양 손에 얼굴을 묻으며 조용히 욕을 내뱉었다.
목진은 고개를 돌려 호위를 대동하고 함교에 모습을 드러낸 여인, 백사희를 바라봤다. 가장 먼저 느낀 감상은 작다는 것. 목진의 가슴께나 간신히 닿을까, 성숙한 외모에도 불구하고 화면으로 본 것과 달리 꽤 아담한 체구의 여인이었다.
아침햇살을 연상시킬 정도로 밝은 백금발을 한쪽으로 길게 늘어트린 그녀는 분명 아름다운 용모를 하고 있었으나, 지금은 서리가 에일 정도로 차갑기 그지없는 표정으로 세령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녀는 잠시 세령으로부터 시선을 거둔 뒤 목진을 향해 가볍게 고개를 숙이며 입을 열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금사단(金蛇團)이라는 작은 문파를 이끌고 있는 백사희가 인사드립니다. 이 대협의 위명은 많이 들었습니다.”
“이목진이라 하네. 보아하니 서로간에 적잖은 곡절이 있는 듯 한데, 나는 신경 쓰지 말고 볼일들 보시게.”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대협.”
복수행을 돕겠다는 이야기는 했으나, 이런 사소한 마찰은 목진의 관심 밖이다. 서로 통성명을 한 목진이 볼 일 보라는 듯 슬쩍 뒤로 빠지자, 다시 한번 고개를 숙여 인사한 백사희는 하나뿐인 금색 외안을 스산하게 번뜩이며 세령에게 다가갔다.
“그동안 아주 팔자가 폈나 봐? 그 난장을 쳐 놓은 주제에 겁도 없이 당당하게 여길 기어들어오고. 우리 망할 애새끼, 별호 좀 얻더니 아주 눈에 뵈는 게 없지? 안 그래?”
고운 목소리로 하는 말에는 독기가 진득하게 배어있다. 그녀의 하얀 이마에 꿈틀 핏줄이 솟은 것도 모자라 아예 무기를 꺼낼까 말까 고민하는지 한 손을 까딱거리는 것을 보니 정말 어지간히도 열이 오르긴 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고작 그 정도에 기가 죽을 만큼 세령의 성격이 호락호락하지는 않다. 아니, 되려 더하면 더한 성격이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니었다. 잠시 스스로의 머리를 거칠게 헤집은 세령은 난처해하던 조금 전의 반응과 달리 되려 유들유들한 얼굴로 백사희와 마주보고 섰다.
아니, 정확히는 키 때문에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아 미안 너무 작아서 못 봤네. 내가 눈에 뵈는 게 좀 없긴 한데, 안 보이는 댁한테도 책임은 있다. 그치?”
스르륵. 세령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백사희의 소매에서 새하얀 사복검이 튀어나왔다. 마치 살아있는 뱀처럼 기척도 없이 모습을 드러낸 사복검의 끝이 세령의 목젖에 닿았다.
“죽고 싶어? 지금 옆에 고수가 있다고 허세를 부리는 거야?”
“뭐, 언제는 내가 댁한테 꼬박꼬박 존대라도 했던 것처럼 말하네. 천하의 금사단주님이 오늘따라 왜 이리 까칠하실까.”
턱 밑에 날카로운 날붙이가 들이대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세령은 자신만만하기 그지없는 태도로 여유를 부렸다. 뭔가 믿는 구석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아무것도 없이 배짱을 튕기는 것인지 도통 가늠할 수가 없는 모습이었다.
“이······.”
백사희의 눈꼬리가 파르르 떨렸다. 하지만 결국 그녀의 사복검이 세령을 찌르는 일은 없었다.
후우. 백사희가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하며 끓어오르는 화를 내리눌렀다. 그녀는 한결 냉정을 되찾은 눈으로 세령을 올려다보며 물었다.
“담식검귀의 비급은 어쨌어?”
“알면서 왜 물어? 당연히 내가 썼지.”
세령이 코웃음치며 대답했다.
문파에서 전해지는 문외불출 인증코드가 부여된 비급과 달리, 불특정한 누군가에 대한 일회용 인증코드가 부여된 비급은 한 번 익히면 더는 사용할 수 없다. 다시 말해서, 이미 그녀가 비급을 습득한 이상 누군가가 담식검귀의 비급을 사용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였다.
예상하긴 예상했지만 역시나. 백사희의 얼굴이 한층 냉막해졌다.
“어쩐지 아무런 소식도 없더라니. 쓸 수도 없는 무공을 아귀처럼 기어코 처먹었네. 너에겐 과분한 무공이야.”
“기회가 있을 때 머뭇거릴 만큼 널널하게 살아온 인생이 아니라서. 살면서 어디 그만한 고급 무공 얻기가 쉬운 줄 알아? 뭐, 아빠 잘 만나서 돈이든 무공이든 걱정 없이 사는 너한테 이런 얘기 해봐야 무슨 의미가 있겠냐마는.”
“······말조심해.”
세령의 비아냥이 담긴 도발에 백사희의 금색 외눈이 희번득 빛났다. 세령이 그녀의 배경에 대해 은근히 질시의 감정을 안고 있다는 것은 그녀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이번의 말은 단순히 흘려넘길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었다.
스스로의 무공과 능력에 강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부친의 영향력 때문에 제대로 된 인정을 받지 못하는 그녀에게 있어, 세령의 말은 콤플렉스를 대놓고 찌르는 말이기 때문이었다.
토투가 낭인시장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육적(六賊) 중 하나로, 옛 지구의 동아시아 삼국의 범죄조직에 그 뿌리를 두고 있는 백적(白賊) 삼극회(三極會). 백사희는 그런 삼극회의 수장인 삼극회주의 딸이었다.
평소였다면 그녀의 독문절기인 쌍백뇌사가 당장에라도 건방지게 입을 놀린 상대를 피투성으로 만들고도 남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으드득 이를 갈면서도 분노를 억눌렀다. 고작 이 정도 도발로 섣불리 출수하기에는 그녀와 세령의 인연 아닌 인연이 그리 짧지 않았다.
백사희는 하나뿐인 눈으로 세령을 올려다보며 으르렁거렸다.
“너한테도 기회는 있었어.”
“대신 삼극회에 코가 꿰었겠지.”
“······네게도 나쁘진 않은 기회였을 텐데.”
“내가 워낙 자유로운 영혼이라 말이지. 그리고 그때 회주님의 제안을 받아들였더라면 평생 네 호위 노릇이나 했을 걸? 회주님에게 받은 도움은 감사하게 생각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대놓고 이용당할 수는 없잖아?”
세령이 어깨를 으쓱였다. 아무렇지도 않은 기색으로 말했지만, 그녀로서는 나름 씁쓸하다면 씁쓸한 기억이었다.
그녀는 사천당가가 멸문한 뒤 몇 년간 백사희의 부친인 삼극회주에게 몸을 의탁한 적이 있었다. 동갑이었던 백사희와 친한 친구로 지냈던 것도 그 당시의 일. 하지만 그녀의 무공에 대한 재능에 욕심을 낸 삼극회주로 인해 결별하고 뒷골목의 삶을 살게 되었더랬다.
“하, 그렇단 말이지······.”
세령의 말에 백사희의 목소리가 눈에 띄게 가라앉았다. 하지만 그런 기색도 잠시, 그녀는 다시 입을 열어 신랄한 말투로 세령의 현실을 꼬집었다.
“그래서 지금 이 모양 이 꼴이야? 기껏 개고생해서 대단한 무공을 얻었는데 초라한 내공 드라이브 때문에 발목을 잡히는 게?”
“그래서 토투가에 왔지. 검귀의 무공에 걸맞은 내공 드라이브를 얻으러.”
“······벌써 그 돈을 다 모았다고?”
백사희의 표정에 불신이 담긴다. 노심급 내공 드라이브같은 천문학적인 자금이 소모되지는 않지만, 최상급 내공 드라이브만 해도 항상 공급이 부족하기에 그 가격은 보통의 무림인이 쳐다볼 수 있는 수준은 결코 아니었다.
세령이 대답 대신 자신만만하게 웃었다. 그녀로서도 예상 밖이긴 했지만, 목진을 만난 이후로 예기치 않게 금방 목표금액을 달성했으니까.
“뭐, 운이 좋았지. 이번엔 손님으로 온 거니까 괜히 서로 피곤하게 시비 털지 말고 비즈니스나 하는 게 어때?”
이왕이면 이 무시무시한 칼날도 좀 치우고. 세령은 손가락으로 검날을 슬쩍 밀어내며 말했다.
하. 이번엔 백사희가 가당치도 않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
“도대체 아는 게 뭔지. 넌 지금 토투가 상황이 어떤지나 알아? 당장 항쟁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야. 그때 대도비동(大盜秘洞)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너 하나 때문에 흑적 놈들이 전투를 벌일 거라며 미쳐 날뛰고 있다고.”
흑적(黑賊) 염천성(炎天城).
삼극회와 마찬가지로 육적의 일원으로서, 먼 옛날 서양의 바이커 갱에 그 뿌리를 두고 수많은 범죄조직들을 흡수하며 지금에 이르른 흑도의 문파였다.
그리고 동시에, 얼마 전부터 세령과 영 좋지 않은 인연을 맺은 무림단체이기도 했고 말이다.
세령은 귀를 후비는 시늉을 하며 건성으로 대답했다.
“흑적 애들이 전투 어쩌구 하는 게 하루 이틀이야? 걔들은 술에 절어서 호버 바이크 타고 폭주하는 것도 전투라고 부르는 애들인데. 금방 잠잠해 지겠지.”
“태평한 소릴 하는 걸 보니 정말 아무것도 모르나보네. 멍청해도 이렇게 멍청할 줄이야. 며칠 전에 염천성주가 회주님에게 직접 네 신병을 내놓으라고 했어. 회주님이 아무리 너를 특별취급 해준다지만 회의 이사들이 삼극회 소속도 아닌 널 감싸줄 것 같아?”
백사희의 말에 세령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단지 대도비동에서 그녀의 뒤통수를 치고 무공비급을 챙긴 것 때문에 찾아왔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그녀는 이곳에 그녀의 악우인 백사희로서 온 것이 아니었다. 삼극회주의 메신저이자 삼극회 산하 금사단의 단주로서 온 것이었다.
“설마······.”
“하. 이제야 상황이 파악된 것 같네. 전후 상황 파악을 위해 출석하라는 회주님으로부터의 전언이야. 흑적 놈들이 알아채서 훼방 놓기 전에 네 신병을 확보하는 게 내 일이고.”
그러니까 우주선 견인모드로 해 놓고 순순히 삼극회로 따라와. 당장.
그녀의 말에 세령은 직감했다. 계획이고 나발이고 일이 제대로 꼬였다는 것을.
정보)
금사단은 문파라고 하기는 조금 미묘한, 소속 없는 무인들이 백사희의 아래에 모인 일종의 무력단체에 가깝다. 당연히 무공도 모두 다르다.
세령과 백사희는 서로 사이가 틀어진 뒤로 서로가 서로를 이용하며 서로의 통수를 신명나게 때리는 악우관계로 발전했다.
세령의 유년시절은 토투가 낭인시장에서 흑도들과 부대끼며 지냈다. 그래서 세령의 입이 험하고 사고방식이 상당히 흑도스러운 것은 그탓이다.
금사단주 백사희는 애꾸임에도 불구하고 그 외모와 금발금안 덕에 흑도임에도 팬클럽이 존재한다. 성숙한 목소리와 외모임에도 성인치고는 체구가 상당히 작은 편이라 그런 언밸런스함에 매력을 느끼는 이들도 많이 있다고.
금사단주 백사희는 세령과 같이, 아니 그 이상으로 분노조절잘해이다. 과거 세령의 소식을 찾아보던 중 서천검후의 방송을 보고 목진을 알고 있던 그녀는 세령을 조지기 위해 들어왔으나 목진을 보자마자 바로 공손해졌다.
세령은 키가 크다. 백사희는 키가 작다. 백사희에게는 나름 콤플렉스다.
백사희의 독문절기인 쌍백뇌사는 살아있는 듯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최대 10m까지 늘어나는 두 개의 사복검이다. 평소에는 몸에 감아두거나 품이 넓은 소매 안에 수납하고 있다.
백사희는 어째선지 세령을 공격하지 못한다. 그리고 세령은 그걸 이용해 마구 도발을 날린다.
몇 개월 전 대도비동이라는 이름의 장보도가 공개되어 수많은 무림인들이 극동우주의 대도비동으로 몰렸다. 당시 적지 않은 보물과 비급, 장비들이 풀렸으며 세령은 개중에서도 꽤 경쟁이 치열했던 담식검귀의 비급을 낼름했다.
담식검귀(膽喰劍鬼)는 거대문파에 의해 여동생을 잃은 뒤 쓸개를 씹으며 뼈를 깎는 수련 끝에 총 스물일곱의 복수행을 완수하고 자취를 감춘, 백여 년 전의 무인이다.
무림문파에서는 보통 문외불출 인증코드가 부여된 비급을 통해 무공을 익힌다. 해당 문파 사람이 아니라면 비급은 익힐 수 없으며, 파문되거나 문파를 나가면 그 무공에는 자동적으로 락이 걸려서 사용할 수 없다.
문파가 없는 일인전승이나 비전의 무공은 단 한 번만 익힐 수 있는 일회용 인증코드가 걸려있으며, 한 번 익힌 뒤에는 사용자가 그 무공을 완전히 이해하고 체득한 화경의 경지에 이르러 새로 비급을 만들지 않는 외부에 전할 수 없다.
토투가 낭인시장은 육적의 세력이 각각의 세력권을 형성하고 있다. 가끔 항쟁에 의해 세력권의 판도가 바뀌기도 한다.
백적 삼극회는 21세기 즈음 중국 삼합회를 기반으로 일본 야쿠자와 한국 조직폭력배들이 흡수되어 만들어진 흑도단체로, 빨강의 삼합회, 노랑의 야쿠자, 파랑의 조폭이 합쳐진 삼태극 무늬를 상징으로 쓴다. 초창기 삼극회는 가장 규모가 큰 삼합회가 주도권을 가지고 있었으나, 관무전쟁 이후 정부의 탄압이 심해지자 상황이 바뀌었다. 처음엔 파벌도 통합되지 않고 규모도 가장 작았던 한국 조폭들은 이미 그간의 경험을 통해 최대한 정부와 마찰을 빚지 않고 합법에 가깝게 활동하는 법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삽합회와 야쿠자 파벌이 정부의 철퇴를 얻어맞는 동안 삼극회를 성공적으로 장악했다. 이후 엎치락뒤치락하며 천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은 각각의 파벌이 적당히 비슷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며, 이제는 딱히 민족감정같은 건 상관없이 적절히 섞여서 적절히 균형을 유지하며 살고 있다. 각국의 뿌리는 희미하게 남아있는 수준에 불과하며 실제로 세 파벌은 단지 성향에 따라 구분된다.
세령은 백사희의 배경에 은근한 질시를 느끼고 있다.
마찬가지로 백사희도 세령에게 복잡한 감정을 느끼고 있다.
흑적 염천성은 21세기 즈음 미국의 대형 바이커 갱인 헬스 엔젤스에 그 뿌리를 두고 있는 흑도단체이다. 이후 여러 마약 카르텔이나 갱스터, 타 바이커 갱들을 흡수하며 그 크기를 불려 육적의 일원까지 성장했다. 주력 사업은 마약과 개인용 불법무기 밀매 등이다.
염천성은 그 뿌리가 바이커 갱이라 그런지 천 년이 지난 지금도 매우 불안정하지만 속도는 빠른 호버 바이크를 타고 폭주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문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