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ff Master RAW novel - Chapter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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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크가 이끄는 파티는, 구덩이를 파고 태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한 2시간쯤 기다렸을까?
고오오오오오!
휘이이이이이!
바람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다들 대기.”
지크는 태풍의 중심부가 구덩이에 위치할 때까지 잠자코 기다렸다.
그러던 중.
휘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태풍이 구덩이를 지나가기 시작하면서, 무시무시한 바람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구덩이에도 태풍이 일으키는 강풍이 휘몰아치며, 소용돌이가 발생했다.
구덩이를 팠다고 하더라도 아예 영향을 받지 않을 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 결과.
“꽉 잡아요! 버텨요!”
지크가 이끄는 파티는 구덩이의 벽면에 무기를 박아 넣고, 그걸 붙잡고 버티면서 소용돌이에 휩쓸리지 않으려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혀, 형님? 으아아아아악!”
승구가 소용돌이에 휩쓸려 구덩이 밖으로 빨려 올라간 게 시작이었다.
“으악!”
“으아아아아아아아!”
다른 파티원들 역시 승구와 마찬가지로 소용돌이에 휩쓸려 구덩이 밖으로 하나둘 튕겨져 나갔다.
태풍의 바람이 워낙에 거세서, 구덩이 안을 헤집어놓았기 때문이다.
결국, 마지막까지 버틴 사람은 지크 하나였다.
쉽지 않은 일이었다.
“으으으으으윽!”
지크는 근원력을 끌어올려서 육체를 강화시키고, 어떻게든 소용돌이에 휩쓸리지 않으려 안간힘을 써야만 했다.
“뀨우우우우! 주인 놈아! 꽉 잡아라! 꽉 잡아! 안 그럼 날아간다!”
“나도 알아!”
그렇게 15분 정도를 버텼을 때.
“어?”
지크는 휘몰아치던 소용돌이가 잠잠해진 걸 느꼈다.
조용했다.
바람 한 점 불지 않는 날처럼.
‘여기다.’
지크는 태풍의 중심부가 구덩이에 위치했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구덩이를 빠져나갔다.
그런 지크의 눈앞에 소용돌이치는 거대한 포탈이 보였다.
‘저기다.’
지크는 저 소용돌이치는 포탈이 태풍의 중심부라는 걸 본능적으로 느끼고, 곧장 몸을 날렸다.
그 결과.
지크의 눈앞에 현재 위치를 알리는 알림창이 떠올랐다.
던전, 입성.
거대한 태풍을 뚫지 않고 침투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문제는 그 많던 파티원들 중 지크의 곁에 남아있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는 것.
모두가 소용돌이에 휩쓸려 사라져버린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지크 혼자 솔플로 던전을 클리어해야 했다.
물론 지크가 솔플을 좋아하는 건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번 던전은 솔플보다는 파티플레이가 나았다.
한 손이 열 손을 감당하지 못한다는 말도 있듯이, 동료들이 있으면 공략에 있어 훨씬 더 안정적일 터였다.
게다가 이번 공략에 실패하면 프로아 제국이 태풍에 휩쓸려 쑥대밭이 될 것이었으므로, 평소보다 더욱 신중해야만 했다.
제아무리 지크라 할지라도 동료들의 부재가 아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어쩔 수 없지.’
지크가 그런 생각을 할 때였다.
띠링!
퀘스트창이 떠올랐다.
***
그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태풍을 잠재워라!]에서 보스 몬스터인 그리칼레를 처치하라.
•타입 : 타임어택 퀘스트
•제한 시간 : 120시간
•진행률 : 0% (0/1)
•보상 : 태풍의 눈
•주의사항 : 120시간 안에 이 퀘스트를 클리어하지 못하면, 프로아 제국이 멸망하게 됩니다.
또한, 태풍이 더 커져서 전 세계를 휩쓸어버릴 것입니다.
“헉?!”
지크는 퀘스트의 내용 중 보상이 인 걸 확인하고는 화들짝 놀랐다.
은 전설의 대장장이 헤르베르트의 미완성 유작을 완성하는 데 필요한 마지막 재료였기 때문이다.
•재료 :
– 신의 지팡이 × 1
– 만능 기계장치 × 1
– 크로매틱 드래곤의 뿔 × 1
– 뱀파이어 로드의 영혼 × 1
– 태풍의 눈 × 1
– U등급 마정석 × 3
– 마왕의 심장 × 1
현재 지크는 을 뺀 모든 재료를 다 모은 상황이었다.
안 그래도 을 찾을 길이 없어 손을 놓고 있던 참이었는데, 눈앞에 마지막 퍼즐 조각이 딱 나타난 셈인 것이다.
“뀨! 주인 놈아! 왜 그러냐!”
“아니.”
지크가 햄찌의 물음에 답했다.
“이 던전을 클리어하면… 태풍의 눈을 얻을 수 있다는데?”
“뀨우?! 그럼 주인 놈 세계 등급 무기 얻는 거냐! 뀨우우우우우!”
“아, 아마도?”
“뀨우우우우! 주인 놈 그러면 진짜 무적 되는 거다! 무적! 뀨우우우!”
“무적 좋지.”
지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것만 완성되면… 난 진짜 무적이 돼.’
지금 성물 등급의 무기인 만 해도 엄청났다.
그런데 세계 등급의 무기를 손에 넣는다?
그렇게 되면, 단언컨대 지크를 막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지도 몰랐다.
같은 세계 등급의 무기를 지닌 사람이 아닌 이상에야….
‘그래. 이번 기회에 완성시키는 거다.’
헤르베르트의 미완성 유작에 대한 퀘스트는 거의 4년째 클리어하지 못한, 오래 묵은 거였다.
그런데 이번 던전 클리어를 통해 이 퀘스트 또한 해치울 수 있으니, 지크로서는 환호할 만한 일인 것이다.
“얼른 가자.”
“뀨! 알겠다!”
그렇게 지크는 햄찌와 함께 의 중심부로 향했다.
는 매우 특이한 던전이었다.
특히나, 주변 풍경이 매우 특이했다.
건축 양식은 여러 시대가 혼합되어 있었고,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식물들이 여기저기 자라나 있었으며, 커다란 집들이 하늘에 거꾸로 붙어있기도 했다.
마치 여러 도시를 뒤죽박죽으로 섞어놓은 것 같았다.
‘어떤 몬스터들이 등장할까?’
그때.
휘이이이이!
저 멀리서 커다란 바람개비 수백 개가 지크를 향해 매우 빠른 속도로 접근해오기 시작했다.
에 서식하는 몬스터.
거대한 바람개비로, 피를 부르는 무시무시한 존재들이다.
‘너무 유치한 거 아닌가?’
지크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을 움켜쥐었다.
그런 뒤 와 을 켜서 접근해오는 들에게 디버프를 걸고, 공격에 나섰다.
그런데.
촤락! 촤라락!
에 걸려 이동속도가 느려진 들이 제자리에서 회전하는가 싶더니, 갑자기 날카로운 칼날을 뿌려대기 시작했다.
“……!”
지크는 비처럼 쏟아지는 칼날의 비에 소스라치게 놀랐지만, 이내 곧 침착하게 을 사용해 그 공격을 모조리 방어했다.
팅! 티잉! 팅! 팅! 팅! 팅! 티잉! 팅! 팅! 팅!
은 가히 대단했다.
과연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게 해주는 무술이었다.
지크가 미처 막아내지 못했던 칼날들을 자동으로 막아주었던 것이다.
– ……!
– ……!
– ……!
들은 그 공격이 먹히지 않자 살짝 당황한 듯 멈칫했지만, 이내 곧 공격성을 다시 드러내었다.
그런 의 두 번째 공격은, 앞서 칼날을 뿌리는 것보다 더욱 위협적이었다.
휘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들이 미친 듯 회전하며 지크를 덮쳐왔다.
“어어?”
지크는 그런 들의 움직임에 도저히 슬로우가 걸린 것 같지 않아 화들짝 놀랐다.
‘아!’
지크는 그 이유를 곧 깨달았다.
회전하는 들이 를 두르고 공격해왔기에 상태 이상 효과에 면역이었던 것이다.
를 두른 적들은 상태 이상에 걸리지도 않았고, 밀쳐낼 수도 없었다.
그렇다는 말은?
‘부수면 되지.’
지크는 즉시 스킬을 켜서 의 위력을 높였다.
그런 뒤 를 두르고 덤벼드는 들을 무차별적으로 섬멸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저돌적인 적들을 잠재우는 방법은 압도적인 데미지를 통해 아예 죽여 버리는 게 가장 확실하다는 걸 경험을 통해 알았던 것이다.
물론 회전하는 들의 공격을 피하는 건 엄청나게 어려웠다.
들이 움직이는 각도와 방향이 예측 불가능할 정도였다.
하지만 지크는 무시무시한 피지컬과 전투 센스로 그 공격들을 모조리 피해내면서 들을 차례차례 처치해나갔다.
그렇게 한 차례의 전투를 치른 후.
[알림: 경험치가 올랐습니다!] [알림: 경험치가 올랐습니다!] [알림: 경험치가 올랐습니다!](중략).
[알림: 경험치가 올랐습니다!]지크는 막대한 경험치를 챙기고는, 즉시 보스 몬스터인 그리칼레를 찾아 발걸음을 옮겼다.
“가자.”
“뀨! 알겠다!”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세계 등급 무기 완성을 떠나서, 던전 클리어에 실패하면 프로아 제국이 초토화될 판국이었으니 1분 1초라도 빨리 보스 몬스터를 처치하려는 것이다.
***
보스 몬스터인 그리칼레를 찾아 나선 길.
“이 던전 컨셉은 짬뽕인가.”
지크가 주변을 돌아보며 그 말을 할 때였다.
슈우우우우우!
무언가 날아오는 소리가 들려왔고.
퍼엉!
갑자기 포탄이 떨어졌다.
“……!”
“……!”
지크와 햄찌는 포탄이 떨어지자마자 즉시 몸을 날렸다.
그러기가 무섭게 포탄 세례가 비처럼 쏟아져 내리며 지크와 햄찌가 있던 곳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렸다.
‘갑자기 포탄이라고?’
지크가 오래된 건물 벽에 바짝 붙어서 그 생각을 할 때.
쿵! 쿵! 쿵! 쿵! 쿵! 쿵! 쿵! 쿵!
갑자기 200여 마리의 아이언 골렘들이 나타났다.
그런데 그런 아이언 골렘들을 지휘하는 건 골렘왕 레벤톤에 탑승한 승구였다.
“어? 승구야!”
지크는 승구가 오인사격을 한 줄 알고 숨어 있던 곳에서 나섰다.
하지만 아니었다.
펑! 펑! 펑! 펑! 펑! 퍼엉! 펑!
지크가 나타나자마자 200여 마리의 아이언 골렘들이 일제히 포탄을 퍼부어대었다.
“야! 승구야 뭐하는 짓이야!”
그때.
쒜에엑! 쒝!
갑자기 엄청난 위력을 품은 화살이 날아들어 지크의 등판에 명중했다.
만약 지크의 방어력이 조금만 약했더라면, 등판이 꿰뚫리고도 남았을 정도의 위력이었다.
“커헉!”
쓰러진 지크.
쏴아아아!
그런 지크를 향해 무차별적인 화살비가 쏟아졌다.
그 화살들을 쏜 장본인은 다름 아닌 고스란이었다.
승구.
그리고 고스란.
날아가 버리는 바람에 함께 던전에 입장하지 못했던 동료들이 던전의 몬스터가 되어 나타난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침입자… 처단… 한다.”
“용서하지 않는다.”
강풍을 버티지 못하고 날아갔던 다른 게이머들도 나타나 승구와 고스란에게 합류하며, 지크를 공격해왔다.
그리고….
척! 척! 척! 척!
무수히 많은 마우레키온 제국군도 나타나 지크를 향해 덤벼왔다.
그들이 가진 공통점은, 하나같이 거대한 태풍에 휩쓸려 실종된 사람들이었단 거였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휘이이이!
휘이이이이이!
아주 작은 소용돌이들이 여러 개 생성되는가 싶더니, 지크를 향해 무시무시한 속도로 접근해오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
오만 종류의 적들이 한꺼번에 나타나 덤벼드니, 지크로서는 어떻게 대응하기가 매우 힘들었다.
‘내가 물러설까 보냐.’
그러나 지크는 이를 악물고 의 자력 버프 스킬인 제3단계를 발동했다.
파직, 파지직!
그리고 방어 스킬인 도 켜서 방어력을 폭발적으로 높였다.
‘다 쓸어버리고 간다.’
지크는 과 두 광역 스킬을 퍼부으면서 덤벼드는 적들을 닥치는 대로 처치하기 시작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