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smic Heavenly Demon 3077 RAW novel - Chapter (82)
우주천마 3077-81화(82/349)
13. 제갈공주 Princess of the Great Jegal (4)
13. 제갈공주 Princess of the Great Jegal (4) – 이게 어딜 봐서 후기지수야?
기공방 성계, 비공개 비무용 사설 콜로니.
“하 씨, 이걸 못 찍네.”
흔투가는 슬펐다.
신진 절대고수 동안우공 이목진 대 백선무희 제갈희와 창천폭룡 남궁천의 빅매치.
그냥 제목만 올려도 방청자 백만은 가볍게 찍을 수 있을 것 같은 대박 건수다. 특히나 지금 같은 컨텐츠 고갈 시국에는 말이다.
이렇게 된 원인은 몇 개월 전 일어난 사혈곡의 이유 모를 봉문.
사혈곡의 봉문에 인류정부의 개입이 있었다는 풍문이 돌자 무림인들은 은근슬쩍 몸을 사리기 시작했다. 사천당가가 멸문한 지 채 이십 년도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당연하다면 당연한 귀결이었다.
자고로 최고의 엔터테인먼트라 함은 고대로부터 불구경과 싸움구경으로 정해져 있는 법. 그런데 무림인이라는 작자들이 칼질은 안하고 몸을 사리니 강호무림의 분쟁 빈도는 근 몇 년 중 최저치를 기록하게 되었고, 덩달아 방송부 소속 개방도들도 컨텐츠 부족으로 신음하게 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눈앞에 펼쳐진 비무는 이견의 여지가 없는 최고의 컨텐츠였다. 컨텐츠가 풍년이라 해도 월간 랭킹 순위권에는 가볍게 들어갈 정도의 소재일 텐데 지금 같은 컨텐츠 가뭄에는 오죽하겠는가.
남궁세가에 반발해 발호한 적웅문을 단신으로 쓸어버린 전력이 있는 창천폭룡 남궁천.
섬서성계에서 악명 높던 황야칠흉을 치밀한 설계로 흩어지게 만든 뒤 하나하나 직접 주살한 백선무희 제갈희.
그리고 서쪽 우주의 절대고수 서천검후를 패퇴시킨 동안우공 이목진.
나란히 늘어놓기만 해도 절로 가슴이 웅장해지는 라인업이 아닐 수 없었다. 더군다나 밸런스 또한 환상적이지 않은가.
아직 깨달음이 부족해 절대고수의 경지에 오르지 못했을 뿐, 가진 바 무력만 두고 보면 어지간한 절대고수에 필적하거나 때때로 상회하기도 하는 것이 바로 명문세가의 직계 후기지수다. 그런 후기지수들 중 손꼽히는 둘의 합공이라면 그 서천검후를 패퇴시킨 동안우공의 상대로 손색이 없다.
어쩌면 운이 따라줄 경우 판정승도 따낼 수 있지 않을까. 나름 강호 경험이 적지는 않다고 자부하는 흔투가는 그렇게 분석했다.
다만 그가 슬픈 이유는 그들의 비무를 방송으로 내보낼 수 없다는 것 때문이었다.
비무를 방송으로 내보내기 위해서는 당사자들의 동의가 필요한데 목진이야 그렇다 쳐도 반쯤 패배를 감수하고 도전하는 남궁천과 제갈희가 동의할 리가 없지 않은가.
이전 목진과 마교 적랑대의 대결 때처럼 눈 딱 감고 질러보자는 마음도 없는 건 아니었지만, 제아무리 간덩이 큰 흔투가라 해도 동시에 제갈세가와 남궁세가의 어그로를 끄는 미친 짓을 할 만큼 막나갈 수는 없었다.
– 역대급 빅매치 관전중. 모 신진 절대고수 VS 유명 무림세가 직계 후기지수 2명 합공. 방송 동의만 받았으면 레전드 방송 찍었을 듯.
결국 흔투가로서는 눈물을 머금은 채 소송이 걸리지 않을 수준으로 자체검열한 메시지를 SNS에 올리는 것이 한계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흔투가는 이번 일에 끼어든 것을 후회하지 않았다.
까마득히 높은 고수들의 비무를 관전하는 것은 강호인에게 있어서는 최고의 경험 중 하나였으니까.
“각각 다섯 수를 양보하마.”
자연스럽게 검을 늘어트린 목진이 느긋한 목소리로 말했다. 과거 서천검후를 상대했을 때와 같이 강호의 선배로서 다섯 수 까지는 받아줄 생각이기 때문이었다. 서천검후 때처럼 세 수가 아니라 다섯 수인 까닭은 두 사람과 서천검후의 실력차를 감안한 탓이었다.
물론, 어차피 통할 일이 없으니 큰 의미는 없는 배려였지만 말이다.
“······제가 먼저 하죠.”
제갈희가 먼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그녀의 주무기인 은청강으로 만든 한 쌍의 백색 부채에 유형화된 기가 일렁였다.
스륵. 제갈희가 한 발자국 발을 내딛자 주변 기의 흐름이 일변한다. 목진은 그 한 발자국만 보고도 그 무공의 정체를 알아챘다.
‘천기미리보(天機迷離步).’
끊임없이 변화하는 하늘의 형세를 본따 예측할 수 없는 신묘한 움직임을 보이는 보법. 제갈세가의 성명절기로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변화되었겠지만 그 근본이 변하지 않는 이상 목진의 안목을 벗어날 수는 없었다.
천기미리보라면 동수이거나 하수일 경우는 파훼할 길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대단한 신공절학이지만, 고수에게까지 그렇지는 않다. 하물며 이미 과거 무림을 일통할 적에 수많은 제갈세가의 고수들을 쓰러트린 목진에게는 오죽하겠는가.
뒤를 예측할 수 없다면 현재를 보고 움직이면 될 일. 목진은 안력을 돋워 제갈희가 시야 밖으로 벗어나지 않도록 시선을 고정했다.
하지만 목진은 미처 알지 못했다.
백선무희 제갈희가 펼치는 무공의 이름은 천기미리보가 아니라 천기미리보를 개량해 재창안한 우주미리보(宇宙迷離步)라는 것을.
“분신!”
별안간 여럿으로 늘어나 저마다의 방위를 밟으며 다가오는 제갈희를 본 목진이 기함한다.
그가 알기로 저런 특징을 보이는 것은 이형환위(移形換位)의 한 갈래이자 보법의 극의에 이르러야 펼칠 수 있는 분신잔상(分身殘像)의 경지 뿐. 세령 또래의 후기지수가 펼칠 수 있을 만큼 만만한 경지는 절대로 아니었다.
하지만 고작 이 정도에 당황하여 틈을 보인다면 천마라는 이름이 운다. 목진은 침착하게 제갈희가 펼치는 무공을 관찰했다.
‘······내력의 흐름이 느껴지지 않는다.’
확장된 기감이 제갈희의 분신들을 뒤덮자 느껴지는 이상성.
분신인 주제에 실체도 있고 기도 느껴지지만, 정작 그 기의 흐름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형환위의 경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필시 눈앞에 보이는 것은 고수의 감각조차 잠시 동안 속일 수 있을 정도로 정교한 눈속임이리라.
목진의 판단은 정확했다.
우주를 본딴 시스템 환경과 현실을 링크시켜 보법의 루트를 계산한 뒤, 극사실적 증강현실기술을 통해 실체와 거의 동일한 분신을 구현해서 상대방을 제압하는 무공. 사람의 감각을 홀리는 진법의 대가인 제갈세가이기에 완성시킬 수 있는 무공이었다.
“하아!”
본신과 분신을 구별할 수 있다면 이미 파훼된 것이나 다름없다. 목진은 우윳빛 강기를 두른 백색 철선을 휘두르는 제갈희를 보며 검을 들어올렸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짙은 묵빛 검강이 그녀의 공격을 가볍게 막아냈다.
“음?”
제갈세가의 무공이 원래 이렇게 투박했던가. 제갈희의 철선을 막아낸 목진의 머릿속에 의문이 떠올랐다.
섬세한 기교보다는 힘과 내공을 가득 담아 내려찍는 제갈희의 초식.
그가 알기로 무림인보다는 선비 혹은 군자를 떠올릴 정도로 차분하고 절제된 기백을 풍기는 것이야말로 제갈세가 무공의 개성이었다. 철선을 써도 부채의 끝으로 베어내면 베어냈지, 무슨 녹림도의 도끼마냥 부챗날로 찍어내듯 휘두른다는 말인가.
무릇 초식이란 내공심법과의 조화가 맞아야 제 기능을 하는 법이다. 내공과 맞지 않는 초식을 펼치니 본래의 위력을 펼치지 못하고 가볍게 막힐 수밖에.
키이잉!
하지만 그건 목진의 오판이었다.
콰드득-!
“뭣?!”
귀를 찢을 듯한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별안간 물결치듯 형태를 바꾸며 묵빛 검강을 깎아내는 제갈희의 우윳빛 검강. 목진은 대경하며 그녀의 철선을 튕겨냈다.
찰나라도 대응이 늦었다면 그의 검강을 파고들어 검 자체를 동강냈을 뻔한 상황. 목진은 믿을 수 없는 눈으로 진동하듯 빠르게 물결치는 그녀의 우윳빛 검강을 바라봤다.
아무리 후기지수임을 감안한 목진이 손대중을 했다지만, 그럼에도 그 강기의 밀도는 다른 고수들의 것과는 궤를 달리한다.
바꿔 말하면, 어중간한 수준의 강기라면 무기를 맞대는 순간 단숨에 잘려 버렸을 거라는 의미다.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아무리 같은 강기라고는 해도 제갈희의 우윳빛 강기가 목진의 묵빛 검강을 맞붙어 상하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무공의 성취가 올라갈수록 강기의 밀도와 강도는 비례하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그 상식이 부정당했다. 목진의 동요는 당연하다면 당연한 반응이었다.
충격이 담긴 눈으로 제갈희의 강기를 바라보던 목진이 의문 섞인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톱날(鋸)?”
마치 상어의 이빨처럼 뾰족하게 바뀐 톱니 모양의 강기. 순간적으로 목진의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목수들이 사용하곤 하는 톱이었다.
목진이 강제로 튕겨낸 탓에 약한 내상을 입은 듯, 조금 창백해진 안색의 제갈희는 목진의 말에 아랫입술을 핥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체인소드형 강기, 쇄거강기(鎖鋸罡氣) 입니다. 고수를 상대하기 위해 나름 숨겨둔 한 수였는데, 선배님께는 통하지 않는군요.”
순수한 강함을 견줄 수 없다면, 절삭력을 극한까지 연마하여 깎아내면 된다. 전기톱에서 영감을 얻은 쇄거강기는 제갈세가가 오랜 시간에 걸쳐 대 고수 결전용 전술로 고안해낸 직계혈족 한정 전승의 절기였다.
목진은 그제야 제갈희의 초식이 녹림의 도끼질과 유사한 까닭을 이해할 수 있었다. 베는 것이 아니라 깎아내는 초식이니 기교보다는 힘을 우선할 수밖에. 목진이 살던 시대에는 상상도 못했을 정도로 파격적인 수법이었다.
확실히, 이런 식으로 숨겨진 수가 더 있다면야 그가 서천검후를 쓰러트린 것을 알고도 승부를 걸어볼 만 하다. 목진은 은연중 후기지수에 불과하다며 그녀를 얕잡아보던 마음을 말끔히 지워냈다.
강기와 강기가 맞닿는 힘겨룸 사이에 힘으로 누르거나 상승무학의 묘리를 섞어 가볍게 제압하려고 했건만, 이래서야 힘겨룸 자체를 성립시킬 수가 없으니 곤란한 상황.
‘재미있구나.’
이 무공을 어떻게 공략해야 할 것인가. 목진은 마치 퍼즐을 손에 쥔 것처럼 흥미로운 눈으로 제갈희를 바라보았다.
무작정 공력을 해방하여 강대한 힘으로 누르는 것도 방법이긴 하지만, 시간이 촉박하거나 생사결을 하는 것도 아닌 마당에 강호의 선배로서 체면이 서지 않는 방법은 되도록 피할 작정이었다. 힘(力)이 아니라 무(武)의 차이를 느끼게 해주어야 진심으로 패배를 받아들일 테니까.
물론, 가장 큰 이유는 새로운 무공에 대한 재미였지만 말이다.
하지만 목진이 그 이상 상념에 잠길 틈은 없었다. 그의 상대는 제갈희 혼자가 아니었으니까.
“흡!”
제갈희가 내상을 다스리는 사이에 다가온 남궁천이 기합성과 함께 푸른 기운이 서린 검을 내지른다. 초식 자체는 지겹도록 겪어 본 남궁세가의 성명절학인 창궁무애검법(蒼穹無涯劍法)이지만 방금 전 제갈희의 사례를 겪은 목진은 방심하지 않은 채 남궁천의 검을 받아냈다.
터엉!
“······역시!”
아니나 다를까, 남궁천의 검강과 부딪힌 목진의 검이 예상 이상의 강한 반탄력에 크게 튕겨나간다.
그 정도쯤은 이미 각오한 바다. 목진의 손목이 부드럽게 꺾이자마자 튕겨나간 검이 유려한 곡선을 그리며 남궁천의 연격을 막아내기 시작한다.
그러나 남궁천이 믿고 있던 비장의 수는 반탄력이 아니었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용처럼 변화무쌍한 남궁천의 검을 받아내며 목진은 다시금 당혹스러움을 느꼈다.
‘이건 또 무슨 해괴한······.”
남궁천의 검에 서린 푸른 기운과 검강이 부딪힐 때마다, 단단하게 밀집된 검강이 조금씩 흐트러진다. 마치 스스로 검강을 거두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말이다.
그건 목진이 난생 처음 겪는 불가사의한 현상이었다.
강기란 본래 간신히 눈에 보일까 말까 한 희미한 검기를 육안으로 볼 수 있을 정도까지 뭉쳐 유형화 시키는 상승의 무학. 거대한 바위를 두부처럼 자르고, 두꺼운 쇠조차 모래처럼 꿰뚫을 정도로 극한까지 집속된 기에 대한 무인의 통제력은 외부에서 간섭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강기를 다루려면 단순히 기를 무작정 때려넣는 게 아니라 그 기를 온전히 지배할 수 있어야 한다. 기를 다루는 데 이골이 난 무인들 중에서도 선택받은 재능을 지닌 소수만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강기가 아니던가. 개중에서 천외천(天外天)의 경지에 이르른 목진의 기에 대한 지배력이야 더 말할 것도 없으리라.
하지만 그런 목진의 검강이 흐트러지고 있었다. 스스로의 무공에 확고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목진으로선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가세할게요!”
자신보다 강한 상대의 빈틈을 공략하지 못한다면 무인이라 불릴 자격이 없다. 목진이 당황한 틈을 놓치지 않고 다시금 제갈희의 우주미리보가 그의 사각을 향해 파고들기 시작했다.
앞에는 강기를 무력화시키는 정체불명의 푸른 검강, 뒤에는 강기를 깎아내는 쇄거강기. 남궁천과 제갈희의 맹렬한 연격이 사방에서 목진을 압박해 들어갔다.
“와······.”
그 동안우공 이목진이 순간적으로 밀리는 듯한 모습에 흔투가가 저도 모르게 탄성을 터트린다.
아무리 목진이 손속에 사정을 두었고, 정보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라고는 하나 까마득히 강한 고수를 상대로 잠시나마 밀어붙일 수 있는 저력.
그것이 바로 오대세가(五代世家)의 힘이었다.
정보)
기공방 성계에는 각 세력의 무림인들이 마구잡이로 모여들기에, 분쟁 또한 만만찮게 많이 일어난다. 공식적으로 기공방 성계 내에서 생사결은 금지되어 있지만, 무림인식 분쟁 해결(=비무)을 위해 비무용 사설 콜로니들이 다수 존재한다. 이러한 비무용 콜로니들은 소정의 대여료를 내고 대여할 수 있다.
비무용 콜로니들은 외부에 공개되는 공개형과 비공개형이 있으며, 당연히 비공개형이 비싸다. 비공개형 비무용 콜로니는 입회자가 없는 대신 비무로 인한 손상에 대한 수리비 청구 등을 위해 신분이 확실하거나 거액의 보증금을 건 고객만 대여할 수 있다.
철시귀옹 리첼을 뒤에서 지원한 사혈곡은 인류정부의 대대적인 감사를 받은 뒤 당분간 봉문하고 자중하지 않으면 경제봉쇄를 해버릴 거라는 협박을 받고 십 년 동안 봉문을 선언했다. 사문의 웃어른인 철시귀옹에게 반쯤 강제로 엮이게 된 사혈곡주로서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원래 세상사가 다 그런 법이다.
강호무림에서 시시때때로 일어나는 분쟁과 그를 해결하기 위한 비무는 방송부 개방도들의 짭짤한 수익원이다. 비무 당사자들도 명성을 날리는 것은 물론 소정의 출연료를 받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방송 송출을 거절하지 않는 편이다.
명문세가의 후기지수는 경험과 깨달음이 부족할 뿐 가진 바 무력 자체는 절대고수의 수준에 근접하며, 일부 특이 케이스는 상회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그렇다고는 해도 경험과 무공에 대한 깨달음이 부족하기 때문에 작정하고 생사결 등을 한다면 절대고수를 이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목숨까지는 거두지 않는 비무라면 1할 미만 정도의 가능성으로 판정승을 노려볼 만 하다.
서천검후와의 비무를 통해 알려진 목진의 무위와 고대인이라는 디버프를 고려해서 제갈희와 남궁천이 계산한 비무 승리 확률은 약 3할 가량이다.
흔투가는 SNS를 올리며 인증용으로 적당히 블러 처리한 사진을 첨부했다. 사진만 봐서는 누가 누구인지 특정할 수 없지만, ‘최근 주가를 올리는 신진 절대고수’, ‘남궁세가 복식을 한 명문세가 후기지수’, ‘제갈세가 복식을 한 명문세가 후기지수’ 등으로 어느 정도 의심가는 후보들을 추릴 수는 있다. 이 정도면 남궁세가와 제갈세가에게 항의 정도는 받겠지만 아슬아슬하게 고소는 안 당한다.
은청강은 제갈세가에서 자체 개발한 합금으로, 가벼우면서도 견고한데다 기공공학적 세공이 가능한 금속 중에서는 효율이 매우 좋은 편이기에 인기가 많다. 군대에서도 자체적으로 라이센스를 구입해 생산할 정도로 좋은 합금으로, 제갈세가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다.
우주미리보는 약 팔백여년 전에 처음으로 창안되었으며, 현재까지 계속해서 개량되고 있는 제갈세가의 주력 상위무공이다. 천기미리보의 무학과 철학을 토대로 만들어졌으며, 특수 입자와 내공 일부를 사용해 실제와 거의 동일한 분신을 만들어낸 뒤 천기미리보의 신묘한 보법 루트들을 동시에 밟아 상대를 압박한다.
우주미리보는 내공 일부를 사용하기 때문에 강력한 내공 드라이브가 없으면 시전조차 할 수 없으며, 모든 분신이 실체와 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지간한 고수들도 우주미리보를 파훼할 수 없다. 기의 흐름까지는 재현하지 못하는 것이 약점이지만, 화경에 든 고수들이라고 해도 전투 중에 기의 흐름까지 느끼기는 쉽지 않은 노릇이라 큰 약점이라 할 수는 없다.
무공이 강해질수록 검강은 더욱 견고해진다. 그렇게 점점 기를 밀집시키다가, 강기의 밀집도가 극한에 이르면 작게 압축되어 검환의 경지에 이르게 된다. 항성이 블랙홀이 되어가는 과정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제갈세가 직계에게만 전수되는 비기인 쇄거강기는 더 강한 고수의 강기를 상대하기 위해 인류군의 체인소드에서 영감을 얻어 창안된 제갈세가의 신공절학이다. 차이점이라면 군용 합금으로 톱날을 형성하지 않고 강기를 톱날과 같은 형태로 형성한다는 점이 다르다.
상대방의 기에 대한 지배력을 풀어 강기를 흩어버리는 남궁천의 푸른 검강은 남궁세가의 신공절학 중 하나인 청천파동검기(靑天波動劍氣)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