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Dark Fantasy Villain RAW novel - Chapter 274
274화
마구간 안에서 무슨 일을 겪은 것인지, 마갑 곳곳에 튄 피가 눈에 띄었다.
“필립 경이 혹시 모른다고 마갑을 옮겨 달아 놨었어요. 줄도 훨씬 느슨하게 묶고요. 똑똑한 말이라, 사실 묶을 필요도 없다고 하면서요.”
다가오는 백마를 눈에 담으며 말한 엘리야가, 이안을 슬쩍 올려다봤다.
“그 덕을 본 모양이에요.”
“…아마, 그 녀석 같은 종자는 어디서도 다시는 못 구할 거다.”
이안이 진심을 담아 읊조리는 사이, 닐라인지 셀림인지 모를 백마가 그들의 앞에 멈춰 섰다.
콧김을 뿜으며 이안을 바라보는 눈빛이, 오히려 그를 걱정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누가 누굴 걱정해?
헛웃음을 삼키며, 이안은 녀석의 상태와 마갑을 살폈다. 머리와 발굽 주위로 유독 피가 흥건했지만, 녀석이 흘린 피가 아니었다.
마갑도 마찬가지였다. 마력을 거의 다 소진한 듯, 곳곳에 박힌 마석들이 흐릿하게 점멸할 뿐이었다.
비단 저주의 안개뿐만 아니라, 마구간 안에서 벌어진 일과도 무관하지 않으리라.
하지만 어쨌든, 아직 아예 빛을 잃은 건 아니었다.
백마의 숨결도 빠르게 안정을 되찾고 있었다. 이안이 다가가자, 녀석이 올라타라는 듯 고개를 땅으로 숙였다.
이안이 엘리야를 내려다보았다.
“말에 타서도, 그 재주를 부릴 수 있겠냐? 많이 흔들릴 텐데.”
“아마도요. 해 본 적은 없어서 확신은 못 하겠지만요.”
“그럼, 이번 기회에 알아보면 되겠네.”
엘리야를 들어 올린 이안이 그녀를 안장 앞쪽에 앉혔다.
뒤이어 훌쩍 뛰어오른 그가 안장에 올라탔다. 왼팔로 엘리야의 몸을 감싸고 오른손으로는 고삐를 쥔 것도 잠시.
“이런….”
저 앞을 바라본 이안이 짧게 혀를 찼다. 쇠창살로 만들어진 대문이 굳게 닫혀 있었기 때문이다. 저것부터 열었어야 했는데. 말이 살아남은 것에 놀라서 잠시 깜빡한 것이다.
다각, 다각-
백마가 알아서 앞으로 나아갔다.
…뭐, 알아서 수습해 주겠지.
대문을 바라보던 이안이, 이윽고 입맛을 다시고는 오른손을 펼쳤다. 그의 눈동자가 붉게 일렁였다.
화륵-
손아귀에서 화염구가 피어올랐다. 대문이 적당한 거리까지 가까워지자, 이안이 화염구를 그대로 내던졌다.
콰앙-! 쿠우웅….
대문이 폭발에 휩쓸려 넘어갔다. 이 소리에 경비병들이 더 빨리 몰려올지도 몰랐지만, 이안은 차라리 그러기를 바랐다. 그때 그는 여기 없을 테고, 그만큼 상황도 빨리 마무리될 테니까.
“눈 똑바로 뜨고, 놓치지 말고 찾아. 그 새낄 놓치면, 밤에 잠이 안 올 것 같으니까.”
“네…!”
엘리야가 비장하게 대답했다.
백마가 기다렸다는 듯이 달려나갔다.
***
다그닥- 다그닥-
“아니, 저건 미친…?!”
“피해! 미친놈이다!”
백마가 밤거리를 가로지르며 내달렸다.
길을 오가던 시민들이 비명과 고함을 지르며 사방으로 물러났다. 뒤에서 밤 장사를 위해 펼쳐 둔 가판이 우르르 무너지는 소리가 번졌다.
‘…이런 짓을 현실이 되고서도 할 줄은 몰랐는데.’
실제로 하니까 더 재미있긴 하네.
이안은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생각을 하며 고삐를 쥐었다.
어쨌든, 아직까지 사람을 치는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의 기마술이 훌륭해서가 아니라, 순전히 말의 역량이 뛰어나서였다.
닐라인지 셀림인지 아직도 모를 이 녀석은, 요리조리 방향을 틀거나 뛰어넘으면서 용케도 아무와도 부딪히지 않았다. 재산의 손실은 조금 내고 있긴 하지만, 이 정도는 육각 연맹 선에서 충분히 처리해 줄 수 있을 터였다.
-저기…! 저 앞에서 꺾으셔야 해요! 저쪽에서 잔재가 느껴져요!
그때, 엘리야의 속삭임이 뇌리를 울렸다. 그녀는 어느새 대각선 앞으로 손을 뻗고 있었다.
어떻게 느낀 거람. 이안은 내심 헛웃음을 지으면서도 말의 고삐를 옆으로 당겼다.
어쨌건, 이안은 엘리야가 생각보다 유용하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저택에서도 그랬고, 지금도 제 역할을 다 하고 있지 않은가.
‘마법사로 치면, 나보다 더한 망캐일지도.’
생각하는 사이, 백마가 미끄러지듯 엉덩이를 돌리며 방향을 틀었다. 질주가 다시 시작됐다.
“으악-?!”
“다, 다들 피해! 물러나!”
갑작스러운 폭주 기수의 등장에, 시민들이 홍해가 갈라지듯 사방으로 도망쳤다. 밤거리인데도 행인이 상당히 많았다.
하긴. 중앙의 도시는 굳이 일찍 잠들어야 할 이유가 없을 터였다. 거기다 반 정도는 외지인이지 않던가.
-점점 흔적이 짙어져요. 하수구. 정말 하수구로 가고 있는 것 같아요.
엘리야의 속삭임이 뒤를 이었다.
-네 말이 맞는 것 같다. 여긴 부두 방향이야.
이안은 대로 저 너머를 눈에 담았다. 저쪽에는 성벽이 없었다. 대신 새카만 어둠이 펼쳐져 있을 뿐이었다. 강으로 이어져 있기 때문이리라.
댕댕댕댕-
뒤편 저 멀리 어딘가에서 종소리가 시끄럽게 울려 퍼졌다. 드디어 경비대가 출동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도심의 소란보다 먼저 영주의 별채로 향하길 바랄 뿐이었다.
다그닥- 다그닥-
그사이, 백마는 도시 외곽으로 접어들었다. 어느새 행인의 숫자가 눈에 띄게 줄었다.
대신 좌전방에 정박 중인 배들의 모습이 보였다. 부두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래… 이제 나한테도 보이는군.
곧 이안이 속삭였다. 대로의 판석 아래로 흐릿한 마력의 잔재가 아지랑이처럼 일렁였다. 그의 눈에는 아주 옅었지만, 어쨌든 분간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흔적은, 저 앞의 강까지 길게 이어지고 있었다. 아무래도 그 바퀴벌레 같은 놈이, 정말 하수구로 빠져나간 모양이었다.
-온몸으로 말 목을 꽉 붙잡아라, 엘리.
이안이 엘리야를 감싸고 있던 팔을 풀며 속삭였다.
-네…? 그게 갑자기 무슨. 아니, 대부님?!
의아한 듯 뒤를 돌아본 엘리야가 눈을 치켜떴다. 고삐를 놓은 이안이 안장 위에서 일어서고 있었기 때문이다.
길 끝이 다가오면서 백마가 알아서 속도를 줄이고 있긴 했지만. 어쨌든 달리는 말 위였으니 놀라는 게 당연했다.
-꽉 잡아. 길이 끝나면 이 녀석이 알아서 멈춰 설 테니까.
이안이 눈길도 주지 않고 대답했다. 그는 저 너머, 어두운 강물을 응시하고 있었다.
시야가 더 높아지면서 직각에 가깝게 꺾인 길 너머, 제방 아래로 이어진 수면이 훤히 내려다보였다. 천천히 멀어지고 있는 나룻배도.
수면 만큼이나 어두워서, 이안처럼 눈이 좋지 않다면 쉽게 발견할 수 없는 배였다.
다행히 아직 십 미터도 멀어지지 않은 채였다. 이안의 시선이 그 한복판, 로브를 덮어쓴 채 엎어져 있는 실루엣에 고정됐다. 저놈이 바로 그가 찾던 저주술사일 터였다.
저 비열한 놈은, 노조차 자기가 젓고 있지 않았다. 놈의 앞에는 딱 봐도 불법적인 일로 먹고살 법한 비쩍 마른 놈이 오만상을 찌푸린 채 양손을 움직이고 있었다.
인상을 구기고 있는 건, 아마 흑마법사에게서 구린내가 진동을 하기 때문이리라. 지금 이안 자신처럼.
‘그 토 나오는 곳을 또 들어가게 하다니….’
이안의 눈동자에 흐릿한 잿빛이 휘몰아쳤다. 뒤이어 모여든 은은한 바람이 그의 전신을 감쌌다.
속도를 줄이던 백마가 길 끝에서 확 엉덩이를 틀며 미끄러지듯 멈춰 선 건 바로 그 직후였다.
쉬아악-!
하지만 이안은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무릎을 살짝 구부렸다가 관성에 몸을 맡긴 채 안장을 박차고 뛰어올랐다. 힘껏 도약하지 않은 건, 그랬다간 말과 엘리가 다칠 게 분명해서였다.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배까지 충분히 닿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조금 아슬아슬하긴 하지만.
-대부님-!
엘리야의 비명에 가까운 속삭임이 뇌리를 울리는 가운데. 이안은 진은 강철 장검을 뽑아 들었다.
시선은 여전히 나룻배에 고정한 채였다.
그의 몸을 떠민 바람 칼날이, 그의 궤적을 의지에 따라 자연스럽게 비틀었다.
쒸아아아악-
파공음이 요란하게 귀를 울렸다.
바람 소리를 들은 건 이안만이 아닌 모양이었다. 엎어지듯 주저앉아 있던 저주술사가 몸을 돌렸다.
뒤이어 허공을 올려다본 놈이,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들고 있는 이안을 발견하고는 눈을 치켜떴다.
“……?!”
그의 입술이 달싹이는 게 이안의 눈에도 보였다. 저런, 미친.
‘대량 학살까지 벌인 새끼가, 뭘 이 정도로 놀라고 난리야.’
이안은 검을 머리 위로 치켜들며 한쪽 입꼬리도 함께 말아 올렸다.
저주술사는 흑마법사들이 대부분 그렇듯 야위고 창백한 안색을 가진 중년 남자였다. 수염을 멋스럽게 기른 걸 보니 제국인인 모양이었다.
어쨌든, 지하 동굴이나 유적에 남몰래 틀어박혀 괴상한 연구나 이어가는 미치광이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어딘가의 마탑에서 기어 나온 놈이리란 추측에 더 힘이 실렸다. 복합적인 저주뿐만 아니라, 꽤 높은 수준의 주문 회로까지 직접 만들어 낸 놈이 아니던가.
어쩌면 용병 일은 마탑의 연구비를 충당하기 위한 부업인지도 몰랐다.
물론, 당장 중요한 부분은 아니었다.
‘지금은 네 목부터 딸 거다. 새꺄.’
생각하며, 이안은 점점 가까워지는 놈의 눈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다행히 놈은 눈을 치켜뜨고 있을 뿐, 뭔가 주문을 사용할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
뒤늦게 놈의 눈에 경악이 서렸다.
이안이 자신과 충돌하게 되리란 것을 이제야 깨달은 모양이었다.
놈은 뭔가 주문을 사용하는 대신, 소매가 치렁치렁한 팔을 머리 위로 치켜들었다. 본능적인 방어 자세였다.
물론, 무의미한 짓이었다.
콰지직-!
이안이 떨어져 내리며 내리친 검은, 놈의 가느다란 팔을 단숨에 잘라내고 그 너머의 목덜미까지 깊숙이 갈랐다.
콰당탕탕-
그대로 놈과 부딪힌 이안이 조악한 갑판 위를 나뒹굴었다. 배가 뒤집힐 것처럼 흔들렸다.
“으아아악?!”
비명을 내지르던 사공이 이안과 충돌해 튕겨 나갔다. 덕분에 뱃머리에서 겨우 멈춰선 이안이, 녀석을 짓밟으며 벌떡 일어섰다.
“아으윽….”
이안은 앓는 소리를 내는 사공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은 채, 몸을 돌려 성큼성큼 걸음을 옮겼다.
그의 시선은 만신창이가 된 채로 바닥에 처박혀 있는 흑마법사에게 여전히 고정되어 있었다.
“켁… 커윽….”
한 팔이 잘리고 목덜미부터 가슴 한복판까지가 쪼개진 채로도, 놈은 아직도 살아 있었다. 이안과 충돌하면서 배 바닥에 처박혔는데도 그랬다. 잘린 단면과 눈코입에서 검은 피를 왈칵왈칵 토해내고 있긴 했지만, 꽤 끈질긴 생명력이었다.
“야.”
놈의 앞에 쪼그려 앉은 이안이, 그대로 놈의 머리를 붙잡아 들어 올렸다.
쩍 벌어져 있던 목덜미가 거의 떨어질 것처럼 너덜거렸지만 신경도 쓰지 않은 채였다. 고통과 경악으로 뒤섞인 푸른 눈이 이안을 마주 보았다.
이안이 덧붙였다.
“어느 마탑에서 나왔냐?”
“큭… 크륵….”
저주술사는 대답 대신 피만 토해냈다. 어깨를 으쓱인 이안이, 그대로 오른팔을 휘둘렀다. 어차피 대답을 기대하고 한 말이 아니었다.
서걱-
새하얀 궤적이 놈의 목을 깔끔하게 훑고 지나갔다. 흑마법사의 안면에서 힘이 풀리고, 푸른 눈이 퀭하니 돌아갔다. 입과 잘린 목 단면에서 검은 피가 주르륵 쏟아졌다.
‘뭐, 다시 살아날 일은 없겠네.’
놈의 머리를 옆에 내려놓은 이안은, 곧바로 자연스럽게 놈의 로브 품을 뒤졌다. 칼에 잘린 단면을 중심으로 피가 흥건하게 번지고 있긴 했지만, 품을 뒤지는 데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곧 어디에 쓰는 건지 알 수 없는 작은 쇳조각과 꼬깃꼬깃하게 접힌 종이를 꺼내든 그가, 옆에 널브러져 있는 작은 짐가방까지 집어 들었다. 저주술사의 가방이었다.
‘확실히, 아예 거지도 아닌 놈이고.’
가방은 꽤 묵직했다. 엘리야에게 줄 마법서 한 권쯤은 기대해도 될 만한 무게였다. 타락자 전용 아이템도.
로브에서 꺼낸 것들을 대충 짐가방에 쑤셔 넣은 이안이 짐가방을 아공간에 던져 넣었다.
다시 저주 술사의 머리채를 집어 든 그가, 비로소 일어서며 몸을 돌렸다.
“히… 히이익….”
배 구석에 구겨진 채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사공이 숨이 넘어가는 소리를 냈다.
흑마법사의 머리를 손에 든 채 다가간 이안이, 검을 놈의 목덜미에 얹듯이 드리웠다.
“이자가 흑마법사라는 걸, 알고 있었나?”
얼어붙은 듯 새하얀 검날을 내려다보던 사공이 번쩍 다시 이안을 바라보았다. 곧 그가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흑마, 흑마법사라니요? 전혀 몰랐습니다…! 정, 정말입니다! 저는 그냥 돈만 받으면 누구든-”
주절대는 녀석의 눈에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위로만 우는 게 아니었다. 바지가 축축해지는 게 이안의 눈에도 보일 정도였다.
이 정도로 지리고 난리야.
검면으로 사공의 볼을 툭툭 친 이안이, 검을 거두며 고개를 옆으로 까딱였다.
“그럼 당장 뱃머리 돌려. 부두로 돌아가게.”
“네, 네…!”
네발로 기듯이 그의 곁을 지나간 사공이 다시 노를 쥐었다. 배가 빠른 속도로 머리를 틀었다. 늦으면 죽게 되리라 여기는 게 분명했다.
“……!”
뱃머리에 선 채 가까워지는 부두를 눈에 담던 이안이, 이내 입가에 옅은 웃음을 머금었다.
부두에 낯익은 백마가 멈춰 서고 있었기 때문이다. 녀석의 목덜미를 꽉 껴안은 난쟁이도 낯이 익었다.
솨아아-
이안의 눈동자에 잿빛 마력이 일렁였다. 전신에 바람이 모여드는 게 느껴지자, 그가 배를 박찼다.
이번에는 굳이 힘을 아끼지 않았다.
“으아악-?!”
돌풍과 각력에 휘말린 배가 휘청대다가 끝내 뒤집혔다.
포물선을 그리며 솟구친 이안이 부두 위를 나뒹굴며 착지했다.
찝찝해 죽겠네, 시발….
그가 내심 읊조리며 일어날 찰나, 말 위에서 엘리야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괘, 괜찮으신 거예요…?”
“그래. 난 괜찮아.”
이안이 걸음을 옮기며 대답했다. 뭔가 더 말하려던 엘리야가 굳어졌다. 이안이 잘린 머리를 자신의 얼굴 앞까지 들어 보여서였다.
“이놈은 아니지만.”
“…….”
훌쩍 말 위로 올라탄 이안이, 다시 엘리야를 안장 앞으로 끌어당겼다. 그가 왼팔로 엘리야의 몸을 감쌌다. 물론, 손에는 여전히 머리를 움켜쥔 채였다.
남은 한 손으로 고삐를 쥐며, 이안이 덧붙였다.
“돌아가자. 경비병들이 몰려오기 전에.”
“…네.”
엘리야가 욕지기를 억누르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고개를 숙이고 있는 걸 보니, 몸 바로 아래에 달랑대는 머리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잘 봐 둬라. 그게 타락한 주문쟁이의 보편적인 최후니까.
내심 읊조리며, 이안은 고삐를 흔들었다. 백마가 기다렸다는 듯 경쾌하게 달려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