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ughter of the Elemental King RAW novel - Chapter (23)
제 20화 임무 끝~! (6)
우리가 드워프의 마을을 떠날 수 있었던 건 이 곳에 도착한 지 일주일이 지난 후였다.
다른 때에는 우리가 가져온 식료품을 확인하고, 그들에게 인수받을 물품들을 확인 하는 작업이
오래 걸린다 쳐도 늦어야 3, 4일 후면 출발할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족장이 대회에 출전 하는
드워프들을 위하여 이런 저런 핑계를 대고 며칠 늦게야 자신들이 인계할 물품 들을 보여줬던
것이다.
하기야, 그 동안에는 우리 일행 모두가 작품에 대한 기발한 착상을 얻기 위해 혈안이 된 드워프
들에게 이리저리 쫓겨 다니느라 제대로 족장과 마주할 기회가 없었기는 했다.
그래도 다행이 4일 정도가 지나자 그렇게 혈안이 된 드워프의 손길이 뜸해져 그제야 본격적으로
드워프 마을과 거래를 할 시간이 난 것이었다.
뭐, 그렇다고 해서 일행 모두가 해민이와 나 처럼 작품 구상에 도움을 준 것은 아니었다.
기실 나의 경우만 해도 그 목걸이를 만드는 드워프가 그렇게 가고 난 다음 날 다른 드워프들이
나에게 찾아와 어떠한 감이라도 얻으려고 했지만 아무도 얻지 못했던 것이다.
결국 나와 해민이 외에 우리 일행 중 대회 출품작의 모델이 된 행운아는 단 한명 밖에 없었다.
그렇게 극성맞게 우리를 쫓아 다녔던 드워프들의 열성에 비한다면 너무나 미미한 결과라 좀
어이가 없었지만, 구상 하나 떠올리기 위하여 몇년을 고민하는 경우도 있다는 게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그렇게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낸 제품들이니 ‘뛰어나다’라는 말은 못 듣고 ‘괜찮다’라는 말을
듣는 수준의 제품이라 할지라도 사람들의 세계에서는 ‘무척 뛰어나다’ 라는 소리를 들을 수 이는
건가 보다.
물론, 사람들 사이에서도 이들 만큼이나 노력하는 장인들이 있지만, 이들 만큼 뛰어난 제품을
내놓는 이가 없으니 선천적인 재능도 무시 못할 듯 하지만…
우리에게 넘겨지는 제품들이 바로 그런 것들이었다.
드워프들의 높은 기준으로 ‘뛰어난; 수준이 아니기에 마을 회랑 – 대회에서 우승 하거나 장로들
중 3명 이상의 인정을 받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곳이다. 이 곳의 물품을 처분하려면 족장을
비롯한 장로 전원의 동의를 얻어야 할 정도로 소중히 보관하고 있다. – 에 전시되지는 못하고
그렇다고 재활용(?) 하기 위하여 부수기는 아까워 마을 ‘창고’ 에 자리만 차지한 채 처박혀 있는
물품들이었다.
이걸 창고 정리할 겸 덕분에 부수입도 올리게 해주겠다고 꼬득여서 상회에 넘기도록 했던 것이다.
그 꼬드김에는 맥주와 포도주가 단단히 한 몫을 했다고 한다.
드워프는 술을 즐길 줄 아는 종족이라 여러 종류의 술들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술들 중 무척 좋아하는 편이지만 구하기가 어려운 술들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맥주와 포도주였다.
이유인 즉슨, 드워프들은 깊은 산속 골자기에서 살고 있고, 맥주와 포도주의 주 재료인 밀과
포도는 넓은 평야 지대에서만 생산 되었기 떄문이다.
게다가 그러한 주 재료들도 기후와 토양의 조건에 따라 품질이 달라지는데다가 그에 따라
완성품인 맥주와 포도주의 품질도 각각의 수준 차이가 천차 만별로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드워프쪽으로서는 보통 맥주와 포도주 구하는 것도 어려운데 일등품 제품들을 구하는
건 꿈에서나 생각할 일이었다.
그런데, 우리 상회에서 특등품을 떡 하니 가져다 주니 그에 혹해 반쯤 넘어갔었던 것이다.
그 덕분에 그 녀석들이 우리가 이 곳에 올때 절반이나 넘는 엄청난 짐으로 돌변해서 우리를
힘들게 하고 있지만…
그렇게 해서 거래가 시작 되었는데, 이 거래는 내 생각외로 꽤나 많은 시간이 걸렸다.
나는 그냥 우리가 가지고 올 수 있을 만큼의 물품을 가지고 와소 가지고 갈 만큼의 물품을 가지고
가는 줄 알았건만 그게 아니었다.
우리 상회측은 물론이거니와 드워프쪽에서도 손익 계산에 상당히 밝았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그나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래와 다른 점이 있다면, 절대로 속이지 않는다는 거였다.
그 해 물품을 샀을 대 운 좋게 세일 가격으로 샀다면 세일된 가격을 솔직히 제시했고, 운반료로
몇배를 받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드워프들의 물품도 그들이 보는 앞에서 하나 하나 감정을 하여 가격을 제시했다.
물론, 그 사이 사이 물품의 트집을 잡아 가격을 내리려는 실랑이가 있기는 했다.
그것도 보통 실랑이가 아니라 주부가 시장에 가서 상인에게 콩나물 값 10원이라도 깎으려고
실랑이를 벌이는 것 보다 더 치열한 공방이 오고 갈 정도였다.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조그마한 흠 하나 가지고 확대경까지 동원해서 트집 잡으면서 싸우니
잘못 걸린 제품은 하나 가지고 몇 시간동안 설전을 벌이기도 할 정도였다.
그런 거 보면 드워프들도 남녀노소 구분 없이 인간 세계에 떨궈놔도 살림 잘 해서 잘 먹고 잘
살 것 같았다.
그렇게 해서 모든 물품의 가격이 정해지면 그 가격에 맞추어 드워프제 물품을 가져오는 거였다.
뭐, 우리가 가지고 온 물품에 비하면 가지고 갈 수 있는 물품의 가격이 더 높거나 그 반대의
경우 외상도 가능했다.
이런 거래에도 외상이 있다는 게 웃겼지만, 우리 상회와 거래하는 장부도 있으니 뭔들 없겠는가.
그렇게 거래가 끝이 나면 포장하는 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무래도 고가치의 귀중품들이다보니 운송할 때 망가지기라도 하면 큼일이니까 말이다.
제품 하나를 몇겹의 천으로 둘러싼 뒤 각각 그 제품의 크기에 맞는, 안에는 두터운 가죽이
덧대어져 있고 그것으로도 모자라 건초가 넣어져 있는 상자에 하나씩 넣어진 뒤 커다랗고
튼튼하며 역시 건초가 그득 담긴 상자에 넣어져야 포장이 끝이 난다.
이렇게 말로 하면 간단한 일 같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맨 처음 물품을 부드러운 천으로 싸는 것은 꼼꼼함과 세심함, 그리고 능숙함을 요하는 일이라
이런 거래에 많은 경험이 있는 이들 외에는 손도 못 대게 한다.
그러니 나 같은 경험이 적은 이들이 할 일이란 물품이 넣어진 작은 상자들을 큰 상자에 넣는
것 분이었다.
그것도 제품의 안전이라는 이유 하에 건초에 잘 쌓여져 있는지 일일이 확인을 했기 때문에
작업 속도는 상당히 더딜 수 밖에 없었다.
뭐, 어려운 작업은 없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긴 하지만… 그래도 꽤나 성가신 일이라 무지
귀찮았다.
내 여기를 따라 오면서 그냥 호위만 할 줄 알았지, 일꾼에 잡역까지 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런데 그런 이야기는 하나도 안 해주고 그냥 가주면 된다고 말한 레이언 녀석이 엄청 어어엄~ 청
얄미웠다.
‘그래, 그래봤다 이거지? 어디 두고 보자구.’
그렇게 포장 하는 데에만 하루 반을 소비하여 드디어 우리가 이 곳에 도착한 지 일주일이 지나고
그 다음 날 우리는 다시 짐들을 바리바리 싸짊어 지고 드워프의 거대한 성문을 나설 수 있었다.
이제 다시 건량과 물 만으로 끼니를 때우며 며칠 동안 산 속을 헤매야 하지만, 그래도 그 며칠만
견디면 다시 배를 타고 편안히 고국으로 – 뭐 내 나라는 아니지만… –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인지 모든 이들의 얼굴은 무지 밝아져 있었다.
“이번에도 수고 많았네. 아니, 이번에는 다른 때보다 조금 더 수고를 했나?”
왔을 때와는 달리 우리가 간다니까 대회에 나가는 이들을 뺀 나머지 장로들과 족장이 다 나와서
우리를 배웅했다.
족장이 조금은 미안했는지 허허 웃으며 말하자 레이언이 씨익 웃었다.
“저희의 수고를 알아주신다면 물건 가격을 좀 깎아주시지 그러셨습니까?”
그러자 족장이 마주보고 씨익 웃는 거였다.
“고렇게는 못하지. 공은 공이고 사는 사 아닌가?”
“훗, 저희는 이 곳에 와서 한 모든 일이 공입니다만?”
“어허… 우리 사이에 그런 일 쯤은 사라고 해줄 수 있는 거 아닌가?”
“뭐, 족장님께서 저희에게 그만큼 친근함을 보여주시면 사라고 해드릴 수 있는 용의가
있습니다만…”
“헛헛헛, 아, 이거 내가 자네를 너무 오래 붙들고 있는 건 아닌가 모르겠네. 갈 길이 먼데 어서 어서
가게나.”
“훗, 그러죠. 뭐, 다음에는 로스 국의 귀한 술을 서비스로 가지고 오려고 했지만, 그럴 필요는
없겠군요?”
레이언이 사악하게 웃으며 말하자 족장이 순간 움찔 했지만, 역시 그도 노련했는지 허허 웃었다.
“허허허, 물론이지. 공은 공이고 사는 사 아닌가?”
“물론이죠. 공은 공이고 사는 사.”
“허허허..”
“하하하…”
무지 사이 좋게 웃고 있는 두 드워프와 하프 엘프 사이에 스파크가 파바박 튀는 것은 내 눈의
착각이려나?
“자, 그럼 저희는 이만 가겠습니다. 족장님 말씀대로 갈 길이 머니 너무 지체할 수는 없지요.”
“그렇군. 그럼 다음에 또 보세나.”
“그 동안 건강하게 계십시오.”
그렇게 족장 드워프와 레이언이 인사를 나누자 옆에서 구경하던 장로들도 간단하게 인사를
했다.
그리하여 드디어 우리는 드워프의 마을을 뒤로 하고 골짜기를 올라 갔다.
골짜기를 벗어날 때 까지는 우리가 여기 올 때 마중 나왔던 프레스가 다시 안내를 해줬다.
그렇게 골짜기를 벗어난 뒤 일주일 전 우리가 만들어 놨던 흔적을 따라 산을 내려가자 그리운
바다와 함께 우리가 처음 출발할 때 만들어 놨던 캠프가 보였다.
“어이~ 어어이~~”
캠프 쪽에서 지루하게 경계를 서던 사람이 먼저 우리를 발견하고는 신이 나서 양 팔을 흔들며
달려오자 아까까지만 해도 힘들다는 표정으로 산속을 걷던 사람들이 언제 그랬냐는 듯 팔팔하게
뛰어가며 마주 소리쳤다.
“어어어이이~~”
“이야, 이번 임무도 무사히 끝났군요.”
힘차게 달려가는 이들 뒤로 느긋하게 천천히 걸어가던 일행 중 한명인 마일즈가 한시름 덜었
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리자 머튼이 얼른 꼬집었다.
“아직 완전히 끝난 건 아니야. 무사히 상회에 도착해야 끝난 거지.”
“여부가 있겠습니까?”
머튼의 말에 긍정하면서도 마일즈는 싱글벙글이었다.
“아아, 이번에는 다른 때보다도 유난히 힘들었던 거 같아요.”
잭슨의 말에 모든 이들이 동감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이제 그것도 거의 다 끝났잖아요.”
“아직 다 끝난게 아니라니까.”
린제이의 말에 다시 한번 반박하는 머튼이었다.
“예이이~”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