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ff Master RAW novel - Chapter 303
302
는 지크가 어떻게 해야 할지를 친절하게 가르쳐주었다.
띠링!
지크의 눈앞에 세 개의 선택창이 떠올랐다.
[알림 : 가 당신에게 현재 상황에 가장 적합한 기술 세 가지를 추천합니다!] [알림 : 취향껏 고르세요!]지크는 아무런 생각 없이 세 가지 스킬 중 하나를 눌러보았다.
그로부터 정확히 1초 후.
드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
지크는 ‘인간 드릴’이 되었고.
“아아아-!!!”
브륜힐트는 사랑하는 지크의 현란한 기술에 천국을 구경하는 행복을 누리게 되었다.
***
그날 밤.
반짝반짝!!!
엘프 왕국 엘론델의 중심부에 우뚝 솟은 가 핑크빛으로 환히 빛났다.
휘영청 달빛이 쏟아지는 밤 거대한 나무가 핑크빛 광채를 내뿜은 덕분에, 엘프 왕국 엘론델은 야심한 밤에 핑크빛으로 물들게 되었다.
그 핑크빛이 얼마나 강렬했냐 하면,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를 확인할 수 있을 정도였다.
불야성이랄까?
오죽하면 엘론델에 사는 거의 모든 엘프들이 를 구경하기 위해 집 밖으로 나왔을 정도였다.
“오오!”
“공주마마와 지크 대왕이 열정적인 사랑을 나누고 있구나!”
“저, 저렇게 강렬한 핑크빛이라니!”
“정말 아름답구나!”
“맙소사!”
엘론델의 엘프들은 를 바라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오오! 맙소사! 사랑의 나무가!!!”
놀란 건 엘론델의 왕 로엔그린 역시 마찬가지였다.
“무슨 일입니까?”
로엔그린과 술을 마시며 프로아와 엘론델의 미래에 대해 의논하고 있던 미켈레가 물었다.
“오오! 저것을 보게! 사랑의 나무가 빛나고 있지 않은가!”
“원래 빛나는 거 아니었습니까?”
“아닐세.”
로엔그린이 고개를 저었다.
“핑크빛으로 빛나긴 하지만 저렇듯 강렬하게 빛난 적은 내 평생 처음일세.”
“그, 그런 겁니까?”
미켈레가 흠칫 놀랐다.
로엔그린의 나이를 생각해 봤을 때, 가 저토록 밝게 빛난 게 족히 수백 년 만의 일이란 소리였기 때문이다.
“정말이지… 엄청나군. 장관이야. 도대체 저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단 말인가!”
“그거야 보나 마나….”
“우리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열정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게 분명하네.”
“전하께서 제일 잘하시는 게 그거라니 정말 놀랍군요.”
미켈레가 어이가 없다는 듯 실소를 지었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이 모시는 군주가 가장 잘하는 일이 이라는 건 신하로서 어이가 없는 일일 수밖에.
“음? 그게 무슨 소린가?”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어쨌거나 저 정도 밝기라면… 어쩌면 전설 속에서나 등장하는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겠군.”
“어떤 전설 말입니까?”
“역사서에 따르면….”
로엔그린이 기억을 더듬으며 대답했다.
“사랑의 나무가 온 세상에 하트를 뿌릴 때 믿을 수 없는 기적이 벌어진다고 하더군.”
“믿을 수 없는 기적이라. 흥미롭군요.”
“과인도 실제로는 본 적이 없….”
그때였다.
번쩌어어어어억-!!!
핑크빛 섬광이 온 세상을 집어삼켰다.
그리고….
사락, 사라락!!!
핑크색 하트 모양의 이파리가 엘론델 전체에 흩날리기 시작했다.
전설의 재림이었다.
***
다음 날 아침.
“으으!”
지크는 극심한 근육통을 느끼며 잠에서 깼다.
지난밤 폭풍 엄마아빠놀이를 하다가 그만, 로그아웃도 하지 못한 채로 캡슐 안에서 잠이 들어 버렸던 것이다.
‘뭐지? 왜 강제 로그아웃이 안 됐지?’
지크는 게이머가 잠이 들면 강제로 로그아웃이 된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띠링!
그때, 알림창이 떠올랐다.
[알림 : 결혼한 게이머가 배우자와 함께 있을 시 수면에 따른 강제 로그아웃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지크는 그제야 왜 강제 로그아웃이 이루어지지 않았는지를 깨달았다.
“하여간. 쓸데없이 고퀄리티… 으응?”
지크는 BNW의 개발, 유통사인 하이브의 꼼꼼함에 놀라다가 문득 이상한 감촉을 느꼈다.
물컹!
옆구리 쪽에서 크고 부드러운 무언가의 촉감이 느껴졌다.
“헉!!!”
지크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새근새근-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브륜힐트가 어젯밤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잠들어 있었다.
두근두근!!!
지크의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귀, 귀엽다.’
지크는 잠든 브륜힐트의 모습이 너무나도 귀엽고, 또 에로틱하다고 느꼈다.
스윽.
지크의 손길이 브륜힐트를 어루만졌다.
“으응?”
지크의 손길에 잠에서 깬 브륜힐트가 기분 좋은 몸짓을 보였다.
“일어나셨… 흐읍!”
아침 인사를 하려던 브륜힐트는 지크의 갑작스러운 기습에 말을 채 끝마치지 못했다.
우르릉! 콰앙!!!
덩기덕! 쿠웅! 더러러러러!!!
덩기덕 쿵덕쿵!!!
쿵짝 쿵짝 쿵짜라 쿵짝!!!
쿵쿵따리 쿵쿵따!
쿵쿵따리 쿵쿵따!
쿵쿵따리 쿵쿵따!
쿵쿵따리 쿵쿵따! 쿵쿵쿵쿵!!!
그렇게 안에 마련된 침실에서는 또 한 번 뜨거운 열기가 휘몰아쳤다.
반짝반짝!
엘론델은 이번에는 대낮에 핑크빛으로 물드는 장관을 연출했다.
“또 하는가!”
로엔그린은 가 빛을 내뿜는 걸 보고 침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알 수가 있었다.
“오오!”
“또!”
“밤새도록 하더니! 또 한다는 말인가!”
“젊음이란 좋구먼!”
“지크 대왕의 힘이 엄청난 모양이로군!”
로엔그린뿐만 아니라 엘론델의 모든 엘프들 및 프로아 왕국의 인사들 역시 지크와 브륜힐트가 무엇을 했는지 알 수가 있었다.
이를테면 광고랄까?
는 지크와 브륜힐트가 무엇을 하는지 실시간으로 중계해주는 역할을 했다.
***
그날 오후.
지크와 브륜힐트는 여러 사람들과 함께 뒤늦은 점심 식사를 하게 되었다.
“주인 놈아아! 좋았냐?”
“어?”
햄찌의 물음에 지크가 당황했다.
“뭐, 뭐가? 나 아무것도 안 했는데? 그냥 손만 잡고 잤는데?”
“구라치지 마라! 뀨우!”
“구, 구라?”
“햄찌 다 봤다!”
“뭘 봤다는 거야?”
“햄찌는 주인 놈아가 그렇게 강한 수컷일 줄은 몰랐다! 뀨우!”
“그, 그게 무슨 소린데….”
“주인 놈아 어제 정확히 7시간 31분 동안 했다! 그리고 아침에 1시간 20분 또 했다!”
“니, 니가 그걸 어떻게 알아!!!”
“사랑의 나무 빛났다! 온 세상에 하트 모양 이파리가 날렸다!”
“도대체 뭔 소리를 하는 건지….”
그때, 미켈레가 끼어들어 지크에게 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뭐?! 그게 생중계됐다고?!”
“전하.”
“으응?”
“전하께서 매우 절륜하신 분이라는 것은 잘 알겠습니다만, 제발 업무를 그렇게 열심히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그런 특기를 가지고 계셨을 줄은 미처 몰랐군요.”
“으으으!”
지크는 괴로워했다.
“…힝.”
브륜힐트는 너무나도 부끄러워 고개를 푹 숙인 채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제자야.”
사부도 그런 지크에게 한마디 했다.
“예?”
“적당히 하도록 해라. 그러다 뼈 삭느니라.”
“사, 사부님….”
로엔그린 역시도 한마디를 거들었다.
“껄껄! 과연 내 사위로구먼!”
승구와 천우진 역시 지크에게 엄지손가락을 척! 하고 들어 보였다.
“형님! 존경합니다!”
“이야! 한태성! 남자다잉? 크큭큭큭!”
덕분에 지크의 얼굴은 새빨갛게 달아올라서, 마치 홍시처럼 보일 정도가 되었다.
‘으으! 쪽팔려! 이런 수치 플레이라니!’
지크는 속으로 절규했다.
“주인 놈아아! 밥이나 먹어라! 여기 고기 있다! 고기 많이 먹어라! 주인 놈아 단백질 보충해야 한다! 뀨우~!”
“다, 닥쳐.”
“계란은 흰자 위주로 먹어라! 흰자에 단백질 많다!”
지크가 햄찌가 자신의 그릇에 떠준 고기와 계란 흰자를 바라보며 울상을 지을 때였다.
“우웩!”
브륜힐트가 돌연 헛구역질을 하기 시작했다.
“……!”
“……!”
“……!”
그러자 연회장에 있던 모든 이들의 시선이 브륜힐트에게로 쏠렸다.
“음식 냄새가… 갑자기 너무 역겨워요… 우웁!”
브륜힐트가 손으로 제 입을 틀어막았다.
“설마.”
“뀨우?”
“맙소사.”
“버, 벌써?!”
“속도… 위반인가?”
연회장에서 함께 점심 식사를 하던 모든 이들은 같은 추측을 했다.
“아, 아니야!”
지크가 빽 소리를 질렀다.
“그럴 리가 없어! 아니야! 아니라고! 어떻게 그게 가능해! 입덧일 리가 없잖아!”
입덧은 아기를 가진 여성이 음식 냄새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헛구역질을 하는 증상이었다.
그러나 입덧을 하려면 아기를 가진 지 최소한 한 달 이상이 되어야 가능한 일이었다.
즉, 엄마아빠놀이가 이루어진 지 24시간도 채 되지 않은 브륜힐트가 입덧을 할 리가 없는 것이다.
“쯧쯧쯧. 그게 말이나 됩니까? 어휴! 이런 멍청한 인간들 같으니! 입덧은 착상이 이루어지고 최소한 한 달은 지나야 나타나는 증상이라고요! 다들 잘난 척만 하더니 성교육을 못 받으셨….”
그때였다.
“제자야.”
“예, 사부님.”
“아빠가 된 것을 축하한다.”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 예?!”
지크는 사부의 뜬금없는 축하에 크게 당황했다.
“사, 사부님?”
“본좌에게도 드디어 손주가 생기겠구나! 껄껄!”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임신이 맞다.”
“예? 그걸 어떻게….”
“본좌가 봤다.”
“보, 보셨다고요?”
“설마 본좌를 믿지 못하는 건 아니겠지?”
“그건 아니지만….”
“어제 밤 사랑의 나무에서 뭔가 신비로운 생명의 기운이 뿜어져 나오는 것 같더라니, 아무래도 기적이 일어난 것 같구나.”
“말도… 안 돼.”
지크가 멍하니 중얼거렸다.
임신이라니.
아빠가 된다니.
아무리 게임 속이라지만, 당혹스럽기가 이를 데 없었다.
‘내가… 아빠가 된다고? 이렇게 빨리? 이게 말이 돼?’
지크가 멍하니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사부가 쐐기를 박았다.
“제자야.”
“예, 사부님….”
“딸이다.”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오오오오!”
“딸이라니!”
“딸이다아아아아아!”
연회장에 있던 사람들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
지크와 브륜힐트 부부가 의 축복을 받아 초고속 임신(?)을 이룩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을 때.
뉘르부르크 강대국들 중 하나인 의 어느 깊은 산속 동굴에서는 어떠한 의식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บบบพมกวกบข.”
“ไมพมดมหวำสพมด.”
“สววเจพมมชชชบเจจมเททแมปใ.”
검보라색 로브를 입은 노마법사의 입에서 주문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그런 노마법사의 주변엔 기괴한 문양의 마법진 여러 개가 서로 일정한 패턴으로 겹쳐 그려져 있었으며, 시퍼런 귀화(鬼火)를 뿜어내고 있었다.
그러기를 약 한 시간여.
화르르르르!
마법진에서 뿜어져 나온 불꽃이 강렬하게 치솟아 오르는가 싶더니, 시커먼 형상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오오!”
노마법사가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형상에게 넙죽 엎드려 절했다.
“마계의 군주시여! 몸소 강림해 주셨나이까!”
[나를 불렀나. 인간이여.]“그렇사옵니다! 소인의 이름은….”
[그건 중요치 않다.]검은 형상이 노마법사의 말을 잘랐다.
[무엇을 원하는가.]“힘을… 힘을 원합니다!”
[힘이라. 무엇에 쓸 힘을 원하지?]“복수를 원합니다! 저로서는 감히 복수를 꿈꿀 수 없는 이들에게 잔혹한 복수를 할 수 있는 힘을 원합니다!”
[그런가?]“예! 복수의 마왕 베르나스시여!”
[미안하지만.]시커먼 형상이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나는 마왕 베르나스가 아니다.]“예?! 저, 저는 분명히 복수의 마왕 베르나스를 소환….”
“……!”
[왕위를 계승하기 위해 마왕의 신물을 찾으러 이 세계에 강림한 자다.]복수의 마왕 베르나스의 신물.
그 신물인 를 찾는 게 메타트론이 이 세계에 강림한 목적이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