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l put all-around bard RAW novel - Chapter 69
70화
-드래곤 사냥 (3)
어라, 저 사람들은…?
자세히 보니 그들은 마을에 두고 온 헌터들이었다. 언제 이곳에 온 것인지 모르겠으나 그들이 신애에게 걸린 마법을 풀고 있었다.
거대한 도끼 하나로.
물론 인원은 한 명이 아니었지만.
“우린 마력이 부족하지만 ‘마나’를 다룰 수 있지!”
콰앙-!
그들이 바닥을 열심히 내리치자 땅이 움푹 파였고 땅이 그림을 그리듯 갈라졌다.
잠깐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아, 잠깐이 아닐 수도 있겠구나.
그들이 달라졌다는 것만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우락부락한 근육을 자랑하던 무리는 신애를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켰다. 깜짝 놀랄 정도로 빠른 속도였다.
“그래도 걱정 하나는 덜었군.”
일련의 과정이 10초도 걸리지 않았다.
드래곤은 이 사실을 모른 채 브레스를 나에게 쐈다. 그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정면으로 공격을 받아냈다.
콰과각-!!
브레스 하나로 쑥대밭이 됐잖아….
울창하던 나무와 단단하던 땅이 형체를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됐다.
“꺄아악!!”
“드, 드래곤님이 진노하셨다!!”
“우린 다 죽을 거야!!”
드래곤이 등장하고 거대한 공격을 날려 버리니 성과 가까이 있던 마을 사람들이 자리에 주저앉으며 절망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두려움의 대상인 드래곤 놈은 마을 사람들이 그러거나 말거나 놀란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이 마을을 지배하고 있다는 녀석이 마을 사람을 지나가던 개미만도 취급 안 하는구나.
“왜, 놀랐냐?”
삐뚜름하게 고개를 꺾으며 빈정대자 화가 난 녀석이 다시 브레스를 뿜어댔다.
콰아악-!!
연기가 걷히고 멀쩡한 모습으로 놈을 쳐다봤다.
“대체 어째서!!”
공격이 통하지 않는 이 상황이 당황스럽고 화나는지 붉은 몸집을 파르르 떨던 녀석은 더 이상 공격을 하지 않았다.
그래, 공격하기 조심스럽겠지. 마력도 얼마 남지 않았을 테니까.
그러게 누가 그렇게 마구잡이로 브레스 날려대래?
“그럼 이번에 내 쪽이다.”
“하! 얼마나 화려한 공격을 쓰는지 보자!”
화려한 공격? 그딴 거 없다.
그냥 후드려 패는 것밖에.
그리고….
“너한텐 화려한 기술 따위 어울리지 않아. 그냥 일단 맞자.”
드럼채를 양 손에 쥔 채로 공중을 박차 올랐다. 그냥 날개만 달린 것이 아니라 속도도 빨라진 것 같았다. 그냥 두발로 걸었을 때보다 속도가 더 빨랐다.
드래곤은 그냥 가만히 있지 않고 긴 꼬리를 채찍처럼 휘둘렀다. 꼬리를 피해 위로 재빠르게 올랐다가 아까처럼 다시 머리 쪽을 가격했다.
퍽!!
띠링.
[공격력과 공격속도가 160%(+10) 증가합니다. 공격 시 상대의 방어력을 160%(+10) 무시합니다.]똑같은 공격에 또 당하냐.
속으로 비웃으며 이번엔 오른쪽을 몸을 빼며 얼굴을 후려갈겼다.
어때, 정신 못 차리겠지?
고개를 휙휙 저으며 정신을 차리려 노력한 녀석은 자신의 주위에 불로 만들어진 화살을 수십 개 생성해냈다.
그냥 손짓하는 것으로 수십 개의 화살을 만들어내고 자신의 신체처럼 휘두르니 공격속도도 빨랐다.
공격속도 빠른 거 봐라….
화려한 불꽃화살이 날아왔지만 피하지 않고 그 모든 공격을 몸으로 받아냈다.
솔직히 피하지 못했다는 것이 옳았지만 굳이 피할 생각도 없었다.
똑똑히 인지시켜 주마.
“나는 이 세상 최강의 생명체, 불의 화신 레드 드래곤이다…! 너, 너는 대체 뭐란 말이냐!!”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함을.
“신이라도 되나 보지.”
“마, 말도 안 되는 소리!”
하루밖에 쓰지 못하는 무적 효과였으나 그 정도의 시간이면 충분했다.
무식하게 패는 것밖에 못 하는 공격이었으나 가장 효과가 좋은 스킬, 악기 공격만 있다면.
휘익-!
녀석이 발악하며 굵기가 얇은 화살을 쏘기 시작했다. 이런 것쯤이야 가볍게 피하지.
팽-!
“윽!”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화살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알고 보니 불꽃으로 만들어진 얇은 와이어였다.
머리 썼네.
“이것도 막을 수 있느냐!!”
분노에 찬 목소리와 함께 공중에 여러 개의 마법진들이 생성되었다.
뭘 하려는 거지? 입으로 열심히 중얼대는 걸 보니 강력한 마법인가 본데….
콰과가각!
크르릉!
수많은 마법진에서 징그러운 형상을 한 온갖 괴물들이 튀어나오고 있었다. 마치 하늘에 노을이라도 진 것처럼 붉은색을 띄고 있는 괴물들이 나에게로 달려들었다.
뭔 놈의 괴물들이 저렇게 많아? 이걸 다 상대할 수 있나?
몸을 꼼짝하지 못했으니 수많은 괴물들의 먹잇감이 되기 딱 좋았다.
“헉, 저게 다 뭐야!”
“꺄악!! 살려줘!”
“도망쳐!!!”
공중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보니 사람들이 사는 거리가 보였다.
사람들은 하늘을 수놓고 있는 괴물 떼에 혼미백산이 되어 도망치고 있었다.
이 자식, 다른 사람들까지 말려들게 할 셈이군.
“핫!!”
푹-!!
마법이 풀린 신애는 그런 사람들을 돕기 위해 정신없이 순간이동을 하며 괴물들을 쓸어버리고 있었다.
신애를 도왔던 헌터들도 도끼를 들고 열심히 몬스터들을 상대하는 중이었다.
일단 나를 도와줄 사람이 없다는 소리군.
힘을 줘서 끊어내려고도 해봤으나 SS급 드래곤이 만든 와이어는 튼튼해서 꼼짝하질 않았다.
무적 상태는 모든 피해를 무효화시켜 주는 것이지, 스킬을 없애주는 것은 아니라 지금 상태로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조금만 더 패면 체력 20% 미만으로 떨어질 것 같은데.
그렇게 되면 심판자의 표식 효과로 즉사할 것이다.
“모든 마법이 통하지 않는 것은 아니군. 괜히 호들갑을 떨었어.”
“네가 죽는다는 사실은 변함없으니 호들갑 떨어도 돼.”
“꼼짝도 못 하면서 입만 살았군!”
자신만만한 척했으나 놈의 말이 맞았다.
머리를 계속 굴렸지만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 걸 어떡하라고.
콰광!!
“꺄아악!!”
“조심해요!”
지상을 보니 괴물들이 일주일은 굶은 것마냥 게걸스럽게 입 안에 들어오는 모든 것을 집어삼키고 있었다.
그것이 인간이든 아니든.
수가 너무 많으니 신애와 헌터들이 밀리는 것이 보였다.
신애는 그렇다 치더라도 도와주러 몰려온 헌터 무리들은 끽해 봐야 C급인데, 밀리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한가?
마음이 급해지고 초조해지는 가운데 녀석이 붉은 와이어들을 더 생성해내 내 목을 감쌌다.
큭, 목이 졸려서 소리가 안 나와…!
사지를 꽁꽁 묶어 버리더니 서로 다른 방향으로 당기고 있었다.
이게 말로만 듣던 거열형인가.
“이래도 소용이 없는지 보자!”
“윽!!”
고통스럽지는 않았으나 목이 졸려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만약 이대로 몸이 여러 갈래로 찢겨 나간다면 찢긴 상태로 살아 움직일지, 원상복귀가 될지 괜한 호기심도 들었다.
몸이 여러 개가 되는 건 싫은데.
꽤 심각한 사안이었다.
“마리오네트!”
목과 팔다리뼈가 뚜둑거리며 기분 나쁜 소리를 낼 때쯤, 아래서 스킬을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스킬로 인해 몸이 휘감고 있던 와이어의 줄이 느슨해졌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재빨리 몸을 빼내 아래를 바라봤다. 예빈이가 드래곤을 향해 두 손을 뻗고 있었다.
“숨어 있으라니까 뭐 하는 거야!”
“싸울 수 있어.”
걱정이 되어 소리를 쳤으나 결연해 보이는 예빈이는 스킬 사용을 멈추지 않았다. 이마에 땀이 홍수처럼 흐르고 있었다.
힘겹게 손가락을 하나 움직일 때마다 드래곤의 다리가 스윽 올라가거나 내려갔다. 스킬명처럼 누군가를 조종하는 스킬인 것이다.
“크흑!! 나는 너를 친우라 여겼거늘 끝까지 나를 방해하다니…!!”
드래곤이 입을 억지로 크게 벌림과 동시에 예빈이의 손가락이 꺾였다.
“악!!!”
저 새끼가…!
눈이 뒤집힌다. 고운 손가락에서 피가 흘렀다. 못난 오빠 때문에 온갖 고생을 시키고 말았다.
예빈이를 향해 공격하려는 녀석을 보고 냅다 드럼채를 입 안에 꽃아 버렸다.
“컥!!!”
“어딜 조준하고 지랄이야?”
그 더러운 입 다신 벌리지 못하게 만들어 주마.
퍽-!!!
“크아악!!”
드래곤의 양 눈을 찔러 시야를 차단했다. 녀석은 괴로워하며 눈에 마법을 걸어 다시 시야를 회복하려고 했다. 그래서 마법을 사용하지 못하게 양손을 드럼채로 부러트렸다.
공중에서 발버둥을 치며 괴로워하던 녀석은 위기를 느꼈는지 입으로 붉은 구체를 생성해 무분별하게 쏘아대기 시작했다.
덕분에 지상이 반파되고 사람들의 아비규환이 들려왔다.
“발버둥 친다는 건 죽음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는 증거지.”
추진력을 위해 뒤로 크게 돌았다가 녀석의 심장을 향해 총알처럼 쏘아 들어갔다.
몇 번의 공격으로 인해 중첩 효과의 피해량은 어느새 1000을 넘어섰다.
푹!!!
드럼채로 내려치는 것이 아니라 찔러 들어갔다.
띠링.
[체력이 20% 이하가 되어 즉결 처형됩니다.]녀석이 눈을 뒤집으며 정신을 놓으려고 할 때 손을 집어넣어 심장을 뜯어냈다.
휘이익-
쿵!!!
공중에서 추락하며 거대한 몸집이 땅에 닿자 거대한 울림에 새들이 날아올랐다.
“네 몸에 있기 아까운 심장이다.”
레드 드래곤은 끈질긴 공방 끝에 죽고 말았다.
녀석이 쓰러지자 사람들을 공격하던 괴물들도 재가 되어 사라졌다.
산처럼 거대한 녀석이 조금의 미동도 없자 숨죽이며 이쪽을 바라보고 있던 사람들이 망설이다 입을 벌렸다.
“이, 이겼어….”
“말도 안 돼…. 이겼다!!!”
“와아!!!!”
마을 사람들의 목소리가 합쳐져 함성과 같은 환호가 여기저기서 울려 퍼졌다.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사람은 물론이요, 제자리에 쓰러지는 사람도 보였다.
나는 환호성을 들으며 멀리 해가 지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시간이 이렇게 지났나? 무적 효과가 사라지기 전에 처리를 끝내야겠네.
천천히 바닥으로 내려와 아직 두근거리고 있는 심장을 들고 예빈이에게로 다가갔다.
심장은 예민한 장기니 시간이 생명이었다.
“예빈아, 다시 한번 이 심장이랑 물물교환 해줄 수 있어?”
전투를 봤던 예빈이는 금방 내 의도를 눈치채고 고개를 끄덕였다.
무적 효과가 어디까지 적용되는지 모르겠지만 모든 타격을 무효화시키는 것이 특징이었다.
드래곤의 심장을 받았을 때 따라오는 부작용도 무효화시켰다면 힘을 잃어가고 있는 심장도 괜찮을 것이다.
“물물교환.”
예빈이가 내 가슴에 손을 얹고 스킬을 말하자 숨이 안 쉬어지는 듯한 고통이 밀려 들어왔다.
“큭!!”
심장을 부여잡고 휘청거리자 예빈이가 놀라며 부축했다.
“괜찮아?!”
심장이 수축되고 쪼그라들어 없어질 것 같은 통증이 계속됐다. 비정상으로 심장이 느릿하게 뛰다가 이내 서서히 제 박자를 찾아갔다.
무적 효과가 제대로 적용한 모양이었다. 손에는 루비처럼 생긴 검붉은 드래곤 심장이 놓여 있었다.
“후….”
턱으로 흐르는 땀을 닦아냈다.
제대로 안 되는 줄 알았네.
“걱정 마. 제대로 된 것 같아.”
숨을 고르게 쉬고 똑바로 서자 예빈이는 벌게진 눈가를 훔쳐내며 어깨를 강하게 때렸다.
“간 떨어지게 하지 마!”
“윽.”
나 방금 죽을 뻔했는데….
“그럼, 이제 다…. 끝난 거지?”
예빈이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얼마나 고대하던 일일까 생각하면 방금 되살아난 심장이 미어져 왔다.
“그런데….”
왜 메시지가 안 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