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ff Master RAW novel - Chapter 1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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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어떻게…?”
델데로스 대장은 자신의 전략이 간파된 걸 이해하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상식적으로 연합군에서 신성동맹군의 움직임을 확인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던 것이다.
비행선도 아니고.
그렇다고 척후병도 아니고.
‘우리 군 수뇌부에 첩자가 있는 건가?’
델데로스 대장은 정보가 새어 나갔다고 생각했다.
그게 아니고서야 이 작전이 간파당할 만한 구석이 단 하나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은 인공위성인 이 신성동맹군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다는 걸 꿈에도 몰랐기에,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는 사이.
“초, 총사령관 각하! 연합군이 아군 병력을 오히려 포위했다고 합니다!”
“매복해 있던 병력들이 몰살을 당하는 중이랍니다!”
“연합군이 후퇴하던 아군의 뒤를 잡았습니다!”
안 좋은 보고가 계속해서 올라오기 시작했다.
어느 것 하나 신성동맹군에 유리한 보고가 없었다.
‘아, 안 돼!’
델데로스 대장의 마음이 급해졌다.
이번 작전은 델데로스 대장이 총사령관 자리에 오른 후 처음으로 지휘한 거였다.
그런데 첫 번째 작전을 이렇듯 크게 말아먹었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아군에게 좋게 받아들여질 리 없었다.
능력을 증명해 보이기는커녕, 오히려 경험 부족을 드러낸 꼴이었던 것이다.
‘이대로는 안 된다.’
델데로스 대장은 위기를 느꼈다.
최근 신성동맹군 내부의 분위기는 매우 좋지 않아서, 말 한마디만 잘못해도 목이 달아나는 일이 흔했다.
이 시국에 처음으로 지휘한 전투에서 대패를 기록한다면, 단순히 총사령관 직위에서 실각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 터였다.
죽음.
패전에 대한 책임으로 처형당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았던 것이다.
오싹!
능력을 펼쳐 보이기도 전에 목이 달아난다고 생각하니, 델데로스 대장은 엄습하는 공포에 몸서리쳤다.
‘그럴 순 없다.’
이미 패전은 기정사실이었다.
그러니 질 땐 지더라도 란 말이 나와 주어야 했다.
그래야 델데로스 대장이 살았다.
그렇다면….
“상급 타락 천사 열 명, 출동시키도록.”
델데로스 대장은 아껴두었던 히든카드인 상급 타락 천사들을 출동시키기로 했다.
상급 타락 천사들의 전투력은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강자 이상.
그런 상급 타락 천사 열 명이라면, 그 누구든 처단할 만했다.
그리고 그 처단하는 대상이 연합군의 핵심 인물이 될 것이라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이기도 했다.
“상급 타락 천사들에게 연합군의 강자들을 처치할 것을 명령한다.”
델데로스 대장은 상급 타락 천사 열 명을 이용해서, 연합군의 핵심 인물들을 제거하겠단 결정을 내렸다.
만약 성공한다면, 이 전투에서 대패를 기록하더라도 오히려 남는 장사였다.
마스터의 강자 하나가 만들어 내는 변수란 어지간한 병사 10만 명 이상.
연합군의 핵심 인물만 제거해도 이 패배를 용서받기에는 충분했다.
“우린 살을 내어 주고, 연합군의 뼈를 깎는다.”
델데로스 대장은 그 명령을 내리고는, 책상 위에 놓인 위스키를 벌컥벌컥 마시며 타는 듯한 갈증을 애써 억눌렀다.
주사위가 던져진 이상, 이제는 결과를 기다릴 뿐이었다.
***
신성동맹군의 뒤통수를 거하게 치는 데 성공한 연합군은, 그야말로 파죽지세의 기세로 압도적인 전투력을 발휘했다.
안 그래도 지쳐 있었던 신성동맹군을 오히려 기습한 셈이었으니, 유리한 싸움을 하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지크를 포함한 마스터들이 있었다.
“껄껄! 약하구나!”
연합군 정보사령부 소속으로 전투에 참전한 구걸지존은, 자신이 어째서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강자인지를 여실히 증명해 내었다.
비록 구걸지존이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강자들 중 전투력이 가장 약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같은 등급의 강자들끼리 비교했을 때의 이야기였다.
퍽! 퍼억!
구걸지존이 내지르는 손바닥과 발길질은 신성동맹군의 기사들을 단 한 방에 죽여 버릴 정도로 강력한 위력을 자랑했다.
제아무리 약한 개체라고 한들 호랑이는 호랑이였다.
양떼를 사이에 풀어놓으면 일방적인 학살을 자행하는 게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던 것이다.
무왕 레오니드의 활약도 눈부셨다.
“이놈들! 어서 오너라!”
연합군을 이루는 주축 세력인 람다 왕국의 국왕인 레오니드는, 주먹 한 방에 신성동맹군 병사 네다섯 명을 산산조각으로 부숴 버리며 자신의 전투력을 과시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고작 이것밖에 안 되는가! 이 드라쿨리스를 상대할 자가 그렇게도 없는가!”
드라쿨리스도 용인족들의 전통 무예를 선보이며 자신의 무명(武名)을 드높였다.
그렇게 무려 세 명의 마스터가 전투에 참전했으니, 신성동맹군으로서는 딱히 막을 방법이 없는 게 현실이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신성동맹군들에게 재앙으로 다가왔던 건, 다름 아닌 데시마토 대공이었다.
강력한 마법사의 진정한 가치는 대규모 전쟁 시에 빛을 발하기 마련!
“พนะนภาพสำยยไมะสเนพ!”
“ยุยบุขภตเสสวะวถ!”
“จถน_ศสดณณคษซฐ๘๘ชซ!”
데시마토 공작은 광역 마법을 연속으로 퍼부어 대면서, 신성동맹군을 말 그대로 폭격해 버렸다.
눈보라가 몰아치고.
불덩이가 쏟아지고.
마른하늘에서 날벼락이 내리치고.
신성동맹군들은 데시마토 공작의 광역 마법 앞에 마치 메뚜기 떼마냥 쓸려나가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만큼 그레이트 위저드가 대규모 전면전에서 발휘하는 전투력이란, 누구도 따라올 수 없을 정도였던 것이다.
“크하하하! 죽어라! 이 광신도들아!”
“항복하면 살려는 주마!”
연합군은 3인의 마스터와 1인의 그레이트 위저드의 대활약으로, 신성동맹군을 압도하며 수월하게 전투를 이어 나갔다.
만약 피아로 강의 수군 기지에 배치되어 있는 나누크사까지 이 전투에 참여했다면, 전투가 얼마나 유리했을지 짐작조차 가지 않을 지경이었다.
그렇게 연합군의 대승이 기정사실화되었을 무렵이었다.
“좋구나! 좋아!”
구걸지존은 가히 무아지경의 상태로 적들을 쓸어버리던 중 하늘에서 뚝! 하고 떨어져 내린 다섯 명의 타락 천사들과 마주했다.
“끌끌! 이 비둘기 놈들!”
구걸지존은 그 타락 천사들이 여느 하급 타락 천사들과 별다를 바 없다고 생각하고, 호기롭게 공격을 이어 가려고 했다.
그런데.
“……!”
구걸지존은 자신의 앞을 가로막은 타락 천사들이 결코 어중이떠중이들이 아니란 걸 깨닫고 얼굴을 굳혔다.
왜냐하면, 구걸지존의 앞을 가로막은 다섯 명의 타락 천사들의 등 뒤에 날개가 6장씩 달려 있었던 것이다.
‘상급 타락 천사…?’
구걸지존의 뇌리에 그 생각이 스친 순간.
“더 이상 날뛰는 걸 허락하지 않겠다.”
다섯 명의 상급 타락 천사들이 일제히 구걸지존을 향해 달려들었다.
뒤이어 벌어진 일은 끔찍했다.
“크아아아아아아악-!!!”
다섯 명의 상급 타락 천사들에게 둘러싸여 공격당한 구걸지존의 입에서 처절한 비명이 울려 퍼졌던 것이다.
***
“뀨! 주인 놈아! 다 쓸어버려라! 뀨우우우!”
“고고고!”
한편, 지크와 햄찌는 연합군의 정중앙 최전방에서 신성동맹군을 닥치는 대로 쓸어버리는 중이었다.
지크의 무력은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아니, 그냥 상대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
지크는 스킬을 켠 상태에서 일대를 온통 방사능 안개 지역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런 지크에게 원거리 공격은 통하지 않았다.
의 안개는 외부에서 쏟아지는 원거리 공격들을 모조리 막아내는 효과가 있었기에, 신성동맹군으로서는 지크를 공격할 수가 없었다.
왜?
지크를 공격하려면 의 안개 속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방사능 피폭이 두려워서 감히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독 저항력이 높은 기사들만이 지크를 저지하기 위해 죽을 각오로 의 안개 속으로 들어왔지만, 그건 자살행위에 불과했다.
가 없다고 해도 지크를 이기는 게 불가능한데, 방사능에 저항까지 하면서 싸운다?
애초에 성립되는 싸움이 아니었다.
게다가 과 의 디버프 효과까지 더해졌으니, 접근이 한계였다.
“으악!”
“악!”
기껏 접근해 보았자 지크가 휘두르는 평타 한 방에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덕분에 지크는 대량 살상을 일으켜 에 필요한 영혼 에너지를 많이 모을 수가 있었다.
[알림: 영혼을 흡수했습니다!] [알림: 영혼을 흡수했습니다!](중략)
[알림: 영혼을 흡수했습니다!]하지만 지크는 영혼 에너지의 흡수에 동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건 레벨 업이야. 이 전투가 끝나면 레벨 업 할 방법을 찾아보자.’
안 그래도 스킬에 더 이상 의존하지 않기로 다짐한 지크였다.
이제는 정말 위험했다.
자칫 스킬을 사용했다가 마나홀이라도 파괴되면 게임을 접어야 할 판국이었으므로, 이제는 그랜드 마스터를 찍는 것에만 집중할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한창 전투를 이끌어 나가던 중이었다.
“폐하!”
저 멀리서 오스칼이 지크에게 소리쳤다.
“레오니드 전하께서 변을 당하셨습니다!”
“예?!”
지크는 때아닌 보고에 화들짝 놀라 움직임을 멈추었다.
레오니드가 변을 당했다?
믿기 힘든 보고였다.
다른 누구도 아니고,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강자가?
“그게 무슨 말이죠?”
지크는 황급히 오스칼에게로 달려가 물었다.
“구걸지존 어르신께서… 전사하셨습니다.”
“예?!”
지크는 믿을 수가 없었다.
레오니드가 변을 당한 것으로도 모자라 구걸지존이 전사하다니?
“어떻게 된… 일입니까?”
지크가 그 소식을 모르는 건 당연했다.
지크의 경우 3개로 나뉜 연합군 병력 중 정중앙에 자리한 부대 쪽에서 활약하고 있었다.
반대로, 구걸지존과 레오니드는 각각 동쪽과 서쪽에서 전투를 치렀다.
지크가 무슨 곳곳에 눈이 달린 집단지성도 아니고, 전장 전체에서 벌어지는 일을 실시간으로 다 들여다보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 아니겠는가?
“상급 타락 천사 다섯이 구걸지존 어르신을 공격했고, 뒤이어 레오니드 전하까지 공격했다고 합니다.”
“…아.”
지크는 그제야 구걸지존이 변을 당한 이유를 깨달았다.
상급 타락 천사의 전투력은 마스터 등급 이상이었다.
또한, 최상급 타락 천사의 경우 그랜드 마스터 등급 이상이었다.
지크는 상급과 최상급을 모두 경험해 보았기에, 그들의 전투력을 너무나도 잘 알았다.
지크조차도 이 없으면 최상급 타락 천사를 상대로 엄청나게 고전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상급 타락 천사 다섯 명이라면, 구걸지존이 전사한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아니, 그건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었다.
구걸지존은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강자들 중에서도 전투력이 극히 떨어졌기에, 상급 타락 천사 다섯을 상대로 5분도 채 버티지 못했을 게 분명했다.
‘이런 개 같은….’
지크가 자기도 모르게 이를 악물고 주먹을 꽉 쥐었을 때였다.
“현재 레오니드 전하께서는 운 좋게 목숨을 건지셨지만, 생명이 위독하신 상태라고 합니다. 그리고 드라쿨리스 장군이….”
오스칼이 추가로 지크에게 보고했다.
하지만 지크는 그 보고를 듣지 않았다.
“가자.”
“알겠다, 주인 놈아.”
지크는 즉시 날개를 펼치고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그러고는 을 켜서 전장 전체를 스캔, 구걸지존을 죽인 상급 타락 천사 다섯을 찾았다.
서둘러야 했다.
구걸지존이 전사하고, 레오니드가 생명까지 위독한 마당에 드라쿨리스와 데시마토를 잃을 순 없었기 때문이다.
바알이 미카엘에게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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