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ff Master RAW novel - Chapter 377
376
두 번째 퀘스트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고대의 아티펙트]를 모아 뷔르템베르크에게 가져다주면 고대의 아티펙트인 를 얻을 수 있습니다!
•타입 : 반복 퀘스트
•진행률 : 해당 없음
•보상 : 그레듀에이트 장비 중 택 1
•참고1 : 의 등급과 개수에 따라 구매 가능한 의 등급이 달라집니다.
•참고2 : 하급 를 모아 뷔르템베르크에게 가져가면 상위 등급으로 바꾸어 줍니다.
에 등장하는 층의 지배자들을 처치하면 라는 재료템을 드랍하는 모양이었다.
“강자의 정수로 아티펙트를 구매할 수 있단 말씀이시죠?”
“그렇다네.”
“어떤 아티펙트를 판매하시죠? 좀 볼 수 있습니까?”
“물론일세.”
뷔르템베르크가 탁! 하고 손가락을 튕기자 아무것도 없던 탑의 1층에 거짓말처럼 무기 진열대들이 나타났다.
“오오!”
지크가 들을 바라보며 탄성을 내뱉었다.
뷔르템베르크가 선보인 들은 비록 좀 구식처럼 보였지만, 고대의 물건들이 갖는 특유의 고풍스러운 디자인을 지니고 있어 매우 고급스러워 보였다.
“여러분들? 보이세요?”
지크가 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물었다.
물론 소통은 불가능했다.
1초에 수십만 개의 채팅이 주르륵 떠올랐다가 사라졌기에, 인간의 동체 시력으로는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크는 어쩔 수 없이 소통을 포기하고, 시청자들에게 일방적으로 멘트를 칠 수밖에 없었다.
“자네 뭐 하는 건가?”
그런 지크의 모습에 뷔르템베르크가 눈살을 찌푸렸다.
“그 동그란 건 뭐고?”
“아, 이거요. 제가 다른 세계에서 온 사람인데, 이걸로 다른 세계의 사람들이 제 모습을 볼 수 있거든요.”
“뭐, 뭣이?!”
뷔르템베르크가 화들짝 놀랐다.
“다, 다른 세계?! 설마 마법의 수준이 그렇게까지 발달했다는 말인가?!”
“그건 아니고요.”
“그럼? 자네 입으로 다른 세계에서 온 존재라고 하지를 않았나!”
“자세히 설명해드릴 순 없지만….”
지크는 거의 놀라 자빠질 지경인 뷔르템베르크를 위해 모험가란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 주었다.
“그렇군! 자네 세계의 마법 수준은 정말이지 고도로 발달한 모양이로구먼! 차원 이동이라니! 그런 터무니없는 마법을!”
“딱히 그런 건 아닌데… 자세한 건 저도 잘 몰라서. 아무튼, 아티펙트들 좀 구경해도 될까요?”
“무, 물론일세!”
지크는 뷔르템베르크를 약간이나마 이해시킨 후에야 의 특산물(?)이라 할 수 있는 들을 구경할 수가 있게 되었다.
“지금부터 구경시켜 드릴게요.”
지크는 그렇게 말한 후 을 이용해 뷔르템베르크가 판매하는 들을 시청자들에게 소개하기 시작했다.
***
들은 기존의 레어, 유니크, 전설 등이 아니라 전혀 다른 등급을 사용했다.
가장 좋은 등급인 U(Ultimate) 등급부터 최하급인 D등급까지 총 다섯 개의 등급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그래서 지크는 최하급인 D등급 부터 소개했다.
[D등급 베이직 글러브]기본적인 능력치가 담긴 그레듀에이트 장비.
•등급 : D
•효과 : 공격 속도 +65%
•가격 : 최하급 강자의 정수 150개
“고, 공격 속도가 65프로라고?”
지크는 의 능력치에 깜짝 놀랐다.
공격 속도 +65퍼센트는 전설 등급의 아이템에서도 그리 흔하지 않은 능력치였기 때문이다.
물론 다른 옵션이 전혀 들어가 있지 않았기에, 지크의 입장에서 를 직접 사용하기엔 메리트가 좀 떨어지긴 했다.
하지만 공격 속도에 목숨을 거는 클래스를 가진 게이머라면?
“매력적이지….”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옵션이었다.
실제로, 현재 채팅방은 공격 속도를 매우 중요시하는 클래스를 가진 시청자들의 채팅으로 도배가 되어 있다시피 했다.
지크는 그 후로도 같은 D등급의 들을 시청자들에게 소개했다.
그 결과 D등급 들이 가진 특성은 다른 옵션 없이 공격 속도, 캐스팅 속도, 이동 속도에 특화되어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 지크의 소개에 시청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비슷했다.
– 크크CM : 안 그래도 이속템 찾고 있었는데;;
– ErikaG : 캐속템 갖고 싶다….
– 유내연 : 나나! 나 저거 필요해!
몇몇 공격 속도, 캐스팅 속도, 이동 속도에 목숨을 거는 클래스를 가진 게이머들의 입장에서 D등급 들은 너무나도 매력적인 아이템이었다.
여러 아이템 속에 D등급 를 하나 끼워 넣음으로써 아이템 세팅에 긍정적인 변화를 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C등급 볼게요.”
지크는 이어서 C등급 들을 시청자들에게 소개했다.
C등급 역시 D등급과 딱히 다르지 않았다.
C등급 들은 다른 옵션 없이 오직 생명력, 마나, 스태미나에 집중된 옵션을 가지고 있었다.
B등급 역시 마찬가지.
B등급은 근력과 민첩성과 지능에 특화되어 있었다.
‘그럼 A등급은 뭐지?’
지크는 A등급 역시 알아보았다.
A등급 들은 공격력과 마법력에 집중되어 있었다.
‘A등급은 꽤 괜찮아 보이는데?’
지크는 공격력 성애자였으므로, A등급 장비들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A등급 하나 딸까? 액세서리로만 돼 있어서 템 세팅 맞추는 데도 엄청 유리한데?’
지크는 그렇게 생각하며 마지막으로 가장 높은 U등급의 를 알아보았다.
그로부터 정확히 3초 후.
“이, 이건 따야 돼!!!”
지크는 U등급의 의 옵션을 확인하고는 자기도 모르게 비명 비슷한 걸 내지르고 말았다.
왜냐하면, U등급 가 지닌 능력치가 악! 소리가 절로 나올 만큼 좋았기 때문이다.
***
U등급 의 옵션은 다음과 같았다.
[마스터즈 네클레스]최고로 높은 등급의 그레듀에이트 장비.
을 클리어해야만 획득할 수 있다.
•등급 : U
•효과 : 주력 스킬 +10레벨
•가격 : 최상급 강자의 정수 15개 + 탑의 최강자의 정수 1개
•참고1 : 이 아이템은 한 사람당 오직 1개만 구매할 수 있습니다.
•참고2 : 총 981개짜리 한정판 아이템으로, 재고가 떨어지면 두 번 다시는 구매할 수 없습니다.
•참고3 : 교환 불가
•참고4 : 강화 불가
주력 스킬을 무려 10레벨이나 올려준다?
그런 아이템은 정말이지 흔치 않았다.
보통 1레벨.
혹은 2레벨이 고작.
아무리 많이 붙어도 5레벨을 넘기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주력 스킬을 5레벨 올려주는 장비의 경우 수십억 단위를 가볍게 넘어가는 경우도 흔했다.
그런데 무려 10레벨이나 올려주다니?
값을 떠나 주력 스킬을 10레벨이나 올려주는 아이템은 현재까지 알려진 바가 없었다.
“무조건… 무조건 따야 돼.”
지크는 를 반드시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지크는 디버프 마스터.
주력 스킬인 를 10레벨 강화시킬 수 있다면 양잿물이라도 들이켤 각오가 되어 있었다.
그건 지크뿐 아니라 시청자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시청자들은 U등급 인 를 보고 반쯤 미쳐 날뛰는 중이었다.
개중에는 꽤 이름이 알려진 네임드급 게이머도 있었고, 심지어 프로게이머들도 섞여 있을 정도였다.
는 레벨의 높고 낮음에 상관없이 게이머라면 누구나가 원하는 엄청난 아이템이었던 것이다.
“구경은 다 했는가?”
그때, 뷔르템베르크가 지크에게 물었다.
“잘 봤습니다.”
“어떤가? 후대의 아티펙트들에 비하면?”
“조금도 손색이 없습니다.”
“그래?”
“예.”
지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전체적으로 이런저런 능력치들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 단일 능력치만 따졌을 때는 어르신이 만든 아티펙트가 더 우월합니다. 어떻게 보면 마법이 담긴 물건이라는 아티펙트 본연의 의미에 충실하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그렇군.”
뷔르템베르크의 표정은 기묘했다.
“이걸 좋아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구먼. 후대의 대장장이들에 비해 꿇리지 않는다는 건 기분이 좋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실망스럽기도 하군.”
“실망하실 필요는 없고요.”
지크가 살짝 웃으며 뷔르템베르크에게 를 보여주었다.
“이게 뭔가?”
“똥파ㄹ…가 아니라. 학살의 손아귀라는 아티펙트입니다.”
“오오오!”
과연 전설의 대장장이답게, 뷔르템베르크는 의 가치를 한눈에 알아보았다.
“대단하군! 이 솜씨! 이 세공술! 은연중에 느껴지는 이 강렬한 살기까지! 이게 후대의 아티펙트인가?”
“예.”
“오오! 실망할 필요는 없겠구먼! 미안하지만 아티펙트를 좀 살펴봐도 되겠나?”
“지금은 곤란합니다.”
지크가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제가 일이 좀 바빠서… 탑을 오르는 게 먼저거든요.”
“으음! 그렇군! 하지만 자네가 탑을 오르다 죽어버리면 어쩌나? 그럼 그 아티펙트를 살펴볼 기회가 없어질 텐데?”
“저는 이계에서 강림한 존재라 죽지 않습니다.”
“그, 그런가?!”
“지금 제 육체는 일종의 아바타라고 보시면 됩니다.”
“허허….”
뷔르템베르크가 혀를 내둘렀다.
“요지경이로군. 나와 같은 망령이 아닌데도 불사의 존재라니.”
“하하….”
“알겠네. 그럼 올라가 보게. 하지만 나중에 꼭 보여줘야 하네?”
“물론이죠.”
지크는 씩 웃어 보이고는 1층 정중앙에 자리한 마법진 위로 향했다.
아무리 둘러봐도 계단 없이 오직 마법진 하나만 보였기에 옮긴 발걸음이었다.
“혹시….”
지크가 뷔르템베르크를 향해 물었다.
“저 이전에 마지막으로 올라간 사람이 있었습니까?”
오즈릭 교단 소속의 누군가가 먼저 탑을 올라갔는지 알아보기 위해 던진 질문이었다.
하지만 지크는 원하던 정보를 얻을 수 없었다.
“그건 말할 수 없네.”
“왜죠?”
“탑에 오르는 자들에 대한 이야기는 금지되어 있기 때문이라네.”
“그렇군요. 쩝….”
“건투를 비네. 부디 죽지 말게. 안 될 것 같으면 포기하고. 알겠나?”
“그럴 일 없을 겁니다.”
지크는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며 마법진에 마나를 불어넣었다.
우웅!
그러자 마법진이 환한 빛을 내뿜는가 싶더니, 이내 곧 섬광을 토해내 지크를 집어삼켰다.
***
[천공의 탑 : 제2층]마법진을 통해 2층에 도착한 지크의 눈앞에 현재 위치를 알리는 알림창이 떠올랐다.
“반갑다.”
누군가 그런 지크에게 말을 걸어왔다.
“나는 이곳 천공의 탑 2층의 주인인 비요른센이라고 한다.”
지크에게 말을 건 비요른센이란 NPC는 쫙 달라붙는 갈색 가죽 바지에 민소매 조끼를 걸친 사내였다.
“저는 지크프리트라고 합니다.”
“지크프리트라. 이렇게 만나게 되어 반갑군.”
비요른센이 지크에게 악수를 청했다.
‘매너 좋은 NPC네.’
지크가 그렇게 생각하며 비요른센이 내민 손을 맞잡으려던 순간.
“퉤에!”
비요른센이 지크의 얼굴을 향해 침을 내뱉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