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ff Master RAW novel - Chapter 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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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번쩍, 콰앙!
중력의 반전 이후로 번개가 떨어져 내린 직후.
쩍, 쩌어어억!!!
지크를 중심으로, 전방이 초토화되는가 싶더니 대지가 갈라지기 시작했다.
지크가 스킬에 의 고유 옵션 스킬인 까지 한꺼번에 전개했기 때문이다.
“으, 으아아아악!!!”
“아아아악!!!”
“사, 살려줘어어어어!!!”
운 좋게 천지개벽을 피한 교황청의 병사들은, 불행히도 갈라진 땅 밑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알림 : 경험치가 올랐습니다!] [알림 : 경험치가 올랐습니다!] [알림 : 경험치가 올랐습니다!]지크의 눈앞에 경험치 획득을 알리는 알림창들이 주르륵 떠올랐다.
[알림 : 221레벨 달성!]심지어 레벨까지 올랐다.
‘…나 얼마나 죽인 거야?’
지크는 자신이 저질러 놓고도, 얼마나 많은 교황청의 병력을 죽였는지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그저 들소 떼처럼 달려오는 교황청의 병력을 향해 을 냅다 때려 박았을 뿐, 딱히 숫자를 의식한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확실한 건 최소 1,000단위는 넘는다는 것이었고, 교황청의 군대가 진격을 멈추었다는 점이었다.
“괴, 괴물…!”
“저런 강자가 베이퍼 요새에….”
지크의 대량 살상 능력을 본 교황청의 병사들은 공포에 질려 움직이질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코앞에서 수천 명의 아군이 말 그대로 ‘박살’이 났다.
그런데 무섭지 않으면 그건 사람이 아니었다.
혹은 마약과 같은 각성제에 취한 상태이거나.
반대로, 동부 콘스탄틴군은 지크의 한 방에 사기가 크게 올랐다.
“와 봐! 이 새끼들아!”
“개죽음이라는 게 뭔지 보여주마!”
“그렇게들 뒈지고 싶냐!”
은 한순간에 양측 군대의 사기를 180도 바꾸어놓을 정도의 임팩트를 자랑했다.
그것도 잠시.
“야! 이 머저리 같은 자식들아!!! 저렇게 큰 스킬을 연속으로 쓰겠냐!!!”
교황청 군에 소속되어 있던 게이머 하나가 크게 소리쳤다.
“그냥 들어가! 겁먹을 거 없어!!!”
그러자 교황청의 지휘관 역시도 그 사실을 지적하며, 병사들을 몰아붙였다.
“성스러운 군대여! 진격하라! 위험은 없다! 오직 승리만이 있을 뿐이다!”
그와 동시에 교황청 진영의 사제들이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화아악!
그러자 사제들로부터 뿜어져 나온 성스러운 오오라가 교황청의 군대 사이로 널리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이른바 이란 그 버프는, 병사들로 하여금 두려움을 잃고 더욱 과감하게 움직일 수 있게끔 해주는 일종의 정신계 신성 마법이었다.
“성스러운 군대여!!!”
이 내려진 것을 확인한 교황청의 지휘관이 우렁찬 목소리로 소리쳤다.
“주님의 영광을 위해!!! 진격하라!!!”
그러자 교황청의 병사들이 두려움을 깔끔히 떨쳐내고는, 과감하게 앞 지크를 향해 내달리기 시작했다.
“에라이.”
적들이 까마득히 몰려오는 것을 본 지크가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일분일초라도 더 버나 했는데, 이걸 버프로 극복하네. 어휴. 더러운 놈들.”
상대하는 입장에서 보자면, 버프는 매우 더럽고 치사한 수법이 아닐 수가 없었다.
하지만 지크는 더욱 더 더럽고 악랄했다.
우웅!
지크가 마나를 끌어올렸다.
화륵, 화르르륵!
뒤이어 시뻘건 불길이 앞을 집어삼켰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파직, 파지직!
지크는 곧바로 스킬을 전개하는 한편, 스킬까지도 함께 켰다.
스으으…!!!
지크로부터 초록색 안개가 뭉게뭉게 뿜어져 나오기 시작하던 순간.
“죽어라!!!”
교황청의 군대 가장 앞에서 달리던 병사 하나가 지크를 향해 훌쩍 뛰어오르더니.
털썩!
지크를 공격하기도 전에 쓰러졌다.
바들바들…!!!
쓰러진 병사는 마치 죽을병에라도 걸린 듯 사지가 기괴하게 뒤틀린 채 바들거렸고, 입에서는 게거품이 줄줄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끅, 끄으윽….”
병사는 눈이 허옇게 뒤집어진 채 고통스러워했고.
“…….”
이내 곧 축 늘어져 두 번 다시는 움직이지 못했다.
레벨이 낮은 병사로서는 방사능 에너지를 견딜 재간이 없었기에, 살짝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즉사하고 말았던 것이다.
비단 그 병사뿐만이 아니었다.
뒤이어 지크에게 달려들었던 수십 명 역시 똑같은 반응을 보이며 쓰러졌다.
버프로 거저 얻어진 용기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고작 죽음을 앞당길 수 있었을 뿐….
그나마 기본 독 저항력을 갖춘 성기사들이 근접했지만,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쾅, 쾅, 콰앙!
지크가 휘두르는 앞에 일반 병사들과 평범한 성기사들은 아무런 위협이 되지 못하는, 그저 일회성 샌드백에 불과했다.
“성전사들! 성전사들이여! 저 사악한 배신자를 처단하라!”
결국, 교황청의 지휘관은 게이머들을 황급히 투입해 지크를 제거하기에 나섰고.
‘영상 봤는데 잘하긴 하던데?’
‘얼마나 센지 보자.’
‘거품이지. 제네시스 길드원들한테 버프 이빠이 받고 그런 걸 가지고.’
‘지가 세 봤자 얼마나 세겠어? 우린 수백이 넘는다.’
게이머들은 각자의 생각을 가지고 지크에게 덤벼들었다.
교황청 소속의 사제들이 준 버프를 잔뜩 머금은 채….
그러나 지크는 물러서지 않았다.
씨익.
그런 지크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올라 있었는데, 그 이유는 지금이 을 시험해볼 매우 좋은 기회였기 때문이다.
우웅!
지크가 마나를 끌어올렸다.
우우웅!
그러자 목에 건 역시 진동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화륵, 화르륵!!!
넓게 깔린 안에 또 다른 가 추가로 생성되었다.
화르르르르르르르르!!!
을 이용해 추가로 설치한 는 기존의 넓게 깔렸던 것보다 훨씬 더 강렬했다.
지크는 스킬을 이용해 한 개는 넓게, 추가로 깐 것은 좁지만 더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도록 해보았던 것이다.
‘아. 중복은 안 되나 보네.’
지크는 들의 효과가 중복 적용되지는 않는다는 걸 확인했다.
효과가 합쳐지는 게 아니라, 더욱 강한 필드의 효과를 따라 적용되었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한 개는 넓게.
다른 한 개는 좁지만 더 강하게.
그동안 아군을 지원하느라 정작 본인은 없이 강자들을 상대해왔고, 그 때문에 고전해야만 했던 지크로서는 자신의 약점을 하나 극복한 셈이었다.
‘한번 뼈가 녹도록 싸워보자.’
지크가 이를 악물고 덤벼드는 게이머들을 향해 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
베이퍼 요새에서 전투가 벌어지기 직전.
와 에서는 황당파의 군대와 교황청의 군대 간의 대규모 공성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맙소사! 도대체가! 가짜 황제의 군대가 저토록 많았던가!”
교황청의 총사령관인 미카엘 대장(★★★★)은 황당파의 군대가 예상보다 훨씬 많다는 것에 경악했다.
이건 결코 예상하지 못했던 바로써, 현재 황당파의 군대는 미카엘 대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최소 4~5만은 더 많아 보였다.
“도대체 저 많은 병력이 어디서….”
그때였다.
“총사령관님! 베이퍼 요새로부터 전보가 도착했습니다!”
“전보?”
“베이퍼 요새의 방어 병력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적답니다. 당초 예상했던 시간보다 배는 빠르게 점령이 가능할 것 같다는 보고입니다. 축하드립니다, 총사령관님.”
전령이 미카엘 총사령관에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하지만 미카엘 총사령관의 반응은 전령이 예상했던 것과는 180도 달랐다.
“이런 미친!!!”
“왜 그러십니까?”
“프레드릭 황제… 그 가짜 황제 놈이 이렇게 단순한 승부수를 던질 줄이야!!!”
미카엘 총사령관이 거의 비명에 가까운 고함을 질렀다.
만약 프레드릭 황제가 베이퍼 요새를 내주는 대신 와 의 전투에서 압승을 거둘 수 있다면?
교황청은 교통과 물류의 중심지인 허드슨 강 상류 일대를 모조리 잃게 될 것이고, 전략적으로도 매우 불리한 위치에서 전투를 수행해 나가야만 할 가능성이 99.9퍼센트였다.
“살을 내어주고… 뼈를 깎겠다는 것인가?”
미카엘 총사령관은 프레드릭 황제의 과감한 결단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맙소사.
황제라는 자가 이렇듯 도박에 가까운 승부수를 내던질 줄이야.
아니?
이건 도박이었다.
막말로, 지금 프레드릭 황제가 구사하는 전략에는 뒤가 없었다.
얄팍한 수작인 것 같아 보여도, 성공하기만 한다면 신성 콘스탄틴 제국을 통째로 집어삼키는 게 가능한 무시무시한 수인 것이다.
심지어, 그 도박은 거의 성공할 것처럼 보였다.
무려 황제씩이나 되는 자가 이렇듯 말도 안 되는 전략을 구사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이건 시간 싸움이다! 베이퍼 요새를 병력 손실 없이 빠르게 점령하기만 해도 이 성전은 본 교단이 승리할 것이다.’
미카엘 총사령관은 이 전쟁의 핵심 포인트가 ‘타이밍’이라는 것을 정확하게 짚어냈다.
베이퍼 요새는 미끼에 불과했다.
그곳에서 최소한의 시간만 버텨준다면, 프레드릭 황제는 한껏 끌어모은 병력으로 크레인 시와 텐셜 영지에서 교황청을 충분히 박살낼 수 있었다.
‘크레인 시와 텐셜 영지에서 본 교단이 패한다면 베이퍼 요새를 점령한다고 한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전투를 중지시켜야 한다! 싸우면 가짜 황제의 도박에 놀아나는….’
지금 교황청이 취할 수 있는 신의 한 수는 와 에 투입한 병력을 뒤로 물리는 거였다.
싸워주지 않으면서 시간만 번다면, 방어 병력이 적은 가 알아서 무너질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되면 교황청은 를 거의 공짜로 먹게 되는 셈.
프레드릭 황제는 도박의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되리라.
죽음으로써.
“후퇴! 후퇴 명령을 내려라! 공성전을 중지한다! 어서 빨리….”
그때였다.
“총사령관 각하!!! 적들이 성문을 열고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텐셜 영지에서 급보가 왔습니다! 가짜 황제의 군대가 성문을 나섰답니다!”
막사로 뛰어든 전령들이 황당파 군대의 이상 행동을 보고하던 그 순간.
“아, 안 돼!!!”
미카엘 총사령관의 얼굴이 시퍼렇게 질렸다.
황당파의 군대가 스스로 성문을 나왔다는 것은, 교황청의 군대가 후퇴하기 전에 붙잡고 늘어져 끝장을 보려는 의도였기 때문이다.
‘아뿔싸! 너무 늦었구나!’
미카엘 총사령관은 자신의 황제의 도박에 완벽하게 말려들었다는 걸 깨달았다.
“베, 베이퍼 요새에 투입된 군대에 급보를 보내라! 최대한 빠르게! 병력 손실 없이 최대한 빠르게 베이퍼 요새를 점령하고 황당파의 후방을 치라고!!!”
프레드릭 황제의 승부수.
교황청이 그 외통수를 벗어날 방법은 오직 를 빠르게 점령하는 것뿐이었다.
즉, 전략적 요충지 세 곳 중 가장 중요도가 떨어진다고 평가받던 야말로 이 전쟁의 핵심 키워드가 된 것이다!
***
에 투입된 황당파의 장병들과 게이머들은 자신들이 이 전쟁의 핵심 키워드가 된지도 모른 채 전투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 중심에 지크와 게이머들이 있었다.
의 앞마당.
화륵, 화르륵!!!
시뻘겋게 타오르는 두 개의 블레이즈 필드 위에 올라선 지크와 게이머들은 적들을 닥치는 대로 죽이고 죽이고 또 죽이면서 디버프가 버프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입증해내고 있었다.
시뻘건 불길 속 산더미처럼 쌓인 시체들이 그 사실을 증명해주고 있었다.
“헥헥! 주인 놈아! 천천히 좀 죽여라! 햄찌 지친다, 지쳐!”
덕분에 햄찌는 지크가 죽인 게이머들이 떨군 랜덤 드랍 아이템을 줍느라 파김치가 될 지경이었다.
교황청의 군대 입장에서는 그저 답답할 노릇이었다.
사령부로부터 최대한 베이퍼 요새를 빠르게 점령하고 후방을 공략하란 명령이 내려왔건만, 정작 공성전은 시작도 해보지 못한 채 앞마당에서 병력 손실만 누적되고 있었다.
게이머들 역시 답답하긴 마찬가지.
사제들의 버프를 잔뜩 두르고 덤벼들었건만, 지크의 디버프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버프를 받았다는 것 자체가 체감이 되지 않을 지경이었다.
“진짜, 개… 드러운 새끼….”
어떤 게이머가 이를 부득부득 갈며 에서 뒷걸음쳤다.
“더러워서 그냥 로그아웃하고 히루미짱 신작이나 감상….”
하지만 그 게이머는 몰랐다.
거대한 그림자가 자신의 뒤에 드리워져 있다는 걸.
덥석!
솥뚜껑만 한 손이 전투를 이탈하려던 게이머의 머리통을 움켜잡았다.
“탈영은 즉결 처분이다.”
그 말과 함께.
퍼엉!
전투를 이탈하려던 게이머의 머리통이 수박처럼 터져나갔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