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Dark Fantasy Villain RAW novel - Chapter 174
174화
“다들 회의실에 모이도록 조치해 두었습니다. 준비가 끝나면 나오십시오. 복도에서 대기하겠습니다.”
일행을 안내한 오스릭이 깍듯하게 말하고는 방을 나섰다.
뒤이어, 메브와 필립이 문 앞에 섰다.
“식사하시면서 편히 쉬고 계십시오. 일이 끝나면 바로 돌아오겠습니다.”
“호위병을 문 앞에 세워 둘 테니, 염려 말고 쉬어라. 이안.”
여전히 안면 가리개를 내린 채 말한 메브가, 필립과 함께 방을 나섰다.
이안은 방 한 가운데에 놓인 대형 식탁 앞에 대충 걸터 앉았다.
앉은 건 그뿐이었다. 샬롯과 테사이아는 여전히 앞에 선 채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시킬 일이 있다면 맡겨만 달라는 듯이.
…다들 정말 내가 손끝 하나 움직이지 않게 할 셈인 거군.
낮게 웃음 지은 이안이 입을 열었다.
“이곳 관리들에게 전리품을 정리해. 물물 교환도 괜찮고. 그 후엔 나가서 여정에 필요한 물자를 구비해라. 뭘 준비해야 할 지는, 알고 있겠지?”
샬롯이 곧바로 대답했다.
“말과 마차. 식량. 장비. 옷도 몇 벌 더 사야겠군. 따로 더 원하는 것이 있나?”
“마석을 구할 수 있다면, 소형으로 세공된 것도 몇 개 구해 와. 판별은 테사에게 맡기고.”
“그러지. 빨리 끝내고 돌아오겠다. 그리고 염려 마라. 관리들에겐 가격을 후려치더라도, 주민들에겐 그러지 않을 테니.”
“누가 뭐래? 다 등쳐먹고 와도 상관 없어.”
씩 웃은 샬롯이 몸을 돌렸다.
왜 농담인 줄 아는 거지. 이안이 생각하는 사이, 샬롯의 뒤로 냉큼 따라붙은 테사이아가 손을 흔들었다.
“다녀올게, 이안.”
샬롯이 나지막이 으르렁댔다.
“놀러 가는 거 아니니까, 표정 관리 잘 해라. 귀쟁아.”
“너나 잘해, 짐승아. 난 그냥 무표정하게 서 있기만 할 거니까.”
투닥댄 둘이 언제 그랬냐는 듯 근엄한 표정을 지으며 방을 나섰다. 그리고 불과 몇 분도 지나지 않아, 하인들이 음식을 대령하기 시작했다.
식탁 가득 다양한 음식이 놓였다. 대부분 육류였고, 포도주가 담긴 술병도 대령됐다.
이안의 눈조차 제대로 마주 보지 못한 채, 하인 하나가 물었다.
“더 필요하신 게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술만 더 가져다주면 좋겠는데.”
“바로 대령하겠습니다.”
고개를 숙인 하인이 곧바로 몸을 돌렸다.
악당이라도 된 기분이군.
소리 없이 코웃음을 치면서도, 이안은 곧바로 식사를 시작했다.
음식은 상당히 훌륭했다.
겉모습만 제국의 영향을 받은 건 아닌지, 온갖 향신료와 양념을 아끼지 않았다. 포도주도 물을 거의 타지 않은 듯 맛과 향이 진했다. 아마도 가장 좋은 것들을 아낌없이 내온 것이리라.
‘뱀파이어들이 이걸 먹진 않았을 테고… 의심을 피하기 위해 오히려 더 신경을 쓰며 산 건가.’
하긴. 내성의 크기만 봐도 딸린 식구가 한둘이 아닐 터였다. 귀족과 관리들도 여럿 있었으리라. 그중에 몇이나 지금까지 남아 있을지는 알 수 없었지만.
이안은 고기를 우물대며 널찍한 방을 눈에 담았다.
사용한 흔적도 없는 커다란 침대.
바닥에 깔린 곰과 사슴 가죽. 벽면마다 아른거리는 등잔불. 하나뿐인 커다란 창 옆에는 기다란 커튼까지 드리운 채였다.
식탁이 놓인 이곳은 일종의 응접실이었으리라.
잘 뒤져 보면 이 방의 주인이 마족이었다는 증거가 여럿 나오겠지만, 어쨌건 상당히 크고 화려한 공간이었다.
‘크고 화려…?’
문득 곱씹은 이안이, 쥐고 있던 닭 날개를 접시에 툭 떨어뜨리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래 봐야 음산하고 칙칙한. 현대인의 눈에는 감옥 같아 보이는 방에 불과하건만.
일행들에게 둘러싸인 덕에 잠시 잊고 지냈던 회의감이 다시 고개를 치켜들었다.
어느새 자신이, 이 암흑 시대의 현지인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적응이란 단어를 사용하는 것조차 무의미했다.
이 세계의 존재들에게 정을 주지 않으리라던 다짐도, 무색해진 지 오래였다.
머리로는 몇 번이나 테사이아가 죽는 게 당연하다 생각했지만, 막상 그게 현실이 되자 오로지 살릴 생각만 했던 것처럼.
필립이 부상당하자 꼭지가 돌아버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 것처럼.
지금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아무렇지 않게 떠넘긴 것조차, 사실은 그들을 그만큼 믿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이제는 본래의 세상이 꿈처럼 느껴졌다. 그저 그의 기억 속에만 존재하는.
‘시발….’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여전히, 현대인으로서의 그가 남아 있었다.
어떻게든 이 개 같은 세계를 벗어날 것이며 그때가 되면 이 세계의 인연들과도 작별할 것이란 생각 역시,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부서져 가는 세계에서 아득바득 목숨 건 사투를 이어나가는 게 아니라, 카드 명세서와 월세에 한숨 쉬며 월급날만 기다리던 삶이 여전히 더 그립고 소중했다.
적어도 아직은.
‘하지만 만약 언젠가… 아니.’
다쳐서 그런가, 별 의미도 없는 생각을 다 하는군.
코웃음을 친 이안이 잔에 담긴 술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그렇다 해도 달라질 건 없었다.
이 세상이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도, 지켜보기만 하면 죽게 되리란 사실에도 변함이 없었으니까.
심지어 그는 점점 더 심한 망캐가 되어가는 중이기까지 했다.
무엇이 더 소중한지 따위의 배부른 고민은, 어떻게든 끝까지 살아남아 이 세계의 결말까지 보고 난 뒤에 다시 해도 늦지 않을 터였다.
‘애초에 그 빌어먹을 놈의 결말이란 걸 보고 나서도, 돌아갈 수 있다는 보장조차 없지만….’
지금은 그가 걸어온 길과 앞으로 걸어 나갈 길을 생각하고 곱씹는 게 우선이었다.
그가 전혀 알지 못하는 미지의 영역이, 이제는 마냥 먼 얘기라고만 할 수는 없었으니까.
문득, 앞에 놓인 음식들이 투박하고 초라하게 느껴졌다. 포도주 역시 향보다 시큼털털한 맛이 먼저 느껴졌다.
하지만 이안은 묵묵히 음식을 씹어 삼키고 술병을 기울였다.
이제부터 어떻게 해나가는 게 최선일지를 생각하면서.
“늦어서 죄송합니다. 오래 기다리셨… 오오.”
그를 현실로 되돌린 건, 문을 열고 들어온 필립이었다.
처음엔 식탁에 놓인 음식에 눈이 휘둥그레졌던 그는, 뒤이어 이안이 먹고 남긴 뼈 무더기에 더 놀란 표정이 되었다.
“이렇게 많이 드시는 건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제 스튜가 입에 맞지 않으셨던 모양이군요.”
“먹어야 빨리 회복하지.”
심드렁하게 대답한 이안이 고기를 마저 입에 넣었다.
투구와 장갑을 벗은 메브와 필립이 식탁에 앉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은 잘 해결되었다.”
운을 뗀 메브가 식은 빵을 집어 들면서 말을 이었다.
“우리의 신분은 물론이고, 뱀파이어들에 대해서도 다들 순순히 납득하더군. 저 밖의 물증들뿐만 아니라, 다들 저마다 한 구석씩은 의구심을 품고 있었다. 그랬겠지. 믿고 싶지 않았을 뿐.”
“이제 더 우리를 귀찮게 할 일은 없을 겁니다, 나리. 다들 앞으로 할 일이 많아 보였거든요.”
필립이 묘하게 가라앉은 얼굴로 덧붙였다.
이안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이번 일로 생긴 공백을 차지할 생각들이겠군.”
“바로 그렇습니다. 머리 굴러가는 소리가 제 귀에도 들리더군요.”
왼팔을 고정한 붕대를 풀면서, 필립이 짧게 혀를 찼다. 미간을 슬쩍 찌푸린 건 어깨의 통증 때문만은 아닐 터였다.
“국왕도 뱀파이어의 하수인이리라 추정하더군요. 왕이 무사한지부터 확인할 생각인 것 같았습니다. 혹, 뱀파이어들 사이에 왕으로 보이는 자가 있었습니까?”
“글쎄. 있었어도 죽었겠지.”
이안은 어깨만 으쓱였다. 딱히 짐작이 가지는 않았다. 있었다 해도 별 볼 일 없는 뱀파이어였으리라. 허수아비 왕에게 많은 진혈을 하사할 리 없었다.
“그야 그렇겠군요. 어쨌든, 다들 내심 그러길 바라는 것 같았습니다. 거기다 전선의 병력부터 먼저 손에 넣을 궁리를 하더군요. 그 후에 어쩌려는 건지는 뻔합니다. 병력과 사제를 앞세워 왕궁으로 향하고, 왕가를 조사한 뒤에 다음 왕을 옹립하겠죠. 저들은 왕국의 새로운 권력자가 되겠고요.”
경멸스럽다는 듯 말한 필립이 포도주로 입을 축이고는 내뱉었다.
“우리가 며칠 내로 떠날 거라 말하고 나니, 다들 얼굴에 혈색이 돌더군요. 그리고는 더는 캐묻지도 않고, 편하게 머물다 가라고만 했습니다. 중요한 건 우리 나리의 서명뿐이었던 거죠.”
“뭐, 그럴 만하지. 우리가 나서서 권력 놀음이라도 하려 들면, 밥그릇을 빼앗길 테니까.”
이안의 태연한 말에, 필립이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한심하고 허탈할 따름입니다. 정말 목숨 걸고 싸운 건-”
“그런 말 말거라, 필립. 우리는 외지인일 뿐이니. 게다가 저들이 야심에 불타는 만큼, 나라의 혼란은 빠르게 가라앉을 거다. 나쁘게만 생각할 거 없어.”
메브가 나지막이 말을 잘랐다. 물론 그렇게 말하는 그녀의 표정도, 썩 좋다고 할 수는 없었다.
비로소 술만 홀짝이기 시작한 이안이 덧붙인 건 그 직후였다.
“어차피 저들이 뭘 하건 큰 의미가 있지는 않을 거다. 사실, 루 사드는 전혀 구원받지 못했으니까.”
“…그러고 보니.”
씹던 걸 멈춘 필립이 이안을 바라보았다.
“아까도 비슷한 말씀을 하셨었지요. 루 사드에, 또 다른 문제가 생기리라 보시는 겁니까?”
“루 사드에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야. 변방 왕국들, 어쩌면 제국 변경까지도 영향을 받게 되겠지.”
“제국까지도?”
메브가 가라앉은 눈으로 되물었다. 고개를 끄덕인 이안이 말했다.
“여제는 죽기 전에 저주를 풀었소. 세상에 또 하나의 균열을 새길 거라더군.”
“…….”
“그리고 실제로도 그렇게 됐지.”
메브와 필립의 입이 일순간 벌어졌다. 이윽고 필립이, 입에서 침이 튀는 것조차 신경 쓰지 못한 채 되물었다.
“이 일대에, 침식이 시작되기라도 할 거란 말씀이십니까?”
“정확히는 나도 몰라. 어쨌건, 좋은 일이 일어나진 않을 거다.”
“마경이 더 많이, 더 빠르게 형성되거나…. 어쩌면 이 일대가 전부 흉지가 되어 버릴지도 모르겠군. 최악의 경우엔….”
읊조리듯 내뱉은 메브가 이안을 바라보았다.
“균열을 뚫고 저 너머의 것들이 넘어오게 될지도 모르고.”
“저 너머라면… 공허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어쩌면 그 이상일지도 모르지. 이 세상 너머에는 공허만 존재하는 게 아니니까.”
“…그럼요?”
“세상의 틈새에서만 살아가는 괴물들도 있지. 나도 정확한 실체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만. 공허에서 넘어오는 것들이 존재하듯, 틈을 뚫고 숨어드는 것들이 있을지도 몰라.”
알아서들 잘 말하는군.
이안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술잔을 입에 가져갔다.
그와 메브를 번갈아 바라보던 필립이 탄식했다.
“그럼 당장 전쟁부터 멈춰야 합니다. 그리고 단 한 명의 백성이라도 더….”
“그게 불가능하다는 건, 너도 이미 알 텐데.”
술잔을 내려놓은 이안이, 메브와 눈빛을 교환하고는 말을 이었다.
“전쟁을 멈추거나 사람들을 대피시키는 식의 생각은 할 필요도 없어. 그건 영주들을 모조리 죽여도 불가능할 테니까.”
“그야… 그렇겠습니다만….”
“전쟁이 계속되는 한 언젠가는 여제가 아니라도 일어나게 될 일이었다. 우리는, 그냥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계속하면 돼.”
“이런 혼돈과 비극을 바라는 자들. 바라는 걸 넘어 조장한 자들을 찾아내 단죄하는 걸 말하는 것이겠군.”
메브가 빵을 접시 위에 내려놓으며 덧붙였다. 이안이 고개를 끄덕이는 가운데, 필립이 무거운 얼굴로 술잔을 들었다.
“그렇다면 결국, 본래대로-”
문이 벌컬 열린 건 그때였다.
“다녀왔어, 얘들- 어머. 다들 표정이 왜 그래?”
팔을 흔들며 성큼성큼 들어온 테사이아가 이내 눈을 깜빡였다.
필립이 입맛을 다시는 가운데, 테사이아를 지나친 샬롯이 빈자리에 앉으며 이안을 바라보았다.
“다녀왔다, 이안.”
“일은?”
“어느 정도는 정리됐다. 마차는 오늘 우리가 탔던 걸 받기로 했다. 그리고 말을 한 마리 더 샀다. 식량과 술도 준비해 준다더군. 내일 이후로는 언제든 떠날 수 있을 거야.”
“훌륭하군.”
“마석을 판매하는 상인은 없었지만, 대신 성의 창고에 소형 마석이 몇 개 있다더군. 두 개 정도 뜯어냈다. 돈을 아낀 만큼 장비를 더 구할 수 있을 것 같다. 내일 추가로 구매하러 갈 생각이야. 다들 반드시 필요한 물건이 있다면 말해라.”
“재미있을 줄 알았는데 그저 그랬어. 난 정말 한마디도 못 했다고. 야옹이가 으르렁대면서 협박하는 소리만 줄창- 어머.”
투덜대며 고기를 한 점 입에 넣은 테사이아가, 이윽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거 맛있다. 이래서 다들 고기를 먹는 거였구나? 이안의 피 만큼은 아니지만. 굉장하네.”
이어 그녀가 손으로 고기 한 덩어리를 더 집어 입에 가득 욱여넣었다. 입가에 양념이 잔뜩 묻은 건 덤이었다.
덕분에 분위기가 조금은 가벼워졌다. 메브가 식기 쓰는 법을 가르쳐야겠다고 중얼거리는 가운데, 풀썩 웃음 지은 필립이 덧붙였다.
“의외로군요. 요정은 고기를 즐기지 않는 줄 알았는데요. 술이라면 모를까.”
“그래? 난 원래 피를 마셔서 그런가. 너무 맛있는데? 물론 이 술도 맛있고. 이게 포도주구나. 전에 마셨을 땐 구정물 같았는데.”
“천천히 먹어라, 귀쟁아. 입맛 떨어지게 하지 말고.”
샬롯이 핀잔을 주면서도 테사이아의 잔에 포도주를 채워 주었다. 입가에 기름과 양념을 묻힌 테사이아를 신기하다는 듯 바라보던 필립이 물었다.
“마족이었을 때의 피 맛과 지금 느끼는 고기 맛을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비슷하게 느껴지나요? …아, 무례했다면 사과드리겠습니다. 악의는 없었습니다.”
샬롯의 시선을 받은 필립이 재빨리 덧붙였다. 아무렇지도 않게 씹던 고기를 꿀떡 삼킨 테사이아가 말했다.
“맛있다는 건 비슷한데, 그 외엔 전혀 달라. 이쪽이 조금 더 다채롭네. 음, 어쨌든 난 좀 덜 익은 게 입에 맞는 것 같아. 촉촉해.”
이것도 뱀파이어였던 영향인가?
이안은 게임의 요정들을 떠올리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때의 요정들도 고기를 아예 먹지 않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다지 즐기지는 않았고, 대부분 빵이나 열매 따위를 더 좋아했다.
필립의 말대로 술을 가장 좋아하긴 했지만.
손바닥으로 입가에 묻은 것들을 훔친 테사이아가, 이윽고 눈을 빛냈다.
“그래서, 이제 우리는 어디로 가? 야옹이 말로는 제국으로 간다던데. 맞아?”
다시 식사를 이어가던 메브와 필립이 이안을 바라보았다.
이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루 사드 남쪽 국경을 넘어서, 제국의 서부로 향할 거다.”
“서부? 서부 어디?”
“말하면 아냐? 제국에 가 본 적도 없는 주제에.”
샬롯이 핀잔을 주는 가운데, 잠시 말을 멈춘 이안이 술잔을 입에 가져갔다. 술을 마시며 샬롯과 테사이아를 번갈아 바라본 그가, 이윽고 잔을 내려놓으며 덧붙였다.
“하지만 너희들은, 거기 도착하기 전에 떠나도록 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