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mn Necromancer RAW novel - Chapter (171)
돈지랄 네크로맨서 (171)
폭로
[그리프 가문, 끔찍한 만행 저질렀나?] [비밀 시설 위치 전부 폭로! 미 대사관, 공식적으로 사실 인정!] [김민우, 그리프 가문과 맞선 이유가 있었다? 새로운 길드원 한시아를 둘러싼 배경!] [독일 정부, 자체 전수조사 착수! 메카넨 총리, 부당한 일이 있었을 시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히며…….]―와 선빵 세게 갈겼네 ㅋㅋ
―보니까 미국도 거드는 거 같은데? 이러면 묻기 힘들 듯.
―독일 빠지라 했을 때 패기에 지릴 뻔;;
―어? 추가 기사 떴다.
[사우디 압둘라 국왕, 천인공노할 만행에 분노! 독일에 석유 수출 제한을…….] [이자벨라, 그리프 가문의 만행에 거센 비판!] [프랑스, 이번 여론전에 힘 싣나?] [중국 리 주석, 비판 행렬 동참? 독일에 핵심 자원 수출 제한을…….]―지금 사우디 미국 프랑스 중국이 함께 움직이는 거임?
―김민우 국제 파워 미쳤다 ㄷㄷ
―이러면 그리프 가문 버틸 수 있음?
―방금까진 그냥 버틸 것 같았는데…… 이젠 좀 아닌 듯?
―손절이라는 좋은 말이 있다 ㄷㄷ
―그거 감안해도 쉽게 손절하긴 어려울 것 같긴 함. 정재계 최상위층도 다 얽혀 있을 텐데. 걔들이 저걸 전부 몰랐겠냐고 ㅋㅋ
―불구경 개꿀잼 ㅋㅋ
―ㄹㅇㅋㅋ 공항에서 지랄할 때부터 개띠꺼웠는데. 참교육 각 날카롭죠?
―그래도 아직 모름. 막말로 그리프에서 버티면 뭘 어쩔 건데. 진짜 잡으러 갈 것도 아니고.
―그렇긴 한데…….
스마트폰을 통해 기사를 살펴본 김민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미 대통령과는 대화를 나눴다. 배터리 사업부터 시작해서 교육과 길드 지분까지.
미국과는 얽힌 게 제법 많았다.
중국 또한 마찬가지였다.
두 국가는 쉽게 움직일 수 있었다. 대가로 제시한 건 바로 교육이었다. 중국 같은 경우 교육받은 선례가 이미 있었다. 탁월한 효과를 봤기 때문인지 압박에 흔쾌히 동의해 주었다.
미국 또한 마찬가지였다.
‘과외 정도로 움직이는 거면 제법 싼 거지.’
이쪽이 좀만 고생하면 그리프를 족칠 수 있는데.
그리고 이자벨라는…….
“이 정도면 되나? 모국에도 어느 정도 말해 놨으니, 적극적으로 참여해 줄 것 같다.”
“충분합니다. 그럼, 알려 드리죠.”
심권의 교육.
그 대가 중 하나로 여론전을 요청했다.
솔직히 아주 싼 대가긴 한데.
‘앞으로 이것저것 더 받으면 되니까.’
운명의 인도 목록엔 이자벨라 또한 포함되어 있었다. 그것 때문이라도 어차피 알려 줘야 할 내용이다.
그렇기에 아까운 건 없었다.
애초에 자신이 창안한 내용이 아니기도 하고.
꿀꺽.
이자벨라가 침을 삼켰다.
“물질계를 넘어선 세상이 있다는 걸 아십니까?”
“……물질계를 넘어선 세상?”
“쉽게 말하죠. 심권은 인식 자체가 물질계를 뛰어넘어야 활용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어떻게 인식을 넘지?”
“스스로 넘으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겁니다. 수많은 고찰이 필요하겠죠. 지름길이 하나 있긴 한데…….”
“알려 다오.”
“검선께 도움을 요청해 보시죠. 애초에 그런 건 많이 보는 게 최곱니다.”
“부탁 많이 해 봤다. 근데 절대 안 가르쳐 줬다.”
“잠시만요.”
김민우가 스마트폰을 들어 통화를 걸었다. 세 번이 울리기도 전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민우냐?
“예, 어르신. 이자벨라 양 말인데. 심권 좀 도와주실 수 있을까요?”
―어렵지 않지. 오라고 하거라.
“늘 감사합니다, 어르신.”
―이것 가지고 뭘. 그나저나 소식 들었다. 그리프 가문과 일이 있다면서?
“예.”
―도움은? 혼자서 괜찮겠느냐?
“괜찮습니다. 혼자서 해야 할 일이기도 하고요.”
―알겠다. 부탁할 것 있으면 언제든 연락하고.
“예, 들어가세요. 어르신.”
―오냐.
쿨하게 대답한 채 전화를 끊는 검선. 이자벨라를 바라보았다.
“이제 검해각 가시면 됩니다.”
이자벨라가 눈을 끔뻑였다.
근래 한 달간 검해각의 문지방이 닳도록 방문한 그녀였다.
그럼에도 기술의 전수는커녕 기본기나 좀 알려 주는 게 전부였는데.
고작 통화 한마디에 모든 일이 술술 풀리고 있었다.
그러니 황당할 수밖에.
‘이렇게 쉬웠나?’
달리 말하면 김민우의 영향력이 한국 최고수들에게도 닿을 정도로 대단하다는 뜻이기도 했다.
어쨌든.
김민우는 가르쳐 준다는 약속을 지켰다. 여론전에 힘을 실어 주긴 했지만 심권에 비하면 미약한 대가일 뿐이었다.
“……고맙다. 은혜는 차후에 갚도록 하지.”
“예.”
그녀가 검해각으로 떠나기 시작했을 때 김민우의 눈앞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대상, ‘이자벨라’의 호감도가 상승합니다.] [25 ―〉 57]“오.”
호감도가 낮았어서 그런가.
한 방에 시원하게 올라 주었다.
호감도 목록을 살펴보았다.
[현재 운명의 인도가 가능한 동료 목록] [1. 박시우, 호감도 83 ―〉 85] [2. 서예림, 호감도 75 ―〉 80] [3. 이자벨라, 호감도 25 ―〉 57] [4. 한시아, 호감도 21 ―〉 69]박시우와 서예림.
두 사람의 호감도가 80을 돌파해 있었다.
‘그럴 만도 하지.’
둘 강화에 30조 썼다.
소비가 호감도의 모든 것은 아니라지만, 달리 말하면 일부분은 될 수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애초에 아끼지 않으면 돈을 팍팍 써 주겠냐 이 말이다.
이자벨라 또한 50을 돌파하며 쾌속의 전진을.
한시아는 그냥 우주선 타고 날아간 상태였다.
‘속도 좋고.’
전체적으로 균일한 호감도작은 대단히 중요했다. 호감도가 가장 높은 검사인 박시우를 주로 활용하긴 하겠지만, 다른 인물들이라고 쓰지 말란 법이 없었으니까.
궁수.
무술가.
사제 등.
무대에 따라 얼마든지 교체할 수 있는 구조기도 하고.
그런 의미에서 대단히 배부른 성과라 할 수 있었다.
“아 참. 압둘라 국왕한테도 전화해야지.”
중국, 미국, 프랑스야 관련이 있기에 독일을 후려치는 거고.
사우디의 참전은 그조차 생각하지 못한 요소였다. 깔끔하게 거래했고 거기서 끝날 줄 알았으니까.
직통 번호 정도야 당연히 가지고 있었다.
“아, 예. 국왕님. 접니다, 김민우. 이번에 큰 힘을 써 주셔서, 정말 놀랐습니다.”
―허허. 우린 서로 알라의 축복을 주고받은 사이가 아닌가. 형제나 다름없는 셈이지.
“그렇게 생각해 주시니 감격할 따름입니다. 기분이 정말 좋네요. 아, 소식 들으셨죠? 저희 일성에서 괜찮은 배터리를 개발했는데.”
―……들었네. 보고 참 많이 놀랐지. 석유의 시대가 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어. 그래서 말인데…… 투자, 가능한가? 그대의 길드여도 좋고, 일성 그룹이라도 괜찮네.
이래서 여론전에 힘을 실었구만.
이익을 나눠 먹게 되긴 하겠지만, 그만큼 사우디와 좋은 관계가 될 수 있다는 걸 생각해 보면 나쁠 건 없었다.
“좋습니다. 천천히 이야기를 나눠 볼까요?”
뿌린 대로 거둔다고.
여기저기 뿌린 씨앗이 사방에서 발화하고 있었다.
이래서 인싸는 바쁘다는 거다.
* * *
독일의 명문가 그리프 가문에 난리가 났다.
김하은과 한시아를 빼앗겼다.
1할에 가까운 전력이 한국에 포로로 잡혔다. 끔찍한 건 진짜 악재는 이제 시작이라는 사실이었다.
같은 무리끼리도 모든 비밀을 공유하진 않는 법.
독일의 최상위 권력층이라 해도 모르는 비밀이 있었다.
가령, 아이들을 납치한다는 건 알고 있었어도 그게 ‘독일’ 아이들인지는 몰랐다든가 하는 사실들.
집사장이 자신의 머리를 쥐어뜯었다.
“빌어먹을! 대체 이 정보를 어떻게 안 거야?”
“모르겠습니다. 보안은 분명 철저했는데…… 혹시 요나스 공께서 배신을……?”
“아니, 절대 아니다. 그는 이런 자세한 정보까진 몰라. 한시아 그년 또한 마찬가지고.”
요나스의 배신이라기엔 말이 안 되는 일이 너무 많았다.
그가 아는 비밀 시설이라 해 봐야 새 발의 피 수준이었다.
반면 김민우가 까발린 정보는 그리프 가문을 아예 발가벗긴 수준이었다.
솔직히 거기까지는 어찌저찌 무마할 수 있었다.
그리프 가문이 뒤가 구리다는 게 어디 비밀이던가?
그건 공공연한 주제에 가까웠다.
독일인들도 그걸 안다.
정재계도 그걸 안다.
그럼에도 묵인하는 건, 그리프가 그만큼 많은 걸 베풀었기 때문이다. 혼자 독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인으로서 응당 모범을 보였기 때문이었다.
“은혜도 모르는 것들. 감히…… 누가 키워 준 줄도 모르고…….”
자신들이 없었다면 독일이 각성 강대국 4위로 올라설 수 있었을까?
어림도 없는 이야기였다.
그런데도.
―집사장님! 지금 어떻게 할 겁니까? 이대로는 못 묻습니다. 이미 정보가 죄다 퍼졌…….
―크흠…… 이게 정말 사실이면 저희 크루프 가문에서도 더 이상의 도움은…….
온갖 잡놈들이 앓는 소리를 잔뜩 내고 있었다.
‘빌어먹을, 내 선에선 통제가 안 된다.’
김민우가 정보를 폭로했을 때만 해도 피식 웃었던 그였다.
적당히 책임자 한둘 문책하고 넘어가면 되겠지. 정 뭐하면 사과라도 하면 될 테고.
근데, 일의 여파가 그 정도 수준이 아니었다. 미국과 중국, 사우디와 프랑스가 달라붙었다.
어어? 하는 사이 일의 규모가 미친 듯이 커지고 있었다.
이제 와서 책임자 한둘 잘라 낸다 한들 일이 조용히 마무리될까?
어림도 없었다.
제재는 이미 시작됐고, 독일이 자신들을 감쌀수록 더 많은 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 그럴수록 그리프에 대한 원망도 커지겠지.
정재계도 국민들의 원망에 점점 큰 부담을 느끼게 되리라.
집사장이 입술을 깨물었다.
폐관 수련을 진행하고 있는 가주를 떠올렸다.
“……할 수 없군. 가주를 만나 뵙겠다.”
“괜찮겠습니까? 누구도 방해하지 말라 하셨는데…….”
“그럼 다른 방법이 있나? 우리의 힘으로 해결이 가능했으면, 진작 했겠지.”
간부진들이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확실히 가문 내에서 가주만큼 위상을 갖고 있는 인물은 없었다.
한시아의 재능을 흡수한 뒤론 더더욱 그랬다.
그리프의 절대자.
지금 그가 간절히 필요했다.
집사장이 몸을 일으켰다.
가문의 영지 한가운데.
222층의 거대한 탑이 자리 잡고 있었다. 가주가 폐관 수련을 진행하는 장소는 그 꼭대기였다.
한시아의 거대한 재능을 흡수한 뒤 그는 오래도록 그 재능을 정제하고 있었다.
그렇게 수련을 진행하고 있기에 어지간해선 222층에 방문하는 인원이 없다시피 했다.
문 앞에 다가간 집사장이 조심스레 마나를 불어넣었다.
어두운 거미줄 같은 문양이 새겨졌다. 긴급한 상황일 때를 대비해 맞춰 둔 신호였다.
끼이익.
쿵.
문이 열렸다.
새하얀 안색을 가진 얼굴의 노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삐쩍 마른 팔다리.
하지만 그 마른 몸 위로 피어오르는 위압감은 상상을 초월하고 있었다.
꿀꺽.
식은땀을 줄줄 흘리던 집사장이 다급히 고개를 숙였다.
“가주를 뵙습니다.”
“무슨 일이냐.”
“한시아를 빼앗겼습니다. 또한…….”
감히 거짓을 말하는 건 있을 수 없었다.
집사장이 상황을 낱낱이 고했다.
전부 들은 루카스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그가 손을 뻗었다.
집사장의 몸 안에 있던 스마트폰이 딸려 나왔다. 루카스가 무뚝뚝한 얼굴로 번호를 눌렀다.
잠시 후.
목소리가 들려왔다.
독일의 총리.
메카넨의 것이었다.
―집사장. 내 일을 해결할 방도가 없으면 전화하지 말라고 했…….
“메카넨. 누가 너를 그 자리에 올렸느냐.”
―……허업! 가, 가주님이십니까?
“못 보던 새 버릇 나쁜 개가 되었구나. 감히 주인을 물려 하고.”
―그, 그게 아니라…… 상황이 너무 안 좋게…….
“말이 많아졌군.”
―죄, 죄송합니다!
“눈을 감고, 귀를 닫아라. 네가 가장 잘하는 일이지 않느냐?”
―……명심하겠습니다.
뚝.
전화를 끊은 루카스가 집사장을 바라보았다.
“그림자에게 연락하겠다.”
집사장이 침을 꿀꺽 삼켰다.
그림자.
행적이 비밀스러운 단체였다.
어찌나 은밀한지 가주 외엔 연락 방법을 아무도 몰랐다.
집사장이 아는 것이라곤 그들이 사악한 사도를 숭배한다는 것과 그 저력이 상상 이상이라는 것 정도였다.
특히 사악한 사도가 그랬다.
거미를 닮은 조각상.
이건 가문 곳곳에 놓여 있었다.
루카스마저 공손하게 고개 숙인 채 기도를 올릴 정도로 대단한 존재였다.
“괜찮겠습니까? 놈들이라면 분명 대가를 요구할 텐데…….”
“불이 번진 뒤 움직이면 늦다. 거기에……. 사도의 반응이 심상찮아.”
루카스의 시선이 하드로녹스의 조각상으로 향했다.
폐관 수련을 진행하고 있을 때, 자신의 몸 안에 있던 그림자의 힘이 은은하게 소용돌이치는 걸 느꼈다.
마치 아주 기뻐하는 것처럼 날뛰기 시작했던 힘.
이런 적은 난생처음이었다.
그걸 봤을 때 사도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게 틀림없었다.
다만 루카스로서는 그 이유까진 알지 못했다.
힘을 받았을 뿐 소통할 수 있는 능력까지 받은 건 아니었으니까.
하드로녹스와 직접 소통이 가능한 건 그림자 내부에서도 대사제밖에 없었다.
“지금처럼 미묘한 상황일수록 소통에 차질이 있어선 안 된다. 사도의 의중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겠지.”
“알겠습니다.”
“이만 물러나라.”
집사장이 고개를 숙이며 물러갔다. 루카스는 홀로 남아,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의 눈동자에서 은은한 광채가 느껴졌다.
곧이어 그가 수정구 하나를 꺼냈다.
마나를 불어넣자 시꺼먼 로브를 쓴 인영이 드러났다.
그림자의 대사제였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