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ff Master RAW novel - Chapter 1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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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르르르륵!
이건의 손에 들린 대검이 시퍼런 귀화(鬼火)를 뿜어내었다.
‘어, 엄청나게… 강해졌어.’
지크는 이건이 얼마나 강해졌는지 짐작조차 할 수가 없었다.
주변 에너지를 빨아들이기 전의 이건과 지금의 이건은 차원이 달라 보일 정도로, 그 차이가 심했다.
이건으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위압감이 어찌나 강렬했던지, 피부가 다 따끔거릴 정도였다.
[베오울프]•존재 구분 : 게이머
•레벨 : 589
•티어 : 그랜드 마스터
•클래스 : 포식천마 (히든 클래스)
“날 약해지게 만드는 게… 과연 가능할까?”
이건이 지크를 향해 이죽거렸다.
“너 같은 천민은 감히 날 약해지게 만들 수 없어. 주제 파악을 하라고, 주제 파악.”
“그럴까?”
지크는 적에게 걸린 강화 효과를 풀어버리는 디버프인 스킬을 사용해보았다.
은 적에게 걸린 모든 이로운 효과를 풀어버리는 스킬이었다.
우웅!
은 이건에게 걸린 강화 효과를 풀어버리긴 했다.
하지만 그건 아주 잠시 동안의, 1초도 채 되지 않는 시간일 뿐, 무용지물이었다.
강화 효과가 풀리나 싶었는데, 이건이 다시 강해졌기 때문이다.
‘이게 무슨?’
지크는 을 사용했음에도 이건이 또다시 강해지자 어이가 없었다.
“내가 말했을 텐데.”
이건이 지크에게 이죽거렸다.
“날 약해지게 만들 수 없다고. 난 너보다 약해지지 않아. 약해질 수 없어. 큭큭큭.”
“…….”
“재롱 좀 더 피워봐. 하는 것 좀 보게.”
진정한 힘을 드러낸 이건은 한없이 여유로웠다.
‘이게 무슨…?’
지크는 어이가 없었지만 일단 창 형태의 를 움켜쥐고 이건을 향해 달려들었다.
지크는 디버프 오라를 계속해서 유지하는 한편 을 사용해 이건을 공격했다.
“약해.”
하지만 주변 에너지를 흡수해 엄청나게 강해진 이건은, 지크의 공격을 너무나도 쉽게 방어해내었다.
강화된 이건의 스펙이 지크를 압도해서, 공격이 먹혀들지 않았던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크윽!’
지크는 이건을 공격할 때마다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지크의 창과 이건의 검이 맞부딪칠 때마다 터져 나오는 충격파가 엄청나게 강력해서, 손아귀가 찢어질 것만 같았던 것이다.
“고작 이 정도야? 천하의 한태성도 결국 벌레인 건가?”
이건이 이죽거리던 순간.
번쩍!
스킬이 터져 나오며 이건을 덮쳤다.
“……!”
순간 멈칫한 이건.
‘지금.’
지크의 눈이 무섭게 빛나며 가 매섭게 퍼부어졌다.
그러나 이건은 눈 깜짝할 사이에 에서 빠져나와 지크의 공격을 모조리 방어해내었다.
“안 된다니까? 이 정도로?”
“…….”
“더 없어?”
“있지 왜 없어.”
지크는 이건의 도발에 즉시 스킬과 스킬을 동시에 전개했다.
화르르르르르!
스으으으으으!
뒤이어 주변이 시뻘건 용암이 솟구치고, 극저온의 냉기가 휘몰아치는 지옥으로 변했다.
‘이대로 버틸까?’
지크는 이 지옥에서 이건이 멀쩡하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건 큰 오산이었다.
“고마워라.”
이건이 웃었다.
“……?”
지크는 이건이 왜 웃나 싶어 의아했지만, 의문이 풀리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건이 움켜쥔 검.
슈우우우우우!
그 검이 의 열기와 의 냉기를 빨아들이고 있었다.
“마, 말도 안 돼!”
지크는 이건이 스킬을 흡수해버리자 자기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다.
여태 수없이 많은 패턴들을 보고, 또 상대해본 지크였다.
하지만 이런 건 처음이었다.
살다 살다 이제는 스킬을 흡수해버리는 패턴이 존재할 줄이야?
“흡성대법이라고 하지.”
이건이 말했다.
“흡성… 대법?”
“모든 걸 빨아들여서 내 것으로 만들어 주는 스킬이야.”
“미, 미친….”
“좋은 걸 가지고 있네?”
다음 순간.
화르르르르!
스으으으으!
과 이 동시에 펼쳐졌다.
놀랍게도, 이건은 지크의 스킬을 흡수해 고스란히 되돌려주고 있었던 것이다.
***
“……!”
지크는 자신의 스킬들이 이건의 손을 통해 펼쳐지자 너무나도 놀랐다.
뒤이어 엄청난 열기와 무시무시한 맹추위가 지크를 덮쳐왔다.
“크으으으으윽!”
고통스러워하는 지크.
“이제 좀 주제 파악이 되나?”
그렇게 말한 이건이 지크를 향해 덤벼들었다.
‘실수하면 죽어.’
지크는 을 사용해 이건의 공격을 방어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정신 바짝 차려야 돼.’
지크는 이건의 공격을 방어하는 데 집중하는 한편, 모든 디버프 스킬들을 꺼버렸다.
디버프 스킬을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그 에너지가 자꾸만 이건에게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디버프를 켜면 오히려 이건을 더 강하게 만들어줄 뿐이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지속적인 데미지를 넣는 액티브 스킬들을 사용할 수도 없었다.
과 의 에너지가 흡수당한 것으로도 모자라 스킬 복사까지 당한 상황.
만약 다른 스킬들을 함부로 사용했다가 또 흡수를 당하고 복사당한다면, 패배는 확정이었다.
그렇다면?
‘단발성 스킬들로 승부해야 돼. 그거밖엔 답이 없어.’
지크는 이건이 미처 흡수하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전개되는 스킬들을 염두에 두었다.
예컨대 나 과 같은 스킬들 말이다.
“이것밖에 안 되나? 천하의 한태성이?”
이건이 지크를 압박하며 이죽거렸다.
“벽을 좀….”
그때.
최라락!
스킬이 순간적으로 터져 나오며 이건의 가슴팍에 열십자 문양이 새겨졌다.
지크가 를 도(刀)의 형태로 바꾸어 스킬을 전개한 것이다.
그 결과.
쩍, 쩌억!
이건의 가슴팍이 열십자로 갈라졌다.
푸화아악!
시뻘건 피도 튀었다.
‘더!’
지크는 기세를 몰아 스킬을 켰다.
지크가 이 아닌 을 선택한 이유는 간단했다.
은 적에게 디버프 여러 개가 중첩되어 있어야 데미지가 증폭되는 스킬이었다.
만약 적에게 디버프가 단 하나도 걸려 있지 않다면 스킬의 데미지도 반 이상으로 줄어드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 이건에게는 디버프가 하나도 걸리지 않은 상태였다.
이건이 지크의 디버프 오라를 오히려 흡수해 자신의 에너지 자원으로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크는 대신에 단 9방을 때려서 적을 즉사시키는 스킬을 사용하기로 한 거였다.
쾅, 콰앙!
뒤이어 스킬의 첫 번째와 두 번째 공격이 이건을 강타했다.
그러나….
“딜이 이거밖에 안 나와?”
이건이 순간적으로 몸을 돌려 지크에게 반격을 가했다.
“……!”
지크는 그런 이건의 모습을 보고 또다시 놀랐다.
스륵, 스르륵!
어느새 이건의 상처가 말끔히 회복되어 있었다.
[베오울프]•생명력 : ■■■■■■■■■■
생명력도 100퍼센트였다.
조금 전 스킬을 맞아 깎였던 생명력이 불과 몇 초도 채 되지 않아 회복되었던 것이다.
“실망이네.”
이건은 그렇게 말하면서 다시 을 시전했다.
슈우우우우!
그러자 지크가 가진 에너지 자원, 근원력이 이건에게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알림: 근원력을 빼앗겼습니다!] [알림: 근원력을 빼앗겼습니다!](중략).
그뿐만이 아니었다.
[알림: 생명력을 빼앗겼습니다!] [알림: 생명력을 빼앗겼습니다!](중략).
[알림: 생명력을 빼앗겼습니다!]이건은 지크가 가진 생명력, 스태미나, 근원력 등을 탐욕스럽게 빨아들이며 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사기 스킬인지를 몸소 증명해 보였다.
“크, 크윽!”
지크는 이를 악물고 버티면서 을 통해 이건이 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방해해보았다.
하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슈우우우우우!
이건이 사용하는 은 의 방해 전파마저도 흡수해버리는, 말도 안 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넌 그냥 빨리다가 죽게 될 거야.”
이건은 그렇게 말하며 지크를 계속해서 압박했다.
‘버티면서… 반격!’
지크는 그런 이건의 공격을 받아내면서도 으로 역전을 꾀했다.
‘일단 초대하고.’
지크는 를 사용해 이건을 자신이 지배하는 세계에 가두었다.
“거 더럽게 불쾌하네.”
이건은 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눈살을 찌푸렸다.
제아무리 이건이라 할지라도 에서는 어느 정도의 디버프 효과를 받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이 기회야.’
지크는 기세를 몰아 이건과 다시 맞섰다.
쾅! 콰앙! 쾅!
의 세 번째, 네 번째, 다섯 번째 공격이 성공했다.
하지만 이건은 거의 데미지를 입지 않았다.
“고작 이 정도 반격으로?”
“크윽!”
“더 실망할 것도 없겠는데?”
무섭게 쏟아지는 이건의 공격.
“크으윽!”
지크는 그 공격에 벌집이 되어가는 와중에도 꾸역꾸역 의 여섯 번째, 일곱 번째, 그리고 여덟 번째 공격까지도 성공시켰다.
‘마지막 한 번.’
지크가 마지막 공격을 성공시키려 할 때였다.
콰직!
이건의 손아귀가 지크의 목을 움켜쥐었다.
“고작 이 정도로는 안 된다고 했을 텐데?”
“커헉!”
“그냥 뒈져.”
뒤이어 이건이 을 이용해 지크의 남은 모든 것들을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알림: 상태 이상!] [알림: 에 걸렸습니다!] [알림: 캐릭터를 움직일 수 없습니다!]그렇게 지크는 이건에게 목이 붙잡힌 채로 에 의해 흡수되었다.
[지크프리트 폰 프로아]•생명력 : ■□□□□□□□□
뒤이어 지크의 생명력이 눈 깜짝할 사이에 이건에게로 흡수되었다.
“이게 니 수준이야.”
이건이 죽어가는 지크에게 말했다.
“아무것도 못 하고 쪽쪽 빨리다가 뒈지는 거.”
“으윽….”
“X밥이면 X밥답게 죽어.”
이건이 의 강도를 더욱 높였다.
[지크프리트 폰 프로아]•생명력 : □□□□□□□□□□
지크의 생명력이 거의 다 떨어져서 0이 되기 직전이던 바로 그 순간.
푸욱!
스킬에 의해 움직인 가 이건의 옆구리에 박혔다.
의 마지막 아홉 번째 공격이 성공한 것이다.
***
지크가 노린 최후의 한 수는 분명히 통했다.
[베오울프]•생명력 : □□□□□□□□□□
의 마지막 공격이 작렬하던 순간 베오울프의 생명력은 0이 되었다.
그리고 즉사했다.
지크가 마지막 순간 혼신의 힘을 다해서 스킬을 성공시킨 덕분에, 죽음을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제아무리 이란 희대의 사기 스킬을 가진 이건일지라도 을 버텨낼 수는 없었다.
털썩!
그렇게 이건이 쓰러졌다.
쨍그랑!
이건이 들고 있던 대검도 산산조각으로 부서지며 그 수명이 다했다.
털썩!
덕분에 이건에게 붙잡혀 있던 지크도 함께 쓰러졌다.
“…크윽.”
지크는 혼신의 힘을 다해 몸을 일으키려고 했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생명력이 단 10밖에 남지 않았고, 그마저도 1씩 떨어져 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즉, 이건이 먼저 죽긴 했지만 지크 역시 죽음을 면하기는 힘들었던 것이다.
[알림: 생명력이 1 하락했습니다!] [알림: 생명력이 1 하락했습니다!] [알림: 생명력이 1 하락했습니다!](중략).
[알림: 생명력이 1 하락했습니다!]그렇게 죽어가던 지크.
“뀨! 주인 놈아!”
햄찌가 황급히 달려와 지크의 입에 포션을 부어주었다.
그야말로 구사일생이었다.
만약 햄찌가 없었다면, 지크도 이건을 뒤따라 죽음을 맞이했을 것이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