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ff Master RAW novel - Chapter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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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크의 대관식은 성대하게 치러졌다.
비록 신성동맹만큼 사치스럽고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대관식이니만큼 어느 정도의 구색은 맞추었던 것이다.
그렇게 지크는 만백성, 그리고 외부 인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관식을 치렀다.
그리고 그 대관식을 주관한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슈트카르트 황제였다.
지크의 황위 등극을 공식적으로 승인한 사람이 슈트카르트 황제였으므로, 책봉도 직접 해 주었던 것이다.
“나 마우레키온 제국의 황제 슈트카르트 폰 포스테리오레는….”
슈트카르트 황제가 지크의 머리 위에 금관을 씌워주며 말했다.
“지크프리트 폰 프로아를 황제에 봉하는 바이다.”
“망극하옵니다. 폐하.”
지크는 자신을 황제로 추대해 준 슈트카르트 황제에게 고개를 조아리며, 그 상하 관계를 다시 한번 확인해 주었다.
아무리 지크가 황제가 되었다고는 해도, 슈트카르트 황제보다 격이 낮다는 걸 인정함으로써 마우레키온 제국과의 관계를 지금처럼 유지해 나가겠단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그건 현명한 선택이었다.
마우레키온 제국은 프로아 왕국, 아니 프로아 제국에 있어 매우 중요한 동맹국이었다.
애초에 프로아는 마우레키온의 제후국으로 출발한 국가였다.
그런 프로아가 제국이 되었다고 해서 마우레키온 제국과 맞먹으려고 든다?
그건 정말이지 아니었다.
지금처럼 우호 관계를 쭉 유지해 나가면서 내실을 다지는 게 중요한 것이지, 꼴에 제국이 되었답시고 까불었다간 큰코다치는 수가 있었던 것이다.
더군다나 지금은 세계 평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움직일 때였으므로, 패권 다툼은 훗날에 벌여도 늦지 않을 것이고.
“지크프리트 폰 프로아는. 프로아 제국의 황제로서….”
“브륜힐트 폰 프로아는. 프로아 제국의 황후로서….”
그렇게 지크와 브륜힐트는 각각 프로아 제국의 황제와 황후에 등극하게 되었다.
그리고.
스으으으으으으으!
갑자기 하늘 높은 곳으로부터 상서로운 휘광(輝光)이 지크를 내리쬐었다.
“오오!”
“맙소사!”
“하늘도 폐하의 즉위를 축하하는가!”
대관식에 참여한 사람들은 이 예기치 못한 이벤트가 발생하자 너도 나도 감탄하며 상황을 지켜보았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당황한 사람은 지크 본인이었다.
“뭐, 뭐야!”
지크는 마치 UFO가 지구인을 납치하듯, 한 줄기 서광이 오직 자신만을 비추자 화들짝 놀라 뒷걸음질을 쳤다.
지금 이 현상은 지크로서도 그 이유를 모를, 예정된 이벤트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띠링!
뒤이어 지크의 눈앞에 알림창이 떠올랐다.
[알림: 축하드립니다!] [알림: 당신은 창조주의 축복을 받은 존재입니다!] [알림: 창조주의 축복이 당신의 황위 등극을 축하하고 있습니다!] [알림: 버프를 획득하셨습니다!]***
‘창조주가 진짜 있긴 있구나.’
이렇듯 축복이 효과를 발휘하는 걸 보면, 확실히 창조주는 존재하는 모양이었다.
어디에서 뭘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지크는 창조주로부터 축복을 받아서 버프를 누리게 되었다.
그리고 그 효과는 다음과 같았다.
[제국의 영광]창조주의 축복을 받은 영토여!
대대손손 번영과 영광을 누리리라!
•타입 : 패시브 스킬
•등급 : 신화
•효과 :
– 영토 내 고급 인력이 출현할 확률 +200%
– 영토 내 기술 발전이 이루어질 확률 +200%
– 영토 내 위인이 출현할 확률 +200%
– 영토 내 풍년이 들 확률 +200%
(중략)
(중략)
(중략)
– 영토 방어 도중 전 병력의 전투력 +120%
효과는 그야말로 엄청났다.
‘미쳤네.’
지크는 무슨 효과가 있는지 자세히 읽어 보다가, 혀를 내둘렀다.
만약 저 효과가 계속된다면, 프로아 제국이 마우레키온 제국만큼 발전하는 것도 시간문제에 불과할 것이라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놀라기엔 아직 일렀다.
[알림: 축하드립니다!] [알림: 레벨이 올랐습니다!] [알림: 375레벨 달성!] [알림: 376레벨 달성!] [알림: 377레벨 달성!](중략)
(중략)
[알림: 390레벨 달성!]지크는 창조주가 내려준 축복으로 인해서 기존 374레벨에서 390레벨이 되었다.
무려 16레벨이나 오른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알림: 새 스킬을 습득하셨습니다!] [알림: 새롭게 습득한 스킬에 대해 알아보시려면 항목을 이용하세요!]정말이지 오래간만에 의 새로운 스킬을 습득하고, 또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뭘까?’
지크는 새롭게 습득한 스킬이 너무나도 궁금해서 미칠 지경이었다.
그러나….
“황제 폐하! 만세!”
“만세!”
“프로아 제국! 만세!”
“만세!”
지크는 새 스킬에 대한 정보를 알아보는 대신에, 자신에게 무릎을 꿇은 대소신료들과 만백성들의 축하부터 받았다.
지금은 행사 중이라서 레벨 업으로 인한 스탯 스킬 포인트를 분배하고, 나아가 창을 열고 새 스킬에 대해 알아볼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
그렇게 황제가 된 지크는 프로아 제국을 중심으로 연합군을 결성했고, 신성동맹과의 본격적인 전쟁에 나설 것을 천명했다.
한편, 신성동맹은 내부 사정이 말이 아니었다.
지크가 대관식에 테러를 가해서, 수없이 많은 고위급 인사들이 죽어 버렸기 때문이다.
그건 비스마르크 2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비스마르크 2세는 입에 호흡기를 단 채로 특수한 용액이 가득 든 수조에 담겨져야만 했다.
왜냐하면, 방사능 에너지에 피폭을 당해서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목숨을 부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교황 성하! 조금만 참으시옵소서! 반드시 치료법을 찾아내겠사옵니다!”
“힘을 내소서!”
신성동맹의 치료사들은 어떻게든 비스마르크 2세를 치료하기 위해 애를 썼지만, 방사능에 피폭된 것을 치료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비스마르크 2세는 염색체가 완전히 파괴된 상태라서, 앞으로는 세포를 생성하는 게 불가능한 상태였다.
즉, 육체가 계속해서 파괴되어 가고 있던 것이다.
– 서둘러라… 대천사들의 강림을….
비스마르크 2세는 자신의 뇌와 연결된 통신 장치로 대소신료들에게 명령했다.
– 그들의 강림만이 나를 되살릴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전쟁을 다시 시작하라… 복수를… 복수를 해야 한다….
비스마르크 2세는 자신을 이런 꼴로 만든 지크에게 복수를 다짐하며, 이를 갈았다.
그 피맺힌 원한이 얼마나 무시무시했냐면, 수조 안에 든 비스마르크 2세의 눈빛에서 흉악한 섬광이 번뜩여 보일 정도였다.
“예! 교황 성하! 당장 전쟁을 재개하겠사옵니다! 저 사악한 이교도들을 창조주의 의지로써 징벌하겠사옵니다!”
“서둘러 대천사의 강림을 앞당기겠사옵니다!”
대소신료들은 그런 비스마르크 2세의 의지에 따라서, 곧바로 군대를 재정비하고 전쟁 준비에 돌입했다.
그리고 그날 밤.
“폐하! 출처를 확인할 수 없는 주파수로부터 폐하께 통신이 걸려 왔습니다!”
지크는 황위에 오른 기념으로 오랜만에 브륜힐트와 오붓하게 동침하려던 찰나에 보고를 받고 즉시 통신실로 향했다.
그리고 그런 지크에게 통신을 건 사람은, 다름 아닌 일루미나티 조직의 마스터였다.
– 지크프리트 반 프로아. 아니, 이제는 지크프리트 폰 프로아라고 불러야 하나?
마스터는 지크와 통신이 연결되자마자 다분히 비웃음 섞인 투로 빈정거렸다.
‘어쭈. 이 새끼 봐라.’
지크는 마스터가 베오울프라고 확신하고 있었기에, 눈썹을 치켜뜨며 불쾌해했다.
오늘 대관식에도 참석한 주제에 밤늦은 시각에 통신을 걸어 시비를 걸어오다니….
“통신을 건 이유는?”
– 난 분명히 너에게 경고했어.
마스터가 위협적인 어조로 말했다.
– 이쯤에서 그만하고, 우리 조직에 들어오라고. 근데 넌… 결국 우리와의 전쟁을 선택했더군. 보내 준 선물은 잘 받았다.
“마음에 들어?”
지크가 마스터를 향해 이죽거렸다.
“좀 더 넉넉히 넣을 걸 그랬나?”
– 후회하게 될 거다.
마스터가 지크를 향해 으르렁거렸다.
– 넌 땅을 치고 후회하게 될 거고, 피눈물을 쏟게 될 거다.
“과연.”
지크가 냉소를 지었다.
“피눈물을 흘리는 게 나일까, 아니면 너일까.”
– 두고 보면 알 거다.
“그래, 두고 보자.”
지크는 그렇게 말하면서 생각했다.
‘빨리 그랜드 마스터를 찍어야 돼. 그래야 회귀의 토끼발을 훔칠 수 있어.’
지크가 무서워하는 건 이 사용되어 빽섭이 일어나는 거였지, 다른 게 아니었다.
그 문제만 해결되면, 하나도 두려울 게 없었던 것이다.
– 네 의지가 그렇다면….
마스터가 말했다.
– 끝까지 해보도록 하지. 궁금하군. 네가 모든 걸 잃은 뒤에도 그렇게 자신만만할지.
“피차 마찬가지다.”
– 끊지.
“그러든지.”
지크는 그렇게 쏘아붙이고는, 통신을 먼저 끊어 버렸다.
“회귀의 토끼발… 엄청난 카드야.”
지크의 입에서 불만 섞인 혼잣말이 흘러나왔다.
“그걸 무력화시키려면 도벽을 발동하는 수밖에….”
그렇다면?
‘하루라도 빨리 449레벨을 찍고, 어떠한 벽을 깬다. 그다음… 그랜드 마스터가 되어서 회귀의 토끼발을 훔치는 거야.’
그게 바로 지크의 다음 목표였다.
***
프로아 제국을 중심으로 뭉친 연합군은, 즉시 마우레키온 제국의 방어를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전쟁의 핵심은 마우레키온 제국을 침공한 신성동맹군을 저지하고, 나아가 그 본진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연합군의 총사령관은 지크가 맡았다.
무력으로도 지략으로도 지크를 뛰어넘을 인재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자 신성동맹 역시도 신속하게 군대를 움직여 연합군과 싸울 채비에 들어갔다.
첫눈을 앞둔 시기.
날씨가 본격적으로 추워지기 전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채로 전쟁을 수행하고 싶은 게 신성동맹의 입장이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피가 흐를지….”
지크는 신성동맹군이 점령한 지역으로 이동한 직후 저 멀리 보이는 요새를 바라보며 혼잣말했다.
이번에 지크가 끌고 온 연합군의 규모는 무려 50만에 달했고, 신성동맹군의 병력 규모 역시 50만이 넘었다.
문제는 신성동맹군에는 중급 타락 천사와 상급 타락 천사가 엄청나게 많아서, 실질적 전력은 100만 대군 이상이란 점이었다.
물론 지크가 이끄는 연합군에는 각 교단에서 파견한 많은 성기사들을 비롯하여, 저마다의 방법으로 신성력을 사용할 수 있는 장병들과 게이머들이 다수 존재했다.
그러나 중급 이상의 타락 천사들의 전투력이란, 어지간한 신성력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면 쉽사리 상대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타락 천사들이야 내가 상대한다고 쳐도. 이렇게 대규모 공성전을 벌이면 우리 연합군의 피해가 심각할 텐데. 어떻게 방법이….’
전투를 앞둔 지크의 머리는 매우 복잡했다.
총사령관으로서 연합군을 지휘해 나가는 입장에서는 고려해야 할 게 아주 많아서, 머리가 터질 지경이었던 것이다.
‘일단은….’
바로 그때였다.
“폐하.”
막사 밖에서 오스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오세요, 오스칼 경.”
“예, 폐하.”
그렇게 지크를 찾은 오스칼은, 웬 이등병과 함께였다.
“어쩐 일이세요? 오스칼 경.”
“예, 폐하.”
오스칼이 말했다.
“여기 이 병사가 전하께 드릴 말씀이 있다고 하옵니다.”
오스칼이 자신이 데리고 온 이등병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는 거의 40대는 되어 보이는 중년의 남성이었다.
‘뭐지? 저 나이면 부사관이면 행보관 짬이고, 장교였으면 중령은 달 짬은 되어 보이는데?’
지크는 의아해하며 입을 열었다.
“무슨 일로 저를 만나고자 한 겁니까?”
바로 그 순간.
띠링!
지크의 눈앞에 알림창이 떠올랐다.
[알림: 효과가 발동했습니다!] [알림: 축하드립니다!] [알림: 영웅 유닛을 발견하셨습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