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mn Necromancer RAW novel - Chapter (60)
돈지랄 네크로맨서 (60)
천라지망(4)
기출 변형은 예상하기 어렵다.
도주 대신 함정을 판다는 선택지는 제대로 먹혀 들었다.
사슬을 걸고 매복한 결과 이씨세가의 무사들이 죄다 쓸려 나갔다.
함정을 피해 살아남은 오십의 무사 또한 마찬가지였다.
이들이 나름 떵떵거린다곤 하지만 그래 봤자 성 하나 먹은 수준이다.
남은 오십의 수준도 일류를 넘지 못했다.
수천의 해골이 달려드니 허우적대다 하나둘 죽어 나갔다.
유일하게 일류의 끝자락인 이원평만이 서예림에게 분전 중이었다.
‘그래도 못 이기겠지만.’
서예림은 세 단체의 장로급이 와도 고전할 상대다.
고작해야 이원평 수준에선 약간이나마 시간이나 버는 게 최선이었다. 놈을 향해 다가가 칼을 푹 찔렀다.
“커흑!”
결국 이원평마저 쓰러졌다.
[레벨이 1 상승합니다!]“시간 끌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1업 더 했네요.”
“어차피 잡아 봤자 경험치도 거의 안 들어오는데요 뭘.”
그녀가 어깨를 으쓱한 채 말했다.
“그래서, 총 몇 업 했어요?”
“130에서 135 됐습니다.”
“전투 한 번에 5업? 이야, 좋을 때네요.”
“쪼렙의 특권이죠.”
이씨세가의 무사들은 가장 하수조차 150 수준의 강함을 지니고 있었다.
그런 놈들이 떼거리로 죽어 나갔으니, 김민우가 폭업을 하게 된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반면 서예림은 달랐다.
레벨이 차이 날수록 경험치가 정말 파격적으로 줄어든다.
하물며 그녀는 400에 가까운 고렙 각성자였다.
여기 무사들 죄다 잡아 봤자 경험치 1%조차도 올리기 어렵다는 뜻이다. 그래서 경험치를 양보받기로 사전에 이야기를 마쳤다.
그녀가 이원평을 상대로 시간을 질질 끈 이유였다.
‘해골도 폭업 했고.’
성에서 나간 직후.
사방에서 돌아다니던 해골들의 소환을 대부분 취소했다.
이미 위치가 걸린 상황.
흩뿌리는 건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의미가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었다.
몇 시간 후면 세 단체의 병력이 이쪽으로 죄다 몰려들겠지.
각 조당 다섯 마리 정도를 제외한 채 소환 취소하고, 죄다 이쪽에 불러냈다. 덕분에 평균 레벨이 65가 되었다.
경험치를 수천이 나눠 먹는 구조라는 걸 생각해 보면, 해골들도 참 좋을 때라 할 수 있었다.
거기에.
[반복된 전투 경험으로 스켈레톤의 무기술이 한층 더 성장합니다!] [근접 무기술이 E가 되었습니다!] [근접 무기술(E): 모든 근접 무기의 데미지가 20% 상승한다.]‘개꿀.’
무기술이 오르며 해골들 또한 한층 더 강해졌다.
그때.
―꾸우.
하양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도 전서구의 시체를 발에 꽉 쥔 채로.
“우리 하양이는 진짜 누굴 닮아서 이렇게 기특할까? 아빠를 닮은 건가?”
―꾸우.
머리를 살살 쓰다듬어 주었다.
이걸로 전서구도 죄다 처리됐으니 소식이 한참 뒤에야 알려질 터.
‘슬슬 말들을 나눠야겠군.’
이전까진 이씨세가 놈들이 추격하고 있기에, 말을 나누기가 애매했다. 나눈다 쳐도 이쪽이 따라잡히면 방향이 알려질 테니까.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추격조가 죄다 쓸려 나간 상황.
여기서 말을 둘씩 나눠 또 분신술을 써 댄다면?
‘머리에 쥐 좀 날 테지.’
일직선으로 올라가고 있긴 했지만, 꼭 그 길로만 가라는 법은 없었다.
추격하는 입장에선 모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해골들이 말에 사이좋게 올라갔다.
“움직여 봐.”
어설프게 균형을 잡다 사이좋게 낙마하는 해골들. 말을 타 본 적이 없을 테니 별수 없었다.
그럼 어쩔 수 있나.
“서로 줄로 몸 묶어 줘라.”
남은 해골들이 말에 올라탄 해골을 줄로 칭칭 묶었다.
저러면 안 떨어지겠지.
적당히 전장을 정리한 다음 서예림을 바라보았다.
“출발하죠.”
말을 탄 채 달려 나갔다.
* * *
사도련주, 천마, 무림맹주.
세 고수는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단지 가장 중심점에서 딱 버티고 있을 뿐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괜히 어디 방향 잡고 움직이다가 정반대 쪽에서 출현 소식이 들려오면 가 봤자 늦을 테니까.
하지만 중앙에 있다면?
가장 빠를 순 없을지언정 최소한 너무 늦지는 않을 수 있었다.
그래서였다.
머지않아 둘의 출현 소식이 전해졌고, 세 사람은 마나를 아낌없이 써 가며 한림성을 향해 눈썹 휘날리도록 달려왔다.
이씨세가의 추격대.
그 흔적과 시신을 발견한 것도 머지않아 벌어진 일이었다.
싸늘하게 누운 이원평의 시신을 본 맹주가 혀를 찼다.
“쯧. 함정에 걸렸군. 말이 죄다 걸려 넘어졌어. 야밤에 사슬을 걸고 기다리다니. 지독한 놈이야.”
그 말에 구양천이 코웃음 쳤다.
“애초에 못 발견할 만한 것도 아니었다. 집중하고 조심했으면 이렇게까지 큰 타격은 안 입었을 터. 뻔하다. 눈 뒤집힌 채 쫓아가다 걸렸겠지.”
시체들의 손가락을 살피던 사도련주의 얼굴이 굳었다.
“전서구가 다섯이었군? 손 위로 냄새가 남은 걸 보니 날리기까지 했다.”
“근데 소식이 안 온 거면…… 날아가는 전서구 다섯을 죄다 잡아냈다고?”
맹주의 얼굴이 굳었다.
그걸 잡아내는 건 보통 실력으로 가능한 게 아니었으니까.
나름의 한 수가 있다는 건데.
“……그런 것 같다. 근데…… 뭘로 잡았는지를 모르겠군.”
그 말에 구양천이 눈을 찌푸렸다.
“이봐. 네놈 아들이잖아. 그런 것도 몰라?”
“……후. 그놈은 한순간 사람이 달라진 것처럼 굴었다. 솔직히 말하지. 나도 녀석에 대해선 잘 모른다.”
인면지주를 잡으러 갔을 때.
장로를 붙이긴 했으나 그가 산속까지 따라가진 않았었다.
그의 역할은 산에 들어가기 전 방해받는 걸 막아서는 역할이었지, 인면지주의 사냥을 돕는 게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련주 또한 부정행위를 바라는 게 아니었기에 갈 때와 올 때만 봐주라고 명한 게 전부였다.
산은 인면지주의 놀이터.
거기까지 들어가서 방해할 미친놈은 없을 테니까.
‘……거기까지 붙였어야 했나.’
만약 인면지주를 사냥하는 모습까지 봤다면 둘에 대해 확실한 정보를 알 수 있었을 거다.
정작 이제 와서 보니 백소천과 최앵앵 둘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게 한이 되었다.
백소천은 검 잘 쓰고 망자를 다룬다. 최앵앵은 검 잘 쓰는 시녀다.
그가 아는 정보는 그게 전부였다.
적어도 그 범위 안에선 날아가는 전서구를 사냥할 만한 방법으로 떠오를 만한 게 크게 없었다.
검기를 날린다?
그걸로 날아가는 전서구 다섯을 잡아낼 정도면 이미 자신들과 비슷한 경지라는 뜻이다.
말이 안 된다.
주변을 수색하던 인원들이 세 사람에게 몰려왔다.
“주변에 말 발자국 외에 특별한 흔적은 없습니다.”
“전서구의 시체 같은 건 없었는가?”
“예, 맹주님. 보이지 않았습니다.”
세 사람이 한숨을 내쉬었다.
이걸로 추적이 더 까다로워졌다.
전서구가 막힌다는 건 소식이 전달될 가능성 또한 크게 낮아진다는 걸 뜻했으니까.
그나마 다행이라면.
“그래도 이번엔 방향이 사십 개는 아니군.”
스무 갈래로 나뉜 무리.
딱 절반으로 줄긴 했다.
그게 좋은 건진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맹주 양정학이 굳은 얼굴로 말했다.
“……일단 대로변에 수색대를 전부 깔아야겠군.”
“그래. 말을 타고 간다면 안 걸릴 수가 없다. 근데, 수색대만으로 되겠어? 흔적 보니 여기 이놈, 그 시녀가 장난감처럼 가지고 논 거 같은데.”
구양천이 이원평을 가리킨 채 말했다.
대충 몸 보면 알 수 있다.
일류 끝자락의 고수다.
전력을 다했는지 몸에 마나 한 줌 남지 않았다. 이 악물고 싸우다 마나가 텅 비었다는 뜻이다.
그걸 백소천이 칼로 찔러 쉽게 죽였다.
딱 보면 안다.
이 둘, 수준이 좀 많이 높다.
“……그럼, 관까지 움직이자고?”
“벌써 이틀 가까이 지났어. 내가 보기엔 좀 위험해. 말 타고 가니 체력도 보존할 테고.”
“…….”
“뭐 이리 쫄아? 우리 셋이 힘을 합쳐 요구하면, 황제가 아니라 황제 할아비라도 따라야 하는데.”
“음…….”
양정학이 고민했다.
관이 무림에 고개를 숙이게 된 지 꽤 됐다지만, 사적인 일로 병력을 움직이게 하는 건 제법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병권은 어찌 됐든 황제의 것이 아니던가. 거기에 자신은 나름 정파라는 무림맹의 맹주였고.
사파나 마교와는 입장이 좀 달랐다. 일단 세상 사람들에게 쌍욕을 처먹는 게 기본이 된다는 거다.
심지어 이번 일은 도와주면 관에 손해인 일이었다.
맨날 최강자 탄생해서 패고 다녔는데, 이번 일도 그 연장선이 아닌가?
다행히 백학성이 그 대신 반대 의견을 냈다.
“아니, 자칫하면 관에서 저쪽을 도울지도 모른다. 오히려 방해가 될 수도 있어. 그놈들 성정이라면 오히려 무사통과 시켜 줄지도 모르지.”
“하, 무사통과? 그럼 이 구양천이 가만있을 듯 것 같아? 죄다 대가리를 깨 버릴 거다.”
“……어쨌든. 적극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는 거다. 너무 몰아붙이면 욱하기 마련이니까. 그냥 봉쇄 정도만 유지하지. 아직은 때가 아니다.”
“……지랄. 그러다 진짜 탈출하면 어쩌려고?”
“아직 이틀도 안 지났다. 만약 내일까지도 못 잡으면, 그땐 이쪽도 진지하게 고려해 보겠다.”
“그쪽은 그렇다 치고. 양정학 네놈은? 설마 혼자 고고하게 반대표를 던지는 건 아니겠지?”
“……사도련주 말대로 하지.”
“흥! 좋다. 그럼 일단 쫓도록 하지.”
* * *
말을 타며 달렸다.
가던 도중 또 수색대 한 무리를 만났다. 해골 무리를 소환해 말의 발을 붙잡았다.
기겁한 채 발광하는 말들.
서예림이 쏜 화살이 순식간에 탑승자의 머리를 꿰뚫었다.
학살이 벌어졌다.
‘끝도 없네.’
3일 차.
경계가 삼엄하긴 했는데, 결국 성도 하나를 더 뚫고 지나갔다.
‘어지럽구만.’
3일 내내 잠을 거의 못 잤다.
기껏해야 말 위에서 잠깐잠깐 존 것 정도가 전부였다.
그나마 각성자라 버텼지 일반인이었으면 이미 기절했을 것이다.
그래도 한 가지 다행인 점이 있다면.
[진행 거리: 96%] [남은 거리: 4%]그래도 거의 다 왔다는 것이다.
‘수색대 도움이 컸지.’
앞에서 오는 놈들은 수준이 낮다.
근데 말은 쌩쌩한 걸 타고 있었다. 무한 공급이 가능했다.
그걸로 추적에 혼선을 좀 빚었다.
레벨도 좀 많이 올렸다.
고작 하루 사이 145가 되었다.
그만큼 많이 싸웠다는 것이다.
문제는.
진행 거리가 8할을 넘어가자 섬뜩한 메시지가 떠올랐다는 사실이었다.
[진행도가 8할을 넘었습니다!] [무림맹주, 천마, 사도련주에게 당신의 목적지가 알려집니다!] [관이 개입하기 시작합니다!]이때부터 관의 병사들이 개떼처럼 몰려오기 시작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뭔가 열성적으로 막는 느낌은 아니었다는 사실이었다.
그냥 설렁설렁.
좀 막는 척하다 으아악, 도망쳐 하고 길 비켜 주고.
어쩔 땐 봐도 그냥 지나치게 두는 경우도 있었다.
‘황제 나이스.’
아무래도 이쪽에서 멀리 도망치길 바라는 모양새인데.
정말 다행이었다.
만약 병사들까지 적극적으로 앞을 막아섰다면, 솔직히 16%는커녕 5%도 더 못 갔을 테니까.
‘쌓인 게 많았나 보네.’
보통이라면 뒷감당이 무서워서라도 열심히 막아설 텐데.
아무래도 지금의 황제는 무림에 화난 게 많은 모양이었다.
꾸우!
날아온 하양이가 발가락을 한 번 접었다.
서예림을 바라본 채 말했다.
“슬픈 소식입니다.”
“거리, 얼마나 좁혀졌어요?”
“이제 1시간 정도라고 합니다.”
“……미치겠네.”
“그러게요.”
이거, 따라잡힌다.
대충 각이 보였다.
어느 정도는 예상했던 일이다.
설마하니 세 노괴와 한 번도 안 만나고 게이트를 클리어할까 싶었으니까.
역시나였다.
“아직 기절할 정도는 아니죠?”
“……버틸 만해요.”
“포션 먹죠. 그리고 내려서 달립시다.”
말은 체력을 보존하는 용도의 탈것이었다. 전력을 다해 달리면 말보단 각성자가 더 빠르다.
체력이 얼마 안 남긴 했지만, 조금이라도 거리를 벌려야 했다.
라스트 스퍼트.
서예림과 함께 포션을 마구잡이로 삼켰다. 모든 능력치가 50 상승하고, 이동 속도가 빨라지고, 몸이 좀 더 가벼워지고…….
한 병에 억대가 넘어가는 포션들이 사르르 사라졌다.
온갖 도핑이 마구잡이로 들어갔다.
[단기간에 너무 많은 포션을 섭취하였습니다. 과부하가 찾아옵니다!]‘부족해.’
이래도 서예림보다 능력치가 훨씬 낮았다. 아마 세 노괴도 전력으로 달리기 시작했을 테니 1시간보다 더 빨리 마주하게 될 터.
이걸론 세 노괴한테 저항 못 한다.
‘그럼, 걸어야지.’
인생은, 한 방이다.
지금 힘, 민첩은 도핑 한 번 받아서 400 후반대였다.
힘과 민첩 포션을 죄다 꺼냈다.
다른 능력치는 이제 됐다.
이 두 개를 잔뜩 올려야 했다.
언제까지?
‘최소 둘 다 800.’
그 정도는 되어야 노괴들 상대로 시간을 끌든 말든 한다.
다시 한번 도핑 포션을 빨았다.
[힘 강화 포션(최상급)을 섭취합니다!] [과부하 상태입니다! 중첩 효능이 50% 감소합니다!] [민첩 강화 포션…….] [힘 강화 포션(최상급)을 섭취합니다!] [과부하 상태입니다! 중첩 효능이 50% 감소…….] [민첩…….]포션을 마구잡이로 들이키는 김민우를 본 서예림이 기겁했다.
“당신 미쳤어요? 그러다 중독 와요! 평생 병신 된다고!”
“그래도 해야 합니다. 아니면 노괴한테 썰리니까.”
포션을 계속 마셨다.
과부하.
포션 효능이 50% 낮아진다.
50 올려 줄 걸 25 올려 주게 된다는 거다. 또한 중독으로 빠르게 나아가게 된다.
중독에 걸리면?
포션 효능이 완전히 급감한다.
그것도 평생.
거기에 금단 증상은 덤이다.
데스 로드 시험에서 중독에 걸린 적이 한 번 있었다.
‘그땐 짜가 육체라 괜찮았는데.’
지금은 진짜 육체다.
그렇기에 어지간하면 이 상태에서 포션을 더 먹진 않았다.
미친 짓이었으니까.
근데, 그 미친 짓을 해야 할 때였다.
러시안 룰렛을 돌릴 시간이다.
‘총알이 들어가 있으면 뭐, 인생 고달파 지는 거지.’
적어도 힘없이 썰리는 것보단 도박하는 게 훨씬 낫다.
그렇게 힘과 민첩 포션을 다섯 병씩 마신 순간.
[단기간 너무 많은 포션을 섭취했습니다! 포션에 중독…….] [타이틀, ‘오늘만 사는 자’의 효과가 발동합니다!] [포션 중독에 저항합니다!]포션 중독 저항 타이틀 효과가 터졌다. 또 다섯 병씩 열 병을 마셨다.
[단기간 너무 많은 포션을 섭취했습니다! 포션에 중독…….] [타이틀, ‘오늘만 사는…….] [포션 중독에 저항…….]‘한 번만 더.’
또다시 다섯 병씩 열 병을 마신 순간.
[타이틀, ‘초 럭키 가이’가 발동합니다!] [포션 중독에 저항합니다!] [중독에 세 번 저항했습니다!] [타이틀, ‘미쳐 버린 도박꾼’을 획득합니다!]럭키.
이제야 좀 할 맛이 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