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mn Necromancer RAW novel - Chapter (5)
돈지랄 네크로맨서 (5)
EX급 스킬
[네크로맨서 스킬, 데스 로드(EX)를 획득하였습니다.] [데스 로드] [등급: EX] [종류: 패시브] [효과 1. 소환하는 언데드는 사망 시 한 번 더 부활한다 (하루 1회 한정).] [효과 2. 소환한 모든 언데드의 능력치가 50% 상승한다.] [효과 3. 언데드 소환에 드는 마나가 50% 감소한다.] [효과 4. 휘하의 모든 언데드가 학습 능력을 지니게 된다.] [효과 5. 특정 조건을 달성하면 데스 로드의 시련이 주어진다. 극복할 시 특별한 보상을 얻을 수 있다.]‘맙소사.’
스킬의 효과를 본 김민우가 입을 떡 벌렸다.
여태까지 제법 많은 S급 스킬들을 봐 왔다.
그렇기에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EX급 스킬은 S급과 아예 격이 다른 스킬이라는 것을!
‘미친 거 아냐?’
단순히 효율만을 생각해 봐도 그렇다. 자신과 동일한 네크로맨서가 있다고 치자.
상대 네크로맨서가 스켈레톤 열 마리를 뽑을 때.
‘난 스무 마리다.’
소환에 드는 마나가 절반이니까. 거기에 능력치가 50% 상승한다면?
산술적으로만 놓고 보면 서른 마리의 힘을 발휘하는 셈이다.
그것도 모자라 죽으면 한 번 더 부활한단다.
그걸 감안하면 60마리인 셈이었다.
이 스노우볼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미친 듯이 굴러가기 시작할 테지.
효과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학습 능력이라.’
언데드에게도 학습 능력은 있었다. 단, 고위 언데드에게만 적용되는 이야기였다.
‘대충 듀라한 이상부터였지.’
중상위 언데드이자 목 없는 기사인 듀라한.
그 정도는 되어야 뭐라도 배울 수 있었다.
그런데 저 효과라면…….
‘평범한 스켈레톤도 학습 능력을 지니게 된다는 건가?’
엄청난 효과였다.
물론 그 효율이 어느 정도일지는 직접 소환해 다뤄 봐야 알 수 있긴 하겠지만 말이다.
‘EX급 스킬의 효과야.’
다른 효과에도 밀리지 않는 효율을 보여 줄 터. 벌써부터 가슴이 웅장해진다.
효과 5에 있는 시련은 뭐, 당장은 조건을 모르니 일단 할 일이나 하는 수밖에.
‘상태창.’
[이름: 김민우(23)] [직업: 네크로맨서] [레벨: 1] [보유 스킬(1/1): 데스 로드(EX)] [마나: 100/100] [타이틀: 없음] [힘: 8] [민첩: 8] [체력: 7] [마력: 10]능력치는 보통 10이 인간 평균이었다. 그걸 감안하면 김민우의 육체는 평균 이하였다.
‘뭐, 다행히 마력은 사람 턱걸이했네.’
마력은 10당 스킬 칸 1개를 늘려 준다. 거기에 1당 마나 10이 주어지는 능력치다.
‘일단 가장 먼저 마력을 높여야 한다.’
언데드를 강화시키는 스킬은 있는데 정작 언데드를 소환할 스킬이 없었다.
마력을 높여 스킬 칸을 늘려야 했다.
품 안을 뒤적거린 그가 영단을 꺼냈다.
[검영단(劍影丹)] [등급: A] [검해각에서 만든 영단. 섭취 시 모든 능력치를 10 높여 준다(중복 적용 불가)]역시.
명품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
모든 능력치 10은 달리 말하면 사람 하나의 힘을 더해 주는 것과 같았다.
‘지금 먹긴 아깝지.’
마치 공부처럼, 능력치는 높아질수록 올리기 더욱 어려워진다.
이만한 영약은 나중에 사용하는 게 좋을 것이다.
‘다른 영약을 구해 봐야겠어.’
낮은 등급의 물품은 돈만 있어도 쉽게 구할 수 있으니, 능력치 문제는 그렇게 해결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아버지]“여보세요?”
―민우야. 각성했다고 들었다. 정말이냐?
수화기 너머 김 회장의 목소리로부터 다급함이 느껴졌다.
아무래도 경호원들이 소식을 전달한 것 같았다.
“그렇게 됐습니다.”
―얼른 집으로 와라. 다른 데 돌아다니지 말고.
“예.”
영약, 장비 그리고 기부금까지 돈 쓸 일이 넘쳤는데.
마침 딱 좋은 타이밍이었다.
* * *
김강철 회장.
그가 자신의 서재를 서성거렸다.
아직까지도 조금 전 걸려 온 전화 내용을 믿기가 어려웠다.
그도 그럴 게 내용이 너무 충격적이었던 것이다.
거짓말도 적당히 쳐야 그럴듯하지!
개망나니였던 장남 녀석이 검선과 치열하게 대련을 펼치는 것도 모자라, 그에게 위대한 검사라 칭송을 받아?
이게 소설이나 영화였다면 출시도 전에 폐기물이라 비판받았을 거다.
―허허. 당황하신 것 같구려. 하지만 내 검을 걸고, 방금 말한 내용은 틀림없는 사실이오.
―아 참. 앞으로 검해각의 힘이 필요하면 언제든 말해 주시오. 여차하면 내 직접 도우러 갈 테니.
온갖 산전수전을 다 겪은 김 회장조차 검선의 말에 일단 예, 예거릴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게 뭘 알아야 대화를 이어 가든가 말든가 할 것 아닌가!
그렇게 검선과의 통화 후 곧바로 경호원들에게 전화를 걸었고…….
―예. 제가 검은 잘 모르지만, 확실히 도련님은 검선께도 밀리지 않았습니다.
―제가 보기엔 오히려 첫째 도련님이 검선을 밀어붙이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달까요. 비록 나중엔 체력이 부족해 쓰러지셨지만…….
‘말도 안 돼.’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근데 그게 현실이었다.
초조하게 서성이고 있을 때, 서재의 문이 열렸다.
“저 왔습니다, 아버지.”
“여기, 여기 좀 앉아 봐라.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
“검선과 대련했습니다. 제가 체력이 달려서 졌고요.”
“……아니! 너무 간단하잖느냐! 좀 풀어서 설명해 보란 말이다.”
안달복달하는 김 회장의 모습에 민우가 머리를 긁적였다.
“그러니까 그게…….”
설명이 이어질 때마다 김 회장은 허허 웃기도, 눈을 찌푸리기도, 무릎을 탁, 치기도 했다.
장남 녀석이 스물셋이 넘어가도록 사람 구실을 못 하기에, 여태 속을 많이 썩였던 김 회장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덜컥 천억을 걸며 검선과 대련을 신청하는 대범함.
검선조차 그 한계를 재능 짓지 못한 무서운 재능까지.
장남 녀석이 이렇게 이쁜 놈이었던가?
김 회장의 입가엔 어느새 미소가 실실 올라와 있었다.
“하하! 역시 내 새끼다! 내 새끼야! 그럼! 호부 밑에 견자 없는 법이지!”
“예? 아버지가 호부……?”
“어허! 나도 젊었을 적엔 각성자로 이름 좀 날렸어! 회사만 물려받아야 하지 않았어도 지금쯤 S급…… 크흠!”
김 회장이 자기도 너무 갔다 싶은지 헛기침을 해 댔다.
“그나저나 걱정입니다.”
“걱정? 뭐가?”
“제가 턱! 하고 천억을 지르긴 했는데, 아버지도 알다시피 저 개털이잖아요. 돈도 다 압수당했고…….”
“하하! 천억이 뭐 대수라고! 걱정할 것 하나도 없다! 이 애비가 처리할 테니 신경 쓰지 말거라.”
“정말요?”
“그럼! 당연하지!”
김 회장이 호쾌하게 답했다.
뭐 사고 쳐서 뒷수습으로 천억을 내는 것도 아니고.
무려 그 검해각과 사이를 진전시킬 금액이다.
검선 측에선 내지 않아도 된다고 했지만, 김 회장은 이 기회를 놓칠 생각이 없었다.
‘평소엔 주고 싶어도 못 줬던 돈인데. 잘됐지, 암!’
원래 돈이란 건 관계를 끈끈하게 만들어 주는 매개체였으니까. 마침 건네줄 만한 아주 좋은 구실이 생긴 셈이다.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른 느낌.
이게 바로 자식이 커 가는 걸 보는 맛인가 보다.
김 회장이 기대감을 품은 채 물었다.
“그래서 업적은 어떻게 됐느냐? 각성할 때 빛이 엄청났다던데. B급? 아니 그건 너무 짜지. 그래도 A, 어쩌면 S도…….”
“아버지. 호부의 포부가 그것밖에 안 됩니까? 좀 더 쓰시죠.”
“응?”
뭔 소리지?
김 회장이 고개를 갸웃했다.
A등급보다 더 쓰라는 건가?
하지만 이미 자신은 S까지 염두에 두지 않았던가.
한순간 아들놈의 말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때, 김민우의 손가락이 하늘을 가리켰다.
“S보다 더 위요.”
“……더, 위? 위라고?!”
김 회장의 머리카락이 쭈뼛 섰다. 등줄기에 소름이 올라올 정도였다.
“그게 무슨……! 업적은 S가 끝이 아니냐!”
상식 중의 상식이다.
세계 그 어떤 각성자도 업적에서 S등급 이상을 받은 적이 없었다.
근데 그 위라니?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있습니다, 그 위가. 제가 증인입니다.”
[각성자 김민우가 상태창을 공유합니다!] [확인하시겠습니까?]꿀꺽.
침을 가까스로 삼킨 김 회장이 아들의 상태창을 공유받았고.
“……!”
눈을 부릅떴다.
[보유 스킬(1/1): 데스 로드(EX)]“EX? 이게 대체……!”
처음 보는 등급과 그 효과에 한번 놀라고…….
[직업: 네크로맨서]“아니, 잠깐! 뭐, 뭐야! 네크로맨서?”
직업에 또 놀랐다.
“예. 네크로맨서로 전직했습니다.”
아주 자랑스럽게 말하는 아들의 모습에, 김 회장의 사고에 순간 혼란이 왔다.
분명 검선이 위대한 검사라 칭찬했었는데 어째서?
대체 왜……?
그때…….
무언가를 결심한 듯 김민우의 얼굴이 진중해졌다.
“아버지.”
“그, 그래.”
“저희 집에 돈이 많잖아요.”
“그렇……긴 하지?”
“장비 짱짱한 걸로 사서 해골한테 쥐여 주면, 그게 바로 무적 아니겠습니까?”
“어,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닌데…… 굳이?”
“그게 바로 낭만이니까요. 그리고 네크로맨서도 검 휘두를 수 있어요. 정 아쉬우면 천재 검사 네크로맨서 하면 되죠, 뭐.”
그 말에 김 회장의 말문이 턱 하고 막혔다.
* * *
‘어찌어찌 설득은 됐네.’
방으로 들어온 민우가 한숨을 내쉬었다.
검선이야 대충 그럴듯한 이유로 설득이 됐다지만, 그건 C급 각성자인 김 회장한텐 씨알도 안 먹힐 이야기였다.
경계고 무아고 자시고.
사이비 취급이나 받지 않으면 다행이겠지.
다행히 그도 조금 아쉬워했을 뿐 나름대로 이유를 납득했다.
가문 빽 믿고 골랐다.
EX급 스킬이 엄청나더라.
키워 주면 밥값은 할 거다.
가족 좋다는 게 뭔가.
그러니 돈 좀 주세요.
무적의 5단 논리에 회장의 돈 보따리가 풀렸고…….
―기왕 각성한 거 열심히 해 봐라. 우리 일성의 이름을 빛낼 각성자는 민우 너뿐이다.
[김민우 님의 계좌에 100,000,000,000원이 입금되었습니다.]1차 지원금으로 천억을 받아 낼 수 있었다.
‘지금까진 계획대로다.’
김 회장에게 자신의 등급을 밝힌 이유는 간단했다.
6년간 플레이하며 봐 왔다.
김 회장은 좋은 아버지였다.
적어도 뒤통수칠 일은 없다.
거기에 결정적으로…….
‘앞으로 돈이 필요해, 정말 많이.’
각성 업적을 대충 A나 S급 정도로 두루뭉술하게 말하며 넘길 순 있었다.
근데 그러면, 지원금을 적당하게 타 낼 순 있을지언정.
‘진짜 시원하게는 못 타 내지.’
세계 유일과 그냥 그저 그런 유망주는 취급부터가 다른 법.
1차 지원금으로 천억 대신 팍 줄어든 금액이 왔을지도 몰랐다.
2차, 3차 금액도 팍 줄어들겠지.
7년 내로 외신을 사냥해야 하는 상황.
하루하루가 소중하다.
앞서 달려 나가려면 과감하게 행동해야 했다.
‘뭐, 이 정도면…….’
그래도 우리 해골들 까까 정도는 사 줄 수 있겠네.
회장에게 받은 건 돈과 응원뿐만이 아니었다.
[최하급 마력단] [등급: E] [요구 레벨: 1 이상] [섭취 시 마력을 약간 높여 준다. (능력치 50까지 적용)] [최하급 체력단] [최하급 힘단] [최하급 민첩단]개당 수천만 원에서 억 단위에 이르는 양산형 영약들을 듬뿍 받았다.
“이거면 전부 다 50까지 어…… 당연히 되겠지?”
영약의 효과를 보자.
능력치를 ‘약간’ 높여 준다.
이 약간이란 범위는 개인의 육체와 재능에 따라 달랐다.
천재적 재능과 육체를 지녔다면 한 알에 능력치 1씩 쑥쑥 오르겠지.
근데 김민우는?
‘이 놈은 좀 많이 불안한데.’
하급 영약 창고를 싹 쓸다시피 해서 갖고 온 거긴 한데…….
이런 영약은 김민우에게 로또나 다름없었다.
제발 올라가길 바라고 꾸역꾸역 먹어야 하는, 그런 종류인 것이다.
검영단 같은 영약이 괜히 귀물인 게 아니었다.
그건 ‘10’이라는 고정치를 반드시 올려 줬으니까.
그런 건 일성에도 몇 개 없었다.
‘그런 것들까지 노리기엔 좀 힘들지.’
일성에도 각성자가 있다.
그들에게도 영약이 돌아가야 한다는 걸 생각해 보면, 회장이라 해도 쉽게 건드릴 수 없는 물건이었다.
‘뭐, 나중에 노리면 되니까.’
좋은 영약은 실력을 증명하면 알아서 굴러 들어올 거다.
그렇게 수백 개에 가까운 영약을 섭취했고…….
“아.”
[힘: 32] [민첩: 33] [체력: 34] [마력: 35]“회장님, 미안.”
김민우의 재능이 폭발했다.
마이너스 쪽으로.
‘그래도 뭐 스킬 칸은 개방됐으니…….’
일단 영약을 좀 더 질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