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ff Master RAW novel - Chapter 1223
1222
파지지지지지직!!!
베르스가 뿜어낸 전류는, 전압이 무려 1,000억 볼트나 되었다.
상대가 누구든 전기 통구이로 만들어버릴 수 있을 정도의, 무시무시한 전압을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보통 번개가 높으면 10억 볼트 정도라는 걸 감안했을 때, 그 위력은 무려 100배나 더 강력하단 이야기였다.
“으으… 으으으으으으으…!!!”
지크는 베르스가 뿜어낸 전류에 감전되어 엄청난 고통을 받았다.
“크, 크으윽!”
의 방어 스킬인 까지 켜서 방어력을 올렸음에도, 베르스가 뿜어낸 전류로부터 자유로울 순 없었다.
1,000억 볼트의 전압이란 그만큼 강력한 것이라서, 지크조차도 버티기가 힘들었다.
[지크프리트 폰 프로아]•생명력 : ■■■■■□□□□□
오죽했으면, 지크의 생명력 50퍼센트가 눈 깜짝할 사이에 날아가 버렸을 지경이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알림: 상태 이상!] [알림: 에 걸렸습니다!] [알림: 300초 동안 받는 모든 데미지가 500퍼센트 증가합니다!]에 걸린 지크는 받는 데미지가 무려 500퍼센트나 증폭되는, 툭! 쳐도 죽을 수 있는 유리 몸이 되었다.
그러나 지크는 을 걱정할 겨를조차 없었다.
[알림: 상태 이상!] [알림: 에 걸렸습니다!] [알림: 30초 동안 캐릭터를 통제할 수 없습니다!]1,000억 볼트의 전압은 지크를 기절시키기에 충분했던 모양이었다.
지크가 어지간해서는 기절하지 않는다는 걸 떠올려 보면, 그 충격이 얼마나 셌었는지 능히 짐작할 만했다.
그러는 사이.
– 캬아아악!
베르스가 무시무시한 괴성을 내지르며 지크를 향해 헤엄쳐 왔다.
쩌억!
메기답게, 그 커다란 주둥이를 크게 벌려서 지크를 한입에 꿀꺽 삼키려고까지 했다.
– 캬아아악! 메기 놈 어딜 주인 놈 노리냐!
그때, 몸을 거대화한 햄찌가 무시무시한 속도로 수영을 해서 지크를 집어삼키려는 베르스의 앞을 가로막았다.
퍽! 퍼억!
그러더니 베르스의 머리통을 커다란 앞발로 사정없이 내리쳤다.
– 꾸웩! 꾸웨에에엑!
베르스는 그런 햄찌의 무지막지한 머리통 내려치기에 고통에 찬 비명을 내지르며 몸부림쳤다.
놀라운 일이었다.
베르스는 긴수염고래만큼이나 거대한 메기였고, 햄찌는 기껏해야 코끼리 정도의 크기였다.
엄청난 체급 차이가 났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르스는 햄찌의 공격에 좀처럼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햄찌의 앞발에 실린 파괴력이 가히 엄청나서, 베르스를 몰아붙일 정도였던 것이다.
심지어, 저항이 심한 물속에서 휘두르는 공격이었는데도 말이다.
‘나이스 햄찌!’
덕분에 지크는 에 걸려서 움직일 수 없는 와중에도 베르스로부터 어떠한 공격도 받지 않았다.
[알림: 의 지속시간이 끝났습니다!]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지크는 다시 정신을 되찾았다.
– 뀨! 주인 놈아! 빨리 절망의 세계 써라! 뀨우!
– 으응?
– 여기 물속이다! 절망의 세계에 물 없지 않냐! 메기가 물 없는 곳에서 얼마나 세겠냐! 뀨우!
– 아!
지크는 햄찌의 텔레파시를 듣고, 즉시 베르스와의 거리를 좁혔다.
베르스는 아직 전류가 충전되지 않았는지, 전류를 내뿜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다는 말은, 지금이 기회란 이야기였다.
슈우우우!
지크가 로 베르스를 초대했다.
***
쿵쾅쿵쾅!
마구 몸부림치는 베르스.
– ……!
이 거대한 메기는, 자신이 물속이 아닌 전혀 다른 세계에 와 있다는 걸 깨달았는지 남은 오른쪽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뒤뚱뒤뚱!
물이 아닌 곳에서 베르스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제자리에서 펄떡이는 게 전부였다.
악어 같은 생명체가 아닌 이상 수중생물은 육지에 나오면 전투력과 이동 능력이 바닥을 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 캬아악! 캬아아아아악!
갑자기 베르스가 괴성을 내지르며 아가미에서 붉은색 핏물을 폭포수처럼 토해내기 시작했다.
물속이 아니다?
맹독성 핏물을 뿜어내서 공간 전체를 채우겠단 의도였다.
하지만 지크는 그런 베르스가 귀여웠다.
“ㅋ.”
지크의 반응은 그게 전부였다.
그건 허세가 아니었다.
지크는 베르스의 임기응변이 훌륭하다고 인정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두려워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가소로워 했다.
왜?
이곳은 인 지크가 지배하는 세계였으니까.
베르스가 핏물을 뿜어내서 피바다를 만들어 봤자, 지크가 공간을 조작해버리면 그만이었다.
“응. 소용없어.”
지크는 공간을 조작해 베르스의 아가미 양옆에 구덩이를 만들었다.
콸콸콸!
그러자 베르스가 뿜어낸 핏물이 그 구덩이 속으로 빠져들어 갔다.
또한, 지크는 공간을 무한대로 확장하기도 했다.
베르스가 수백억 톤의 핏물을 뿜어낸다고 한들 절대 잠기지 않도록, 면적을 넓혀버린 것이다.
– ……!
베르스는 자신의 임기응변이 아무짝에도 소용없어졌다는 걸 깨닫고 당황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베르스는 굴하지 않았다.
파직, 파지직!
베르스는 또다시 전류를 뿜어내 지크를 감전시키려 했다.
우웅!
지크는 즉시 을 사용해 베르스가 전류를 뿜어내지 못하도록 방해했다.
파지지지지지직!
그러나 베르스가 뿜어내는 전류는 스킬이 아닌 생체반응이라서 으로도 방해하는 게 불가능했다.
‘그럼 튀면 되지.’
지크는 베르스가 전류를 뿜어내려 하자 거리를 확 벌렸다.
파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직!!!
뒤이어 베르스가 뿜어낸 전류가 빗발쳤지만, 지크는 무사했다.
베르스가 뿜어내는 1,000억 볼트의 전기 공격 범위가 물속이 아닌 이상 그리 넓지 않다는 걸 알고 미리 피했던 것이다.
“반항은 이제 끝?”
지크는 피식 웃으며 를 펼쳤다.
화륵, 화르르르륵!
그런 는 불의 검으로 이루어진, 하늘에서 떨어지는 무시무시한 불벼락이었다.
쏴아아아아!
뒤이어 수만 개의 불의 검이 뒤뚱대는 베르스를 향해 폭포수처럼 쏟아졌다.
지크는 만으로 베르스가 아쉬워할까 봐 아예 까지 선물해주는 서비스(?)를 해주었다.
“메기는 구워야 제맛이지.”
지크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치이이이이익!
뒤이어 끈적끈적한 진액이 흐르는 베르스의 피부가 타들어 가며, 생선 굽는 냄새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펄떡펄떡!
쿵쾅쿵쾅!
베르스는 지크의 서비스가 너무 좋은지 이리 뛰고 저리 뛰며 고통스러워했다.
그러나 초열의 불꽃에는 자비가 없어서, 베르스의 살점을 더더욱 강하게 구워버릴 뿐이었다.
그렇게 약 5분이 흘렀을 때.
화륵, 화르륵!
베르스의 몸뚱이는 숯덩이가 된 것으로도 모자라 아예 불이 붙어서 활활 타올랐다.
지크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가만히 내버려 두면 알아서 구워질 테니, 굳이 접근해서 귀찮게 손을 쓰지 않은 것이다.
[알림: 를 처치하셨습니다!] [알림: 경험치가 올랐습니다!] [알림: 레벨이 올랐습니다!] [알림: 552레벨 달성!] [알림: 553레벨 달성!]막대한 경험치가 주어진 덕분에, 지크는 한꺼번에 2번의 레벨 업을 이루었다.
[알림: 퀘스트의 진행률이 올랐습니다! (2/10)] [알림: 퀘스트 진행률 20퍼센트 달성!]그리고….
툭!
숯덩이가 된 베르스가 웬 주전자를 하나 떨구었다.
지크는 그 주전자를 으로 비추어보았다.
[재앙의 주전자 : 피바다]10대 재앙 중 하나인 혈해의 베르스의 권능이 담긴 아이템.
이 주전자에 든 물을 강이나 바다에 부으면, 강과 바다가 피바다로 변하는 재앙이 펼쳐지게 된다.
•타입 : 주전자 (소모품)
•등급 : 신화
•내구도 : 1/1
•특이사항 : 일회용품이므로, 한 번 사용하면 주전자가 깨지며 두 번 다시 사용할 수 없다.
[알림: 아이템을 획득하셨습니다!]그렇게 지크는 아그네스의 권능이 담긴 항아리에 이어 베르스의 권능이 담긴 주전자를 손에 넣게 되었다.
10가지 재앙 중 2개를 구현할, 어마어마한 능력을 거머쥐게 된 셈이었다.
‘딱 기다려라.’
지크는 마우레키온 제국을 향해 이를 갈았다.
복수.
지크는 10개의 재앙을 모두 손에 넣으면, 그것들을 모조리 마우레키온 제국에 풀어 대재앙을 일으킬 생각이었던 것이다.
***
베르스를 처치하고 를 손에 넣은 지크는 즉시 를 해제했다.
“뀨! 주인 놈아! 어푸어푸! 해치웠냐! 어푸어푸!”
수영하면서 기다리고 있던 햄찌가 지크에게 물었다.
“당연하지, 인마.”
지크가 씩 웃었다.
“주인 놈아! 이제 나가자!”
“알겠어.”
지크는 햄찌의 뒷덜미를 움켜쥐고 비행 능력을 사용해 물속에서 빠져나왔다.
“뀨! 봐라! 주인 놈아!”
햄찌가 몸을 파다닥! 털어 물기를 제거하고는, 피아로 강을 가리켰다.
“야 이.”
지크는 햄찌가 물방울을 튀기자 눈을 한 번 부라리고는, 시선을 피아로 강으로 돌렸다.
붉게 물들어서 피비린내를 풍기던 강은 어느새 본래의 색을 되찾은 상태였다.
물론 죽은 물고기들이 배를 허옇게 까뒤집고 둥둥 떠올라 있긴 했다.
그러나 강이 핏빛으로 물들었던 시간이 그리 길지는 않았기에, 피해는 크지 않았다.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자연이 알아서 무너진 생태계를 복구해줄 테니,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했다.
“하아.”
지크는 잠시 주저앉아 숨을 골랐다.
벌써 30시간째 로그아웃을 못 하고 있었기에, 피로가 아주 극심했다.
하지만 여기서 쉴 순 없었다.
폭주한 고대던전을 빠져나온 세 마리의 악마적 존재들 중 둘을 처치했지만, 아직 한 마리가 남은 상황이었다.
악마적 존재들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욱 강해지기 마련이라, 빠르게 처치해야 했다.
활동할 틈을 주지 않고 빠르게 제압해 죽여 버리는 게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었기에, 지크는 멈출 수 없었다.
“으.”
천근만근 같은 몸을 일으켰다.
“가자, 햄찌야.”
“뀨! 정말 괜찮겠냐! 주인 놈아! 좀 쉬어야 하는 거 아니냐! 뀨우!”
“쉬는 건 죽어서 쉬면 돼.”
지크는 그렇게 대답하고는 털레털레 가까운 워프 게이트로 향했다.
‘이 한 마리만 처치하고 한 며칠 쉬자.’
햄찌에게는 그렇게 말했지만, 사실 지금 지크의 머릿속을 지배하는 건 오직 쉴 생각뿐이었다.
***
동이 트기 약 2시간 전.
번쩍!
지크는 폭주했다던 3개의 고대던전 중 마지막 한 개가 자리했던 지역에 도착했다.
그곳은 프로아 제국 제2의 수도라 불리는 라는 도시였는데, 훌륭한 도시계획 덕분에 도시와 자연경관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 곳이었다.
도착한 뱅퀴시는 아직까진 그저 평온하기만 했다.
개굴! 개굴! 개굴!
저 멀리 논농사를 짓는 농경지로부터 개구리 우는 소리만이 들려올 뿐, 도시는 조용하기만 했다.
곧 동이 터올 시간인지라, 도시에 사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너도나도 잠잠할 때였기 때문이다.
‘여긴 별일 없는 거 같은데.’
하지만 방심할 순 없었다.
재앙이 어떠한 방식으로 닥쳐올지 몰랐기에, 두 눈을 번쩍 뜨고 주변을 수색해야 했다.
“돌아보자.”
“뀨! 알겠다!”
지크는 악마적 존재를 찾기 위해 비행 능력을 사용해 도시 상공을 날며 수색 작전을 시작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