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ff Master RAW novel - Chapter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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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져라!]불사왕이 지크를 향해 마검 어벤져를 휘둘렀다.
[뒈져라, 애송이! 본 불사왕에게는 너 따위 애송이와 놀아줄 시간이 없노라!]그러나 불사왕을 호락호락하게 놓아줄 지크가 아니었다.
‘피하고.’
지크는 불사왕의 공격을 섣불리 맞받아치지 않았다.
무기 간 레벨 차이가 너무나도 심해서, 맞붙었다가는 조차 부서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콰앙!
지크의 반격이 불사왕의 턱주가리를 강타했다.
푸욱!
뒤이어 처음으로 꺼내든 가 웨펀 마이스터 샤키로의 기술인 의 형태로 뻗어나가 가슴 정중앙을 깊게 파고들었다.
[불사왕]•생명력 : ■■■■■■■■■□
그러나 불사왕의 생명력은 깎일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리치 중에서도 고위급에 속하는 네크로리치인 불사왕은 언데드이니만큼 그 방어력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던 것이다.
게다가 레벨 차이 역시 엄청났기에, 그 강력한 지크의 디버프 필드조차 이렇다 할 임팩트를 내기가 버거운 상황이기도 했다.
[타올라라!]순식간에 입은 피해를 회복한 불사왕이 검은색 화염의 벽을 불러내 지크를 가로막았다.
화르르르!!
시커먼 불꽃이 뱀의 혓바닥처럼 넘실대며 지크에게 화속성과 암속성으로 이루어진 복합 마법 데미지를 가했다.
그러는 사이.
‘어서 빨리 라이프 베슬을 보호하러 가야 한다!’
불사왕은 지크가 불의 장막에 갇힌 사이 다시금 비행 마법을 시전, 지크를 두고 떠나려 했다.
하지만 지크는 집요했다.
콰앙!
지크가 천지개벽 스킬을 사용, 불사왕이 펼치려는 비행 마법의 캐스팅을 끊었다.
부웅, 쾅!
천지개벽에 당한 불사왕이 공중으로 붕 떠올랐다가 땅에 처박히고, 뒤이어 번개가 떨어져 내렸다.
[이 거머리 같은 놈이…!!]불사왕은 분노했다.
데미지?
딱히 아프지 않았다.
그러나 급할 때 자꾸만 발목을 잡히니 짜증이 나 미칠 지경이었다.
남은 두 개의 라이프 베슬이 언제 파괴당할지 모르는 마당에.
[네놈은 절대로 용서치 않을….]그때였다.
쿠웅!
불사왕은 있지도 않은 심장이 철렁이는 느낌을 받았다.
쨍그랑!
뇌리에서 무언가 깨지는 듯한 소리도 들리는 것 같았다.
•레벨 : 239
그렇게 불사왕의 레벨이 또다시 30이 깎여 나갔다.
씨익-
지크의 입가에 웃음꽃이 피어올랐다.
***
“수고하셨습니다, 승구 경.”
“오스칼 경이야말로 오지게 고생하신 부분입니다!”
총 세 개 중 두 번째 라이프 베슬의 파괴는 승구&오스칼 팀의 작품이었다.
“뀨우! 고생했다!”
혹시나 몰라 붙여준 햄찌 역시도 라이프 베슬 파괴에 한몫 단단히 있음은 두말할 것도 없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같은 시각.
“가자. 명예로운 전사들이여.”
노르드족의 왕 라이언베르트는 정예 해병대원들이자 자신의 친위대를 이끌고 불사왕의 마지막 라이프 베슬 파괴를 파괴하기 직전까지 도달해 있었다.
상대는 오즈릭 교단의 고위급 사제들과 수백의 평신도, 그리고 고위급 언데드 몬스터들인 세 기의 듀라한과 여덟 기의 데스나이트였다.
그러나 강함에 광적으로 집착하며, 자신들 역시 강인한 전사들인 라이언베르트와 노르드족 친위대원들은 라이프 베슬을 보호하던 가디언들을 순식간에 도륙 내버리는 기염을 토했다.
털썩!
최후의 적이 쓰러지고.
“동생. 마무리는 잘 부탁함세. 껄껄.”
라이언베르트는 그렇게 혼잣말하며 불사왕의 라이프 베슬을 향해 다가섰다.
***
‘어서 가야 한다!’
다급해진 불사왕은 자신이 아는 한 최고로 강력한 주문들을 지크에게 퍼부어 대고는, 이번에는 텔레포트를 시도했다.
우선 지크와의 거리를 순간적으로 벌리기 위해서였다.
번쩍!
다행히도 텔레포트는 성공적이었다.
‘비행 마법!’
불사왕이 다시금 비행 마법을 시전하려 했다.
그런데.
휘리릭, 쾅!
지크가 날린 망치가 불사왕의 머리통을 강타했고, 비행 마법의 캐스팅은 또다시 끊어졌다.
부들부들…!!
불사왕은 치를 떨었다.
[야! 이! 집요한! 새끼야!!!]결국, 약이 오를 대로 오른 불사왕은 나름 왕으로서의 체통과 체면을 잊은 채 지크를 향해 쌍욕을 퍼부어 대기에 이르렀다.
[이 개새끼야!! 그만 좀 놔둬라! 놔둬! 이 X같은 새끼야!!]죽이려니 쥐새끼처럼 요리조리 피해대고.
그렇다고 따돌리자니 집요하게 따라붙고.
발등에 불이 떨어진 불사왕으로서는 악에 받칠 수밖에 없었다.
[이 악랄한….]그때.
쿵!
불사왕은 또다시 엄습하는 무기력함을 느껴야만 했다.
‘아, 안 돼! 내 라이프 베슬들이…!!’
끝이었다.
더 이상 남은 라이프 베슬이 없는 것이다.
[불사왕]•레벨 : 209
그렇게 불사왕의 레벨은 209로, 처음 지크와 마주했을 때보다 무려 90이나 낮아져 있었다.
‘적이 나보다 강하면, 약하게 만들면 되지.’
불사왕의 레벨 다운을 본 지크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지금까지 벌였던 일련의 공작들은 모두 사부의 가르침에 따라 적을 약하게 만들기 위한 것들이었다.
디버프?
좋다.
하지만 디버프가 아무리 강력하다고 한들, 100이 넘는 레벨 차이를 극복하기란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래서 지크는 불사왕을 약하게 만들기 위해 라이프 베슬을 동시다발적으로 파괴하는 전략을 세웠고, 동료들은 그 지크의 계획을 잘 따라주었다.
감당키 힘든 적을 상대하기 위해서, 때로는 무력이 아닌 지략을 써야 할 경우도 있는 법 아니겠는가?
어찌 되었든 ‘적을 약하게 만든다.’라는 사부의 가르침을 충실히 따른 셈이었으니까.
이제 남은 건 오직 불사왕을 박살 내는 일뿐이었다.
저벅저벅-
지크가 불사왕을 향해 다가섰다.
주춤주춤-
불사왕이 지크로부터 물러났다.
그런 불사왕의 반응은, 지크도 지크지만 숨겨놓은 라이프 베슬들이 모조리 파괴당한 것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즉, 사기가 바닥까지 떨어져 투지를 잃어버리고 만 것이다.
그렇다고 도망을 가자니 저 애송이가 가진 이상한 방해 전파와 날아드는 망치 덕분에 몸을 빼기도 어려웠다.
총체적 난국.
‘이 애송이를 빨리 죽이고….’
불사왕은 지금이라도 지크를 빨리 처치하고, 우선 도주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러나….
빠악!
지크의 망치는 불사왕의 생각보다 더 빨랐다.
그렇게 시작된 지크와 불사왕의 진검승부.
화르르륵!
불사왕은 마왕의 신물인 마검 어벤져를 앞세워 지크와의 근접전을 벌이는 한편, 검을 쥐지 않은 왼손으로는 흑마법을 전개하며 자신이 왜 불사왕이자 네크로리치인지를 몸소 보여주었다.
‘왼손은 마법. 마나가 모일 때, 압제자의 파동!’
하지만 지크의 대응은 노련했다.
사실 디버프 마스터는 그 어떤 클래스보다 마법사 계열 클래스들을 압살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클래스였다.
압제자의 파동.
적이 일으키는 마나의 파동에 방해 전파를 넣어 스킬 발동을 방해하는 이 스킬만 있다면, 마법에 기습적으로 당할 일은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게다가 방해 전파의 범위 안으로 들어온 적이라면 더더욱!
‘윽! 또 마나의 흐름이…!’
불사왕은 자신이 마법이 번번이 발동되지 않는 걸 느꼈고.
콰앙!
캐스팅에 실패할 때마다 망치로 두들겨 맞아야만 했다.
우웅!
뒤이어 무지갯빛 오라가 불사왕의 발아래 깔렸다.
속성 저항력을 큰 폭으로 깎아내리는 디버프 필드였다.
‘언데드한테는 명속성 공격이 제맛.’
지크가 망치에 명속성 에너지를 주입, 불사왕의 머리통을 향해 머신 건 스매시 스킬을 냅다 후려갈겼다.
쾅, 쾅, 쾅, 쾅, 쾅, 쾅… 쾅!!
머신 건 스매시 스킬을 풀 히트로 얻어맞은 불사왕의 두개골에 쩍 하고 금이 가고, 그 안에 있던 붉은색 구슬이 언뜻 비췄다.
불사왕의 마지막 남은 라이프 베슬이 분명했다.
위기의 불사왕.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궁지에 몰린 불사왕의 두 눈에서 시뻘건 섬광이 뿜어져 나오는가 싶더니, 마왕의 신물인 마검 어벤져가 무섭도록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폭주다.’
지크는 본능적으로 위협을 느꼈다.
‘거기다 마검의 힘까지. 내버려 두면 내가 죽어.’
어떻게 해야 할까?
불사왕이 마검의 힘을 완전히 개방하면, 지크로서도 막지 못할 수도 있었다.
–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마검으로부터 귀곡성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지크가 마법의 벨트인 메긴기요르드의 능력을 발휘, 무기를 망치에서 도(刀)로 바꾸어 들었다.
도제 베텔규스의 은 200레벨 이하 적의 신체 일부를 100퍼센트 확률로 절단하는 스킬… 불사왕의 레벨이 209이긴 했지만, 생명력이 꽤 많이 닳아 있는 상태이기에 혹시나 하는 기대를 걸어볼 만했다.
‘에라, 모르겠다.’
지크가 스킬을 이용해 불사왕의 두개골 한가운데를 수평으로 그었다.
서걱!
불사왕의 두개골 반쪽이 두둥실 떠올라 하늘을 날았다.
반짝!
그 안에 있던 불사왕의 마지막 라이프 베슬까지도 함께 반 토막이 되어….
***
털썩!
불사왕이 쓰러지고.
– …….
당장에라도 재앙을 일으킬 것만 같았던 마검 어벤져가 잠잠해졌다.
그리고 지크의 눈앞에 알림창이 떠올랐다.
[알림 : 보스 몬스터인 불사왕 처치에 성공하셨습니다!] [알림 : 151레벨 달성!] [알림 : 152레벨 달성!] [알림 : 153레벨 달성!] [알림 : 154레벨 달성!] [알림 : 155레벨 달성!]불사왕이 워낙에 고레벨 몬스터여서였을까?
무려 5의 레벨이 올랐다.
“후. 진짜 X될 뻔했네.”
지크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얘가 당황해줘서 망정이지, 마검의 힘까지 개방됐으면 진짜 위험할 뻔했어.’
지크는 이 승리의 원인을 라이프 베슬이 깨지는 바람에 불사왕이 크게 당황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게 상당 부분 사실이기도 했고.
‘이게… 마왕의 신물이라는 건가….’
지크가 손을 뻗어 마검 어벤져를 손에 쥐었다.
그런데.
쿵쾅쿵쾅!
심장이 갑작스레 두방망이질을 치기 시작했다.
[복수, 복수를….] [꺄아아악!!] [억울해… 억울하다고….]지크의 뇌리에 검 안에 갇힌 영혼들이 울부짖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거 기분이 상당히 별로인데? 뒀다가 나중에 조용한 데서 들어보자.’
지크는 마검을 아공간 인벤토리에 넣어두기로 했다.
[알림 : 를 획득하셨습니다!]그렇게 복수의 마왕 이그나토의 신물은 불사왕을 거쳐 지크의 소유물이 되었다.
하지만 소득은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반짝반짝!
죽은 불사왕의 사체에서 무언가 반짝이는 게 지크의 눈을 사로잡았다.
[어둠의 정수]불사왕이 평생에 걸쳐 모아온 암속성 에너지가 압축되어 있는 구슬.
‘암속성 에너지?’
란 이름의 구슬을 본 지크는 아무런 생각 없이 스킬을 통해 암속성 에너지를 빨아들여 보았다.
[알림 : 암속성 에너지가 충분히 흡수되어 스킬 강화가 가능해집니다!] [알림 : 스킬을 암속성 에너지로 강화시킬 수 있습니다!] [알림 : 스킬을 암속성 에너지로 강화시킬 수 있습니다!] [알림 : 스킬을 암속성 에너지로 강화시킬 수 있습니다!]어둠의 정수에 담긴 암속성 에너지가 엄청났던 모양인지, 단번에 스킬 강화가 가능해졌다.
소호카 유적지에서 명속성 노가다를 했던 걸 생각해 보면….
‘암속성 노가다는 안 해도 되겠네.’
지크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그렇게 300년 만에 부활한 불사왕은 지크의 좋은 아이템과 암속성 공급원이 되어 스러지고 말았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노르드족 전사들의 함성이 지크의 귓가를 파고들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