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ff Master RAW novel - Chapter 334
333
“……!”
눈앞의 알림창을 본 지크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15 가이아의 주먹]•내구도 : 90 / 100
무기와 무기가 서로 스쳤을 뿐인데, 내구도가 기존 100에서 10퍼센트가 깎여 있었다.
그것도 15강 무기인 가이아의 주먹이 말이다.
‘무기가 도대체 뭐야?’
지크는 재빨리 몸을 굴려 자신을 덮쳐오는 거대한 추를 피하는 한편 으로 헌터리안 킹이 든 무기를 비추어 보았다.
[무한의 모닝스타]에서 제조한 거대한 모닝스타.
헌터리안이 사용하기에 알맞게 거대한 크기로 제작되었으며, 추의 한가운데에는 가 심어져 있다.
‘드래고니안 망고가 저 안에 들어 있다고?!’
지크는 경악했다.
브륜힐트의 치료제인 가 나무에 매달려 있거나 헌터리안 킹의 보물 창고에 보관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 무기 안에 들어 있을 줄이야!
‘비머리언 공방 이 미친놈들아! 무기 안에 망고 같은 거 넣지 말라고!’
지크는 이 괴랄하기 짝이 없는 무기를 제작한 비머리언 공방을 욕했다.
심지어, 헌터리안이 사용하기 적합하게 만들어졌다는 문구를 보면 다분히 의도하고 제작한 게 분명했다.
그래서일까?
를 넣어 제작한 는 그 옵션 역시도 괴이하기 짝이 없었다.
•타입 : 주무기 (둔기)
•등급 : 전설
•속성 : 無
•레벨 제한 : 300
•공격력 : 5,000
•내구도 : 100 / 100
•추가 능력치
– 마나 +5,000
– 마나 재생률 +150%
– 레벨이 낮은 무기와 충돌 시 내구도를 파괴함.
무한한 생명력의 원천이라는 가 심어져 있는 무기답게 에는 무려 5,000이라는 마나가 붙어 있었다.
게다가 150퍼센트의 마나 재생률에 레벨이 낮은 무기를 파괴하는 옵션까지.
과연 비머리언 공방의 고성능 아티펙트 제조 부서인 에서 제작한 무기다웠다.
문제는 그 무시무시한 무기가 지금 지크의 머리통을 날려버리려 하고 있었다는 것.
부웅!
농구공 다섯 배 크기의 거대한 추가 지크의 옆통수를 노리고 날아들었다.
‘막아야 해! 맞으면 죽어!’
지크는 본능적으로 을 들어 그 공격을 막았다.
쩌엉!
그러자 귀청을 찢어발길 것 같은 금속성 울림이 쩌렁쩌렁 울려 퍼졌고.
“악!”
지크는 또다시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무려 10미터 이상을 날아가 다 쓰러져 가던 돌벽에 처박혔다.
와르르!
무너진 돌벽의 잔해들이 지크를 덮쳤다.
“크으윽!”
지크는 고통스러워하며 자신을 덮친 돌무더기를 헤치고 일어섰다.
[알림 : 경고, 경고!]그런 지크의 눈앞에 또다시 알림창이 떠올랐다.
단 두 방 만에 무려 20의 내구도가 날아가 버린 것이다.
“미친….”
지크는 의 괴랄함에 치를 떨었다.
무려 15강 무기의 내구도를 한 방 스칠 때마다 10퍼센트씩 날려버리니, 앞으로 여덟 번만 더 충돌이 일어난다면….
‘무기가 파괴된다는 거잖아?’
수십억 원의 가치를 지니는 이 허공으로 날아간단 얘기였다.
“나약하군.”
헌터리안 킹이 딱 잘라 말했다.
“고작 그 정도로 내게 도전을 해온 것인가? 외지인 도전자여?”
“고작 이 정도일지 아닐지는 두고 봐야겠지?”
“입은 살았구나. 뒈져라!”
헌터리안 킹이 다시금 모닝스타를 휘둘렀다.
촤라락!
손잡이와 추를 연결하는 쇠사슬이 위협적인 금속의 울림을 내뿜었다.
쒜에에엑!
가 재차 지크를 노리고 날아들던 순간이었다.
번쩍!
지크의 손이 순간적으로 섬광을 내뿜었다.
다음 순간.
쩌엉!
또다시 헌터리안 킹의 무기인 와 지크의 무기가 맞부딪혔다.
“……!”
헌터리안 킹의 눈에 살짝 놀라움이 깃들었다.
왜?
지크가 날아가지 않았으니까.
놀랍게도, 지크는 두 다리로 굳건히 버티고 서 있었다.
한 자루 쇠막대기에 의지한 채 말이다.
“무엇인가, 그 무기는.”
“신의 지팡이.”
헌터리안 킹의 물음에 지크가 답했다.
신의 지팡이.
전설의 대장장이 헤르베르트가 평생을 꿈꾸던 세계급 무기의 뼈대가 되는 아이템.
그런 의 내구도는 무려 무한(∞)!
와 수백만 번을 충돌해도 흠집도 나지 않을 아이템이 바로 였다.
즉, 지크는 충돌 직전 자신이 찬 벨트인 의 권능을 사용해 순간적으로 무기를 교체해 대응했던 것이다.
“신의 지팡이라….”
헌터리안 킹이 아이템의 이름을 곱씹었다.
“가지고 싶은 물건이군. 놓고 가면 목숨만은….”
“지랄하네.”
지크가 냉소를 지으며 헌터리안 킹을 향해 달려들었다.
“넌 나를 이길 수 없다.”
헌터리안 킹이 를 미친 듯 휘둘러 지크를 박살을 내려 했다.
‘막고!’
지크가 를 들어 날아드는 모닝스타의 추를 연거푸 막아내었다.
그리고 반격!
번쩍!
지크의 손이 반짝임과 동시에 가 사라지고 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
지크의 너무나도 신속한 무기 교체에 헌터리안 킹이 살짝 당황할 무렵.
빠악!
이 헌터리안 킹의 안면을 정통으로 후려쳤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러자 지켜보던 야만 부족들의 입에서 우레와 같은 함성이 울려 퍼졌다.
***
지크의 선택은 옳았다.
헌터리안 킹의 에 맞선 지크의 선택은 바로 ‘무기의 역할 분담’이었다.
내구도가 무한인 로 방어를.
공격력이 출중한 을 공격에 이용하기로 했다.
‘샤키로 사부님! 감사합니다!’
지크는 죽은 샤키로에게 고마워했다.
왜?
웨펀 마이스터 샤키로로부터 받은 선물인 마법의 벨트 가 없인 이런 빠른 무기 교체는 불가능한 일일 테니까.
게다가 지크에게는 샤키로에게 배운 고위급 창술인 이 있었기에, 역시도 능숙하게 다를 수가 있었다.
‘샌드백으로 만들어줄게.’
지크는 두 가지 무기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고, 또 교체할 수 있다는 자신의 장점을 적극 활용해 헌터리안 킹을 공략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지크의 기량은 헌터리안 킹을 전투 기술과 전투 센스로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빡! 빠악! 빡! 빠아악! 빡!
이 헌터리안 킹의 머리통을 연신 강타했다.
“크아악!”
헌터리안 킹의 입에서 연거푸 비명이 터졌다.
‘뭐야?’
지크는 헌터리안 킹의 기량이 상상했던 것 이하라는 걸 깨닫고 당황했다.
분명 헌터리안 킹은 엄청난 힘과 방어력을 겸비한 괴물이었다.
그런데 그 전투 기술은 가진 스펙에 비해 터무니없이 허접했다.
‘뭐지? 아! 칭호!’
지크는 그 이유를 금세 깨달았다.
[남부 대정글의 지배자]에슈카 유적지를 지배한 자에게 주어지는 칭호.
•타입 : 칭호
•등급 : 전설
•효과 : 에서 +30레벨
알고 보니 헌터리안 킹은 진짜 강자가 아닌, 칭호의 효과를 받아 스펙만 뻥튀기된 케이스였다.
즉, 칭호의 효과와 가 합쳐져 압도적인 강함을 뽐낼 수 있었던 것이지 그 실력은 진짜 마스터 등급이 아니었다.
실제로, 헌터리안 킹이 을 지배할 수 있었던 이유도 개인의 실력이 아닌 수없이 많은 부하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고.
‘그럼 넌 샌드백이지.’
지크는 헌터리안 킹의 실력을 귀신같이 간파하고는 와 을 더더욱 현란하게 바꿔가며 공격을 이어나갔다.
“오오!”
“가, 강하다!”
“맙소사! 새로운 왕이 탄생하는가!”
야만 부족들은 헌터리안 킹을 마치 샌드백 두들기듯 패는 지크에 환호했다.
‘거 더럽게 단단하네.’
문제는 그렇게 패고, 패고, 또 팼음에도 헌터리안 킹이 좀처럼 무너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는 것.
[헌터리안 킹]•생명력 : ■■■■■■■□□□
헌터리안 킹은 남들 같았으면 열 번을 더 죽었을 데미지를 입고도 생명력이 고작 30퍼센트밖에 달지 않았다.
‘결국 장기전이라는 이야기인가….’
지크가 그런 생각을 할 무렵이었다.
“크아아아악!”
헌터리안 킹이 버럭 포효를 내질렀다.
“죽여… 버릴 것이다. 크르륵!”
헌터리안 킹이 지크를 향해 으르렁거렸다.
그리고….
스르륵!
지크의 눈앞에서 자취를 감췄다.
아주 완벽하게.
그 어떤 흔적조차 찾을 수 없이.
***
헌터리안 킹이 은신 능력을 발동한 직후.
‘은신?’
지크는 눈살을 찌푸렸다.
‘어디 있는 거지?’
지크는 자신의 감각을 곤두세워 헌터리안 킹의 위치를 느껴보았다.
‘모르겠어.’
그런데 헌터리안 킹의 은신은 워낙에 완벽해서, 동물 이상의 감각을 가진 지크로서도 좀처럼 그 위치를 찾아낼 수가 없었다.
‘어디. 어디로 숨은 거냐.’
지크가 경계 태세를 갖추고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러나 헌터리안 킹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10초.
20초.
30초.
그리고 1분.
“설마 도망간 건가?”
지크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만큼 시간이 지났으면 나타나서 기습할 법도 한데,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니 도망쳤을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었다.
“진짜로 도망간 건ㄱ….”
그때였다.
콰앙!
지크는 등 뒤에서 느껴지는 엄청난 충격에 그대로 땅에 처박히고 말았다.
“뀨! 주인 놈아아!”
“형니이이이이이임!”
“전하! 괜찮으십니까!”
햄찌, 승구, 그랭구아르가 놀라 소리쳤다.
“아, 안… 괜찮… 커헉!”
쓰러진 지크의 입에서 피가 울컥울컥 쏟아져 나왔다.
헌터리안 킹의 기습 공격은 그 데미지가 가히 경악스러웠다.
[지크프리트 반 프로아]•생명력 : ■■■■■■■□□□
지크의 남은 생명력은 70퍼센트.
단 한 방에 무려 30퍼센트의 체력이 날아가 버린 것이다.
“크르르!”
은신이 풀린 헌터리안 킹이 쓰러진 지크를 향해 으르렁거렸다.
“하찮은 인간 주제에 감히….”
“크윽!”
“뒈져라!”
헌터리안 킹이 쓰러진 지크를 향해 를 휘둘렀다.
퍼억!
그 무시무시한 크기의 추가 쓰러진 지크의 등판을 고스란히 내리찍었다.
“……!”
지크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했다.
[지크프리트 반 프로아]•생명력 : ■■■□□□□□□□
그 공격에 입은 데미지가 무려 전체 생명력의 40퍼센트.
만약 머리를 가격당했다거나 가 없었더라면 지크는 그대로 즉사했을지도 몰랐다.
‘죽어!’
지크는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재빨리 몸을 굴렸다.
콰앙!
지크가 몸을 굴리자마자 헌터리안 킹이 휘두른 의 추가 땅바닥에 고스란히 틀어박혔다.
“이 쥐새끼 같은 놈!”
최후의 한 방에 실패한 헌터리안 킹이 버럭 소리치며 를 미친 듯 휘두르기 시작했다.
‘피해야 돼! 한 대도 맞으면 안 돼!’
지크는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최대한의 집중력을 발휘해 헌터리안 킹의 공격을 피해내는 데 집중하는 한편, 반격의 기회를 노렸다.
‘빈틈!’
지크는 그 위험천만한 상황 속에서도 헌터리안 킹의 빈틈을 귀신같이 간파해 냈다.
‘반격!’
지크가 마주 오는 헌터리안 킹에 맞서 와 을 번갈아 사용하며 대응했다.
그러자 상황은 또 역전되었다.
쾅, 콰앙, 쾅!
이 헌터리안 킹의 가슴팍, 턱, 옆통수를 차례차례 강타했다.
“크아아악!”
헌터리안 킹의 입에서 비명이 터졌다.
“두, 두고… 보자! 크르륵!”
그렇게 소리친 헌터리안 킹이 또다시 은신을 시도하던 순간.
우웅!
지크로부터 뿜어진 무형의 쇼크 웨이브가 헌터리안 킹을 덮쳤다.
적의 스킬 발동을 방해하는 스킬이었다.
‘좋았어!’
지크의 얼굴이 환해졌다.
을 이용해 헌터리안 킹의 은신을 봉쇄하는 데 성공한 이상 승리는 거저먹은 것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으응?”
지크는 당황했다.
왜냐하면, 지금 헌터리안 킹의 행동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살금살금~
헌터리안 킹이… 땅바닥에 바짝 엎드린 채 지크의 뒤쪽으로 엉금엉금 기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