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ff Master RAW novel - Chapter 258
257
지크가 부른 건 함대와 병사들뿐만이 아니었다.
“대사형!”
“저희가 왔어요! 대사형!”
“대사형을 뵙습니다!”
웨펀 마이스터 샤키로의 제자이자 웨펀 아카데미의 교수들이며, 또한 프로아 왕국군 무기술 교관인 웨펀 마에스트로들이 등장해 지크를 호위했다.
“전하! 제가 왔습니다!”
이번 작전에서 병사들을 지휘하기로 한 카렐 역시도 등판했다.
“모두 가서 싸워. 다치지 말고, 죽지 마. 그리고 우리 병사들 안 다치게 잘 보살펴줘. 병사들 목숨 하나하나가 소중하니까.”
“예!!!”
명령을 받은 프로아 왕국의 수뇌부들이 재빨리 이동해 다크 엘프 전사들과 싸우는 아군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하하. 살다 살다 게임 속에서 공수 부대원들을 다 보네. 마히돈 중장… 역시 그때 영입하길 잘했어. 저런 유능한 장교가 제 발로 굴러들어 오다니.’
지크는 함대의 대장선에 타고 있을 마히돈 중장을 떠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마히돈 중장이 프로아 왕국군을 이렇게까지 업그레이드시킬 줄을 미처 몰랐건만… 그가 가진 풍부한 경험들이 이토록 큰 도움이 될 줄이야!
‘아, 감탄하고 있을 때가 아닌가?’
하지만 지금은 전투 중이었기에, 지크는 마히돈 중장에 대한 칭찬은 나중으로 미뤄두었다.
“그랭구아르 사관님.”
“예, 전하.”
“고막을 다 터뜨려 버리세요.”
“예.”
지크의 명령에 그랭구아르가 노래를 불러 다크 엘프 전사들의 고막에 타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햄찌야.”
“뀨우!”
“다 쓸어버려.”
“햄찌 커진다다아아아!!! 뀨우우우!!”
자신의 몸을 거대화시킨 햄찌가 다크 엘프 전사들을 그 거대한 앞발로 후려치기 시작했다.
“다 분질러 버려.”
“예! 형님!”
지크는 세스크에게도 명령을 내렸다.
“그리고 승구….”
“혀, 형님?”
“어?”
“저 이제 탄약이 없는데요…?”
승구가 난처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승구가 말하는 탄약이란, 아이언 골렘들의 양어깨에 장착된 프로아 왕국군의 신형 대포에 들어가는 거였다.
“그래?”
지크가 피식 웃었다.
“그럼 채우면 되지.”
그렇게 말한 지크가 손가락을 탁! 튕겼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슈우웅!!!
공기를 찢는 소리가 나는가 싶더니.
쿵, 쿠웅, 쿵, 쿠웅, 쿵쿵, 쿠웅!
하늘에서 탄약이 잔뜩 든 거대한 나무 상자들이 비처럼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물론 마법이 걸려 있었으므로, 상자 안에 든 탄약이 추락으로 인한 충격으로 폭발할 리는 없었다.
“이제 탄약 많지?”
지크가 승구에게 물었다.
“마, 많습니다!”
“뭐 해? 빨리 탄약 안 채우고.”
“예!”
승구가 재빨리 아이언 골렘들을 소환해서 텅 빈 탄약고를 채우기 시작했다.
그렇게 지크는 승구를 끝으로 지휘를 마쳤지만, 아직 해야 할 일이 더 남아 있었다.
‘시험해보자.’
지크가 마나를 끌어올렸다.
우우웅!!!
그러자 지크로부터 뿜어져 나온 마나가 광범위하게 퍼져나갔다.
디버프 마스터의 새로운 스킬인 을 디버프 필드를 확장시키는 데 사용한 것이다.
화륵, 화르르르르르르륵!!!
스킬의 영향을 받은 가 미친 듯 타오르며 그 영역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마치 숲 전체를 불태워버릴 기세로 말이다.
‘오! 개쩔어! 범위 끝장나!’
지크는 스킬의 효과를 보고 매우 만족했다.
지금의 는 너무나도 넓어서, 전장 전체를 커버하고도 남을 정도였다.
물론 범위가 넓어진 만큼 지크의 마나 소모는 더욱 컸고, 디버프 자체의 효과는 감소했지만 지크는 불평하지 않았다.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지크는 넓어진 가 아군이 적들을 상대하는 데 도움을 주길 원했고, 그것으로 충분했다.
의 도움을 받은 아군들은 다크 엘프 전사들과 그들이 고용한 모험가들을 상대로 엄청난 전투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스킬의 효과를 본 지크는 뒤이어 역시도 광범위하게 펼쳐 추가적으로 아군을 지원했다.
‘좋아.’
디버프 필드들을 까는 걸 마친 지크가 이번에는 브륜힐트에게로 향했다.
“괜찮아요? 일단 이거 덮어요.”
를 벗어 반쯤 알몸이 된 그녀에게 덮어주었다.
“지크 님…!”
“조금만 참아요. 금방 끝낼 테니까.”
“네에!”
지크가 브륜힐트의 어깨를 한 번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고는 이 사태의 원흉을 돌아보았다.
“이제 일대일이네?”
“이 새끼가…!”
“붙어 보자.”
그렇게 말한 지크가 메네시아를 향해 뛰어들었다.
***
사실 메네시아는 지크가 상대할 수 있는 수준의 상대가 아니었다.
그녀의 레벨은 299로서, 마스터의 경지를 코앞에 둔 상태였다.
만약 100퍼센트 컨디션의 메네시아라면, 지크는 절대로 그녀를 이길 수가 없었다.
절, 대, 로.
브륜힐트와 둘이서 상대한다면 모를까, 메네시아는 승산이 아예 없는 상대였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메네시아]•생명력 : ■■■■□□□□□□
브륜힐트로부터 치명상을 입었던 메네시아의 생명력은 아직 채 회복이 되지 않은 상태였고, 그 움직임 역시 정상이 아니었다.
가슴을 크게 베였기에, 가슴 근육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태인지라 상체의 움직임이 원활하지 않았다.
그래서 지크는 감히 299레벨의 고레벨 NPC인 메네시아에게 싸움을 걸 수가 있었다.
‘방심은 없어. 속전속결, 빠르게 끝낸다.’
메네시아에게 덤벼드는 지크.
그런 지크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자력 버프를 켜는 거였다.
파직, 파지직!!!
스킬을 켠 지크의 몸으로부터 붉은 전류와 푸른 전류가 뒤섞여 빗발치기 시작했다.
[알림 : 슈퍼아머! 당신은 쓰러지지 않습니다!] [알림 : 레벨이 높은 대상에게 주는 데미지 증폭!] [알림 : 카운터 공격 성공 시 데미지 +1,000%!] [알림 : 공격력 증가!] [알림 : 방어력 증가!] [알림 : 디버프가 걸린 대상에게 주는 데미지 증폭!]존재의 증명, 금강불괴, 강자 멸시 총 세 가지 자력 버프 스킬이 합쳐진 을 켠 지크는 지체하지 않고 메네시아를 공략해 나가기 시작했다.
쩌엉, 쩡, 쩌어엉, 쩡!!!
덕분에 메네시아는 지크의 맹공에 공격할 여유도 없이, 오직 방어 또 방어만을 해야만 했다.
“이… 이이…!!!”
메네시아가 으르렁거렸다.
“…….”
지크는 그런 메네시아의 분노에 대꾸하지 않았다.
‘이빨 빠진 호랑이라도 호랑이는 호랑이야. 방심하면 내가 당해.’
지크는 메네시아의 방어에서 섬뜩섬뜩한 느낌을 받았다.
메네시아는 고수였다.
챙, 채앵!
성치 않은 몸으로 힘겹게 지크의 공격을 받아내는 와중에도, 메네시아의 움직임은 항상 반격의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게다가 메네시아는 기본 방어력 또한 높아서, 지크가 아무리 맹공을 가해도 그리 큰 데미지를 입지 않았다.
‘디버프만 더 세게 걸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스킬을 이용해 디버프 필드를 광범위하게 깔아놓은 터라, 지크는 메네시아를 압도할 수 없다는 것에 아쉬워했다.
만약 를 좁게 펼쳐서 메네시아의 방어력을 더 많이 깎을 수만 있다면, 순식간에 이 고레벨 NPC를 끝장낼 수 있을 텐데….
‘버티자. 그래야 아군이 한 명이라도 더 살아.’
솔직한 심정 같아선 당장에라도 를 압축해서 사용하고 싶었지만, 지크는 아군을 위해 참았다.
‘5분 정도만 버티면….’
그때였다.
쉬익!
메네시아가 휘두른 도, 마도 베놈이 지크의 목젖에서 약 3센티미터 앞을 스쳐 지나갔다.
“……!”
지크의 눈가에 놀라움이 깃들던 순간.
퍼억!
메네시아의 발차기가 지크의 복부를 파고들었다.
“크윽!”
물론 슈퍼아머를 두른 지크는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았지만, 그 데미지만은 고스란히 입었다.
‘뭐 이렇게 세…!!!’
메네시아의 발차기는 버프로 방어력을 올린 지크조차 악!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강했다.
“이 새끼… 너 따위가 날 이길 수 있을 것 같아?”
기세를 탄 메네시아가 지크를 향해 맹공을 가하기 시작했다.
상체의 불편한 움직임에 바닥을 친 생명력과 스태미나에도 불구하고, 메네시아의 전투력은 가히 상상을 초월했다.
“뒈져, 이 새끼야!”
“아악!”
“사지를 절단시켜 줄게.”
메네시아가 마도 베놈을 휘두르며 지크를 압박해 나가기 시작했다.
***
한편, 지크가 깔아준 와 효과를 받은 프로아 왕국군은 정말이지 엄청난 전투력을 발휘하며 다크 엘프 전사들을 도륙해 나갔다.
스킬 레벨 상승으로 인해 더 강해진 데다가, 스킬로 인해 확장된 디버프 필드들은 프로아 왕국군의 전투력을 네다섯 배 이상 상승시켜 주는 효과를 발휘했다.
그것은 그 어떤 버프보다 더 강력한 효과였으며, 또 넓은 범위를 자랑했다.
애초에 버프라는 건 대상을 지정하고, 하나하나 일일이 걸어주는 방식이기 마련이었다.
그러나 지크의 디버프는 필드의 형태이기에, 범위 내의 모든 이들이 혜택을 얻을 수가 있었다.
덕분에 프로아 왕국군은 엘론델군의 퇴로가 될 지점을 순식간에 장악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쐐기를 박은 사람은 다름 아닌 승구였다.
“얘들아! 공성 모드!”
승구가 자신의 주무기인 를 통해 아이언 골렘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쿵쾅쿵쾅!
명령을 받은 아이언 골렘들이 승구의 주변으로 달려오더니, 제자리에서 엎드렸다.
위잉, 철컹! 철커엉!
그리고는 지면에 팔다리를 강하게 쑤셔 박고 어깨에 장착된 대포들을 등 위로 이동시키는 등의 변신을 했다.
그것이 공성 모드였다.
아이언 골렘들을 마치 자주포를 운용하듯 방열시킨 후 포격을 가하는 것 말이다.
[알림 : 방열, 완료!] [알림 : 공성 모드 변신이 완료되었습니다!] [알림 : 발사 모드를 선택해 주십시오!]승구의 눈앞에 알림창이 떠올랐다.
“지금은 당연히 평사지.”
승구가 발사 모드를 설정했다.
위잉, 철컹!
그러자 대포로 변신한 아이언 골렘들의 포신이 거의 일직선으로 조정되고, 각각 다크 엘프 전사들이 밀집되어 있는 지형을 겨냥했다.
“하나, 둘, 셋! Fire!!!”
승구가 소리쳤다.
[Fire!!!]명령이 떨어지자 대포들이 불을 뿜기 시작했다.
“승구 경께서 고지를 점령했다!”
“대포 주변으로 밀집하라!”
“고지를 점령했다!”
고지를 점령한 승구가 포격을 시작하자 프로아 왕국군이 일제히 고지를 향해 내달리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악!!!”
“으악!”
“포, 포격이다! 퇴각, 퇴각하라!!!”
프로아 왕국군 신형 대포의 위력에 다크 엘프 전사들이 뿔뿔이 도망치기 시작했다.
고지, 탈환!
엘론델군의 퇴로를 확보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
‘디버프 없인 절대 못 이겨.’
메네시아와의 대결을 펼치던 지크는 제대로 된 위력의 없인 그녀를 이길 수 없다는 걸 뼈저리게 깨달았다.
비록 상처 입은 맹수 꼴이라지만, 299레벨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던 것이다.
심지어, 메네시아에게는 마저 통하지 않았다.
메네시아의 주무기인 마도 베놈이 강력한 독 속성을 가진 무기이니만큼, 그녀의 독 저항력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높았던 것이다.
‘영리하게 굴어야 해. 함부로 덤비지 말자. 아군이 적들을 처단할 때까지만 참는 거다.’
지크는 메네시아를 최대한 묶어두면서, 정면 대결은 철저히 피했다.
“이 쥐새끼 같은 새끼야!!! 덤벼!!! 덤비라고!!!”
화가 난 메네시아는 지크를 미친 듯 쫓아다니며 그를 난도질하려 했다.
“지크 님! 조심하세요! 살짝 베이기만 해도 위험해요!!!”
“예!”
메네시아의 무기인 베놈에는 매우 치명적인 독이 묻어 있었으므로, 살짝 스치기만 해도 위험했다.
“어딜 튀어! 이리와! 덤벼! 이 X같은 쥐새끼야!”
“나중에!”
지크는 칭호를 사용, 자신의 이동 속도를 크게 높여 메네시아로부터 도망쳤다.
부들부들…!!!
덕분에 메네시아는 번번이 지크를 놓쳐야만 했다.
‘빨리들 끝내라. 버티기 힘드니까.’
지크가 이를 악물고 메네시아의 공세를 피해 다니던 때였다.
펑, 펑, 퍼펑, 펑펑펑, 펑, 펑펑, 펑, 펑, 퍼엉!!!
저 멀리서 포탄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지금!!!’
지크는 지금이 타이밍이라는 걸 알았다.
승구가 포격을 시작했단 말은, 고지를 점령했단 뜻.
그렇다면, 아군이 이곳을 완벽하게 점령하고 전투의 주도권을 틀어쥐었단 소리였다.
지크가 더는 아군을 위해 디버프 필드들을 깔아줄 필요가 없게 된 것이다.
“죽어 이 새끼야!”
그때, 메네시아가 지크의 정수리를 쪼개버리려 했다.
그러나….
휘이이이이이이이!!!
지크를 중심으로, 마나가 미친 듯 휘몰아쳐 메네시아를 밀어내었다.
다음 순간.
화륵, 화르르르르르르륵!!!!
전장을 뒤덮었던 의 불꽃이 지크를 향해 모여들기 시작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