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smic Heavenly Demon 3077 RAW novel - Chapter (78)
우주천마 3077-77화(78/349)
12. 기공철방 Forge World of Warriors’ Galaxy (7)
12. 기공철방 Forge World of Warriors’ Galaxy (7) – 흔하!
기이한 곳이로고.
목진이 기공방 성계를 보고 느낀 첫인상은 그러했다.
별 하나를 중심으로 고작 척박한 행성 한 개만이 외로이 돌고 있는 작고 왜소한 성계. 처음에는 전 우주무림 기술력의 총아이니 뭐니 하더니 별 것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더랬다.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고, 수많은 우주 콜로니들이 성계를 가득 메우고 있다는 것을 깨닫기 전까지는 말이다.
거대한 태양을 뒤덮은 채 에너지를 빨아들이며 저마다의 궤도로 공전하는, 셀 수 없이 많은 우주의 철방(鐵房)들. 그리고 그 바깥으로 이어진 무수한 공상업 콜로니와 거주 콜로니들은 마치 성계 하나를 통째로 뒤덮은 거대한 도시처럼 보였다.
고작 쌍성 하나에 자리잡은 토투가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규모는 그야말로 도시성계(都市行星).
물론 각 콜로니 사이의 거리나 공간 대비 밀도를 고려하면 보이는 그대로의 차이와는 거리가 있을 지 모른다. 하지만 성계 전체를 아우르는 기술의 불빛들이 자아내는 웅장한 광경은 그것과는 별개로 보는 이를 본능적으로 압도시키는 무언가가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목진으로 하여금 더욱 이질적인 느낌을 받게 한 것은 바로 그 분위기였다.
클라이언트에게 맞춰져 제작된 수많은 무구와 기공공학 장비들이 수많은 철방들에서 끝도 없이 쏟아져 나오고, 무림인들은 소속에 관계없이 저마다의 우주선을 탄 채 그런 철방들을 돌아다니며 상품들을 쇼핑한다.
한편, 반대쪽에서는 공업 콜로니에서 새로 출하된 신형 내공 드라이브 컨테이너 수십 개가 상업 콜로니로 들어가는가 싶더니 원격 결제를 따라 곧바로 지정된 화물창구로 배송되는 모습도 보인다.
저 많은 물건들을 당최 어디에 쓰냐고 물어보니, 순자로부터 저런 내공 드라이브들은 거대 문파에서 대규모로 구매해서 자체적으로 개장해 쓴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런 식의 물류 거래가 한 순간에만도 수천 수만여 건. 대부분의 과정은 사람의 손길 없이 자동화되어 이루어진다.
“경이롭구나. 그리고 기괴하구나.”
무인이란 종자가 원래 신병이기(神兵利器)에 눈이 번뜩 뜨일 정도로 무구에 관심이 많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확장형 대량 생산, 다품종 소량 생산 등의 시스템이 혼재된 현대 무림의 기공 산업은 목진이 한 번도 경험해본 적 없는 기이한 문화였다.
미래지향적이면서도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화산.
황량한 폐허 그대로였던 폐기장 행성.
난잡하고 시끄러웠던 토투가.
지금까지 들렸던 행성들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거주공간이라거나, 사람의 손이 거의 닿지 않은 자연, 혹은 시장과 같이 근본적으로는 목진에게도 어느 정도는 익숙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하지만 기공방은 달랐다.
기공방이 풍기는 분위기의 토대는 바로 공장으로부터 비롯되었으니까.
산업시대 이후의 변화를 알지 못하는 목진으로서는 당연히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게 당연했다.
다만, 지금까지 그런 목진의 모습을 쭉 봐 온 세령 일행으로서는 ‘또 시작이구나’하는 정도의 감상일 뿐이었지만 말이다.
“뭐, 항상 그렇듯이 며칠 지나면 익숙해질 거에요. 아저씨가 깨어난 뒤로 놀라지 않은 적이 얼마나 된다고.”
“그래도 매번 새로운 것을 알게 되는 즐거움이 싫지는 않구나.”
“그 솜사탕도 그렇고요?”
세령이 목진의 손에 들린 핑크색 솜사탕을 가리키며 피식 웃었다. 어쩐지 밀려오는 민망함에 목진이 슬쩍 시선을 피했다.
“험험. 입 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는 달달한 맛이 참으로 맛이 좋구나. 내 단 것을 좋아하진 않지만 이 당과는 마치 선계의 구름을 맛보는 것 같은 느낌이야.”
헌데 이곳에서 누굴 만나겠다는 것이냐? 목진이 슬쩍 주제를 돌리며 물었다. 딱히 뜬금없는 주제도 아닌 것이, 세령이 목진에게 솜사탕을 쥐어주며 만날 사람이 있다며 기다리라고 했었으니 말이다.
지금 목진 일행이 있는 곳은 우주 콜로니들 중에서도 단연 규모가 거대한 중앙 상업 콜로니. 그중에서도 콜로니에 다섯 개 있는 메인 광장 중 하나였다.
“그 싸가지 없는 놈을 뭘 믿고요. 될 지 안될지는 모르지만 일단 시도는 해 봐야죠.”
내공 드라이브를 만들어 줄 장인에게 바로 가는 줄 알았건만, 세령은 못내 그 마이스터 정이라는 작자가 미덥지 못한 모양이었다. 글로리가 소개해주긴 했지만 라인을 잘 타 보라는 의미였지 그 실력을 보증한 건 아니었으니까.
“아저씨도 구면이긴 할 거에요. 딱히 반가운 얼굴은 아닐 테지만.”
세령이 광장 저 편을 향해 시선을 보냈다. 요란한 머리와 차림새를 한 채 그들을 향해 걸어오는 젊은 청년. 어쩐지 낯익은 모습에 목진이 고개를 갸웃했다.
“저 자는······누구였지?”
“왜 그 방송부 개방 떨거지 있잖아요. 아저씨 처음 만나고 화일객잔 갔을 때 잠깐 마주쳤던.”
아. 목진이 알겠다는 듯 손바닥을 탁 쳤다. 이름은 기억나지 않았지만, 개방도 주제에 돈지랄을 하던 그 놈이었다.
“흔하! 흔한개방무투가, 줄여서 흔투가입니다! 저 기억하시죠?”
왠지 한대 때려주고 싶은 미소를 지으며 다가온 개방도, 흔투가는 목진을 보며 대뜸 과장된 몸짓으로 포권을 해 보이며 입을 열었다.
“이야, 오랫만에 뵙습니다. 이목진 대협, 그리고 나찰즈 소저분들. 그간의 활약상은 정말 감명깊게 봤습니다. 특히 서천검후님과의 비무에선 크······! 전에 뵈었을 때는 대협이 이런 대 고수이실 줄은 꿈에도 몰랐었는데 말이죠. 저도 아직 수행이 부족한가 봅니다.”
“너 전에는 은근슬쩍 말 놓더니 갑자기 태도가 바뀌었다?”
호칭도 대협으로 바뀌고. 세령의 말에 흔투가가 능글능글거리는 얼굴로 능청을 떨었다.
“에이, 그때는 아무것도 몰랐으니까 그랬죠. 사실 염화쾌검 소저한테 속았던 거잖아요? 그러니까 그때 일은 무효입니다 무효. 이해해 주실거죠 대협?”
저 놈의 주둥아리 좀 꼬매 버리고 싶네. 세령이 눈살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누가 봐도 뭐 집어먹을 건덕지가 있나 하고 이리저리 캐보던 주제에 당당한 모습이 아니꼽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이번에는 확실하게 상하관계가 성립되어 있었으니까.
“맹구야, 적당히 해라? 이게 잠깐 봐주니까 또 기어오르지? 진짜 고소 당하고 싶어? 아니면 무림인답게 비무로 해결 볼래?”
“······윽.”
세령의 으름장이 떨어지기 무섭게 흔투가의 빙글거리는 미소가 움찔 떨렸다. 목진이 의아한 표정으로 세령을 돌아봤다.
“허어. 저 치도 뻔뻔함이 보통내기가 아니던 걸로 기억하는데 어찌 그리 순한 양처럼 다루느냐?”
“저 놈 저거 돈 욕심에 눈이 돌아가서 지난번 마교 적랑대 애들이랑 싸울 때 영상을 올렸거든요. 멍청한 짓 한 거죠.”
당사자 동의 없이 영상을 올렸으니 개방에 정식으로 고소가 가능하고, 그게 아니라면 무림인 식으로 비무를 통해 해결을 볼 수도 있다. 방금 전 세령이 으름장을 놓은 게 바로 그걸 말하는 것이었다.
개방에서 높은 위치도 아니고, 그렇다고 무공이 뛰어난 것도 아닌 흔투가다. 염화나찰이라는 그럴듯한 별호도 달고 있는 세령이 작정하고 물면 신세 망치기 딱 좋은 체급. 당장 눈앞의 조회수에 눈이 멀어서 잘 뭉개보면 은근슬쩍 넘어갈 수 있겠거니 하는 심정으로 꼬투리 잡힐 일을 저질러버린 것이다.
“지 딴에는 나름 편집을 한다고 하긴 했는데, 우리 순자한테는 못 당하지.”
세령의 말에 순자가 방긋방긋 웃으며 손가락으로 브이 자를 그려보였다. 세령은 잘했다며 순자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하면 비무로 해결을 보려느냐?”
“아뇨? 이놈 하나 묵사발 낸다고 뭐 돈이 튀어나오는 것도 아니고, 고소를 걸어 봐야 개방 법무팀 때문에 얼마 못 건지거든요. 그냥 이럴 때 써먹는 게 더 효율이 좋아요. 이래뵈도 개방도는 개방도니까.”
“에휴, 내가 그 영상을 왜 풀어서······.”
세령의 말에 흔투가가 죽상이 된 얼굴로 한숨을 쉬었다. 세령의 말대로였다. 세령에게 명분이 있는 이상 죽거나 불구가 되는 수준이 아니라면 개방에서도 나서지 않을 것이고, 고소를 당하면 막아는 주겠지만 이후 개방에서 빡센 감사가 내려올 게 뻔한 상황. 그냥 이번 일을 묵인해주는 대가로 잠시 협조하는 게 그에게는 최선이었다.
“그래서, 말한 건 알아 왔어?”
“최상급 내공 드라이브 제작이 가능한 장인 말이죠? 그럼요. 제가 누굽니까, 인맥왕 흔투가 아닙니까.”
세령이 묻자 언제 풀이 죽었었냐는 듯 곧바로 쌩쌩해져서 너스레를 떠는 흔투가. 정말로 천성이 남 앞에 나서는 일을 잘 할 것 같은 체질이었다.
“자신만만한데, 혹시 명공 급도 있어?”
“에헤이, 그건 안 되죠. 명공 급은 기공방 명공의회에서 따로 관리하는데. 진짜 운이 좋게 사적으로 알고 있다 쳐도 애초에 의뢰 자체가 불가능하다고요.”
“쩝. 역시 그런가.”
“명공까진 아니더라도, 그 바로 아래 급의 장인이라면 최상급 내공 드라이브를 만들 수 없는 것도 아니죠. 어디 보자······.”
흔투가가 손등 위에 홀로그램을 띄우며 말을 이었다.
“일단 지금 부재중이거나 작업중이 아닌 마이스터를 몇 명 알아왔어요. 그중에서 한 명이랑은 연락도 가능하고요.”
“뭐야, 달랑 하나?”
“예?!”
뭔가 실망한 기색이 느껴지는 세령의 반응에 흔투가가 발끈했다. 개방 성계 분타주 정도면 모를까, 고작 평범한 개방도인 그가 이만큼이나 해낸 것은 기적이나 다름없는데 저 실망스런 반응은 무엇이란 말인가.
“아니, 최상급 내공 드라이브 제작이 어디 동네 구멍가게에서 외장형 드라이브 사는 거랑 같은 줄 알아요? 이 소저 진짜 너무하시네. 그래도 제가 먼저 잘못하기도 했고, 이 대협께도 죄송한 마음에 있는 인맥 없는 인맥 끌어다가 간신히 연락이 닿은 건데 이렇게 나오시깁니까? 아 그럼 고소고 비무고 그냥 배 째시던가!”
이대로 두면 광장 한복판에서 드러누울 기세다. 정말로 억울한 듯 가슴을 쾅쾅 두드리는 흔투가의 모습에 순자가 세령의 옆구리를 쿡 찔렀다.
“이번 건 왕언니가 잘못했어요. 저 정도면 기대 이상인데.”
아닌 게 아니라 처음 흔투가에게 의뢰를 했을 때 기대했던 건 단순한 정보조사 뿐이었다. 설마 일개 개방도가 루트를 따올 거라고 생각이나 했었겠는가.
“야야, 알았어. 내가 잘못했다. 미안해.”
쒸익쒸익. 진심으로 삐진 듯한 흔투가의 반응에 세령이 가볍게 두 손을 들어올리며 사과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방금 전과 달리 완전히 상황이 역전된 듯한 모습이었다.
“······이번 한 번만 봐드리는 줄 알아요.”
흔투가는 마지못해 봐준다는 듯 말하며 흘긋 목진을 바라봤다. 아무래도 과거 처음 만났을 때 목진을 뉴비 취급했던 것이 못내 마음에 걸리는 모양이었다.
순자가 물었다.
“그래서 연락이 된 마이스터는 누구인데요?”
“철방조합에서 한 끗발 하는 양반인데, 돈을 좀 밝히는 속물인 것 빼면 실력은 확실해요. 전에 저한테 신세 졌던 지인이 그 양반 아래의 도제거든요.”
“끄응. 또 돈이네. 돈이 좀 생겼다 싶으면 죄다 빠져나가게 생겼으니 원. 안 그래도 빠듯한데.”
“재물이 필요한 것이라면 내가 융통해 줄 터이니 걱정은 말거라. 당장은 쓸 일이 없을 듯 하니.”
“오, 그래주면 감사하죠.”
목진의 말에 세령이 반색했다. 목진의 계좌에는 상당히 많은 돈이 쌓여있기 때문이었다. 돈 욕심이라면 어디서 꿇릴 것 없는 나찰즈지만, 의외로 수익 분배만큼은 깔끔하게 하는 편이었다.
“돈도 돈이지만 아무래도 내공 드라이브 제작은 실력이 중요하니까요. 그 양반이 제작한 S급 내공 드라이브가 열 개가 넘어요. 이번 토투가 랠리에서 상품으로 받은 코어를 쓸 거죠? 그만한 물건 다룰 수 있는 기회가 많은 건 아니니까 단가만 잘 맞춰주면 아마 그쪽에서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거에요.”
S급 내공 드라이브를 다수 제작해 본 베테랑이면 안심하고 맡길 수 있다. 돈이 더 드는 건 가슴이 찢어지지만, 어쩌면 평생을 달고 살아야 할 내공 드라이브인데 퀄리티가 최우선 아닌가.
“돈이 많이 든다는 거 빼면 괜찮아 보이네. 일단 거기로 가 보자. 순자야, 우버 불러.”
“네.”
‘이번 건만 잘 해결되면 내공 드라이브 출력 때문에 고생하던 나날도 끝이다.’
내공 드라이브만 바꾸면 고이 모셔두고 있던 고급 무공들을 익힐 수 있고, 그렇다면 지금과는 비교도 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해질 수 있으리라. 세령은 내심 들뜬 마음으로 호출된 우버 우주선에 올라탔다. 막막하게만 느껴지던 세가의 복수가 어느덧 눈앞까지 다가온 것 같았다.
적어도 그때까지는 그렇게 생각했다.
“네? 거절이요? 협상도 안 했는데 갑자기 왜요? 아니, 마이스터께 얘기라도 한번 넣어 주세요. 네? 마이스터가 직접 거절했다고요? 아니 왜요? 분명 전에 말할 때는 여유가 있다면서요? 저기요? 여보세요?”
흔투가가 소개해 줄 예정이었던 철방에서 갑자기 세령과의 만남을 거절하기 전까지는.
정보)
기공방 성계는 소속 행성이 하나밖에 없을 정도로 매우 작고 왜소한 성계이다. 그나마 하나뿐인 행성도 거주할 수 있는 구역이 매우 적을 정도로 척박한 환경이라 인류정부의 관심에서 벗어난 곳이었지만, 그렇기에 무림의 기공공학 대장장이들이 자유롭게 자리를 잡고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기공방 성계는 다양한 크기를 가지고 있는 수많은 우주 콜로니들이 군체를 이루어 형성하고 있다. 태양 근처에서는 태양의 에너지를 직접 사용하는 철방들이 다이슨 스웜을 이루며 공전하고 있고, 바깥으로 나아갈수록 상업 콜로니와 거주 콜로니들이 자리잡고 있다. 때문에 성계를 자세히 보면 태양 하나를 빛무리가 둘러싸고 있는 듯한 예술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때문에 기공방 성계는 의외로 관광업도 발전해 있다.
각 콜로니 별 이동은 개인용 우주선이나 셔틀 우주선으로 해결한다. 이천년 역사를 자랑하는 우버 셔틀은 일종의 우주 택시 같은 거다.
각 철방들은 내공 드라이브 외에도 저마다의 특기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무기나 신체 파츠, 우주 항행 장비, 내공통합운용 시스템, 사설 무공다운로드 서버 등을 제작하고 판매한다. 보통은 클라이언트에게 바로 판매하거나 약간의 최적화 작업을 해 주고 판매하지만, 자체 철방을 운영하고 있는 대형 문파에 도매로 납품할 때는 기본 뼈대만 제작하고 세부 조정작업은 해당 문파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목진은 단 맛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그가 솜사탕을 처음 접했을 때, 선계에 올라 구름을 맛보는 것 같은 충격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흔투가, 맹구 오토슈타인은 목진과 적랑대의 싸움을 녹화하고 그대로 방송에 송출했다. 큰 꼬투리 잡히지 않게 편집은 했지만, 순자 같은 법정싸움의 베테랑이 작정하고 달려들면 문제 될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세령에게 협조하게 되었다.
흔투가는 목진을 처음 봤을 때 뉴비 취급했던 것에 대해서 매우 조마조마해 하고 있다. 그래서 어떻게든 점수를 따고자 이번 일에도 필요 이상으로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중이다.
명공 급 장인은 기공방 산하 명공위원회에 자동으로 소속되며, 의뢰를 받을 때 명공위원회의 허가를 받아야 작업에 착수할 수 있다. 이 제도는 명공 급 장인의 자유를 일부 제한하기에 말이 많지만, 한편으로는 힘이 곧 법인 무림으로부터 명공 급 장인의 신변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이기도 하다.
일개 개방도인 흔투가가 최상위 마이스터의 철방과 연이 닿은 것은 매우 운이 좋은 사례다. 세령이 눈치가 없이 군 것이 맞다.
지난 사건들을 거치며 나찰즈가 수익을 배분해 준 덕분에 목진의 계좌에는 점점 돈이 쌓였다. 목진은 재물에 별 집착이 없기에 돈이 쌓이면 쌓이나보다, 쓰면 쓰는가보다 하고 살고 있다.
나찰즈가 목진에게 수익을 깔끔하게 배분해 준 것은 원래 돈 문제는 깔끔하게 하는 스타일인 것도 있지만, 목진에게 수작질을 걸었다가 나중에 뒷감당을 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인 것도 있다.
세령은 여지껏 내공 드라이브의 제한 때문에 고급 무공을 익히지 못하고 있었다. 무공에 대한 재능도 상당하기 때문에 그녀가 내공 드라이브를 새로 바꿀 수만 있다면 고급 무공을 익히는 것은 시간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